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퍼] 평양 9박 10일 체류기, 긴장 속 평양 거리는…

입력 2015.08.26 (16:12) 수정 2015.08.2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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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여 만에 한국방송 카메라에 포착된 평양…‘대동강변엔 고층아파트가 빽빽’

KBS는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열린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북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한국 언론이 평양에 발을 들인 것은 지난 2010년 5.24 대북 제재 조치 이후 처음입니다.

방송 카메라가 평양에 들어간 것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니 무려 7년 만입니다.

그동안의 남북관계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오랜 기간입니다.

10여년 만에 다시 평양을 찾은 한 일행은 대동강변에 고층건물이 눈에 띄게 늘었고 회색빛 건물도 다양한 색으로 칠해져 있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했습니다.

평양 축구 대회평양 축구 대회


평양 축구대회평양 축구대회


평양 축구대회평양 축구대회


● 남북 긴장 속 나흘간의 축구대회…폐막과 함께 전해진 극적인 회담 타결 소식

평양에서 열린 '15살 미만 국제유소년축구대회'는 21일부터 24일부터 나흘간 무사히 진행돼 북한 '4.25체육단'의 우승으로 끝났습니다.

긴장관계 속에서도 축구대회는 평화적으로 열린 것으로 보도됐지만, 속사정은 조금 복잡합니다.

개막 전날인 20일 오후, 북한의 포격 도발로 남북간 군사 긴장이 높아지면서 주최 측은 선수단 조기 철수를 준비해가며 개막식을 치렀습니다.

모든 전선에서 준전시상태에 돌입한 21일 아침, 북한은 우리 주최 측 책임자에게 "불바다가 돼도 경기를 진행하겠느냐"고 물었고, 우리 정부는 "(북측으로부터) 선수단 신변 안전을 보장받으라"고 독촉할 만큼 상황은 긴박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진 역시, 21일 오전부터는 "정세는 최악"이라는 안내원들의 '경고' 속에 무거운 분위기에서 취재해야 했고, 평양 도착 이후 처음으로 2번이나 차량 검문을 받았습니다.

경기도와 강원도팀 어린 선수들 등 남측 방북 인원만 80여명... 취재진은 전화도, 인터넷도 불통인 상황 속에서 KBS 9시 뉴스를 통해 방북 인원들의 안부도 함께 전한다는 심정으로 뉴스를 전송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남북 대치 상황은 축구 개막과 함께 시작돼 폐막 후 취재진이 평양을 떠나는 25일 새벽 극적 타결 소식과 함께 마무리됐습니다.

안내원들은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다시 만나자며 갑자기 밝아진 모습으로 인사를 건넸습니다.

평양 길거리평양 길거리


평양 길거리평양 길거리


평양 길거리평양 길거리


평양 길거리평양 길거리

▲ 평양 길거리 모습


● 평양 거리는 공사중…10월 10일 당 창건 70주년 완공 위해 총력

평양에 머문 9박 10일동안 숙소인 양각도 호텔과 축구대회가 열리는 '5월 1일 경기장'을 안내원들과 함께 차를 타고 오가는 것 외에 이동의 자유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호텔과 경기장 사이는 직선코스로는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취재진은 북측이 정한 코스에 따라 다리를 3개나 건너가며 무려 30분에 걸쳐 오가야 했습니다.

지난해 가을 조성된 위성과학자거리와 김일성 광장, 평양역, 인민소년궁전과 노동신문 본사, 유명한 '옥류관' 냉면집 등을 매일 같이 스쳐지났는데요.

강변 공사 현장강변 공사 현장


강변 공사 현장강변 공사 현장

▲ 강변 공사 현장


취재진의 눈에는 오히려 시내 곳곳에서 대형 건물을 짓고 있는 공사 현장이 눈에 띄었습니다.

