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새 질서 구축’에 뛰어들어

입력 2015.09.04 (07:33) 수정 2015.09.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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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옥 객원 해설위원]

우리나라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중국 지도부와 함께 천안문 성루에서 열병식을 지켜봤습니다. 중국의 국력을 과시하는 자리에 미국의 동맹국으로는 유일했습니다. 정부가 외교적 부담에도 참여를 결정했던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 구축에 대한 적극적 의지의 표현일 것입니다.

우리가 동북아 외교의 주도권을 쥐려면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은 필수적입니다. 교역량 3천억 달러 규모의 사활적인 경제관계는 물론이고 북한 핵문제 등에도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반드시 끌어내야 합니다. 교착상태인 한일관계 등을 타개하는 데도 중국을 지렛대로 삼는 외교적 유연성이 요구됩니다. 그래서 종전 70년을 맞아 항일투쟁의 주 무대였던 중국에서 두나라 최고지도부가 역사를 공유한 경험은 자못 의미가 큽니다. 이것은 중국의 각별한 배려에도 잘 나타납니다. 최상급의 외교적 의전을 제공하고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모든 민감한 현안을 깊이 논의했습니다.
특히 우리 측이 요청한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은 연내 개최로 화답했습니다.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한중간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할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이 이번에 남북한에 대한 사실상 전략적 차등화를 보여준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제 가장 큰 과제는 하반기 외교 일정을 섬세하게 잘 관리하는 일입니다.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한미관계를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더욱 굳건히 다지면서 11월 APEC 정상 회의와 동아시아 정상 회의, 그리고 G-20 회의 등 다자무대에서 이번 중국 방문의 성과를 극대화시켜야 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동북아 판도는 백 년 전처럼 복잡다단합니다. 굳건한 중심을 지키면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동북아 외교관계를 복합 방정식으로 세밀하게 풀지 못하면 한중이든 한미든 특정 관계의 고도화는 예상치 못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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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새 질서 구축’에 뛰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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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9-04 0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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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옥 객원 해설위원]

우리나라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중국 지도부와 함께 천안문 성루에서 열병식을 지켜봤습니다. 중국의 국력을 과시하는 자리에 미국의 동맹국으로는 유일했습니다. 정부가 외교적 부담에도 참여를 결정했던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 구축에 대한 적극적 의지의 표현일 것입니다.

우리가 동북아 외교의 주도권을 쥐려면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은 필수적입니다. 교역량 3천억 달러 규모의 사활적인 경제관계는 물론이고 북한 핵문제 등에도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반드시 끌어내야 합니다. 교착상태인 한일관계 등을 타개하는 데도 중국을 지렛대로 삼는 외교적 유연성이 요구됩니다. 그래서 종전 70년을 맞아 항일투쟁의 주 무대였던 중국에서 두나라 최고지도부가 역사를 공유한 경험은 자못 의미가 큽니다. 이것은 중국의 각별한 배려에도 잘 나타납니다. 최상급의 외교적 의전을 제공하고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모든 민감한 현안을 깊이 논의했습니다.
특히 우리 측이 요청한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은 연내 개최로 화답했습니다.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한중간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할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이 이번에 남북한에 대한 사실상 전략적 차등화를 보여준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제 가장 큰 과제는 하반기 외교 일정을 섬세하게 잘 관리하는 일입니다.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한미관계를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더욱 굳건히 다지면서 11월 APEC 정상 회의와 동아시아 정상 회의, 그리고 G-20 회의 등 다자무대에서 이번 중국 방문의 성과를 극대화시켜야 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동북아 판도는 백 년 전처럼 복잡다단합니다. 굳건한 중심을 지키면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동북아 외교관계를 복합 방정식으로 세밀하게 풀지 못하면 한중이든 한미든 특정 관계의 고도화는 예상치 못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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