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그래도 한 번 정도는 웃긴다?”

입력 2015.10.06 (20:02) 수정 2015.10.1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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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 번 정도는 웃긴다?…‘서부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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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소개 : 휴전 눈 앞인데 돌아갈 수 없는 두 군인의 이야기 ]

박은영 아나운서: 전쟁과 휴머니즘 또 한 번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까요. 오늘의 영화는 서부전선입니다. 서부전선 과연 어떤 얘기인지 강 교수님께서 줄거리부터 소개해주시죠.

강유정 영화평론가: 때는 휴전이 얼마 남지 않은 여름입니다. 폭격이 있었어요. 동료들이 다 명을 달리하고 남복과 영광 이 두 사람만 남는데 각각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이유가 있는 겁니다. 남복은 비밀문서를 챙겨서 돌아가야만 제대로 살 수 있고 한편 영광은 전차를 챙겨서 소위 말하는 땅크를 가지고 가야만 하기 때문에 이 두 사람이 이권이 맞닥드리는거죠. 왜냐면 비밀문서를 영광이 가지고 있거든요. 내놔라 말아라 갈 수없다 있다 이렇게 아주 치열하게 서로 좀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마지막엔 돌아가느냐 마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 관객에게 또 눈물과 궁금증을 함께 전달해주는 영화가 바로 서부전선입니다.

박: 교수님께서도 방금 말씀하셨지만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사실은 가족까지 다 담고 있기 때문에 종합 선물세트죠. 박스 열면 이것저것 다 들어있는거. 이런 게 여러 가지 즐거움을 줄 수 있는가 하면 또 애매해질 수도 있잖아요.

강: 전 양갱 안 좋아하거든요. 양갱이 굉장히 잔뜩 들어가 있는 좀 레트로한 좋게 말해서 복고풍 종합선물세트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면 종합선물세트는 싼 맛이지만 많아야 되요. 뭔가 많아서 다양하게 먹는 재미가 있고 그래 양갱 있으면 너 먹어 하고 나머지를 내가 먹는 즐거움이 있어야 하는데 일단 저는 안 웃겼고요. 안웃긴데다가 웃기려고 하고 나중에는 안쓰러울 정도였어요. 울리려고 하고 웃기려고 하는데 의도는 보이나 몸이 안따라가주는 이 느낌이 좀 안쓰럽다 그래서 저는 종합선물세트라는 말은 좀 반대입니다.

최광희 영화평론가: 서부전선은 처음부터 이 영화는 코미디야 라고 하면서 전투씬부터가 굉장히 희극적입니다. 일단 사람들이 장병들이 인민군들이 쏘는 총을 맞아서 죽는데 그것도 굉장히 오버스러워요 슬랩스틱 코미디 같아요.

박: 초반에 집중을 못 시키는군요

[ 연극같은 구성, ‘오버스러운’ 코미디, 개그콘서트보다 안 웃기다?]

최: 사람이 총 맞아 죽는 장면을 슬랩스틱 코미디처럼 처리해버리면 정서적으로 아 이 영화는 오버하는 코미디구나 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게 된다는 거예요. 그때서부터 설경구와 여진구의 대립 라인도 시종일관 오버하고 있는 거예요. 계속 오버하니까 개그콘서트보다 재미없는 거죠.

강: 문제는 이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대일이예요. 연극인줄 알았어요 저는. 무슨 말이냐면 두 사람이 만나서 총구를 겨눈다 재미있어요. 그런데 이 얘기를 두 시간까지 끌고 가려면 외부적 요인들이 좀 있어야 되고 아니면 이 두 사람의 캐릭터가 좀 입체적이라서 다른 재미를 끌고 와야 되는데 굉장히 보편적인 인물이에요. 이 남자는 그저 집에 가고 싶은 순박한 남한의 국군. 그리고 집에 고향에 예쁜 여자 친구를 두고 온 마찬가지로 착한 북한군. 둘이서 두 시간 반 동안 싸워봤자 색다른 게 없으니까 그게 제일 큰 문제인 거 같아요. 이를테면 둘이 같이 수류탄 던지고 이것도 한 두 번이지 두 시간 반 동안 계속 거듭하다보니까 약간 원맨쇼 두 사람이 하지만 원맨쇼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좀 아쉬웠습니다.

박: 천성일 감독이 데뷔작이고 그 전에 작품들을 보니까 7급 공무원 해적 그리고 드라마 추노를 집필을 했어요. 다 나쁘지 않은 작품들이었거든요.

[뻔한 공식 따르지 않는 천성일 식 코미디...어디갔지?]

최: 천성일 감독의 작가 시절의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코미디로서의 장점은 한국 코미디 영화의 뻔 한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거예요. 무슨 얘기냐면 앞에 웃기고 뒤에 울리는 전반부는 코미디 뒷부분은 신파 이게 한국 코미디 영화의 뻔한 공식이거든요. 근데 대표적인 7급공무원 작년에 실패했던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모두 코미디로서 쭉 뒤까지 유쾌하게 가요. 그 호흡으로 유지가 되는 그 힘이 있거든요. 그게 바로 천성일이라고 하는 작가의 힘이에요. 근데 이상하게 자기가 연출을 한 작품에서는 본인의 장점을 버려버리는 거예요. 지금까지 많은 한국영화들이 답습했던 바로 그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거죠.

강: 저는 제일 웃긴 게 말벌한테 말벌이 아니겠구나 벌집 건드려서 벌에 쏘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최: 퉁퉁 붓는 게

강: 그게 제일 비극적인거예요 분장으로 웃긴 거였어요. 저는 그게 제일 웃겼어요. 그나마. 촘촘하게 만들어진 상황과 대사로 웃기는 게 아니라 결국은 특수 분장을 한 상태에서 웃긴다는 건 어떤 점에서 천성일 감독이 조금 자존심 상해야 마땅한 부분이라고 봐요. 사람들이 거기서만 웃었다 그러면 좋은 감독이라면 아 그래 성공했어가 아니라 아니 다른 재밌는 부분은 다 안 웃었단 말이야 하면서 자존심 상하는 게 맞는 거죠.

박: 아니 그런데 사실은 두 분이 아무래도 평론가의 입장으로 봐야 되니까 아 뭐야 안 웃긴데 이렇게 할 수 있지만 또 그냥 가벼운 걸 좋아하는

강: 저 자신 있게 재미없을 거 같아요.

