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에 대학 인수…적십자-중앙대 토지 ‘갈등’

입력 2015.10.07 (21:19) 수정 2015.10.1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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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립대학인 중앙대학교가 4년 전 인수 합병한 적십자 간호대학의 땅을 최근 매각하려 하고 있습니다.

국민 성금 등으로 설립된 간호대학을 헐값에 넘긴 대한적십자사가 뒤늦게 반발하고 있는데, 합병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75년 설립된 적십자 간호대학 부지입니다.

적십자간호대는 4년전 부채 12억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중앙대에 인수 합병됐습니다.

중앙대는 최근 도심 재개발로 700억 원을 호가하게 된 이 땅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녹취> 중앙대 관계자(음성변조) : "차기 이사회에서 좀 더 검토한 다음에 파는 것으로 그렇게는 결정이 됐어요."

그러자 땅의 원주인이었던 대한적십자사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적십자간호대를 합병하거나 해산할 경우 땅은 적십자사에 귀속시키는 게 정부의 대학 설립 인가 조건이었는데, 합병 당시에 이런 사항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인터뷰> 유선웅(대한적십자사 법무지원팀장) : "이 토지는 국민의 성금으로 조성된 재산이기 때문에 다시 환수되어서 적십자의 인도주의 활동에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십자사는 합병의 정당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1차 평가에서 인수 희망 대학 세 곳 가운데 꼴찌였던 중앙대는 기준을 바꾼 2차 평가에서 1위로 올라갔습니다.

뒤바뀐 결과에 논란이 일자 일부 위원들이 주도해 비밀 투표로 합병을 결정했습니다.

<녹취> 적십자간호대학 발전위원회 위원(4년전 회의 당시 음성변조) : "우리가 왜 있느냐, 실무자들이 한 그걸 우리가 뛰어넘으려고 있는 거지. 장관님 지내시고 다 이런 높은 계층 계신 분(위원)들이 정치적 평가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중앙대측은 합병과 땅 매각 모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중앙대 관계자(음성변조) : "사립학교법에 보면은 합병하는 대학이 권리나 의무나 재산을 다 승계하게 돼 있는데..."

국민 성금으로 운영되는 적십자사로 돌아가야 할 땅인지, 사립대학의 정당한 재산인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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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헐값에 대학 인수…적십자-중앙대 토지 ‘갈등’
    • 입력 2015-10-07 21:20:46
    • 수정2015-10-15 19: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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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립대학인 중앙대학교가 4년 전 인수 합병한 적십자 간호대학의 땅을 최근 매각하려 하고 있습니다.

국민 성금 등으로 설립된 간호대학을 헐값에 넘긴 대한적십자사가 뒤늦게 반발하고 있는데, 합병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75년 설립된 적십자 간호대학 부지입니다.

적십자간호대는 4년전 부채 12억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중앙대에 인수 합병됐습니다.

중앙대는 최근 도심 재개발로 700억 원을 호가하게 된 이 땅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녹취> 중앙대 관계자(음성변조) : "차기 이사회에서 좀 더 검토한 다음에 파는 것으로 그렇게는 결정이 됐어요."

그러자 땅의 원주인이었던 대한적십자사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적십자간호대를 합병하거나 해산할 경우 땅은 적십자사에 귀속시키는 게 정부의 대학 설립 인가 조건이었는데, 합병 당시에 이런 사항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인터뷰> 유선웅(대한적십자사 법무지원팀장) : "이 토지는 국민의 성금으로 조성된 재산이기 때문에 다시 환수되어서 적십자의 인도주의 활동에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십자사는 합병의 정당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1차 평가에서 인수 희망 대학 세 곳 가운데 꼴찌였던 중앙대는 기준을 바꾼 2차 평가에서 1위로 올라갔습니다.

뒤바뀐 결과에 논란이 일자 일부 위원들이 주도해 비밀 투표로 합병을 결정했습니다.

<녹취> 적십자간호대학 발전위원회 위원(4년전 회의 당시 음성변조) : "우리가 왜 있느냐, 실무자들이 한 그걸 우리가 뛰어넘으려고 있는 거지. 장관님 지내시고 다 이런 높은 계층 계신 분(위원)들이 정치적 평가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중앙대측은 합병과 땅 매각 모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중앙대 관계자(음성변조) : "사립학교법에 보면은 합병하는 대학이 권리나 의무나 재산을 다 승계하게 돼 있는데..."

국민 성금으로 운영되는 적십자사로 돌아가야 할 땅인지, 사립대학의 정당한 재산인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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