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이 와중에 자위대 훈련하는 일본, 현장에 가보니…

입력 2015.08.25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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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일) 일본 시즈오카 현 후지산 부근에 있는 '히가시 후지 군사 연습장'에 취재를 하러 갔습니다. 일본 자위대의 '2015 후지 종합 화력 연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위대가 실시하는 최대 규모의 실탄 사격훈련입니다. 2,300여 명의 자위대원이 투입됐고, 탱크와 장갑차 80여 대, 화포 60여 문, 전투기 20여 대, 공격형 헬기와 수송용 헬기 50여 대 등 육해공 자위대가 총동원된 대규모 훈련이었습니다.

일본 자위대의 화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첨단 무기들이 공중과 지상에서 가공할 화력을 내뿜는 것을 보고 자위대가 더 이상 방어 차원이 아닌 반격과 침략을 자행할 수 있는 전력으로 완벽히 탈바꿈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훈련은 일본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 열도, 중국 명 댜오위다오를 염두에 두고 진행됐습니다. 대형 스크린과 함께 자위대 홍보대원의 친절한 설명 속에 2만여 명이 넘는 일본 관람객들은 자위대의 가공할 화력에 연신 탄성을 터뜨렸습니다.

화력훈련 연습장은 축제를 연상시킬 정도로 일본 관람객들은 들뜬 분위기 속에 박수를 쳐댔습니다. 이 일본 관람객들은 전국에서 29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 화력시험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일본 관중들일본 관중들


일본 국민들이 너도나도 자위대 화력시험을 보려고 신청하기 때문에 참가할 수 있는 당첨권을 얻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최근 4년 연속으로 일본 사람들이 가장 신뢰하는 기관으로 '자위대'가 선정될 정도로 인기는 선풍적입니다.
지난 1966년부터 해마다 일본 국민들에게 자위대 훈련 과정을 공개해 왔는데,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맞고 항복한 군벌, 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2차 세계대전 패배와 세계 최초의 원폭 피해국가가 된 일본인으로서는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강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 자위대 종합 화력시범을 일본 국민들에게 전쟁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력시범에서는 일본 국민들의 탄성이 터져나오고,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도 이어졌습니다. 훈련 시범이 끝나고 인터뷰를 한 일본 국민들의 반응도 한결 같았습니다.
"자위대가 자랑스럽고 믿음직 스럽다.앞으로 일본을 잘 지켜주길 바란다."가 전반적인 의견이었습니다. 안보법안 강행 등으로 전쟁에 대한 우려가 없는 질문에도 "어느 나라나 군대를 보유하고, 국방력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며 자위대 군비 강화가 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안보법안 중의원 통과안보법안 중의원 통과


최근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한국이 대북 확성기 선전에 들어가면서 한반도 정세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는데요.
아베 정부는 북한의 도발로 일본 국민들에게 위기감을 조성하면서 자위대가 전 세계 어느 곳에나 파병이 가능하고,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아도 존립에 위협을 느낀다고 자체 판단하면 공격할 수 있는 '안보 법안'을 밀어붙일 수 있는 호기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22일 아오모리 현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최근 북한의 준 전시상태 선포 등을 거론하며 이 때문에 안보 법안이 필요하다는 억지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한반도 정세가 불안하기 때문에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 9조에 위배된다는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보법안이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북한의 남침 등 한반도 유사시에 미군 요청을 빌미로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오겠다는 치밀한 계산도 깔려 있습니다.

일본의 내년 방위비는 우리 돈 48조 원에 이릅니다. 역대 최고입니다. 군대가 아니라는 자위대의 군사력은 세계 7위권에 이를 정도로 막강합니다.
아베 총리가 2차 세계대전 패배로 강요된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벗어나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가 되겠다는 염원이 눈 앞에 있는 것입니다.