박: 아 진짜요 명절이라 가벼운 거 좋아해서 극장을 찾은 분들은 이렇게 왜 그 뭔가 배설로 웃는 거 있잖아요. 그래 그냥 하하하

최: 사실 관객들에 대해서 우리가 보는 시각하고 관객들이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는 있어요. 다를 수는 있는데 코미디는 사실 크게 다르지 않아요. 왜냐면 우리도 사람이잖아요. 웃길 때 웃는다구요. 억지로 안 웃어야지 웃긴데도 불구하고 난 전문가니까 웃으면 안 돼 이러진 않는단 말이예요

박: 저는 오히려 내가 왜 웃어야 돼 이렇게 보는데

최: 그러면 안되지. 그냥 마음을 툭 털어놓고 관객의 입장에서 웃기면 깔깔깔 포복절도하고 그러는 건데 아까 전에 뭐 설정 자체는 참신했다라고 강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저는 설정도 사실은 어느 정도는 작위적이었다 설득이 안 된다는 거예요. 왜냐면 비문이라고 하는 것을 매개로 해서 두 사람이 대립하게 되는데 그 비문을 설정해놓은 거 자체가 억지스러워요. 왜냐면 인민군 소령인 영광이가 굳이 그 낙오된 상황에서 비문을 자기가 챙길 이유도 크지도 않거니와 설경구가 내놓으라고 하는데 그게 안에 내용도 모르는데 계속 붙잡고 있는 것도 설득력이 없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상 두 사람의 대립을 만들어내기 위한 억지 매개로 이 비문이라는 것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그거 자체가 관객들을 버스 안에 태우는데 실패한 요인이 됐다는 거예요. 그다음부터는 저 두 사람이 왜 저러고 있지 라고 하는 부분에서 이입이 안 되는 거죠.

박: 그렇지만 아마 이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은 20살도 채 안된 여진구씨가 참 어떻게 보면 남성스럽고 남자답고 귀엽기도 하잖아요. 여기서는 조금 자신의 나이답게 귀여운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었을 텐데 그 연기력에 좀 두 분 다

[ 설경구의 영화 선택, 항상 아쉽다 ]

강: 저는 뭐 일단은 연기력을요. 말하자면 김연아 선수 모셔서 여기서 그 트리플 보여줄 수 없잖아요. 아무데서나 연기력을 발휘하기는 힘들다. 여진구씨가 특별한 발견은 더 없었던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고. 설경구씨가 정말 영화선택을 잘 하는 배우일까 라고 물어본다면 의아합니다. 가령 최근에 작품들 타워랄지 이런 작품들 감시자들이 물론 잘 됐지만 그곳에서 설경구씨 역할 생각해보면 조금 고개를 갸웃하게 되고 해운대에서 설경구씨가 관객 천만을 넘었지만 설경구의 리딩 역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데 이번에 서부전선도 보니까 설경구씨가 과연 대본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는가 조금 의심이 됐습니다.

최: 작품에 대한 욕망 배우의 욕망 일단 흥행이 잘 되는 영화를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 배우라면 대표작을 남기고 싶겠죠.

박: 근데 사실 설경구씨 같은 경우에는 대표작이 많은 배우 아닌가요. 박하사탕부터 시작해서 광복절특사 실미도

최: 작품으로서의 대표작을 말하는 거예요.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내가 이 영화만큼은 내가 어디다 내놔도 부끄럼이 없다고 할 정도의 그러한 대표작을 말씀드리는 거예요. 설경구씨가 그런 대표작이 박하사탕 이외에는 사실 오아시스. 이창동 감독하고 작업했던 거 외에는 이 후로는 계속 대중영화에만 캐스팅이 됐어요. 그래서 본인이 그런 영화들만 하고 있고. 조금 뭐랄까 지금은 좀 작품에 욕심을 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강: 이렇게 말씀드리면 본인한텐 아플 수 있겠지만 가령 송강호씨가 계속 맡아왔던 것 변호인 관상 이런 역할에 있어서의 배우의 비중과 해운대 타워 서부전선에 있어서의 배우의 비중이라는 건 굳이 제가 설명을 안 드려도 관객들이 느끼는 게 있거든요. 비중이라는 게. 그런 부분에서 연기에 욕심을 좀 더 낼 수 있으면 좋겠다. 관객 수 너무 고민하지 말고 연기를 할 수 있는 영화를 좀 선택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최: 좀 심하게 얘기해서 아무 영화에나 막 나온다 그것은 본인에게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겠죠.

[ 이 영화의 한줄평 ]

박: 알겠습니다. 자 두 분의 말씀을 쭉 들어봤는데 그래도 엄지평가를 내려봐야겠죠. 해볼게요. 하나 둘 셋 완전히 안내리신거죠.

최: 이게

박: 45도죠

최: 사방 45도

박: 뭐죠 이거 뭘 의미하는 거죠

최: 약간 상대평가와 절대평가가 섞였어요. 탐정 더 비기닝하고 같이 맞붙잖아요. 제가 주에 탐정 더 비기닝을 이걸 했는데 서부전선도 이걸 하면 그 둘 다 동급 영화가 되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탐정 더 비기닝 보다는 조금 더 잘 만들어진 영화 같아요.

강: 정말요 저는 반대인데. 탐정 더 비기닝이 차라리 제가 다시 줄 수 있으면 좀 더 올려주고 싶을 정도로 이 영화에 비해서는. 그건 그래도 실소라던가 자잘 자잘한 개그 요소들이 있었거든요. 저는 오히려 탐정과 비교하자면 좀 더 낫습니다 탐정에 비해서

박: 그럼 최평론가님께서는 어떤 포인트가

최: 탐정 더 비기닝은 코미디잖아요. 한 번도 안 웃었거든요. 근데 이 영화는요 어디서 웃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한 번은 웃었어요. 그래서 이거예요.

박: 한 번 웃은거 때문에. 예, 알겠습니다. 한줄평 기대됩니다.

강: 저는 서부전선, 어이없다.

