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eye] 빈민촌 파벨라, ‘금지 구역’에 가다
입력 2015.09.12 (08:41)
수정 2015.09.1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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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 3대 미항인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파벨라라고 불리는 빈민갑니다.
과거 서울의 달동네 비슷하지만 정겨웠던 달동네와는 달리 무시무시한 곳입니다.
모두 7백여곳이나 되는데 특이하게도 한국 마을이란 이름을 가진 파벨라도 있다고 합니다.
파벨라는 마약과 총기 밀매 등 각종 범죄의 온상입니다.
파벨라는 대낮에도 목숨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위험한 곳이 많아서 외부인에겐 출입금지구역 입니다.
내년의 올림픽을 앞두고 브라질 정부는 파벨라에서 수년 째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마약 조직의 손에서 파벨라를 구출하고 치안을 확보하려는 전쟁입니다.
밤낮으로 이어지는 총격전,
그러나 파벨라의 빈민들은 달리 갈 곳이 없습니다.
파벨라가 범죄의 소굴에서 평화로운 마을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요?
박영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두 팔을 벌린 거대한 예수상,
리우데자네이루의 상징인 이 예수상 뒤편 한 언덕을 올라가면 작은 마을이 나타납니다.
'벵 빈두 아 코레이아',
'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는 브라질 속 한국 마을입니다.
유래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지만 주민 2천 명이 모여 사는 이 마을이 코레이아, '한국'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건 40년도 넘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페르난도(한국마을 주민) : "마을 사람들이 '코레이아'라는 이름이 예 쁘다고 했고, 그때부터 우리는 한국마을이 됐습니다. 여러분들처럼 한국에서 온 한 국인이 아닌 코레이아 언덕에 사는 한국인 이죠."
붉은 벽돌과 시멘트로 짓다 만듯한 집들, 브라질에서 파벨라라고 부르는 빈민촌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파벨라는 과거 우리나라 무허가 판잣집 같은 가건물에 그냥 눌러 앉아 사는 브라질의 도시 빈민촌 입니다.
진짜 한국 사람을 처음 본다는 주민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속 모습도 조금씩 보여줍니다.
<인터뷰> 프리실라(한국마을 주민) : "(돈을 벌면) 시멘트, 모래, 석재를 조금씩 사고 있어요. 기술자를 불러 공사할 것도 있고요. 이렇게 조금씩 집을 지어요."
마을 한쪽 담벼락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그렸던 벽화가 희미하게 남아있습니다.
<녹취> "오빤 강남스타일. 한국 노래죠?"
한국은 이들에게 고향 마을의 이름입니다.
<인터뷰> 에반드로(한국마을 주민) : "(한국에 대해 아세요?) 남한이요, 아니면 여기요? (여기는) 정말 좋은 사람만 살고 있어 요. 폭력도 싸움도 전쟁도 없어요."
하지만 리우에는 코레이아라는 이름을 가진 파벨라가 한곳 더 있습니다.
경찰 헬기가 열 감지 카메라를 동원해 야간에 마약 범죄조직을 추적합니다.
용의자가 차를 타고 이동하자 헬기가 따라가면서 총격을 가합니다.
2분간 계속된 총격에 차량은 벌집처럼 변했고 용의자는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3년 전, 코레이아라는 이름을 가진 또 다른 파벨라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파벨라는 1800년대 후반 당시 브라질의 수도였던 이곳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구가 늘어난 데다 당시 내전에 참가했던 군인과 그 가족들이 언덕에 정착하면서 파벨라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리우 시의 파벨라는 현재 약 7백여 곳,
문제는 이 파벨라들이 모두 도심의 땅을 무단 점거한 채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인터뷰> 카르발료(리우 PUC대학 교수) : "(파벨라는) 도시의 법규를 지키지 않고 비정상적이고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공간을 뜻합니다."
'호싱야'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파벨라입니다.
16만 명이 모여 사는 이곳엔 커다란 시장이 있고, 은행도 4곳이나 있습니다.
또 관광상품도 만들어 외부인이 파벨라를 살펴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입니다.
<인터뷰> 애머리(미국 대학생) : "호싱야는 관광객들에게는 특히 안전한 것 같아요. 무서웠던 적도 있는데 가끔 경찰 이 마약 조직원들과 대치하는 지역이 있어 요."
