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룸] [르포] 사고 많은 곳은 이유가 있다?

입력 2015.09.19 (12:01) 수정 2015.09.20 (14:0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보행자는 종종걸음으로 걷다가 갑자기 뛰어가고 버스는 정류장이 가까워지자 오히려 속도를 높이고... 이처럼 아찔한 장면이 사라지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 시내에서 이용객이 가장 많은 버스정류장으로 조사된 청량리역 환승센터입니다.

청량리역 환승센터청량리역 환승센터


이곳 청량리역환승센터 3번 승강장에서만 하루 평균 만 4천 4백여 명의 승객이 승차를 했습니다.

서울시는 강북과 동대문 등에 살고 있는 시민과 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 이용객들이 잠실이나 강남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어 승차 승객이 집중되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버스 이용객뿐만이 아닙니다.

근처의 여러 전통시장이나 백화점 등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청량리역 환승센터 정류장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공간인 만큼 이곳에는 교통사고도 끊이지를 않고 있습니다.

■ 등잔 밑이 아찔하다?…안전하다는 횡단보도가 오히려 더 위험?

청량리역 환승센터는 데이터저널리즘팀 분석 결과 사고 다발 지역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환승센터 부근에 있는 횡단보도 부근에서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횡단보도가 오히려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량리역청량리역


청량리역 환승센터 버스정류장에는 버스전용차로가 통과합니다.

도로 중앙선을 중심으로 버스전용차로가 양 방향으로 지나가기에, 길 중간의 상행선과 하행선 두 곳에 버스정류장이 섬 처럼 세워져 있습니다.



인도에서 버스정류장 까지는 5~6 미터 정도. 몇 발자국 큰 걸음만 뛰어가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청량리역청량리역


현장에서는 보행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려는 순간에 급히 뛰어가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신호를 무시하고 바로 앞 버스정류장까지 달려가는 사람들.

파란불이 빨간불로 바뀌려 하는데도 멀리에서부터 백 미터 달리기를 하듯이 뛰어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신호등이 있는 데도 무단횡단이 사라지지 않자 아예 신호등에 무단횡단금지라는 팻말까지 붙여놓았습니다.

무단횡단금지무단횡단금지


무단횡단의 유혹에 넘어가는 보행자들 만큼이나 신호를 위반하려는 버스나 자가용도 있습니다.

한낮에 이곳 보행 신호등은 약 45초 동안 작동됩니다.

버스나 자가용이 환승센터 앞에서 신호에 걸리면 적어도 45초는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

특히 북쪽 회기역 쪽에서 오는 버스는 빨간불이 켜지면 버스정류장을 코앞에 두고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정류장에 일단 진입을 하게 되면 빨간 신호등이 켜지더라도 승객들을 태우고 내리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겁니다.

이런 연유 때문인지 정류장을 앞에 두고 속도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속력을 내서 급히 달려오는 버스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자가용이나 트럭 등 일반 자동차 또한 신호가 바뀌기 전에 버스정류장을 통과하기 위해 서두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곳 버스정류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중학생은 신호가 바뀌기 전 차량이 달려들어 아찔했던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 무단횡단과 신호위반 그 결과는…중상 이상 사고 비율 1위

보행자는 무단횡단을 하고 자동차는 무리하게 운행을 하고... 그 결과는 끔찍한 사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제작한 전국교통사고지도를 보면, 청량리역환승센터 부근은 중상 이상 사고 비율 1위, 중상 이상 사고 건수 9위로 대표적인 사고다발지역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경찰도 이런 점 때문에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구조적 문제점 등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지난해 우선적으로 간이중앙분리대를 설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간이중앙분리대간이중앙분리대




■ 사고 집중 지역…과학적인 접근으로 풀어 나가야

전문가들은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문제를 단순히 시민 의식의 부재 라는 시각으로만 접근하면 해법이 쉽지 않다고 얘기합니다.

도로의 구조적 문제점이나 정류장의 위치, 신호 체계, 관련 법규 등도 함께 살펴봐 구조적, 제도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청량리역 앞 환승센터 주변은 지난 2010년에 1명이 숨졌고 2012년에도 1명, 2013년에는 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2013년에는 중상자 숫자도 20명을 넘었습니다.

더 안전한 거리를 만들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청량리역 앞 환승센터를 포함해 전국의 수많은 사고다발지역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시급한 때입니다.

[연관 기사]

☞ [확대경] OECD 보행자 사망률 1위…위험 지역은?