박: 야 깔끔하게

최: 서부전선 이상없다 이 멋진 언어유희

박: 우리 평론가님 보여 주시죠

최: 저는 거기까지 내공이 안 되고요. 야구에 한 번 비유해보겠습니다. 천성일 감독이 잘 던지는 선발투수예요. 잘 던지는 투수가 타석에 들어왔을 땐 대부분 어떻게 됩니까. 아웃 되죠. 네. 그래서 선발투수의 파울플라이라고 하겠습니다.

박: 아웃이네요 그야말로.

최: 아웃됐는지 안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웃될 가능성이 높네요.

박: 알겠습니다. 추천영화 만나볼게요.

[최광희 강유정의 추천영화]

<러브 인 프로방스 : 할아버지로 돌아온 ‘레옹’ >

최: 오늘 제가 추천해드릴 영화는 프랑스 영화입니다. 제가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러브인 프로방스. 프로방스 지방 장 르노가 나오는데 레옹의 장르노가 할아버지가 됐어요. 손주들이 찾아옵니다. 17살 때 자신이 떠나버렸던 그런 딸이 낳은 손주들이예요. 근데 딸이 이혼을 하는 바람에 대책 없이 집에 맡겨놨는데 딸이 너무 미운 나머지 처음에는 손주들한테 상당히 투박하게 대하는데요. 하지만 전원생활을 통해서 아이들과 하나씩 둘씩 교감을 나누게 되면서 할아버지와 손자들 사이의 교감이 생겨나는 과정을 프랑스 휴먼드라마 특유의 호우 억지로 울리지 않는 그런 신파적인 자극적인 설정 없이도 마음속에 쓱 감동이 밀려들어오게 하는 가슴 따뜻한 휴먼드라마입니다.

<춘희막이 : 촬영만 4년, 가슴 뭉클한 다큐멘터리 >

강: 제가 소개해 드릴 영화는 춘희 막이입니다. 최근에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들 볼만한 작품들이 좀 있죠. 이 작품도 그런 계보를 잇지 않을까 싶은데요. 바로 아흔이 된 막이 할머니하고

박: 할머니 성함이네요.

강: 맞습니다.그리고 춘희도 바로 할머니의 성함인데 이 두 분의 관계가 뭘까요

박: 친구?

강: 사실은 처첩관계예요. 아들 하나 낳았던 이 막이 할머니가 아들을 잃어버린 거예요. 그 다음에 대를 이어야 하니 춘희 할머니를 들인 겁니다.

최: 두 번째 아내가 되겠네요.

강: 맞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아들도 낳았거든요. 아들만 낳으면 내쫓아야지 했는데 미운 정 고운 정 살다보니 둘이 친구가 돼서 같이 늙어 가는데 그 세월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할 수 있겠고요. 이게 지금 촬영 원본만 180시간이라고 해요. 4년 동안 찍었고요. 그리고 2700페이지 프리뷰 노트가 있다고 할 정도니 정말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으려고 했다 라는게 느껴지고 그 노후 노년에 대한 이야기도 어김없이 하고 있는 보다보면 왠지 뭉클해지는 다큐멘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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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습의 장애’ 넘어 꿈 찾기…‘미라클 벨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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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영화평론가 : 미라클. 기적이라는 의미죠. 우리는 언제 기적이라는 말을 쓸까요. 확률 상으로 보면 성공의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일 때 개연성으로 쳐도 성공할까 싶은 그런 일들이 성공으로 끝마쳤을 때 우리는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벨리에에게는 어떤 기적이 일어나는 걸까요.

만약에 시각 장애인이 그림을 그리는 게 가능할까요. 그렇다면 청각 장애인이 노래를 부르는 건 어떨까요. 어렵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폴라의 가족은 네 명. 부모님과 남동생 모두 청각장애인입니다. 폴라만이 유일하게 어떤 장애도 없는데요. 그런 그녀가 노래를 부릅니다. 아니 잘합니다.

[ ‘개인’과 ‘가족’ ...폴라의 선택은? ]

문제는 그녀가 그저 폴라 벨리에가 아니라 벨리에 가문의 일원이라는 겁니다. 가문의 일원. 폴라의 가족에게 폴라는 통역사이자 해결사입니다. 농장을 운영하는 부모님은 게다가 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는데요. 연설도 하고 농장 유제품을 팔기도 해야 하고 폴라가 너무 필요할 때 마침 폴라의 숨겨졌던 재능이 발견된 겁니다.

뻔한 가족드라마와 달리 폴라의 부모님들은 폴라의 재능을 알아보고 자신들을 버리고 도망가려 한다며 오히려 비난하고 슬퍼하기도 합니다. 아직 부모님들은 폴라를 독립시킬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거죠.

[ ‘인습의 장애물’ 넘을 수 있을까? ]

빌리 엘리어트라는 영화 기억하시죠. 탄광에서 소년이 발레를 하는 것 이것도 왠지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면 농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건 어떨까요. 사실상 폴라는 인습의 장애물에 갇혀서 자신의 꿈을 멈춰야 했던 건데요. 이제 폴라는 이 집의 장애물을 딛고 꿈을 좇아 나갑니다.

어떻게 보자면 벨리에 가문에 있어서 장애는 듣지 못하는 신체적 장애가 아니라 자신의 딸을 독립된 인격으로 보지 못했던 그런 인습의 장애물에 갇혀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폴라는 원하는 대로 노래를 할 수도 있고 숨겨진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도 있습니다.

[ 시종일관 밝고 흥겨운 영화 ]

가족 네 명 중에 세 명이 장애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시종일관 밝고 흥겹습니다 .영화에서 아버지는 이런 말을 합니다.

생각해보면 사람에게는 누구나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습니다. 어쩌면 장애란 그렇게 장단점 나의 정체성의 일부가 아닐까요. 그렇게 장애를 보는 새로운 시각이 흥미롭고 한편으로는 사랑스러운 영화, 미라클 벨리에입니다.

까칠한 시선까칠한 시선
대스타들의 어제 : 시작은 초라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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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희 영화평론가 : 저도 평론가 햇병아리 시절이 있었지만 박은영 아나운서도 아나운서 초년 시절이 있었다면 기억나세요? 좋은 기억이 나세요? 나쁜 기억이 나세요?

박은영 아나운서: 어제일도 사실 기억이 안 나서 8년 전의 기억이 잘 안나요.