관광객들이 주로 다니는 큰길은 비교적 깨끗하지만,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좁은 골목길에 어지럽게 전깃줄이 엉켜 있고, 각종 배설물이 악취를 풍깁니다.
사람이 살고 있지만 집에는 주소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카를로스(파벨라 주민) : "이 안은 접근하기 어렵고 불편하고 길도 험하고 계단도 많아요. 어둡고 습하기 때문에 결핵 환자도 많이 생깁니다."
파벨라의 그늘 아래는 마약과 총기 밀매 등 브라질 사회의 어두운 모습도 감춰져 있습니다.
<녹취> 윌피(파벨라 래퍼) : "악당을 만드는 공장, 이 사회는 날 나쁜 길로 빠지게 짓밟지. 악당을 만드는 공장, 빼앗겨도 어쩔 수 없지, 그렇지 않으면 탕! 탕!"
리우 시는 지난 2008년부터 군과 경찰을 동원해 마약조직이 장악한 파벨라를 되찾기 위해 전쟁을 벌여 왔습니다.
이렇게 장악한 42개 지역에는 UPP라는, 평화유지경찰 초소를 만들었습니다.
또 9개 지역에는 케이블카를 운행해 파벨라 주민들과 바깥 사회를 연결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UPP 경찰 초소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좁은 골목,
계단도 없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2층 옥탑방에서 아드리아나 씨가 세 살 난 딸과 둘이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2년 전에 총탄에 맞아 숨졌습니다.
요즘도 거의 매일 총성이 들리고, 가끔은 총알이 방안으로 날아온다고 합니다.
<인터뷰> 아드리아나(파벨라 주민) : "우리는 위험한 곳에 살고 있어요. 총알이 창문을 뚫고 들어오기도 하고 정말 무서워 요."
경찰이 주둔하고는 있지만, 파벨라의 법은 따로 있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입니다.
범죄조직에 관해서 물어보면 보복이 두려운 듯 자세한 얘기를 꺼립니다.
<인터뷰> 파벨라 주민(모자이크) : "말하는 게 무서워요. 이거 TV에 나가는 것 아닌가요? 여긴 안전 대책이 전혀 없어요. 이곳(파벨라)에는 이곳의 법이 있거든요. 모두가 알고 있어요."
브라질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최근에는 리우 도심 치안도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흉기를 휘두르거나 폭행을 하고 금품을 빼앗는 범죄가 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범죄자들이 파벨라 안으로 숨어버리면 경찰도 찾을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뷰> 리우 시민(모자이크) :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요. 곳곳에 범죄 조직원이 돌아다니고 매일 강력사건이 발생해요. 리우 경찰은 대체 뭘하는 겁니까!"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리우 파벨라에서는 요즘도 경찰과 범죄조직 간의 총격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가난한 서민들은 자신들을 닭장 속 닭과 같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카를로스(파벨라 주민) : "잘 보면 어떤 닭장은 문이 열려 있고, 어떤 닭들은 닭장 밖에 나와 있어요. 왜 도망가지 않을까요? 묻고 싶네요. 저 닭들 과 우리가 뭐가 다를까요?"
범죄조직이 장악하고 있는 서민들의 주거지 파벨라,
리우 시민은 650만 명 가운데 20%가 넘는 140만 명이 이런 파벨라에 살고 있습니다.
세계 3대 미항인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파벨라라고 불리는 빈민갑니다.
과거 서울의 달동네 비슷하지만 정겨웠던 달동네와는 달리 무시무시한 곳입니다.
모두 7백여곳이나 되는데 특이하게도 한국 마을이란 이름을 가진 파벨라도 있다고 합니다.
파벨라는 마약과 총기 밀매 등 각종 범죄의 온상입니다.
파벨라는 대낮에도 목숨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위험한 곳이 많아서 외부인에겐 출입금지구역 입니다.
내년의 올림픽을 앞두고 브라질 정부는 파벨라에서 수년 째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마약 조직의 손에서 파벨라를 구출하고 치안을 확보하려는 전쟁입니다.
밤낮으로 이어지는 총격전,
그러나 파벨라의 빈민들은 달리 갈 곳이 없습니다.
파벨라가 범죄의 소굴에서 평화로운 마을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요?
박영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두 팔을 벌린 거대한 예수상,
리우데자네이루의 상징인 이 예수상 뒤편 한 언덕을 올라가면 작은 마을이 나타납니다.
