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룸] [르포] 스쿨존 어린이를 위협하는 것들

입력 2015.09.19 (13:41) 수정 2015.09.1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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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하굣길 이면도로 ‘곡예 보행’

평일 아침 8시 반. 초등학생들이 인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좁은 이면도로에서 차량과 오토바이를 피해가며 등교합니다. 경기도 성남의 수진초등학교에서 매일 등하굣길에 벌어지는 풍경입니다.

학교 반경 300미터 이내에서 지난 5년간 일어난 어린이 보행자 사고가 28건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곳입니다. 주택가 한복판에 있는 데다 인근에 시장까지 있는 이 학교 주변 도로에서 어린이들은 그야말로 '곡예 보행'을 하고 있습니다.

■ “차가 오면 주차된 차들 틈에 숨어요”

방과 후 학습을 마치고 삼삼오오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이들에게 등하굣길 사고 위험성을 물었습니다.

한 4학년 어린이는 두 달 전 등굣길에 학교 정문 앞 골목길에서 뛰어나오다 승용차와 부딪쳤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지점 주변에 무늬뿐인 이른바 '이미지 과속방지턱'만 있었고, 골목길에서 나오는 어린이를 볼 수 있게 한 렌즈 등 주의 시설이 없었던 게 사고 원인으로 꼽힙니다.

또, 다른 2학년 어린이는 차도와 인도가 분리되지 않은 이면도로를 걸어 집으로 가는데 차가 오면, 불법 주차된 다른 차들 사이로 숨는다고 말했습니다.



위험하지 않냐고 묻자 매일 일어나는 일이라 괜찮다는 게 9살 어린이의 답변이었습니다.

곳곳에서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어린이들은 이를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보행로 미확보, 신호·안전시설 미비

지난 5년간 어린이 보행 사고가 가장 많았던 전남 순천의 동명초등학교 주변도 실상은 비슷합니다. 학교 정문 앞 사거리에 횡단보도가 있지만 신호등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혼자 길을 건너다 차에 부딪힐 뻔 한 적이 여러 번 있다고 이 학교 어린이들은 말합니다.

스쿨존스쿨존


실제 지난해에는 불법 주차된 차들 틈에서 뛰어나간 어린이가 달려오는 화물차에 부딪혀 중상을 입는 사고가 나기도 했습니다. 이 학교 앞 사거리에서만 지난 5년간 4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났습니다.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로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 주정차는 사고 위험성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스쿨존스쿨존


여기에, 일관성 없는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과 안전시설 미비 등으로 인해 ‘어린이보호구역‘마저 어린이들의 안전한 보행 울타리가 돼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영상으로 보는 스쿨존 어린이 사고 통계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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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룸] [르포] 스쿨존 어린이를 위협하는 것들
    • 입력 2015-09-19 13:41:13
    • 수정2015-09-19 21:55:29
    데이터룸
■ 등하굣길 이면도로 ‘곡예 보행’

평일 아침 8시 반. 초등학생들이 인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좁은 이면도로에서 차량과 오토바이를 피해가며 등교합니다. 경기도 성남의 수진초등학교에서 매일 등하굣길에 벌어지는 풍경입니다.

학교 반경 300미터 이내에서 지난 5년간 일어난 어린이 보행자 사고가 28건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곳입니다. 주택가 한복판에 있는 데다 인근에 시장까지 있는 이 학교 주변 도로에서 어린이들은 그야말로 '곡예 보행'을 하고 있습니다.

■ “차가 오면 주차된 차들 틈에 숨어요”

방과 후 학습을 마치고 삼삼오오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이들에게 등하굣길 사고 위험성을 물었습니다.

한 4학년 어린이는 두 달 전 등굣길에 학교 정문 앞 골목길에서 뛰어나오다 승용차와 부딪쳤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지점 주변에 무늬뿐인 이른바 '이미지 과속방지턱'만 있었고, 골목길에서 나오는 어린이를 볼 수 있게 한 렌즈 등 주의 시설이 없었던 게 사고 원인으로 꼽힙니다.

또, 다른 2학년 어린이는 차도와 인도가 분리되지 않은 이면도로를 걸어 집으로 가는데 차가 오면, 불법 주차된 다른 차들 사이로 숨는다고 말했습니다.



위험하지 않냐고 묻자 매일 일어나는 일이라 괜찮다는 게 9살 어린이의 답변이었습니다.

곳곳에서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어린이들은 이를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보행로 미확보, 신호·안전시설 미비

지난 5년간 어린이 보행 사고가 가장 많았던 전남 순천의 동명초등학교 주변도 실상은 비슷합니다. 학교 정문 앞 사거리에 횡단보도가 있지만 신호등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혼자 길을 건너다 차에 부딪힐 뻔 한 적이 여러 번 있다고 이 학교 어린이들은 말합니다.

스쿨존


실제 지난해에는 불법 주차된 차들 틈에서 뛰어나간 어린이가 달려오는 화물차에 부딪혀 중상을 입는 사고가 나기도 했습니다. 이 학교 앞 사거리에서만 지난 5년간 4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났습니다.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로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 주정차는 사고 위험성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스쿨존


여기에, 일관성 없는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과 안전시설 미비 등으로 인해 ‘어린이보호구역‘마저 어린이들의 안전한 보행 울타리가 돼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영상으로 보는 스쿨존 어린이 사고 통계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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