최: 벌써 치매야

박: 근데 사실 이건 있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풋풋했던 그런 느낌은 있었지만 지금보다 젖살이 통통했다 그 정도

최: 그때 그리워요?

박: 아니요. 지금이 좋습니다.

최: 지금 뭐 훨씬 월급도 그때보다 많이 받으니까. 누구에게나 사실은 햇병아리 시절이 있죠. 배우들도 마찬가지 인거 같아요. 지금은 대스타로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긴 하지만 초라했던 출발 지점이 있다는 것도 확인할 필요가 있겠죠.

박: 오랜만에 옛날 영화를 보거나 제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시간을 달리는 TV라고 옛날 배우들의 초창기 모습을 가끔 보여주거든요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최: 그래서 준비를 해봤습니다. 대스타들의 햇병아리 시절, 본인들이야 부끄럽고 다시 확인하고 싶지 않겠지만 우리로서는 색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 요즘 제일 ‘핫한’ 배우 유아인의 ‘햇병아리’ 시절은?]

요즘 베테랑에 사도에 아주 인기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는 배우이죠. 유아인.

박: 두 편의 연이은 히트작으로 일약 누나들이 너무나 사랑해 마지않는 배우의 반열에 올랐죠.

최: 박은영씨 입장에선 누나지만 누나라고 할 수가 없는 게 유아인이 나이가 꽤 됩니다. 86년생이니까 벌써 29, 내년에 서른입니다

박: 왠지 소년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렇게까지 나이가 있는지 몰랐네요.

최: 그도 그럴 법 한게요. 그동안 유아인이 맡았던 역할이 소년의 이미지가 강했죠. 유아인의 데뷔작이 바로 독립영화였는데요. 지금 보고 계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라는 작품이죠.

박: 이런 영화도 있었네요. 독립 영화라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실 거 같아요.

최: 지난 2006년에 나왔으니까 유아인이 당시 스무 살 때 찍은 아주 풋풋한 청춘영화인데요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장난감 총을 갖고 노는 아주 반항적인 10대 소년을 연기했죠.

박: 정말 소년티가 팍팍 나기도 하고 머리스타일도 지금하고 완전히 다르고요.

최: 눈이 안보일 정도죠. 어쨌든 이 영화에서의 호연을 바탕으로 이듬해 정윤철 감독의 영화에서 꽤나 잘나가는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요.

박: 어떤 영화였죠?

최: 바로 이 영화 좋지 아니한가.

박: 이때는 훨씬 더 어려보이네요.

최: 역시 10대 소년의 앳된 모습이죠. 실은 스물한 살이라는 거. 어쨌든 유아인이 이때까지는 독립영화나 대중영화의 조연 정도를 맡았었는데요. 그렇게 작지만 소박한 출발점에서부터 서서히 연기력을 담금질 했다는 게 지금의 유아인을 만든 원동력이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박: 스타의 옛 시절 정말 흥미롭네요. 그러면 다음에 소개해줄 분은 누구죠

[ 배우 황정민의 첫 영화는 바로...]

최: 네. 역시 국제시장과 베테랑으로 2연타석 홈런을 때린 흥행제조기 황정민입니다.

박: 황정민씨의 햇병아리시절 어땠을지 궁금한데요?

최: 바로 이 영화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브라더스가 첫 장편 주연 작이 되겠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쉬리에서 잠깐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영화배우의 길에 접어든 건 이 작품이라고 봐야겠죠.

박: 어떤 역할이었죠?

최: 나이트클럽 삼류 밴드 드러머 강수혁이 황정민의 역할이었습니다.

박: 그러고 보니까 류승범씨의 모습도 보이네요.

[ ‘집달관1’로 시작한 영화, 배우 김윤석 ]

최: 그렇죠. 그러니까 이 영화는 류승범의 햇병아리 시절 영화라고 해도 되겠네요. 다음 배우로 넘어가 보실까요. 지금은 송강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흥행 배우 바로 김윤석입니다.

박: 김윤석씨는 영화배우 데뷔가 좀 늦지 않았나요?

최: 원래는 송강호와 함께 연극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는데요. 잠시 연기 생활을 접고 있던 그가 다시 연기를 시작하게 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범죄의 재구성에서 이 형사 역으로 조연을 맡으면서부터죠.

박: 최동훈 감독과의 인연은 이때부터 시작이 된거군요.

최: 그죠. 그 전에 단역도 몇 편 했습니다. 한 번 볼까요.

박: 김윤석씨가 저렇게 작은 역을 했다는 게 지금으로서는 믿어지지가 않네요.

최: 저 때는 배역 이름도 없었습니다. 사채 퀵 집달관1 이런 배역이었죠. 이런 와중에 어쩌면 김윤석의 역량을 제대로 입증한 영화를 만났으니 그게 바로 이해영 이해준 감독이 공동 연출한 이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가 되겠습니다.

박: 기억나요. 이 영화에서 맨날 술에 취해 사는 아버지 역을 맡았었죠.

최: 인생 막장에서 성적 정체성이 남다른 아들을 그야말로 무자비하게 학대하는 아버지로 연기파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해 보였죠.

박: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준비된 연기파 배우들은 기회가 왔을 때 아주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는군요.

역시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자만이 음식 맛을 제대로 알 수 있다. 정말 적절한 비유네요.

최: 그렇죠. 그래서 대기만성이란 말도 있잖아요. 저렇게 햇병아리 시절을 통과하면서 연기력을 담금질 한 게 그러면서 기회를 기다리는 거 이것이 대스타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건 또 배우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시사 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박: 아무래도 오늘은 멋진 스타 그리고 멋진 배우들의 초년 시절을 보니까 굉장히 까칠한 시선이 흥미진진하네요.

최: 오늘만 흥미진진한건 아니고 원래부터 흥미진진했어요.

박: 아니 왜 이렇게 오늘 까칠하세요?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요. 늘 흥미진진했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 재밌다. 이런 얘기였습니다.

최: 그동안 재밌었다니까요 계속해서.

박: 평론가님! 왜 이렇게 까칠하세요. 남자가 자꾸 이렇게 까칠해지면 여성 호르몬 나오는 거……. 저도 노처녀라 만만치 않게 까칠한데 다음 주에는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 기대하겠습니다.

