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오작동 많다고 ‘자동 조난 신호’ 꺼 놨다

입력 2015.09.08 (21:13) 수정 2015.09.0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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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돌고래호 사고 대처 과정에서 해경의 부실한 대응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막대한 예산을 들인 표류 예측시스템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고, 어선 위치 발신장치의 신호가 끊어져도 이를 알지 못했습니다.

염기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 해경이 한국해양조사원에 사고 선박 위치 자료를 요청한 건 지난 5일 밤 11시3분.

사고 발생 후 3시간 20분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그런데 해경도 이 시스템을 갖고 있었습니다.

해경은 시스템 오류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오류 전에 출력한 자료를 자체 분석하지 못하면서 뒤늦게 해양조사원에 도움을 요청 했습니다.

<녹취> 이평현(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 : "그쪽(해양조사원)에 연락해서 빨리 고쳐달라고 했는데, 자기들은 시간이 걸리겠다 하길래 그러면 우리 자료를 당신들에게 넘겨줄테니 분석해달라고 했는데..."

해경의 부실 대응은 어선위치발신장치인, 일명 V-PASS 운영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신호가 끊겼는데도 다른 선장이 신고할 때까지 사고선박의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녹취> 성기주(해양경비안전서 경비과장) : "너무 많은 선박들이 다니기 때문에 브이패스에서 SOS 신호가 발생하는 경우에만 저희가 출동조치를 하는 것입니다."

V-PASS의 수동 기능만 작동할 뿐 배가 일정 각도 이상 기울면 자동으로 해경 상황실에 경보음이 울리는 긴급 조난신고 기능은 아예 빠져 있었습니다.

해경은 신고 오류가 많다는 이유로 이 기능을 뺀 채 어선에 보급했습니다.

핵심 기능을 뺀 엉터리 장비 보급에 2012년부터 340억 원을 썼습니다.

<인터뷰> 이기성(갈치배 선장) : "모든 출동하는 과정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겁니다. 말로는 빨리 신속하게 처리한다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대형 해난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해경의 대응체계는 크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염기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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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경, 오작동 많다고 ‘자동 조난 신호’ 꺼 놨다
    • 입력 2015-09-08 21:14:56
    • 수정2015-09-08 22: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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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돌고래호 사고 대처 과정에서 해경의 부실한 대응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막대한 예산을 들인 표류 예측시스템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고, 어선 위치 발신장치의 신호가 끊어져도 이를 알지 못했습니다.

염기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 해경이 한국해양조사원에 사고 선박 위치 자료를 요청한 건 지난 5일 밤 11시3분.

사고 발생 후 3시간 20분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그런데 해경도 이 시스템을 갖고 있었습니다.

해경은 시스템 오류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오류 전에 출력한 자료를 자체 분석하지 못하면서 뒤늦게 해양조사원에 도움을 요청 했습니다.

<녹취> 이평현(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 : "그쪽(해양조사원)에 연락해서 빨리 고쳐달라고 했는데, 자기들은 시간이 걸리겠다 하길래 그러면 우리 자료를 당신들에게 넘겨줄테니 분석해달라고 했는데..."

해경의 부실 대응은 어선위치발신장치인, 일명 V-PASS 운영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신호가 끊겼는데도 다른 선장이 신고할 때까지 사고선박의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녹취> 성기주(해양경비안전서 경비과장) : "너무 많은 선박들이 다니기 때문에 브이패스에서 SOS 신호가 발생하는 경우에만 저희가 출동조치를 하는 것입니다."

V-PASS의 수동 기능만 작동할 뿐 배가 일정 각도 이상 기울면 자동으로 해경 상황실에 경보음이 울리는 긴급 조난신고 기능은 아예 빠져 있었습니다.

해경은 신고 오류가 많다는 이유로 이 기능을 뺀 채 어선에 보급했습니다.

핵심 기능을 뺀 엉터리 장비 보급에 2012년부터 340억 원을 썼습니다.

<인터뷰> 이기성(갈치배 선장) : "모든 출동하는 과정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겁니다. 말로는 빨리 신속하게 처리한다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대형 해난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해경의 대응체계는 크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염기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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