'벵 빈두 아 코레이아',
'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는 브라질 속 한국 마을입니다.
유래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지만 주민 2천 명이 모여 사는 이 마을이 코레이아, '한국'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건 40년도 넘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페르난도(한국마을 주민) : "마을 사람들이 '코레이아'라는 이름이 예 쁘다고 했고, 그때부터 우리는 한국마을이 됐습니다. 여러분들처럼 한국에서 온 한 국인이 아닌 코레이아 언덕에 사는 한국인 이죠."
붉은 벽돌과 시멘트로 짓다 만듯한 집들, 브라질에서 파벨라라고 부르는 빈민촌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파벨라는 과거 우리나라 무허가 판잣집 같은 가건물에 그냥 눌러 앉아 사는 브라질의 도시 빈민촌 입니다.
진짜 한국 사람을 처음 본다는 주민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속 모습도 조금씩 보여줍니다.
<인터뷰> 프리실라(한국마을 주민) : "(돈을 벌면) 시멘트, 모래, 석재를 조금씩 사고 있어요. 기술자를 불러 공사할 것도 있고요. 이렇게 조금씩 집을 지어요."
마을 한쪽 담벼락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그렸던 벽화가 희미하게 남아있습니다.
<녹취> "오빤 강남스타일. 한국 노래죠?"
한국은 이들에게 고향 마을의 이름입니다.
<인터뷰> 에반드로(한국마을 주민) : "(한국에 대해 아세요?) 남한이요, 아니면 여기요? (여기는) 정말 좋은 사람만 살고 있어 요. 폭력도 싸움도 전쟁도 없어요."
하지만 리우에는 코레이아라는 이름을 가진 파벨라가 한곳 더 있습니다.
경찰 헬기가 열 감지 카메라를 동원해 야간에 마약 범죄조직을 추적합니다.
용의자가 차를 타고 이동하자 헬기가 따라가면서 총격을 가합니다.
2분간 계속된 총격에 차량은 벌집처럼 변했고 용의자는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3년 전, 코레이아라는 이름을 가진 또 다른 파벨라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파벨라는 1800년대 후반 당시 브라질의 수도였던 이곳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구가 늘어난 데다 당시 내전에 참가했던 군인과 그 가족들이 언덕에 정착하면서 파벨라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리우 시의 파벨라는 현재 약 7백여 곳,
문제는 이 파벨라들이 모두 도심의 땅을 무단 점거한 채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인터뷰> 카르발료(리우 PUC대학 교수) : "(파벨라는) 도시의 법규를 지키지 않고 비정상적이고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공간을 뜻합니다."
'호싱야'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파벨라입니다.
16만 명이 모여 사는 이곳엔 커다란 시장이 있고, 은행도 4곳이나 있습니다.
또 관광상품도 만들어 외부인이 파벨라를 살펴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입니다.
<인터뷰> 애머리(미국 대학생) : "호싱야는 관광객들에게는 특히 안전한 것 같아요. 무서웠던 적도 있는데 가끔 경찰 이 마약 조직원들과 대치하는 지역이 있어 요."
관광객들이 주로 다니는 큰길은 비교적 깨끗하지만,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좁은 골목길에 어지럽게 전깃줄이 엉켜 있고, 각종 배설물이 악취를 풍깁니다.
사람이 살고 있지만 집에는 주소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카를로스(파벨라 주민) : "이 안은 접근하기 어렵고 불편하고 길도 험하고 계단도 많아요. 어둡고 습하기 때문에 결핵 환자도 많이 생깁니다."
파벨라의 그늘 아래는 마약과 총기 밀매 등 브라질 사회의 어두운 모습도 감춰져 있습니다.
<녹취> 윌피(파벨라 래퍼) : "악당을 만드는 공장, 이 사회는 날 나쁜 길로 빠지게 짓밟지. 악당을 만드는 공장, 빼앗겨도 어쩔 수 없지, 그렇지 않으면 탕! 탕!"
리우 시는 지난 2008년부터 군과 경찰을 동원해 마약조직이 장악한 파벨라를 되찾기 위해 전쟁을 벌여 왔습니다.
이렇게 장악한 42개 지역에는 UPP라는, 평화유지경찰 초소를 만들었습니다.