최: 미안해요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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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부전선] “그래도 한 번 정도는 웃긴다?”
    • 입력 2015-10-06 20:02:32
    • 수정2015-10-13 14:16:31
    무비부비2
무비부비2 그래도 한 번 정도는 웃긴다?…‘서부전선’다시보기


[줄거리 소개 : 휴전 눈 앞인데 돌아갈 수 없는 두 군인의 이야기 ]

박은영 아나운서: 전쟁과 휴머니즘 또 한 번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까요. 오늘의 영화는 서부전선입니다. 서부전선 과연 어떤 얘기인지 강 교수님께서 줄거리부터 소개해주시죠.

강유정 영화평론가: 때는 휴전이 얼마 남지 않은 여름입니다. 폭격이 있었어요. 동료들이 다 명을 달리하고 남복과 영광 이 두 사람만 남는데 각각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이유가 있는 겁니다. 남복은 비밀문서를 챙겨서 돌아가야만 제대로 살 수 있고 한편 영광은 전차를 챙겨서 소위 말하는 땅크를 가지고 가야만 하기 때문에 이 두 사람이 이권이 맞닥드리는거죠. 왜냐면 비밀문서를 영광이 가지고 있거든요. 내놔라 말아라 갈 수없다 있다 이렇게 아주 치열하게 서로 좀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마지막엔 돌아가느냐 마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 관객에게 또 눈물과 궁금증을 함께 전달해주는 영화가 바로 서부전선입니다.

박: 교수님께서도 방금 말씀하셨지만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사실은 가족까지 다 담고 있기 때문에 종합 선물세트죠. 박스 열면 이것저것 다 들어있는거. 이런 게 여러 가지 즐거움을 줄 수 있는가 하면 또 애매해질 수도 있잖아요.

강: 전 양갱 안 좋아하거든요. 양갱이 굉장히 잔뜩 들어가 있는 좀 레트로한 좋게 말해서 복고풍 종합선물세트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면 종합선물세트는 싼 맛이지만 많아야 되요. 뭔가 많아서 다양하게 먹는 재미가 있고 그래 양갱 있으면 너 먹어 하고 나머지를 내가 먹는 즐거움이 있어야 하는데 일단 저는 안 웃겼고요. 안웃긴데다가 웃기려고 하고 나중에는 안쓰러울 정도였어요. 울리려고 하고 웃기려고 하는데 의도는 보이나 몸이 안따라가주는 이 느낌이 좀 안쓰럽다 그래서 저는 종합선물세트라는 말은 좀 반대입니다.

최광희 영화평론가: 서부전선은 처음부터 이 영화는 코미디야 라고 하면서 전투씬부터가 굉장히 희극적입니다. 일단 사람들이 장병들이 인민군들이 쏘는 총을 맞아서 죽는데 그것도 굉장히 오버스러워요 슬랩스틱 코미디 같아요.

박: 초반에 집중을 못 시키는군요

[ 연극같은 구성, ‘오버스러운’ 코미디, 개그콘서트보다 안 웃기다?]

최: 사람이 총 맞아 죽는 장면을 슬랩스틱 코미디처럼 처리해버리면 정서적으로 아 이 영화는 오버하는 코미디구나 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게 된다는 거예요. 그때서부터 설경구와 여진구의 대립 라인도 시종일관 오버하고 있는 거예요. 계속 오버하니까 개그콘서트보다 재미없는 거죠.

강: 문제는 이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대일이예요. 연극인줄 알았어요 저는. 무슨 말이냐면 두 사람이 만나서 총구를 겨눈다 재미있어요. 그런데 이 얘기를 두 시간까지 끌고 가려면 외부적 요인들이 좀 있어야 되고 아니면 이 두 사람의 캐릭터가 좀 입체적이라서 다른 재미를 끌고 와야 되는데 굉장히 보편적인 인물이에요. 이 남자는 그저 집에 가고 싶은 순박한 남한의 국군. 그리고 집에 고향에 예쁜 여자 친구를 두고 온 마찬가지로 착한 북한군. 둘이서 두 시간 반 동안 싸워봤자 색다른 게 없으니까 그게 제일 큰 문제인 거 같아요. 이를테면 둘이 같이 수류탄 던지고 이것도 한 두 번이지 두 시간 반 동안 계속 거듭하다보니까 약간 원맨쇼 두 사람이 하지만 원맨쇼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좀 아쉬웠습니다.

박: 천성일 감독이 데뷔작이고 그 전에 작품들을 보니까 7급 공무원 해적 그리고 드라마 추노를 집필을 했어요. 다 나쁘지 않은 작품들이었거든요.

[뻔한 공식 따르지 않는 천성일 식 코미디...어디갔지?]

최: 천성일 감독의 작가 시절의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코미디로서의 장점은 한국 코미디 영화의 뻔 한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거예요. 무슨 얘기냐면 앞에 웃기고 뒤에 울리는 전반부는 코미디 뒷부분은 신파 이게 한국 코미디 영화의 뻔한 공식이거든요. 근데 대표적인 7급공무원 작년에 실패했던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모두 코미디로서 쭉 뒤까지 유쾌하게 가요. 그 호흡으로 유지가 되는 그 힘이 있거든요. 그게 바로 천성일이라고 하는 작가의 힘이에요. 근데 이상하게 자기가 연출을 한 작품에서는 본인의 장점을 버려버리는 거예요. 지금까지 많은 한국영화들이 답습했던 바로 그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거죠.

강: 저는 제일 웃긴 게 말벌한테 말벌이 아니겠구나 벌집 건드려서 벌에 쏘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최: 퉁퉁 붓는 게

강: 그게 제일 비극적인거예요 분장으로 웃긴 거였어요. 저는 그게 제일 웃겼어요. 그나마. 촘촘하게 만들어진 상황과 대사로 웃기는 게 아니라 결국은 특수 분장을 한 상태에서 웃긴다는 건 어떤 점에서 천성일 감독이 조금 자존심 상해야 마땅한 부분이라고 봐요. 사람들이 거기서만 웃었다 그러면 좋은 감독이라면 아 그래 성공했어가 아니라 아니 다른 재밌는 부분은 다 안 웃었단 말이야 하면서 자존심 상하는 게 맞는 거죠.

박: 아니 그런데 사실은 두 분이 아무래도 평론가의 입장으로 봐야 되니까 아 뭐야 안 웃긴데 이렇게 할 수 있지만 또 그냥 가벼운 걸 좋아하는

강: 저 자신 있게 재미없을 거 같아요.

