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퍼] ‘삼성페이’, 광장시장에서 써보니…

입력 2015.08.28 (19:00) 수정 2015.09.0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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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갑 없는 세상' 오나? <삼성페이> 상용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삼성페이>를 국내에서 상용화했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를 비롯한 모바일결제 서비스들이 주로 쓰는 NFC, 즉 근거리 무선통신 방식뿐 아니라 MST, 즉 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도 탑재했다. NFC 방식은 가맹점에 별도의 계산 단말기가 필요하지만 이건 그렇지 않다. 기존의 계산대에 있는 마그네틱 단말기에 스마트폰만 갖다 대면 자기장이 발생해 고유 정보를 읽어들이는 방식으로 결제된다.

● 시장에서도 분식집에서도 결제된다고?

그래서 <삼성페이>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게 바로 범용성이다. NFC 전용 단말기를 갖추지 않은 중소형 가맹점에서도 편리하게 쓸 수 있으니 전통시장이나 분식집에서도 모바일 결제가 가능해졌다고 내세우고 있다.

광장시장광장시장


서울 광장시장은 100년이 넘은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시장이다. 한복과 직물, 침구, 주방용품, 의류 등을 도소매로 판다. 광장시장이 서민들에게 더욱 친근한 이유는 40년 역사의 '먹자골목' 때문이다. 그 유명한 '마약김밥'을 비롯해 전과 육회, 모둠 회 같은 먹거리를 싸게 먹을 수 있다. 기존 신용카드 가맹점 어디서든 <삼성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다면 이 광장시장에서도 될까? 된다!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건네주고 서명을 하는 대신, 스마트폰을 계산 단말기에 갖다 대는 것으로 결제됐다. 편리하다. 대형할인점이나 카페, 주유소는 물론 이제는 전통시장에서도 현금이나 플라스틱 신용카드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물건을 살 수 있는 세상이다.

● '00페이''**페이'… 뭐가 이리 많아?

애플페이, 카카오 페이애플페이, 카카오 페이


사실 <삼성페이> 말고도 이런저런 <페이>들이 이미 두루 쓰인다. 사용자도 늘고 있지만, 그 방면에 어지간히 빠른 이들이 아니라면 뭐가 뭔지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모바일 결제, 각종 '페이' 서비스는 크게 셋으로 나뉜다.
첫째는 <삼성페이>, <애플페이>와 같은 전자지갑이다.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등록해두는 거다.
둘째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같은 SNS를 통한 결제 방식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때 편리하다.
셋째는 은행과 카드사들이 출시한 '모바일 카드'가 있다. 자체적인 금융 서비스와 연계되어 있다.

● '페이 전쟁'…승자가 미래를 얻는다

'지갑 없는 세상'을 가능하게 하는 모바일 결제의 국내 시장규모는 2013년 1조 1,270억 원에서 올해는 그 4배가 넘는 5조 원대로 급성장했다. 올해 세계 시장규모는 500조 원에 이른다. 2017년에는 800조 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소비자한테는 생활을 간편하게 해주는 새로운 기술이자 기업한테는 디지털 영역의 차세대 먹거리다. 모바일 결제를 선도하는 업체는, 누가 언제 어디서 뭘 구매했는지 '빅데이터'까지 확보할 수 있다. 그 '빅데이터'를 통해 사업 영역을 더 확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탐나지 않을 수 없는 시장이다. 글로벌 IT기업 상위 10개 가운데 오라클만 뺀 9개 기업이 모두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알리바바, 페이스북 등이 한판 전쟁을 앞두고 있다.

● 모바일 결제는 '간편 결제'? '불편 결제'?

굴지의 IT 기업들이 모두 뛰어들었지만 모바일 결제가 더 널리 쓰이려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는 보안이다. 지난 3월 월스트리트저널은 "전체 <애플페이> 거래의 6%가 금융사기 거래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모바일 결제를 했을 때 신용카드로 거래했을 때보다 훨씬 높은 빈도로 금융사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모바일 결제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건 기술 연구개발 단계부터 계속되어온 지적이다. 사용자가 꽤 늘어난 지금도 여전히 보안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금융사고가 났을 때 사용자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지금의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또 페이팔과 같은 해외업체처럼 피해 구제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믿고 쓸 수 있다.
둘째는 편의성이다. 이동통신사업자와 IT 관련 기업들이 앞다퉈 내놓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사용할 수 있는 업체와 매장의 범위가 제한적이다. 구매할 상품과 서비스에 따라 각기 다른 결제서비스 앱을 깔고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현금이나 신용카드보다 범용성이 떨어진다. 어디서나 두루 쓸 수 있다고 내세우는 <삼성페이>조차도 신세계 계열 업체에서는 쓸 수 없다. 소비자들은 편하지 않은 서비스를 구태여 찾아 쓸 이유가 없다.
모바일 결제 시대는 이미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간편 결제'가 될지, 외면받는 '불편 결제'가 될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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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9] ‘지갑 없는 세상’ 모바일 결제 전쟁…보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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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28 19:00:58
    • 수정2015-09-03 18: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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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갑 없는 세상' 오나? <삼성페이> 상용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삼성페이>를 국내에서 상용화했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를 비롯한 모바일결제 서비스들이 주로 쓰는 NFC, 즉 근거리 무선통신 방식뿐 아니라 MST, 즉 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도 탑재했다. NFC 방식은 가맹점에 별도의 계산 단말기가 필요하지만 이건 그렇지 않다. 기존의 계산대에 있는 마그네틱 단말기에 스마트폰만 갖다 대면 자기장이 발생해 고유 정보를 읽어들이는 방식으로 결제된다.