안내원은 아파트와 평양 순안국제공항 신청사 옆의 부속 건물 등 짓고 있는 건물 대부분이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대동강변 40층이 넘는 고층아파트 건설 현장은 취재진이 도착할 당시 콘크리트 건물 형체만 갖추고 있었지만, 하루하루 흰색 외벽 타일이 붙여지고 초록색 페인트가 칠해지는 속도가 놀라웠습니다.

안내원은 강변에 자리잡은 수십 동의 천막 막사를 가리키며 공사 인원 등이 막사 안에서 먹고 자며 24시간 공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습니다.

특히 상당수 현장에선 '521 부대' '군인 본때' 등의 구호가 보였는데 많은 군인들이 공사 현장에 동원되고 있다는 사실도 다시 확인했습니다.

● 미림승마구락부, ‘젊은 지도자 김정은’ 우상화의 중심지

과거 취재진들이 평양에 도착하면 공항에서 바로 만수대 언덕에 올라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 앞에 서야 한다고 들었는데요.

이번엔 들르지 않았습니다.

대신 북측이 안내한 주체사상탑과 미림승마구락부, 국제친선전람관 견학 등 일정 대부분은 김일성 부자는 물론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교육현장이었습니다.

특히 김정은 지시로 2013년 10월 문을 연 미림승마구락부의 혁명사적 교양실에는 1990년 아버지와 함께 처음 말에 오른 어린 김정은의 사진 등 미공개 사진도 다수 전시돼 있었습니다.

안내원은 어린시절 김정은의 말타는 모습이 하도 멋져 기마학교를 졸업한 것 아니냐며 외국의 지도자들이 감탄했다는 일화 등을 다수 소개하며 남측 인원들에게도 김정은 우상화에 열을 올리는 바람에 방북단 일부는 귀국 후 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평양시내 주요 건물에는 하나같이 "선군조선의 태양 김정은 장군 만세", "우리는 끝까지 김정은 장군께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같은 충성을 맹세하는 붉은 글씨나 대형간판,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어서 집권 4년차 젊은 지도자 김정은에 대한 충성맹세와 우상화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연관 기사]

☞[뉴스9 출연] KBS 취재진이 본 ‘김정은 시대’ 평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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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퍼] 평양 9박 10일 체류기, 긴장 속 평양 거리는…
    • 입력 2015-08-26 16:12:00
    • 수정2015-08-26 21:53:08
    디지털퍼스트
● 7년여 만에 한국방송 카메라에 포착된 평양…‘대동강변엔 고층아파트가 빽빽’

KBS는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열린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북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한국 언론이 평양에 발을 들인 것은 지난 2010년 5.24 대북 제재 조치 이후 처음입니다.

방송 카메라가 평양에 들어간 것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니 무려 7년 만입니다.

그동안의 남북관계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오랜 기간입니다.

10여년 만에 다시 평양을 찾은 한 일행은 대동강변에 고층건물이 눈에 띄게 늘었고 회색빛 건물도 다양한 색으로 칠해져 있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했습니다.

평양 축구 대회


평양 축구대회


평양 축구대회


● 남북 긴장 속 나흘간의 축구대회…폐막과 함께 전해진 극적인 회담 타결 소식

평양에서 열린 '15살 미만 국제유소년축구대회'는 21일부터 24일부터 나흘간 무사히 진행돼 북한 '4.25체육단'의 우승으로 끝났습니다.

긴장관계 속에서도 축구대회는 평화적으로 열린 것으로 보도됐지만, 속사정은 조금 복잡합니다.

개막 전날인 20일 오후, 북한의 포격 도발로 남북간 군사 긴장이 높아지면서 주최 측은 선수단 조기 철수를 준비해가며 개막식을 치렀습니다.

모든 전선에서 준전시상태에 돌입한 21일 아침, 북한은 우리 주최 측 책임자에게 "불바다가 돼도 경기를 진행하겠느냐"고 물었고, 우리 정부는 "(북측으로부터) 선수단 신변 안전을 보장받으라"고 독촉할 만큼 상황은 긴박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진 역시, 21일 오전부터는 "정세는 최악"이라는 안내원들의 '경고' 속에 무거운 분위기에서 취재해야 했고, 평양 도착 이후 처음으로 2번이나 차량 검문을 받았습니다.