또 9개 지역에는 케이블카를 운행해 파벨라 주민들과 바깥 사회를 연결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UPP 경찰 초소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좁은 골목,
계단도 없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2층 옥탑방에서 아드리아나 씨가 세 살 난 딸과 둘이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2년 전에 총탄에 맞아 숨졌습니다.
요즘도 거의 매일 총성이 들리고, 가끔은 총알이 방안으로 날아온다고 합니다.
<인터뷰> 아드리아나(파벨라 주민) : "우리는 위험한 곳에 살고 있어요. 총알이 창문을 뚫고 들어오기도 하고 정말 무서워 요."
경찰이 주둔하고는 있지만, 파벨라의 법은 따로 있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입니다.
범죄조직에 관해서 물어보면 보복이 두려운 듯 자세한 얘기를 꺼립니다.
<인터뷰> 파벨라 주민(모자이크) : "말하는 게 무서워요. 이거 TV에 나가는 것 아닌가요? 여긴 안전 대책이 전혀 없어요. 이곳(파벨라)에는 이곳의 법이 있거든요. 모두가 알고 있어요."
브라질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최근에는 리우 도심 치안도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흉기를 휘두르거나 폭행을 하고 금품을 빼앗는 범죄가 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범죄자들이 파벨라 안으로 숨어버리면 경찰도 찾을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뷰> 리우 시민(모자이크) :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요. 곳곳에 범죄 조직원이 돌아다니고 매일 강력사건이 발생해요. 리우 경찰은 대체 뭘하는 겁니까!"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리우 파벨라에서는 요즘도 경찰과 범죄조직 간의 총격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가난한 서민들은 자신들을 닭장 속 닭과 같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카를로스(파벨라 주민) : "잘 보면 어떤 닭장은 문이 열려 있고, 어떤 닭들은 닭장 밖에 나와 있어요. 왜 도망가지 않을까요? 묻고 싶네요. 저 닭들 과 우리가 뭐가 다를까요?"
범죄조직이 장악하고 있는 서민들의 주거지 파벨라,
리우 시민은 650만 명 가운데 20%가 넘는 140만 명이 이런 파벨라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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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파원 eye] 빈민촌 파벨라, ‘금지 구역’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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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9-12 08:58:49
- 수정2015-09-12 14:56:15
<앵커 멘트>
세계 3대 미항인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파벨라라고 불리는 빈민갑니다.
과거 서울의 달동네 비슷하지만 정겨웠던 달동네와는 달리 무시무시한 곳입니다.
모두 7백여곳이나 되는데 특이하게도 한국 마을이란 이름을 가진 파벨라도 있다고 합니다.
파벨라는 마약과 총기 밀매 등 각종 범죄의 온상입니다.
파벨라는 대낮에도 목숨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위험한 곳이 많아서 외부인에겐 출입금지구역 입니다.
내년의 올림픽을 앞두고 브라질 정부는 파벨라에서 수년 째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마약 조직의 손에서 파벨라를 구출하고 치안을 확보하려는 전쟁입니다.
밤낮으로 이어지는 총격전,
그러나 파벨라의 빈민들은 달리 갈 곳이 없습니다.
파벨라가 범죄의 소굴에서 평화로운 마을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요?
박영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두 팔을 벌린 거대한 예수상,
리우데자네이루의 상징인 이 예수상 뒤편 한 언덕을 올라가면 작은 마을이 나타납니다.
'벵 빈두 아 코레이아',
'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는 브라질 속 한국 마을입니다.
유래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지만 주민 2천 명이 모여 사는 이 마을이 코레이아, '한국'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건 40년도 넘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페르난도(한국마을 주민) : "마을 사람들이 '코레이아'라는 이름이 예 쁘다고 했고, 그때부터 우리는 한국마을이 됐습니다. 여러분들처럼 한국에서 온 한 국인이 아닌 코레이아 언덕에 사는 한국인 이죠."
붉은 벽돌과 시멘트로 짓다 만듯한 집들, 브라질에서 파벨라라고 부르는 빈민촌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파벨라는 과거 우리나라 무허가 판잣집 같은 가건물에 그냥 눌러 앉아 사는 브라질의 도시 빈민촌 입니다.
진짜 한국 사람을 처음 본다는 주민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속 모습도 조금씩 보여줍니다.