박: 아 진짜요 명절이라 가벼운 거 좋아해서 극장을 찾은 분들은 이렇게 왜 그 뭔가 배설로 웃는 거 있잖아요. 그래 그냥 하하하

최: 사실 관객들에 대해서 우리가 보는 시각하고 관객들이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는 있어요. 다를 수는 있는데 코미디는 사실 크게 다르지 않아요. 왜냐면 우리도 사람이잖아요. 웃길 때 웃는다구요. 억지로 안 웃어야지 웃긴데도 불구하고 난 전문가니까 웃으면 안 돼 이러진 않는단 말이예요

박: 저는 오히려 내가 왜 웃어야 돼 이렇게 보는데

최: 그러면 안되지. 그냥 마음을 툭 털어놓고 관객의 입장에서 웃기면 깔깔깔 포복절도하고 그러는 건데 아까 전에 뭐 설정 자체는 참신했다라고 강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저는 설정도 사실은 어느 정도는 작위적이었다 설득이 안 된다는 거예요. 왜냐면 비문이라고 하는 것을 매개로 해서 두 사람이 대립하게 되는데 그 비문을 설정해놓은 거 자체가 억지스러워요. 왜냐면 인민군 소령인 영광이가 굳이 그 낙오된 상황에서 비문을 자기가 챙길 이유도 크지도 않거니와 설경구가 내놓으라고 하는데 그게 안에 내용도 모르는데 계속 붙잡고 있는 것도 설득력이 없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상 두 사람의 대립을 만들어내기 위한 억지 매개로 이 비문이라는 것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그거 자체가 관객들을 버스 안에 태우는데 실패한 요인이 됐다는 거예요. 그다음부터는 저 두 사람이 왜 저러고 있지 라고 하는 부분에서 이입이 안 되는 거죠.

박: 그렇지만 아마 이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은 20살도 채 안된 여진구씨가 참 어떻게 보면 남성스럽고 남자답고 귀엽기도 하잖아요. 여기서는 조금 자신의 나이답게 귀여운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었을 텐데 그 연기력에 좀 두 분 다

[ 설경구의 영화 선택, 항상 아쉽다 ]

강: 저는 뭐 일단은 연기력을요. 말하자면 김연아 선수 모셔서 여기서 그 트리플 보여줄 수 없잖아요. 아무데서나 연기력을 발휘하기는 힘들다. 여진구씨가 특별한 발견은 더 없었던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고. 설경구씨가 정말 영화선택을 잘 하는 배우일까 라고 물어본다면 의아합니다. 가령 최근에 작품들 타워랄지 이런 작품들 감시자들이 물론 잘 됐지만 그곳에서 설경구씨 역할 생각해보면 조금 고개를 갸웃하게 되고 해운대에서 설경구씨가 관객 천만을 넘었지만 설경구의 리딩 역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데 이번에 서부전선도 보니까 설경구씨가 과연 대본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는가 조금 의심이 됐습니다.

최: 작품에 대한 욕망 배우의 욕망 일단 흥행이 잘 되는 영화를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 배우라면 대표작을 남기고 싶겠죠.

박: 근데 사실 설경구씨 같은 경우에는 대표작이 많은 배우 아닌가요. 박하사탕부터 시작해서 광복절특사 실미도

최: 작품으로서의 대표작을 말하는 거예요.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내가 이 영화만큼은 내가 어디다 내놔도 부끄럼이 없다고 할 정도의 그러한 대표작을 말씀드리는 거예요. 설경구씨가 그런 대표작이 박하사탕 이외에는 사실 오아시스. 이창동 감독하고 작업했던 거 외에는 이 후로는 계속 대중영화에만 캐스팅이 됐어요. 그래서 본인이 그런 영화들만 하고 있고. 조금 뭐랄까 지금은 좀 작품에 욕심을 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강: 이렇게 말씀드리면 본인한텐 아플 수 있겠지만 가령 송강호씨가 계속 맡아왔던 것 변호인 관상 이런 역할에 있어서의 배우의 비중과 해운대 타워 서부전선에 있어서의 배우의 비중이라는 건 굳이 제가 설명을 안 드려도 관객들이 느끼는 게 있거든요. 비중이라는 게. 그런 부분에서 연기에 욕심을 좀 더 낼 수 있으면 좋겠다. 관객 수 너무 고민하지 말고 연기를 할 수 있는 영화를 좀 선택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최: 좀 심하게 얘기해서 아무 영화에나 막 나온다 그것은 본인에게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겠죠.

[ 이 영화의 한줄평 ]

박: 알겠습니다. 자 두 분의 말씀을 쭉 들어봤는데 그래도 엄지평가를 내려봐야겠죠. 해볼게요. 하나 둘 셋 완전히 안내리신거죠.

최: 이게

박: 45도죠

최: 사방 45도

박: 뭐죠 이거 뭘 의미하는 거죠

최: 약간 상대평가와 절대평가가 섞였어요. 탐정 더 비기닝하고 같이 맞붙잖아요. 제가 주에 탐정 더 비기닝을 이걸 했는데 서부전선도 이걸 하면 그 둘 다 동급 영화가 되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탐정 더 비기닝 보다는 조금 더 잘 만들어진 영화 같아요.

강: 정말요 저는 반대인데. 탐정 더 비기닝이 차라리 제가 다시 줄 수 있으면 좀 더 올려주고 싶을 정도로 이 영화에 비해서는. 그건 그래도 실소라던가 자잘 자잘한 개그 요소들이 있었거든요. 저는 오히려 탐정과 비교하자면 좀 더 낫습니다 탐정에 비해서

박: 그럼 최평론가님께서는 어떤 포인트가

최: 탐정 더 비기닝은 코미디잖아요. 한 번도 안 웃었거든요. 근데 이 영화는요 어디서 웃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한 번은 웃었어요. 그래서 이거예요.

박: 한 번 웃은거 때문에. 예, 알겠습니다. 한줄평 기대됩니다.

강: 저는 서부전선, 어이없다.