경기도와 강원도팀 어린 선수들 등 남측 방북 인원만 80여명... 취재진은 전화도, 인터넷도 불통인 상황 속에서 KBS 9시 뉴스를 통해 방북 인원들의 안부도 함께 전한다는 심정으로 뉴스를 전송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남북 대치 상황은 축구 개막과 함께 시작돼 폐막 후 취재진이 평양을 떠나는 25일 새벽 극적 타결 소식과 함께 마무리됐습니다.

안내원들은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다시 만나자며 갑자기 밝아진 모습으로 인사를 건넸습니다.

평양 길거리


평양 길거리


평양 길거리


평양 길거리
▲ 평양 길거리 모습


● 평양 거리는 공사중…10월 10일 당 창건 70주년 완공 위해 총력

평양에 머문 9박 10일동안 숙소인 양각도 호텔과 축구대회가 열리는 '5월 1일 경기장'을 안내원들과 함께 차를 타고 오가는 것 외에 이동의 자유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호텔과 경기장 사이는 직선코스로는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취재진은 북측이 정한 코스에 따라 다리를 3개나 건너가며 무려 30분에 걸쳐 오가야 했습니다.

지난해 가을 조성된 위성과학자거리와 김일성 광장, 평양역, 인민소년궁전과 노동신문 본사, 유명한 '옥류관' 냉면집 등을 매일 같이 스쳐지났는데요.

강변 공사 현장


강변 공사 현장
▲ 강변 공사 현장


취재진의 눈에는 오히려 시내 곳곳에서 대형 건물을 짓고 있는 공사 현장이 눈에 띄었습니다.

안내원은 아파트와 평양 순안국제공항 신청사 옆의 부속 건물 등 짓고 있는 건물 대부분이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대동강변 40층이 넘는 고층아파트 건설 현장은 취재진이 도착할 당시 콘크리트 건물 형체만 갖추고 있었지만, 하루하루 흰색 외벽 타일이 붙여지고 초록색 페인트가 칠해지는 속도가 놀라웠습니다.

안내원은 강변에 자리잡은 수십 동의 천막 막사를 가리키며 공사 인원 등이 막사 안에서 먹고 자며 24시간 공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습니다.

특히 상당수 현장에선 '521 부대' '군인 본때' 등의 구호가 보였는데 많은 군인들이 공사 현장에 동원되고 있다는 사실도 다시 확인했습니다.

● 미림승마구락부, ‘젊은 지도자 김정은’ 우상화의 중심지

과거 취재진들이 평양에 도착하면 공항에서 바로 만수대 언덕에 올라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 앞에 서야 한다고 들었는데요.

이번엔 들르지 않았습니다.

대신 북측이 안내한 주체사상탑과 미림승마구락부, 국제친선전람관 견학 등 일정 대부분은 김일성 부자는 물론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교육현장이었습니다.

특히 김정은 지시로 2013년 10월 문을 연 미림승마구락부의 혁명사적 교양실에는 1990년 아버지와 함께 처음 말에 오른 어린 김정은의 사진 등 미공개 사진도 다수 전시돼 있었습니다.

안내원은 어린시절 김정은의 말타는 모습이 하도 멋져 기마학교를 졸업한 것 아니냐며 외국의 지도자들이 감탄했다는 일화 등을 다수 소개하며 남측 인원들에게도 김정은 우상화에 열을 올리는 바람에 방북단 일부는 귀국 후 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평양시내 주요 건물에는 하나같이 "선군조선의 태양 김정은 장군 만세", "우리는 끝까지 김정은 장군께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같은 충성을 맹세하는 붉은 글씨나 대형간판,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어서 집권 4년차 젊은 지도자 김정은에 대한 충성맹세와 우상화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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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9 출연] KBS 취재진이 본 ‘김정은 시대’ 평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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