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고생만 한 우리 딸 살려주세요!”

입력 2015.10.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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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살려주세요. 평생 고생만 한 우리 딸 살려주세요."

아버지의 방화로 중화상을 입은 딸을 앞에 두고 어머니는 끊임없이 눈물만 흘렸다.

사건은 지난달 28일 벌어졌다. 전날인 지난달 27일 아버지 최모(55)씨와 어머니 하모(58)씨, 그리고 자매 등 네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부모는 별거한 지 6년 만의 만남이었고 돈을 벌러 서울로 갔던 큰 딸(26)은 추석을 맞아 고향 집에 내려온 터였다.

첫째는 서울에서 매달 생활비와 고등학교 2학년 여동생의 학비를 집으로 보냈다.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부모를 대신해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해왔고, 이번 연휴에도 "돈을 벌어야 한다"며 오지 않으려 했다.

어머니는 그런 딸이 안쓰러워 "밥 한 끼 먹고 가라"며 집으로 오게 했다. 별거 중인 남편도 불렀다. 어머니는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가족이 모인 집은 광주 서구 광천동의 한 주택. 시유지 위에 지은 이 집은 절반 이상이 무허가 건축이었다. 가족은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한 뒤 잠자리에 들었다.

사건은 28일 새벽 벌어졌다. 식구들은 한방에서 잠을 청했지만, 아버지는 홀로 마당에서 술을 마셨다. "술 그만 마시고 들어와 자라"는 가족과 아버지 사이에 작은 다툼이 생겼다.

그리고 가족이 잠이 들었을 무렵, 아버지는 시너를 방 안에 뿌리고는 라이터 불을 붙였다. 순식간에 번진 불이 가족을 덮쳤다.

이 불로 부모는 2도 화상을, 큰딸은 몸의 40%가 다치는 3도 화상을 입었다. 1차 이식 시술을 받았지만, 앞으로도 2~3차례 수술과 수개월의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둘째 딸은 방구석에 있어 화마를 피할 수 있었다.

병원은 큰딸이 최소 3개월간 수술을 받은 뒤 6개월 이상 재활치료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수술 후에도 장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치료비만 1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가족에게는 돈이 없다. 부모는 거의 무일푼이었고, 그나마 돈을 보내오던 딸은 중상이다. 이들은 왕래하는 친척조차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서부경찰서가 가족을 지원할 방법을 백방으로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광주 서구 광천동 주민센터와 긴급 의료지원비 300만원을 협의 중이다.

병실에서 깨어난 아버지는 붕대를 감은 채 누워 있는 딸을 보고 "다 내 잘못"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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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생 고생만 한 우리 딸 살려주세요!”
    • 입력 2015-10-08 19:00:21
    사회
"우리 딸 살려주세요. 평생 고생만 한 우리 딸 살려주세요." 아버지의 방화로 중화상을 입은 딸을 앞에 두고 어머니는 끊임없이 눈물만 흘렸다. 사건은 지난달 28일 벌어졌다. 전날인 지난달 27일 아버지 최모(55)씨와 어머니 하모(58)씨, 그리고 자매 등 네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부모는 별거한 지 6년 만의 만남이었고 돈을 벌러 서울로 갔던 큰 딸(26)은 추석을 맞아 고향 집에 내려온 터였다. 첫째는 서울에서 매달 생활비와 고등학교 2학년 여동생의 학비를 집으로 보냈다.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부모를 대신해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해왔고, 이번 연휴에도 "돈을 벌어야 한다"며 오지 않으려 했다. 어머니는 그런 딸이 안쓰러워 "밥 한 끼 먹고 가라"며 집으로 오게 했다. 별거 중인 남편도 불렀다. 어머니는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가족이 모인 집은 광주 서구 광천동의 한 주택. 시유지 위에 지은 이 집은 절반 이상이 무허가 건축이었다. 가족은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한 뒤 잠자리에 들었다. 사건은 28일 새벽 벌어졌다. 식구들은 한방에서 잠을 청했지만, 아버지는 홀로 마당에서 술을 마셨다. "술 그만 마시고 들어와 자라"는 가족과 아버지 사이에 작은 다툼이 생겼다. 그리고 가족이 잠이 들었을 무렵, 아버지는 시너를 방 안에 뿌리고는 라이터 불을 붙였다. 순식간에 번진 불이 가족을 덮쳤다. 이 불로 부모는 2도 화상을, 큰딸은 몸의 40%가 다치는 3도 화상을 입었다. 1차 이식 시술을 받았지만, 앞으로도 2~3차례 수술과 수개월의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둘째 딸은 방구석에 있어 화마를 피할 수 있었다. 병원은 큰딸이 최소 3개월간 수술을 받은 뒤 6개월 이상 재활치료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수술 후에도 장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치료비만 1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가족에게는 돈이 없다. 부모는 거의 무일푼이었고, 그나마 돈을 보내오던 딸은 중상이다. 이들은 왕래하는 친척조차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서부경찰서가 가족을 지원할 방법을 백방으로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광주 서구 광천동 주민센터와 긴급 의료지원비 300만원을 협의 중이다. 병실에서 깨어난 아버지는 붕대를 감은 채 누워 있는 딸을 보고 "다 내 잘못"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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