☞ [데이터룸 / 디·퍼] 목숨 건 보행자들


스쿨존 어린이를 위협하는 요소들스쿨존 어린이를 위협하는 요소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데이터룸] [르포] 사고 많은 곳은 이유가 있다?
    • 입력 2015-09-19 12:01:38
    • 수정2015-09-20 14:09:28
    데이터룸
보행자는 종종걸음으로 걷다가 갑자기 뛰어가고 버스는 정류장이 가까워지자 오히려 속도를 높이고... 이처럼 아찔한 장면이 사라지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 시내에서 이용객이 가장 많은 버스정류장으로 조사된 청량리역 환승센터입니다.

청량리역 환승센터


이곳 청량리역환승센터 3번 승강장에서만 하루 평균 만 4천 4백여 명의 승객이 승차를 했습니다.

서울시는 강북과 동대문 등에 살고 있는 시민과 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 이용객들이 잠실이나 강남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어 승차 승객이 집중되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버스 이용객뿐만이 아닙니다.

근처의 여러 전통시장이나 백화점 등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청량리역 환승센터 정류장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공간인 만큼 이곳에는 교통사고도 끊이지를 않고 있습니다.

■ 등잔 밑이 아찔하다?…안전하다는 횡단보도가 오히려 더 위험?

청량리역 환승센터는 데이터저널리즘팀 분석 결과 사고 다발 지역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환승센터 부근에 있는 횡단보도 부근에서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횡단보도가 오히려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량리역


청량리역 환승센터 버스정류장에는 버스전용차로가 통과합니다.

도로 중앙선을 중심으로 버스전용차로가 양 방향으로 지나가기에, 길 중간의 상행선과 하행선 두 곳에 버스정류장이 섬 처럼 세워져 있습니다.



인도에서 버스정류장 까지는 5~6 미터 정도. 몇 발자국 큰 걸음만 뛰어가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청량리역


현장에서는 보행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려는 순간에 급히 뛰어가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신호를 무시하고 바로 앞 버스정류장까지 달려가는 사람들.

파란불이 빨간불로 바뀌려 하는데도 멀리에서부터 백 미터 달리기를 하듯이 뛰어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신호등이 있는 데도 무단횡단이 사라지지 않자 아예 신호등에 무단횡단금지라는 팻말까지 붙여놓았습니다.

무단횡단금지


무단횡단의 유혹에 넘어가는 보행자들 만큼이나 신호를 위반하려는 버스나 자가용도 있습니다.

한낮에 이곳 보행 신호등은 약 45초 동안 작동됩니다.

버스나 자가용이 환승센터 앞에서 신호에 걸리면 적어도 45초는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

특히 북쪽 회기역 쪽에서 오는 버스는 빨간불이 켜지면 버스정류장을 코앞에 두고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정류장에 일단 진입을 하게 되면 빨간 신호등이 켜지더라도 승객들을 태우고 내리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겁니다.

이런 연유 때문인지 정류장을 앞에 두고 속도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속력을 내서 급히 달려오는 버스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자가용이나 트럭 등 일반 자동차 또한 신호가 바뀌기 전에 버스정류장을 통과하기 위해 서두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곳 버스정류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중학생은 신호가 바뀌기 전 차량이 달려들어 아찔했던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 무단횡단과 신호위반 그 결과는…중상 이상 사고 비율 1위

보행자는 무단횡단을 하고 자동차는 무리하게 운행을 하고... 그 결과는 끔찍한 사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제작한 전국교통사고지도를 보면, 청량리역환승센터 부근은 중상 이상 사고 비율 1위, 중상 이상 사고 건수 9위로 대표적인 사고다발지역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경찰도 이런 점 때문에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구조적 문제점 등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지난해 우선적으로 간이중앙분리대를 설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간이중앙분리대




■ 사고 집중 지역…과학적인 접근으로 풀어 나가야

전문가들은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문제를 단순히 시민 의식의 부재 라는 시각으로만 접근하면 해법이 쉽지 않다고 얘기합니다.

도로의 구조적 문제점이나 정류장의 위치, 신호 체계, 관련 법규 등도 함께 살펴봐 구조적, 제도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청량리역 앞 환승센터 주변은 지난 2010년에 1명이 숨졌고 2012년에도 1명, 2013년에는 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2013년에는 중상자 숫자도 20명을 넘었습니다.

더 안전한 거리를 만들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청량리역 앞 환승센터를 포함해 전국의 수많은 사고다발지역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시급한 때입니다.

[연관 기사]

☞ [확대경] OECD 보행자 사망률 1위…위험 지역은?

☞ [데이터룸 / 디·퍼] 목숨 건 보행자들


스쿨존 어린이를 위협하는 요소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