안보법안 반대 시위안보법안 반대 시위


하지만, 일본 국민 절반 이상이 일본 제국주의 망령을 떠올리며 안보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국회와 총리 관저 앞에서는 거의 매일같이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23일(일) 도쿄 7천명을 비롯해 일본 전국 64곳에서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까지 아베 정권을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습니다. 평화헌법을 부정하고 전쟁을 하려는 아베에 반대한다며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것입니다. 나고야 대학 등 일본 전국 90개 대학에서는 교수와 학생들이 안보 법안 반대를 촉구하며 점차 다른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본이 하나의 국가로서 군대를 보유하고 공격받으면 반격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중국 등 전 세계는 물론 일본 국민들까지 우려하고 있는 것은 일본이 과거 제국주의 식민시대를 반성하지 않고 재무장만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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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9] 일본 자위대 화력 훈련…이 시기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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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이 와중에 자위대 훈련하는 일본, 현장에 가보니…
    • 입력 2015-08-25 01:02:44
    취재후
지난 23일(일) 일본 시즈오카 현 후지산 부근에 있는 '히가시 후지 군사 연습장'에 취재를 하러 갔습니다. 일본 자위대의 '2015 후지 종합 화력 연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위대가 실시하는 최대 규모의 실탄 사격훈련입니다. 2,300여 명의 자위대원이 투입됐고, 탱크와 장갑차 80여 대, 화포 60여 문, 전투기 20여 대, 공격형 헬기와 수송용 헬기 50여 대 등 육해공 자위대가 총동원된 대규모 훈련이었습니다. 일본 자위대의 화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첨단 무기들이 공중과 지상에서 가공할 화력을 내뿜는 것을 보고 자위대가 더 이상 방어 차원이 아닌 반격과 침략을 자행할 수 있는 전력으로 완벽히 탈바꿈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훈련은 일본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 열도, 중국 명 댜오위다오를 염두에 두고 진행됐습니다. 대형 스크린과 함께 자위대 홍보대원의 친절한 설명 속에 2만여 명이 넘는 일본 관람객들은 자위대의 가공할 화력에 연신 탄성을 터뜨렸습니다. 화력훈련 연습장은 축제를 연상시킬 정도로 일본 관람객들은 들뜬 분위기 속에 박수를 쳐댔습니다. 이 일본 관람객들은 전국에서 29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 화력시험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일본 관중들
일본 국민들이 너도나도 자위대 화력시험을 보려고 신청하기 때문에 참가할 수 있는 당첨권을 얻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최근 4년 연속으로 일본 사람들이 가장 신뢰하는 기관으로 '자위대'가 선정될 정도로 인기는 선풍적입니다. 지난 1966년부터 해마다 일본 국민들에게 자위대 훈련 과정을 공개해 왔는데,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맞고 항복한 군벌, 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2차 세계대전 패배와 세계 최초의 원폭 피해국가가 된 일본인으로서는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강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 자위대 종합 화력시범을 일본 국민들에게 전쟁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력시범에서는 일본 국민들의 탄성이 터져나오고,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도 이어졌습니다. 훈련 시범이 끝나고 인터뷰를 한 일본 국민들의 반응도 한결 같았습니다. "자위대가 자랑스럽고 믿음직 스럽다.앞으로 일본을 잘 지켜주길 바란다."가 전반적인 의견이었습니다. 안보법안 강행 등으로 전쟁에 대한 우려가 없는 질문에도 "어느 나라나 군대를 보유하고, 국방력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며 자위대 군비 강화가 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안보법안 중의원 통과
최근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한국이 대북 확성기 선전에 들어가면서 한반도 정세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는데요. 아베 정부는 북한의 도발로 일본 국민들에게 위기감을 조성하면서 자위대가 전 세계 어느 곳에나 파병이 가능하고,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아도 존립에 위협을 느낀다고 자체 판단하면 공격할 수 있는 '안보 법안'을 밀어붙일 수 있는 호기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22일 아오모리 현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최근 북한의 준 전시상태 선포 등을 거론하며 이 때문에 안보 법안이 필요하다는 억지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한반도 정세가 불안하기 때문에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 9조에 위배된다는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보법안이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북한의 남침 등 한반도 유사시에 미군 요청을 빌미로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오겠다는 치밀한 계산도 깔려 있습니다. 일본의 내년 방위비는 우리 돈 48조 원에 이릅니다. 역대 최고입니다. 군대가 아니라는 자위대의 군사력은 세계 7위권에 이를 정도로 막강합니다. 아베 총리가 2차 세계대전 패배로 강요된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벗어나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가 되겠다는 염원이 눈 앞에 있는 것입니다.
안보법안 반대 시위
하지만, 일본 국민 절반 이상이 일본 제국주의 망령을 떠올리며 안보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국회와 총리 관저 앞에서는 거의 매일같이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23일(일) 도쿄 7천명을 비롯해 일본 전국 64곳에서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까지 아베 정권을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습니다. 평화헌법을 부정하고 전쟁을 하려는 아베에 반대한다며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것입니다. 나고야 대학 등 일본 전국 90개 대학에서는 교수와 학생들이 안보 법안 반대를 촉구하며 점차 다른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본이 하나의 국가로서 군대를 보유하고 공격받으면 반격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중국 등 전 세계는 물론 일본 국민들까지 우려하고 있는 것은 일본이 과거 제국주의 식민시대를 반성하지 않고 재무장만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연관기사] ☞ [뉴스9] 일본 자위대 화력 훈련…이 시기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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