박: 야 깔끔하게

최: 서부전선 이상없다 이 멋진 언어유희

박: 우리 평론가님 보여 주시죠

최: 저는 거기까지 내공이 안 되고요. 야구에 한 번 비유해보겠습니다. 천성일 감독이 잘 던지는 선발투수예요. 잘 던지는 투수가 타석에 들어왔을 땐 대부분 어떻게 됩니까. 아웃 되죠. 네. 그래서 선발투수의 파울플라이라고 하겠습니다.

박: 아웃이네요 그야말로.

최: 아웃됐는지 안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웃될 가능성이 높네요.

박: 알겠습니다. 추천영화 만나볼게요.

[최광희 강유정의 추천영화]

<러브 인 프로방스 : 할아버지로 돌아온 ‘레옹’ >

최: 오늘 제가 추천해드릴 영화는 프랑스 영화입니다. 제가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러브인 프로방스. 프로방스 지방 장 르노가 나오는데 레옹의 장르노가 할아버지가 됐어요. 손주들이 찾아옵니다. 17살 때 자신이 떠나버렸던 그런 딸이 낳은 손주들이예요. 근데 딸이 이혼을 하는 바람에 대책 없이 집에 맡겨놨는데 딸이 너무 미운 나머지 처음에는 손주들한테 상당히 투박하게 대하는데요. 하지만 전원생활을 통해서 아이들과 하나씩 둘씩 교감을 나누게 되면서 할아버지와 손자들 사이의 교감이 생겨나는 과정을 프랑스 휴먼드라마 특유의 호우 억지로 울리지 않는 그런 신파적인 자극적인 설정 없이도 마음속에 쓱 감동이 밀려들어오게 하는 가슴 따뜻한 휴먼드라마입니다.

<춘희막이 : 촬영만 4년, 가슴 뭉클한 다큐멘터리 >

강: 제가 소개해 드릴 영화는 춘희 막이입니다. 최근에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들 볼만한 작품들이 좀 있죠. 이 작품도 그런 계보를 잇지 않을까 싶은데요. 바로 아흔이 된 막이 할머니하고

박: 할머니 성함이네요.

강: 맞습니다.그리고 춘희도 바로 할머니의 성함인데 이 두 분의 관계가 뭘까요

박: 친구?

강: 사실은 처첩관계예요. 아들 하나 낳았던 이 막이 할머니가 아들을 잃어버린 거예요. 그 다음에 대를 이어야 하니 춘희 할머니를 들인 겁니다.

최: 두 번째 아내가 되겠네요.

강: 맞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아들도 낳았거든요. 아들만 낳으면 내쫓아야지 했는데 미운 정 고운 정 살다보니 둘이 친구가 돼서 같이 늙어 가는데 그 세월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할 수 있겠고요. 이게 지금 촬영 원본만 180시간이라고 해요. 4년 동안 찍었고요. 그리고 2700페이지 프리뷰 노트가 있다고 할 정도니 정말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으려고 했다 라는게 느껴지고 그 노후 노년에 대한 이야기도 어김없이 하고 있는 보다보면 왠지 뭉클해지는 다큐멘터리입니다.


강유정의 클릭!다시보기 ‘인습의 장애’ 넘어 꿈 찾기…‘미라클 벨리에’ 다시보기



강유정 영화평론가 : 미라클. 기적이라는 의미죠. 우리는 언제 기적이라는 말을 쓸까요. 확률 상으로 보면 성공의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일 때 개연성으로 쳐도 성공할까 싶은 그런 일들이 성공으로 끝마쳤을 때 우리는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벨리에에게는 어떤 기적이 일어나는 걸까요.

만약에 시각 장애인이 그림을 그리는 게 가능할까요. 그렇다면 청각 장애인이 노래를 부르는 건 어떨까요. 어렵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폴라의 가족은 네 명. 부모님과 남동생 모두 청각장애인입니다. 폴라만이 유일하게 어떤 장애도 없는데요. 그런 그녀가 노래를 부릅니다. 아니 잘합니다.

[ ‘개인’과 ‘가족’ ...폴라의 선택은? ]

문제는 그녀가 그저 폴라 벨리에가 아니라 벨리에 가문의 일원이라는 겁니다. 가문의 일원. 폴라의 가족에게 폴라는 통역사이자 해결사입니다. 농장을 운영하는 부모님은 게다가 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는데요. 연설도 하고 농장 유제품을 팔기도 해야 하고 폴라가 너무 필요할 때 마침 폴라의 숨겨졌던 재능이 발견된 겁니다.

뻔한 가족드라마와 달리 폴라의 부모님들은 폴라의 재능을 알아보고 자신들을 버리고 도망가려 한다며 오히려 비난하고 슬퍼하기도 합니다. 아직 부모님들은 폴라를 독립시킬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거죠.

[ ‘인습의 장애물’ 넘을 수 있을까? ]

빌리 엘리어트라는 영화 기억하시죠. 탄광에서 소년이 발레를 하는 것 이것도 왠지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면 농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건 어떨까요. 사실상 폴라는 인습의 장애물에 갇혀서 자신의 꿈을 멈춰야 했던 건데요. 이제 폴라는 이 집의 장애물을 딛고 꿈을 좇아 나갑니다.

어떻게 보자면 벨리에 가문에 있어서 장애는 듣지 못하는 신체적 장애가 아니라 자신의 딸을 독립된 인격으로 보지 못했던 그런 인습의 장애물에 갇혀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폴라는 원하는 대로 노래를 할 수도 있고 숨겨진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도 있습니다.

[ 시종일관 밝고 흥겨운 영화 ]

가족 네 명 중에 세 명이 장애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시종일관 밝고 흥겹습니다 .영화에서 아버지는 이런 말을 합니다.

생각해보면 사람에게는 누구나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습니다. 어쩌면 장애란 그렇게 장단점 나의 정체성의 일부가 아닐까요. 그렇게 장애를 보는 새로운 시각이 흥미롭고 한편으로는 사랑스러운 영화, 미라클 벨리에입니다.

까칠한 시선 대스타들의 어제 : 시작은 초라했노라다시보기


최광희 영화평론가 : 저도 평론가 햇병아리 시절이 있었지만 박은영 아나운서도 아나운서 초년 시절이 있었다면 기억나세요? 좋은 기억이 나세요? 나쁜 기억이 나세요?

박은영 아나운서: 어제일도 사실 기억이 안 나서 8년 전의 기억이 잘 안나요.

