북 포격 도발…미국과 중국은 어떻게 움직일까?

입력 2015.08.22 (14:37) 수정 2015.08.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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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군사적 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은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추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중국의 경우 중재자 역할로 나서고 싶어 하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모양새다.

◆ 美 “북한 위협적 언사 심각하게 받아들여”

21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공식 논평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북한의 위협적인 언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포격도발 직후인 20일 국무부는 “한반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은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언행을 삼가라”고 촉구한 바 있다.

단순히 주시하고 있는 것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으로 단 하루 만에 수위가 한층 높아진 것이다. 북한이 ‘준 전시상태’를 선포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한·미 동맹 차원의 맞대응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반응으로 보인다.

◆ 한미 합참의장 “北 도발시 강경 대응 시사”

최윤희 합참의장, 마틴뎀프시 미 합참의장최윤희 합참의장, 마틴뎀프시 미 합참의장

▲ 최윤희 합참의장(좌), 마틴뎀프시 미 합참의장(우)


우리 군과 미군은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최윤희 합참의장과 미국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은 22일 오전 전화 통화로 “북한군이 추가 도발을 하면 한미동맹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

이같은 인식에 따라 한·미 양 군의 대응도 바빠지는 모양새다. 한·미 연합 공군은 오늘 무력시위 비행도 실시했다. 미 7공군 F-16 전투기 대대와 한국 공군 F-15K 전투기 대대 2개 편대의 무력시위 비행으로 이들은 공대공, 공대지 미사일로 무장하고 강원도 동해상에서 조우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투기전투기


군은 무력시위 비행이 “최근 북한 도발 위협에 대응해서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한미 동맹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B-52 전폭기와 항공모함도 움직일까?

이같은 한·미 양 군의 움직임에 따라 B-52 전략폭격기와 항공모함 등 미군 핵심전력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B-52 전략폭격기는 장거리 음속 전략 폭격기로, 사거리 200∼3천㎞의 공대지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3월 북한의 군사도발 위협에 대응해 B-2 스텔스 폭격기와 함께 한반도에 긴급 투입되기도 했다. 핵무장 능력에 있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이 탑재된 핵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우산으로 불리며, 한반도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강력한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군은 북한의 실제 도발이 있을 경우 이같은 전폭기와 함께 미군 항공모함의 배치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 해군 7함대 소속으로 우리 군과의 한미 해군 합동훈련에도 참가했던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9만 7천t)가 정비를 위해 일본의 해군기지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상황이어서 당장 항공모함 배치를 요청해도 실제로 투입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中 “긴장 끌어올릴 어떤 행동도 자제할 것 촉구”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의 문답식 성명을 통해 한반도 상황과 동향을 고도로 주시하고 있으며, 최근 발생한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관 국가들이 접촉과 대화를 통해 현재 사태를 적절히 처리해야 하고, 관련국들이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행동을 중지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 측의 입장이다.

북핵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 사무특별대표도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현 상황과 관련해 건설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문제 해결에 중재자로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 문제는 예전같지 않은 北-中 관계

중국이 중재자로 나서고 싶어 하지만, 문제는 최근 망가진 북중관계다. 지난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소원해졌던 북중관계는 최근 고위급 인사간 접촉이 중단됐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북한 리수용 외무상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양자회담을 갖지 않았던 것은 현재 북중간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음달 3일 중국의 항일 전승절에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북 제어 능력도 예전과 달리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실제로 북한 외무성은 21일 밤 성명을 통해 “전쟁 접경에 이른 정세는 더는 되돌릴 수 없게 됐다”며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특히 성명은 “우리는 수십년간을 자제할 대로 자제해왔다"며 "지금에 와서 그 누구의 그 어떤 자제 타령도 더는 정세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없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남북한 모두의 자제를 촉구한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설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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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8-22 17: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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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군사적 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은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추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중국의 경우 중재자 역할로 나서고 싶어 하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모양새다.

◆ 美 “북한 위협적 언사 심각하게 받아들여”

21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공식 논평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북한의 위협적인 언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포격도발 직후인 20일 국무부는 “한반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은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언행을 삼가라”고 촉구한 바 있다.

단순히 주시하고 있는 것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으로 단 하루 만에 수위가 한층 높아진 것이다. 북한이 ‘준 전시상태’를 선포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한·미 동맹 차원의 맞대응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반응으로 보인다.

◆ 한미 합참의장 “北 도발시 강경 대응 시사”

최윤희 합참의장, 마틴뎀프시 미 합참의장
▲ 최윤희 합참의장(좌), 마틴뎀프시 미 합참의장(우)


우리 군과 미군은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최윤희 합참의장과 미국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은 22일 오전 전화 통화로 “북한군이 추가 도발을 하면 한미동맹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

이같은 인식에 따라 한·미 양 군의 대응도 바빠지는 모양새다. 한·미 연합 공군은 오늘 무력시위 비행도 실시했다. 미 7공군 F-16 전투기 대대와 한국 공군 F-15K 전투기 대대 2개 편대의 무력시위 비행으로 이들은 공대공, 공대지 미사일로 무장하고 강원도 동해상에서 조우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투기


군은 무력시위 비행이 “최근 북한 도발 위협에 대응해서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한미 동맹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B-52 전폭기와 항공모함도 움직일까?

이같은 한·미 양 군의 움직임에 따라 B-52 전략폭격기와 항공모함 등 미군 핵심전력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B-52 전략폭격기는 장거리 음속 전략 폭격기로, 사거리 200∼3천㎞의 공대지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3월 북한의 군사도발 위협에 대응해 B-2 스텔스 폭격기와 함께 한반도에 긴급 투입되기도 했다. 핵무장 능력에 있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이 탑재된 핵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우산으로 불리며, 한반도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강력한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군은 북한의 실제 도발이 있을 경우 이같은 전폭기와 함께 미군 항공모함의 배치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 해군 7함대 소속으로 우리 군과의 한미 해군 합동훈련에도 참가했던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9만 7천t)가 정비를 위해 일본의 해군기지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상황이어서 당장 항공모함 배치를 요청해도 실제로 투입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中 “긴장 끌어올릴 어떤 행동도 자제할 것 촉구”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의 문답식 성명을 통해 한반도 상황과 동향을 고도로 주시하고 있으며, 최근 발생한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관 국가들이 접촉과 대화를 통해 현재 사태를 적절히 처리해야 하고, 관련국들이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행동을 중지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 측의 입장이다.

북핵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 사무특별대표도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현 상황과 관련해 건설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문제 해결에 중재자로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 문제는 예전같지 않은 北-中 관계

중국이 중재자로 나서고 싶어 하지만, 문제는 최근 망가진 북중관계다. 지난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소원해졌던 북중관계는 최근 고위급 인사간 접촉이 중단됐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북한 리수용 외무상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양자회담을 갖지 않았던 것은 현재 북중간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음달 3일 중국의 항일 전승절에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북 제어 능력도 예전과 달리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실제로 북한 외무성은 21일 밤 성명을 통해 “전쟁 접경에 이른 정세는 더는 되돌릴 수 없게 됐다”며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특히 성명은 “우리는 수십년간을 자제할 대로 자제해왔다"며 "지금에 와서 그 누구의 그 어떤 자제 타령도 더는 정세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없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남북한 모두의 자제를 촉구한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설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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