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흥행에 ‘울고 웃는’ 예금 가입자들

입력 2015.09.08 (00:08) 수정 2015.09.0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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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암살' 관객이 1000만명을 넘었다는 소식에 30대 직장인 김영진씨는 미소를 지었다. 2개월 전 시중은행의 '암살'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했기 때문. 1년 만기 상품으로 기본 금리는 1.5%인데, 영화 관객이 600만명을 넘으면 금리가 1.7%로 올라간다. 김씨는 "금리 1.7%면 일반 예·적금 상품과 비교했을 때 양호한 수준"이라며 "다른 영화 연계 정기예금 상품에도 가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40대 자영업자인 박대현씨는 김씨와는 다른 경우다. 박씨는 지난달 초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정기예금 상품에 5000만원을 넣었다. 관객 500만명을 돌파하면 연 1.7% 금리를 제공하는데, 현재 '협녀'의 관객 수는 43만명에 머물고 있다. 박씨는 기본금리 1.5%에 만족해야 할 상황이다. 그는 "머니마켓펀드(MMF)에 돈을 넣었으면 1%대 후반 금리는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손해를 봤다"며 아쉬워했다.

협녀협녀


한국 영화의 흥행 여부에 예금 가입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흥행 영화 관련 상품에 미리 가입한 이들은 우대금리에 미소 짓는 반면, 흥행이 부진한 영화 상품에 투자했던 이들은 울상이다.

한국 영화 흥행은 최근 나란히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암살'과 '베테랑'이 이끌고 있다. 두 영화는 각각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통해 정기예금 상품을 선보였다. '암살' 정기예금은 2000명이 몰려 1000억원 자금을 맡겼고, '베테랑'은 125명에게 58억원이 판매됐다. 두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며 예금 가입자들은 각각 1.70%, 1.77%의 최종 금리를 확보하게 됐다.

베테랑베테랑


☞ [관련기사] ‘베테랑’ 한국영화 흥행 7위 올라

시중은행이 영화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한 건 지난 2010년부터다. 우리은행이 '김종욱 찾기' 예금 상품을 판매한 이후 여러 관련 상품들이 출시됐다. 예금 가입자들은 영화 흥행 실적을 점치며 고금리를 노릴 수 있다.

영화 정기예금 판매 실적과 영화 흥행 실적이 꼭 비례하는 건 아니다. '마이블랙미니드레스'와 '미나문방구'는 가입액이 모두 1000억원을 넘겼지만, 관객은 각각 31만명, 33만명에 그쳤다. 반면 '변호인'은 정기예금 가입액이 473억원에 머물렀지만, 관객 수는 1000만명을 넘겼다.

윤기림 재무컨설턴트는 "흥행 실적이 종잡을 수 없다 보니 영화 정기예금 상품은 투자 성격이 짙다"며 "확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고객들이라면 오히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MMF에 자금을 넣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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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영화 흥행에 ‘울고 웃는’ 예금 가입자들
    • 입력 2015-09-08 00:08:49
    • 수정2015-09-08 08:49:04
    경제
 영화 '암살' 관객이 1000만명을 넘었다는 소식에 30대 직장인 김영진씨는 미소를 지었다. 2개월 전 시중은행의 '암살'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했기 때문. 1년 만기 상품으로 기본 금리는 1.5%인데, 영화 관객이 600만명을 넘으면 금리가 1.7%로 올라간다. 김씨는 "금리 1.7%면 일반 예·적금 상품과 비교했을 때 양호한 수준"이라며 "다른 영화 연계 정기예금 상품에도 가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40대 자영업자인 박대현씨는 김씨와는 다른 경우다. 박씨는 지난달 초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정기예금 상품에 5000만원을 넣었다. 관객 500만명을 돌파하면 연 1.7% 금리를 제공하는데, 현재 '협녀'의 관객 수는 43만명에 머물고 있다. 박씨는 기본금리 1.5%에 만족해야 할 상황이다. 그는 "머니마켓펀드(MMF)에 돈을 넣었으면 1%대 후반 금리는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손해를 봤다"며 아쉬워했다.

협녀


한국 영화의 흥행 여부에 예금 가입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흥행 영화 관련 상품에 미리 가입한 이들은 우대금리에 미소 짓는 반면, 흥행이 부진한 영화 상품에 투자했던 이들은 울상이다.

한국 영화 흥행은 최근 나란히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암살'과 '베테랑'이 이끌고 있다. 두 영화는 각각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통해 정기예금 상품을 선보였다. '암살' 정기예금은 2000명이 몰려 1000억원 자금을 맡겼고, '베테랑'은 125명에게 58억원이 판매됐다. 두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며 예금 가입자들은 각각 1.70%, 1.77%의 최종 금리를 확보하게 됐다.

베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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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영화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한 건 지난 2010년부터다. 우리은행이 '김종욱 찾기' 예금 상품을 판매한 이후 여러 관련 상품들이 출시됐다. 예금 가입자들은 영화 흥행 실적을 점치며 고금리를 노릴 수 있다.

영화 정기예금 판매 실적과 영화 흥행 실적이 꼭 비례하는 건 아니다. '마이블랙미니드레스'와 '미나문방구'는 가입액이 모두 1000억원을 넘겼지만, 관객은 각각 31만명, 33만명에 그쳤다. 반면 '변호인'은 정기예금 가입액이 473억원에 머물렀지만, 관객 수는 1000만명을 넘겼다.

윤기림 재무컨설턴트는 "흥행 실적이 종잡을 수 없다 보니 영화 정기예금 상품은 투자 성격이 짙다"며 "확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고객들이라면 오히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MMF에 자금을 넣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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