<인터뷰> 프리실라(한국마을 주민) : "(돈을 벌면) 시멘트, 모래, 석재를 조금씩 사고 있어요. 기술자를 불러 공사할 것도 있고요. 이렇게 조금씩 집을 지어요."
마을 한쪽 담벼락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그렸던 벽화가 희미하게 남아있습니다.
<녹취> "오빤 강남스타일. 한국 노래죠?"
한국은 이들에게 고향 마을의 이름입니다.
<인터뷰> 에반드로(한국마을 주민) : "(한국에 대해 아세요?) 남한이요, 아니면 여기요? (여기는) 정말 좋은 사람만 살고 있어 요. 폭력도 싸움도 전쟁도 없어요."
하지만 리우에는 코레이아라는 이름을 가진 파벨라가 한곳 더 있습니다.
경찰 헬기가 열 감지 카메라를 동원해 야간에 마약 범죄조직을 추적합니다.
용의자가 차를 타고 이동하자 헬기가 따라가면서 총격을 가합니다.
2분간 계속된 총격에 차량은 벌집처럼 변했고 용의자는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3년 전, 코레이아라는 이름을 가진 또 다른 파벨라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파벨라는 1800년대 후반 당시 브라질의 수도였던 이곳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구가 늘어난 데다 당시 내전에 참가했던 군인과 그 가족들이 언덕에 정착하면서 파벨라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리우 시의 파벨라는 현재 약 7백여 곳,
문제는 이 파벨라들이 모두 도심의 땅을 무단 점거한 채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인터뷰> 카르발료(리우 PUC대학 교수) : "(파벨라는) 도시의 법규를 지키지 않고 비정상적이고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공간을 뜻합니다."
'호싱야'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파벨라입니다.
16만 명이 모여 사는 이곳엔 커다란 시장이 있고, 은행도 4곳이나 있습니다.
또 관광상품도 만들어 외부인이 파벨라를 살펴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입니다.
<인터뷰> 애머리(미국 대학생) : "호싱야는 관광객들에게는 특히 안전한 것 같아요. 무서웠던 적도 있는데 가끔 경찰 이 마약 조직원들과 대치하는 지역이 있어 요."
관광객들이 주로 다니는 큰길은 비교적 깨끗하지만,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좁은 골목길에 어지럽게 전깃줄이 엉켜 있고, 각종 배설물이 악취를 풍깁니다.
사람이 살고 있지만 집에는 주소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카를로스(파벨라 주민) : "이 안은 접근하기 어렵고 불편하고 길도 험하고 계단도 많아요. 어둡고 습하기 때문에 결핵 환자도 많이 생깁니다."
파벨라의 그늘 아래는 마약과 총기 밀매 등 브라질 사회의 어두운 모습도 감춰져 있습니다.
<녹취> 윌피(파벨라 래퍼) : "악당을 만드는 공장, 이 사회는 날 나쁜 길로 빠지게 짓밟지. 악당을 만드는 공장, 빼앗겨도 어쩔 수 없지, 그렇지 않으면 탕! 탕!"
리우 시는 지난 2008년부터 군과 경찰을 동원해 마약조직이 장악한 파벨라를 되찾기 위해 전쟁을 벌여 왔습니다.
이렇게 장악한 42개 지역에는 UPP라는, 평화유지경찰 초소를 만들었습니다.
또 9개 지역에는 케이블카를 운행해 파벨라 주민들과 바깥 사회를 연결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UPP 경찰 초소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좁은 골목,
계단도 없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2층 옥탑방에서 아드리아나 씨가 세 살 난 딸과 둘이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2년 전에 총탄에 맞아 숨졌습니다.
요즘도 거의 매일 총성이 들리고, 가끔은 총알이 방안으로 날아온다고 합니다.
<인터뷰> 아드리아나(파벨라 주민) : "우리는 위험한 곳에 살고 있어요. 총알이 창문을 뚫고 들어오기도 하고 정말 무서워 요."
경찰이 주둔하고는 있지만, 파벨라의 법은 따로 있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입니다.
범죄조직에 관해서 물어보면 보복이 두려운 듯 자세한 얘기를 꺼립니다.
<인터뷰> 파벨라 주민(모자이크) : "말하는 게 무서워요. 이거 TV에 나가는 것 아닌가요? 여긴 안전 대책이 전혀 없어요. 이곳(파벨라)에는 이곳의 법이 있거든요. 모두가 알고 있어요."