최: 벌써 치매야

박: 근데 사실 이건 있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풋풋했던 그런 느낌은 있었지만 지금보다 젖살이 통통했다 그 정도

최: 그때 그리워요?

박: 아니요. 지금이 좋습니다.

최: 지금 뭐 훨씬 월급도 그때보다 많이 받으니까. 누구에게나 사실은 햇병아리 시절이 있죠. 배우들도 마찬가지 인거 같아요. 지금은 대스타로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긴 하지만 초라했던 출발 지점이 있다는 것도 확인할 필요가 있겠죠.

박: 오랜만에 옛날 영화를 보거나 제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시간을 달리는 TV라고 옛날 배우들의 초창기 모습을 가끔 보여주거든요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최: 그래서 준비를 해봤습니다. 대스타들의 햇병아리 시절, 본인들이야 부끄럽고 다시 확인하고 싶지 않겠지만 우리로서는 색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 요즘 제일 ‘핫한’ 배우 유아인의 ‘햇병아리’ 시절은?]

요즘 베테랑에 사도에 아주 인기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는 배우이죠. 유아인.

박: 두 편의 연이은 히트작으로 일약 누나들이 너무나 사랑해 마지않는 배우의 반열에 올랐죠.

최: 박은영씨 입장에선 누나지만 누나라고 할 수가 없는 게 유아인이 나이가 꽤 됩니다. 86년생이니까 벌써 29, 내년에 서른입니다

박: 왠지 소년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렇게까지 나이가 있는지 몰랐네요.

최: 그도 그럴 법 한게요. 그동안 유아인이 맡았던 역할이 소년의 이미지가 강했죠. 유아인의 데뷔작이 바로 독립영화였는데요. 지금 보고 계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라는 작품이죠.

박: 이런 영화도 있었네요. 독립 영화라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실 거 같아요.

최: 지난 2006년에 나왔으니까 유아인이 당시 스무 살 때 찍은 아주 풋풋한 청춘영화인데요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장난감 총을 갖고 노는 아주 반항적인 10대 소년을 연기했죠.

박: 정말 소년티가 팍팍 나기도 하고 머리스타일도 지금하고 완전히 다르고요.

최: 눈이 안보일 정도죠. 어쨌든 이 영화에서의 호연을 바탕으로 이듬해 정윤철 감독의 영화에서 꽤나 잘나가는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요.

박: 어떤 영화였죠?

최: 바로 이 영화 좋지 아니한가.

박: 이때는 훨씬 더 어려보이네요.

최: 역시 10대 소년의 앳된 모습이죠. 실은 스물한 살이라는 거. 어쨌든 유아인이 이때까지는 독립영화나 대중영화의 조연 정도를 맡았었는데요. 그렇게 작지만 소박한 출발점에서부터 서서히 연기력을 담금질 했다는 게 지금의 유아인을 만든 원동력이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박: 스타의 옛 시절 정말 흥미롭네요. 그러면 다음에 소개해줄 분은 누구죠

[ 배우 황정민의 첫 영화는 바로...]

최: 네. 역시 국제시장과 베테랑으로 2연타석 홈런을 때린 흥행제조기 황정민입니다.

박: 황정민씨의 햇병아리시절 어땠을지 궁금한데요?

최: 바로 이 영화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브라더스가 첫 장편 주연 작이 되겠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쉬리에서 잠깐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영화배우의 길에 접어든 건 이 작품이라고 봐야겠죠.

박: 어떤 역할이었죠?

최: 나이트클럽 삼류 밴드 드러머 강수혁이 황정민의 역할이었습니다.

박: 그러고 보니까 류승범씨의 모습도 보이네요.

[ ‘집달관1’로 시작한 영화, 배우 김윤석 ]

최: 그렇죠. 그러니까 이 영화는 류승범의 햇병아리 시절 영화라고 해도 되겠네요. 다음 배우로 넘어가 보실까요. 지금은 송강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흥행 배우 바로 김윤석입니다.

박: 김윤석씨는 영화배우 데뷔가 좀 늦지 않았나요?

최: 원래는 송강호와 함께 연극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는데요. 잠시 연기 생활을 접고 있던 그가 다시 연기를 시작하게 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범죄의 재구성에서 이 형사 역으로 조연을 맡으면서부터죠.

박: 최동훈 감독과의 인연은 이때부터 시작이 된거군요.

최: 그죠. 그 전에 단역도 몇 편 했습니다. 한 번 볼까요.

박: 김윤석씨가 저렇게 작은 역을 했다는 게 지금으로서는 믿어지지가 않네요.

최: 저 때는 배역 이름도 없었습니다. 사채 퀵 집달관1 이런 배역이었죠. 이런 와중에 어쩌면 김윤석의 역량을 제대로 입증한 영화를 만났으니 그게 바로 이해영 이해준 감독이 공동 연출한 이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가 되겠습니다.

박: 기억나요. 이 영화에서 맨날 술에 취해 사는 아버지 역을 맡았었죠.

최: 인생 막장에서 성적 정체성이 남다른 아들을 그야말로 무자비하게 학대하는 아버지로 연기파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해 보였죠.

박: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준비된 연기파 배우들은 기회가 왔을 때 아주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는군요.

역시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자만이 음식 맛을 제대로 알 수 있다. 정말 적절한 비유네요.

최: 그렇죠. 그래서 대기만성이란 말도 있잖아요. 저렇게 햇병아리 시절을 통과하면서 연기력을 담금질 한 게 그러면서 기회를 기다리는 거 이것이 대스타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건 또 배우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시사 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박: 아무래도 오늘은 멋진 스타 그리고 멋진 배우들의 초년 시절을 보니까 굉장히 까칠한 시선이 흥미진진하네요.

최: 오늘만 흥미진진한건 아니고 원래부터 흥미진진했어요.

박: 아니 왜 이렇게 오늘 까칠하세요?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요. 늘 흥미진진했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 재밌다. 이런 얘기였습니다.

최: 그동안 재밌었다니까요 계속해서.

박: 평론가님! 왜 이렇게 까칠하세요. 남자가 자꾸 이렇게 까칠해지면 여성 호르몬 나오는 거……. 저도 노처녀라 만만치 않게 까칠한데 다음 주에는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 기대하겠습니다.

최: 미안해요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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