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타임] 삶에 위로가 되는 예술

입력 2015.10.07 (08:46) 수정 2015.10.07 (21: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매주 수요일,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받는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시간,‘힐링타임’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동근 선생님 모셨습니다.

오늘은 ‘삶에 위로가 되는 예술’을 주제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신동근입니다.

요즘 주변을 보면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청년들은 ‘3포세대’를 넘어 이제는 'N포세대‘로 불리고요. ‘헬조선’ 등의 표현은 아무리 노력해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세태를 반영하고 있죠.

사회적인 노력을 통해 지금의 힘든 상황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이렇게 힘드신 분에게 감히 예술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질문>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예술이냐고 말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 같은데요.

<답변>
그렇죠. 이게 무슨 배부른 소리를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텐데요.

하지만 예술이 배고픈 삶을 이겨내는 큰 힘이 되기에 추천하려는 것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가장 가난하고 힘들 때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걸작을 썼습니다.

고흐는 살아생전에 그림이 딱 한 점 팔린 가난한 화가였지만 죽는 순간까지도 붓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예술은 인생이 힘들 때 예술가를 더욱 위로해주는 것이었고 마찬가지로 그들의 예술은 삶이 지치고 힘든 우리를 위로해 줄 수 있습니다.

저와 함께 그림을 보시죠. 이 작품은 멕시코의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입니다.

황량한 사막을 배경으로 프리다 칼로는 눈물을 흘리고 있고, 온몸에는 못이 박혀 있습니다.

등뼈를 대신한 그리스식 기둥은 산산조각 나있고 허리를 지탱하기 위한 보조기를 차고 있습니다.

화가의 배경을 모른다 해도 이 작품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가슴아파할 것입니다.

프리다 칼로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장애가 있었으며 18살에 교통사고로 골반, 생식기, 다리뼈 골절 등 심한 부상을 당해 이후 살면서 30번이 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누워서 지내면서 취미로 시작한 그림이 그녀의 낙이었고 결국 그녀는 미대에 진학하여 미대교수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행복도 잠깐이고 그녀는 반복된 유산으로 아이를 갖지 못했고, 남편의 외도, 특히 자신의 여동생과의 외도로 무척이나 힘들어했는데요.

이 작품은 그렇게 아픈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보조기가 없이는 서지도 못하는 자신이 감당하기엔 너무도 아픈 고통을 표현했으며 아이를 갖지 못하는 자신을 사막을 배경으로 표현하기도 한 것입니다.

<질문>
설명을 들으니 그림에 더욱 공감이 가네요.

<답변>
네. 그림 속 작품을 보며 우리는 화가 또는 작품 속 주인공과 동일시하게 되고 함께 공감합니다.

그 순간 우리의 감정이 자극을 받으며 함께 안타까워하며 감정이 순화되는 것입니다. 바로 카타르시스가 일어나는 순간이죠.

제 경험을 애기해볼까요? 저는 모든 남자들이 힘들어하는 군 입대 초기 훈련병 시절 한 가지 소원이 있었습니다. 군가가 아닌 아름다운 음악이 듣고 싶었던 것이지요.

제가 첫 번째 휴가를 받고 집에 와서 한 일은 지금 나오는 곡, 비발디의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는 곳을 틀은 것입니다.

그 곡은 지친 저를 위로해주고 제 눈물을 흘리게 했습니다.

저의 경우처럼 한 곡의 음악이 일상에 지친 많은 사람들을 위로할 수가 있습니다.

영화 <쇼생크탈출>을 보면 절대로 도망칠 수 없는 감옥에서 군가나 노동가가 아닌 모차르트의 음악이 감정이 메마른 많은 죄수에게 얼마나 감동을 주고 눈물을 흘리게 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영화에서 정말 유명한 장면이죠?

<답변>
예술은 위로를 해주기도 하지만 자존감을 높여주기도 합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자존심만은 굽히지 않았던 예술가들처럼 예술은 감상하는 이의 품격을 올려줍니다.

프랑스의 화가 구스타프 쿠르베는 화가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비록 현실에서 삶의 여유가 없을지라도 그는 화가의 작품을 통해 품격을 유지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작품은 <안녕하세요. 쿠르베씨?>라는 작품입니다.

작품 속에 오른쪽에 지팡이를 들고 서있는 사람이 화가 자신이고 중앙에 모자를 벗고 서서 인사하는 사람은 쿠르베의 후원자 브뤼야스입니다.

가장 좌측엔 브뤼야스의 하인이 있구요. 재미있는 것은 화가는 고개를 처들고 있는 반면 돈을 대주는 후원자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는 점이지요.

쿠르베가 예술가로서 자부심이 대단하듯 여러분도 예술을 즐기면 여러분의 품격이 올라가고 자부심이 더 생길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번 주말엔 가까운 미술관에도 가보시고 오랜만에 음반을 틀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상황이 안 된다면 잠깐 짬을 내서 인터넷이나 핸드폰으로 미술작품을 보고 음악을 들어보시는 것은 좋습니다.