브라질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최근에는 리우 도심 치안도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흉기를 휘두르거나 폭행을 하고 금품을 빼앗는 범죄가 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범죄자들이 파벨라 안으로 숨어버리면 경찰도 찾을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뷰> 리우 시민(모자이크) :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요. 곳곳에 범죄 조직원이 돌아다니고 매일 강력사건이 발생해요. 리우 경찰은 대체 뭘하는 겁니까!"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리우 파벨라에서는 요즘도 경찰과 범죄조직 간의 총격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가난한 서민들은 자신들을 닭장 속 닭과 같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카를로스(파벨라 주민) : "잘 보면 어떤 닭장은 문이 열려 있고, 어떤 닭들은 닭장 밖에 나와 있어요. 왜 도망가지 않을까요? 묻고 싶네요. 저 닭들 과 우리가 뭐가 다를까요?"
범죄조직이 장악하고 있는 서민들의 주거지 파벨라,
리우 시민은 650만 명 가운데 20%가 넘는 140만 명이 이런 파벨라에 살고 있습니다.
세계 3대 미항인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파벨라라고 불리는 빈민갑니다.
과거 서울의 달동네 비슷하지만 정겨웠던 달동네와는 달리 무시무시한 곳입니다.
모두 7백여곳이나 되는데 특이하게도 한국 마을이란 이름을 가진 파벨라도 있다고 합니다.
파벨라는 마약과 총기 밀매 등 각종 범죄의 온상입니다.
파벨라는 대낮에도 목숨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위험한 곳이 많아서 외부인에겐 출입금지구역 입니다.
내년의 올림픽을 앞두고 브라질 정부는 파벨라에서 수년 째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마약 조직의 손에서 파벨라를 구출하고 치안을 확보하려는 전쟁입니다.
밤낮으로 이어지는 총격전,
그러나 파벨라의 빈민들은 달리 갈 곳이 없습니다.
파벨라가 범죄의 소굴에서 평화로운 마을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요?
박영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두 팔을 벌린 거대한 예수상,
리우데자네이루의 상징인 이 예수상 뒤편 한 언덕을 올라가면 작은 마을이 나타납니다.
'벵 빈두 아 코레이아',
'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는 브라질 속 한국 마을입니다.
유래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지만 주민 2천 명이 모여 사는 이 마을이 코레이아, '한국'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건 40년도 넘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페르난도(한국마을 주민) : "마을 사람들이 '코레이아'라는 이름이 예 쁘다고 했고, 그때부터 우리는 한국마을이 됐습니다. 여러분들처럼 한국에서 온 한 국인이 아닌 코레이아 언덕에 사는 한국인 이죠."
붉은 벽돌과 시멘트로 짓다 만듯한 집들, 브라질에서 파벨라라고 부르는 빈민촌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파벨라는 과거 우리나라 무허가 판잣집 같은 가건물에 그냥 눌러 앉아 사는 브라질의 도시 빈민촌 입니다.
진짜 한국 사람을 처음 본다는 주민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속 모습도 조금씩 보여줍니다.
<인터뷰> 프리실라(한국마을 주민) : "(돈을 벌면) 시멘트, 모래, 석재를 조금씩 사고 있어요. 기술자를 불러 공사할 것도 있고요. 이렇게 조금씩 집을 지어요."
마을 한쪽 담벼락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그렸던 벽화가 희미하게 남아있습니다.
<녹취> "오빤 강남스타일. 한국 노래죠?"
한국은 이들에게 고향 마을의 이름입니다.
<인터뷰> 에반드로(한국마을 주민) : "(한국에 대해 아세요?) 남한이요, 아니면 여기요? (여기는) 정말 좋은 사람만 살고 있어 요. 폭력도 싸움도 전쟁도 없어요."
하지만 리우에는 코레이아라는 이름을 가진 파벨라가 한곳 더 있습니다.
경찰 헬기가 열 감지 카메라를 동원해 야간에 마약 범죄조직을 추적합니다.
용의자가 차를 타고 이동하자 헬기가 따라가면서 총격을 가합니다.
