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 나는’ 애물단지 관광 조형물…예산 낭비

입력 2015.08.29 (21:21) 수정 2015.08.29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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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 고장을 알리고 관광객을 유치한다면서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조형물을 세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보통 수억 원씩 들어가게 마련인데,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많습니다.

김영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한강을 가로지르는 450m 길이 다리 위에 '대형 반지'가 우뚝 솟아 있습니다.

강원도 화천군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2억 2천만 원을 들여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교량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통행이 차단돼 준공 두 달만에 관람이 중단됐습니다.

강원도 인제군 농촌 마을로 들어가는 700m 교량 옆 공원에는 남북 화합을 상징하는 '고리'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됐습니다.

이 대형 조형물의 표면은 부식되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돼 있습니다. 그리고 돌은 화강석으로 고가의 재료들이 사용됐습니다.

3억 원이나 들였지만 외딴 곳이다 보니 찾는 관광객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관광객 : "관광지가 아닌 것 같은데, 여기에다 3억이라는 돈을 들여서 한다는 것은 좀 그래요."

1억 원짜리 물시계는 3년 전 고장 난 뒤 방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형물 설치나 관리 규정조차 없습니다.

실제로 전국 244개 자치단체 가운데 공공 조형물 설치 규정이 있는 곳은 6%인 14곳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권용범(춘천 경실련) : "지역 주민들이 요구하는 바에 맞춰서 조형물이 설치되는 기준들이 반드시 만들어져야 합니다."

지역 홍보와 관광객 유치를 명분으로 전국에 들어선 조형물은 2천 5백여 개. 여기에 4천억 원 이상이 쓰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김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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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 소리 나는’ 애물단지 관광 조형물…예산 낭비
    • 입력 2015-08-29 21:23:06
    • 수정2015-08-29 21: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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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 고장을 알리고 관광객을 유치한다면서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조형물을 세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보통 수억 원씩 들어가게 마련인데,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많습니다.

김영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한강을 가로지르는 450m 길이 다리 위에 '대형 반지'가 우뚝 솟아 있습니다.

강원도 화천군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2억 2천만 원을 들여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교량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통행이 차단돼 준공 두 달만에 관람이 중단됐습니다.

강원도 인제군 농촌 마을로 들어가는 700m 교량 옆 공원에는 남북 화합을 상징하는 '고리'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됐습니다.

이 대형 조형물의 표면은 부식되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돼 있습니다. 그리고 돌은 화강석으로 고가의 재료들이 사용됐습니다.

3억 원이나 들였지만 외딴 곳이다 보니 찾는 관광객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관광객 : "관광지가 아닌 것 같은데, 여기에다 3억이라는 돈을 들여서 한다는 것은 좀 그래요."

1억 원짜리 물시계는 3년 전 고장 난 뒤 방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형물 설치나 관리 규정조차 없습니다.

실제로 전국 244개 자치단체 가운데 공공 조형물 설치 규정이 있는 곳은 6%인 14곳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권용범(춘천 경실련) : "지역 주민들이 요구하는 바에 맞춰서 조형물이 설치되는 기준들이 반드시 만들어져야 합니다."

지역 홍보와 관광객 유치를 명분으로 전국에 들어선 조형물은 2천 5백여 개. 여기에 4천억 원 이상이 쓰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김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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