지치고 힘든 당신에게 예술이 위로가 되고 또 손상된 자존감을 올려줄 테니까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힐링타임] 삶에 위로가 되는 예술
    • 입력 2015-10-07 08:49:33
    • 수정2015-10-07 21:59:40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매주 수요일,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받는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시간,‘힐링타임’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동근 선생님 모셨습니다.

오늘은 ‘삶에 위로가 되는 예술’을 주제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신동근입니다.

요즘 주변을 보면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청년들은 ‘3포세대’를 넘어 이제는 'N포세대‘로 불리고요. ‘헬조선’ 등의 표현은 아무리 노력해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세태를 반영하고 있죠.

사회적인 노력을 통해 지금의 힘든 상황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이렇게 힘드신 분에게 감히 예술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질문>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예술이냐고 말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 같은데요.

<답변>
그렇죠. 이게 무슨 배부른 소리를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텐데요.

하지만 예술이 배고픈 삶을 이겨내는 큰 힘이 되기에 추천하려는 것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가장 가난하고 힘들 때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걸작을 썼습니다.

고흐는 살아생전에 그림이 딱 한 점 팔린 가난한 화가였지만 죽는 순간까지도 붓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예술은 인생이 힘들 때 예술가를 더욱 위로해주는 것이었고 마찬가지로 그들의 예술은 삶이 지치고 힘든 우리를 위로해 줄 수 있습니다.

저와 함께 그림을 보시죠. 이 작품은 멕시코의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입니다.

황량한 사막을 배경으로 프리다 칼로는 눈물을 흘리고 있고, 온몸에는 못이 박혀 있습니다.

등뼈를 대신한 그리스식 기둥은 산산조각 나있고 허리를 지탱하기 위한 보조기를 차고 있습니다.

화가의 배경을 모른다 해도 이 작품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가슴아파할 것입니다.

프리다 칼로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장애가 있었으며 18살에 교통사고로 골반, 생식기, 다리뼈 골절 등 심한 부상을 당해 이후 살면서 30번이 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누워서 지내면서 취미로 시작한 그림이 그녀의 낙이었고 결국 그녀는 미대에 진학하여 미대교수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행복도 잠깐이고 그녀는 반복된 유산으로 아이를 갖지 못했고, 남편의 외도, 특히 자신의 여동생과의 외도로 무척이나 힘들어했는데요.

이 작품은 그렇게 아픈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보조기가 없이는 서지도 못하는 자신이 감당하기엔 너무도 아픈 고통을 표현했으며 아이를 갖지 못하는 자신을 사막을 배경으로 표현하기도 한 것입니다.

<질문>
설명을 들으니 그림에 더욱 공감이 가네요.

<답변>
네. 그림 속 작품을 보며 우리는 화가 또는 작품 속 주인공과 동일시하게 되고 함께 공감합니다.

그 순간 우리의 감정이 자극을 받으며 함께 안타까워하며 감정이 순화되는 것입니다. 바로 카타르시스가 일어나는 순간이죠.

제 경험을 애기해볼까요? 저는 모든 남자들이 힘들어하는 군 입대 초기 훈련병 시절 한 가지 소원이 있었습니다. 군가가 아닌 아름다운 음악이 듣고 싶었던 것이지요.

제가 첫 번째 휴가를 받고 집에 와서 한 일은 지금 나오는 곡, 비발디의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는 곳을 틀은 것입니다.

그 곡은 지친 저를 위로해주고 제 눈물을 흘리게 했습니다.

저의 경우처럼 한 곡의 음악이 일상에 지친 많은 사람들을 위로할 수가 있습니다.

영화 <쇼생크탈출>을 보면 절대로 도망칠 수 없는 감옥에서 군가나 노동가가 아닌 모차르트의 음악이 감정이 메마른 많은 죄수에게 얼마나 감동을 주고 눈물을 흘리게 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영화에서 정말 유명한 장면이죠?

<답변>
예술은 위로를 해주기도 하지만 자존감을 높여주기도 합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자존심만은 굽히지 않았던 예술가들처럼 예술은 감상하는 이의 품격을 올려줍니다.

프랑스의 화가 구스타프 쿠르베는 화가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비록 현실에서 삶의 여유가 없을지라도 그는 화가의 작품을 통해 품격을 유지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작품은 <안녕하세요. 쿠르베씨?>라는 작품입니다.

작품 속에 오른쪽에 지팡이를 들고 서있는 사람이 화가 자신이고 중앙에 모자를 벗고 서서 인사하는 사람은 쿠르베의 후원자 브뤼야스입니다.

가장 좌측엔 브뤼야스의 하인이 있구요. 재미있는 것은 화가는 고개를 처들고 있는 반면 돈을 대주는 후원자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는 점이지요.

쿠르베가 예술가로서 자부심이 대단하듯 여러분도 예술을 즐기면 여러분의 품격이 올라가고 자부심이 더 생길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번 주말엔 가까운 미술관에도 가보시고 오랜만에 음반을 틀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상황이 안 된다면 잠깐 짬을 내서 인터넷이나 핸드폰으로 미술작품을 보고 음악을 들어보시는 것은 좋습니다.

지치고 힘든 당신에게 예술이 위로가 되고 또 손상된 자존감을 올려줄 테니까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