2분간 계속된 총격에 차량은 벌집처럼 변했고 용의자는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3년 전, 코레이아라는 이름을 가진 또 다른 파벨라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파벨라는 1800년대 후반 당시 브라질의 수도였던 이곳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구가 늘어난 데다 당시 내전에 참가했던 군인과 그 가족들이 언덕에 정착하면서 파벨라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리우 시의 파벨라는 현재 약 7백여 곳,
문제는 이 파벨라들이 모두 도심의 땅을 무단 점거한 채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인터뷰> 카르발료(리우 PUC대학 교수) : "(파벨라는) 도시의 법규를 지키지 않고 비정상적이고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공간을 뜻합니다."
'호싱야'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파벨라입니다.
16만 명이 모여 사는 이곳엔 커다란 시장이 있고, 은행도 4곳이나 있습니다.
또 관광상품도 만들어 외부인이 파벨라를 살펴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입니다.
<인터뷰> 애머리(미국 대학생) : "호싱야는 관광객들에게는 특히 안전한 것 같아요. 무서웠던 적도 있는데 가끔 경찰 이 마약 조직원들과 대치하는 지역이 있어 요."
관광객들이 주로 다니는 큰길은 비교적 깨끗하지만,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좁은 골목길에 어지럽게 전깃줄이 엉켜 있고, 각종 배설물이 악취를 풍깁니다.
사람이 살고 있지만 집에는 주소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카를로스(파벨라 주민) : "이 안은 접근하기 어렵고 불편하고 길도 험하고 계단도 많아요. 어둡고 습하기 때문에 결핵 환자도 많이 생깁니다."
파벨라의 그늘 아래는 마약과 총기 밀매 등 브라질 사회의 어두운 모습도 감춰져 있습니다.
<녹취> 윌피(파벨라 래퍼) : "악당을 만드는 공장, 이 사회는 날 나쁜 길로 빠지게 짓밟지. 악당을 만드는 공장, 빼앗겨도 어쩔 수 없지, 그렇지 않으면 탕! 탕!"
리우 시는 지난 2008년부터 군과 경찰을 동원해 마약조직이 장악한 파벨라를 되찾기 위해 전쟁을 벌여 왔습니다.
이렇게 장악한 42개 지역에는 UPP라는, 평화유지경찰 초소를 만들었습니다.
또 9개 지역에는 케이블카를 운행해 파벨라 주민들과 바깥 사회를 연결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UPP 경찰 초소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좁은 골목,
계단도 없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2층 옥탑방에서 아드리아나 씨가 세 살 난 딸과 둘이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2년 전에 총탄에 맞아 숨졌습니다.
요즘도 거의 매일 총성이 들리고, 가끔은 총알이 방안으로 날아온다고 합니다.
<인터뷰> 아드리아나(파벨라 주민) : "우리는 위험한 곳에 살고 있어요. 총알이 창문을 뚫고 들어오기도 하고 정말 무서워 요."
경찰이 주둔하고는 있지만, 파벨라의 법은 따로 있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입니다.
범죄조직에 관해서 물어보면 보복이 두려운 듯 자세한 얘기를 꺼립니다.
<인터뷰> 파벨라 주민(모자이크) : "말하는 게 무서워요. 이거 TV에 나가는 것 아닌가요? 여긴 안전 대책이 전혀 없어요. 이곳(파벨라)에는 이곳의 법이 있거든요. 모두가 알고 있어요."
브라질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최근에는 리우 도심 치안도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흉기를 휘두르거나 폭행을 하고 금품을 빼앗는 범죄가 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범죄자들이 파벨라 안으로 숨어버리면 경찰도 찾을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뷰> 리우 시민(모자이크) :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요. 곳곳에 범죄 조직원이 돌아다니고 매일 강력사건이 발생해요. 리우 경찰은 대체 뭘하는 겁니까!"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리우 파벨라에서는 요즘도 경찰과 범죄조직 간의 총격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가난한 서민들은 자신들을 닭장 속 닭과 같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카를로스(파벨라 주민) : "잘 보면 어떤 닭장은 문이 열려 있고, 어떤 닭들은 닭장 밖에 나와 있어요. 왜 도망가지 않을까요? 묻고 싶네요. 저 닭들 과 우리가 뭐가 다를까요?"
범죄조직이 장악하고 있는 서민들의 주거지 파벨라,
리우 시민은 650만 명 가운데 20%가 넘는 140만 명이 이런 파벨라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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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관 기자 pyk09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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