● 시장에서도 분식집에서도 결제된다고?

그래서 <삼성페이>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게 바로 범용성이다. NFC 전용 단말기를 갖추지 않은 중소형 가맹점에서도 편리하게 쓸 수 있으니 전통시장이나 분식집에서도 모바일 결제가 가능해졌다고 내세우고 있다.

광장시장


서울 광장시장은 100년이 넘은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시장이다. 한복과 직물, 침구, 주방용품, 의류 등을 도소매로 판다. 광장시장이 서민들에게 더욱 친근한 이유는 40년 역사의 '먹자골목' 때문이다. 그 유명한 '마약김밥'을 비롯해 전과 육회, 모둠 회 같은 먹거리를 싸게 먹을 수 있다. 기존 신용카드 가맹점 어디서든 <삼성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다면 이 광장시장에서도 될까? 된다!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건네주고 서명을 하는 대신, 스마트폰을 계산 단말기에 갖다 대는 것으로 결제됐다. 편리하다. 대형할인점이나 카페, 주유소는 물론 이제는 전통시장에서도 현금이나 플라스틱 신용카드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물건을 살 수 있는 세상이다.

● '00페이''**페이'… 뭐가 이리 많아?

애플페이, 카카오 페이


사실 <삼성페이> 말고도 이런저런 <페이>들이 이미 두루 쓰인다. 사용자도 늘고 있지만, 그 방면에 어지간히 빠른 이들이 아니라면 뭐가 뭔지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모바일 결제, 각종 '페이' 서비스는 크게 셋으로 나뉜다.
첫째는 <삼성페이>, <애플페이>와 같은 전자지갑이다.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등록해두는 거다.
둘째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같은 SNS를 통한 결제 방식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때 편리하다.
셋째는 은행과 카드사들이 출시한 '모바일 카드'가 있다. 자체적인 금융 서비스와 연계되어 있다.

● '페이 전쟁'…승자가 미래를 얻는다

'지갑 없는 세상'을 가능하게 하는 모바일 결제의 국내 시장규모는 2013년 1조 1,270억 원에서 올해는 그 4배가 넘는 5조 원대로 급성장했다. 올해 세계 시장규모는 500조 원에 이른다. 2017년에는 800조 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소비자한테는 생활을 간편하게 해주는 새로운 기술이자 기업한테는 디지털 영역의 차세대 먹거리다. 모바일 결제를 선도하는 업체는, 누가 언제 어디서 뭘 구매했는지 '빅데이터'까지 확보할 수 있다. 그 '빅데이터'를 통해 사업 영역을 더 확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탐나지 않을 수 없는 시장이다. 글로벌 IT기업 상위 10개 가운데 오라클만 뺀 9개 기업이 모두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알리바바, 페이스북 등이 한판 전쟁을 앞두고 있다.

● 모바일 결제는 '간편 결제'? '불편 결제'?

굴지의 IT 기업들이 모두 뛰어들었지만 모바일 결제가 더 널리 쓰이려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는 보안이다. 지난 3월 월스트리트저널은 "전체 <애플페이> 거래의 6%가 금융사기 거래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모바일 결제를 했을 때 신용카드로 거래했을 때보다 훨씬 높은 빈도로 금융사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모바일 결제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건 기술 연구개발 단계부터 계속되어온 지적이다. 사용자가 꽤 늘어난 지금도 여전히 보안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금융사고가 났을 때 사용자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지금의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또 페이팔과 같은 해외업체처럼 피해 구제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믿고 쓸 수 있다.
둘째는 편의성이다. 이동통신사업자와 IT 관련 기업들이 앞다퉈 내놓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사용할 수 있는 업체와 매장의 범위가 제한적이다. 구매할 상품과 서비스에 따라 각기 다른 결제서비스 앱을 깔고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현금이나 신용카드보다 범용성이 떨어진다. 어디서나 두루 쓸 수 있다고 내세우는 <삼성페이>조차도 신세계 계열 업체에서는 쓸 수 없다. 소비자들은 편하지 않은 서비스를 구태여 찾아 쓸 이유가 없다.
모바일 결제 시대는 이미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간편 결제'가 될지, 외면받는 '불편 결제'가 될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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