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밥그릇 노리는 대기업?

입력 2015.10.1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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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를 대표하는 카셰어링서비스 시장과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대표하는 방구하기앱 시장에서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과 대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공교롭게 두 시장 모두 스타트업이 선점한 시장에 대기업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 쏘카 vs 그린카

쏘카 vs 그린카쏘카 vs 그린카


쏘카와 그린카는 아직은 생소한 카셰어링 서비스 업체다. 카셰어링이란 주택가나 대중교통 환승이 쉬운 다양한 장소에서 필요한 시간만큼만 차를 빌려 쓸 수 있는 서비스로 초단기렌터카라고도 불린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쉽게 빌리고 반납할 수 있어 20~30대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부터 시작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는 서비스다.

이 시장의 선두주자는 스타트업인 ‘쏘카’다. 역시 스타트업으로 쏘카와 비슷한 시기에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했던 ‘그린카’와 양강구도를 그리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그린카를 제치고 업계 선두로 나섰다.

앱 다운로드수는 쏘카와 그린카가 누적 120만건(안드로이드와 IOS 포함)으로 비슷하지만 회원수는 110만명인 쏘카가 85만명인 그린카를 앞서는 상황이다.

랭키닷컴이 집계한 이용자수에서도 쏘카가 9월 기준 52만여명으로 18만여명의 그린카를 크게 앞질렀다. 이같은 이용자수는 6만여명의 표본을 조사해 전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중 해당 앱 이용자 수를 추정한 수치다. 다운로드와 상관없이 해당 기간 이용한 것만을 조사했고, 1회 이상 이용한 것도 1회로 보고 집계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2013년 KT렌탈에 인수됐던 그린카는 올 상반기 KT렌탈이 롯데그룹에 인수돼 롯데렌탈(롯데렌터카)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자연스레 롯데그룹의 일원이 됐다. 롯데렌터카는 최근 자회사 그린카의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하고, 투자를 확대해 본격적으로 카셰어링서비스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한발 앞서나가고 있는 쏘카를 맹렬히 추격하겠다는 선언이다.

◆ 직방 vs 방콜

직방 vs 방콜직방 vs 방콜


직방과 방콜은 방을 구하는 소비자와 부동산중개업소를 연결해주는 O2O 서비스 앱이다. 쉽게 말해 방구하기를 도와주는 앱이다. '직방', '방콜'에 '다방'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방구하기 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이 시장은 월세방을 찾는 젊은층을 주요 고객으로 급격하게 다운로드수와 회원수를 늘려가고 있다.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건 스타트업 직방이다. 직방은 다운로드수가 900만건을 돌파해 1000만건을 눈앞에 뒀다. 광고 중인 매물수는 500만여건에 달한다.

미래에셋그룹이 최대주주로 있는 부동산매물 정보업체 부동산114에서 만든 앱 방콜은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다운로드수가 80만건 수준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방콜 관계자는 “직방의 경우 ‘캐시슬라이드 서비스’(앱 등을 설치하면 금전적인 보상이 주어지는 서비스)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다운로드 수가 전부 이용자 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콜은 '캐시슬라이드 서비스'를 2개월정도 진행하다가 중단했다.

랭키닷컴이 집계한 이용자수를 봐도 직방은 방콜보다 앞서 있다. 직방은 9월 이용자수가 164만여명에 달하는데, 방콜의 경우 7만여명에 불과한 수준이다.

◆스타트업 밥그릇 노리나

이처럼 스타트업이 주름잡고 있는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일각에서는 스타트업이 만들어둔 밥그릇을 빼앗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먼저 시작한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그린카는 모기업인 롯데그룹과 연계한 이벤트를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에는 20여개 롯데하이마트 매장에 차고지를 마련해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달에는 18개 롯데마트 매장에 차고지를 마련해 공유차량을 투입하면서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롯데그룹의 폭넓은 유통망을 그린카의 서비스 전진기지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롯데렌탈의 도전을 받아야 하는 쏘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스타트업인) 우리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며 “최근 그린카 보도자료를 보면 롯데 계열사와 연계해 시너지를 내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린카는 롯데 계열사와만 연계할 수 있지만 우리는 나머지 모든 기업과 연계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그린카는 애초에 밥그릇을 빼앗기 위해 그린카를 인수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판적인 시선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린카 관계자는 “지난 2013년 10월 KT렌탈이 처음 지분을 인수할 때에도 먼저 그린카 기존 경영진의 요청이 있었다”며 “기존 경영진의 ‘구조요청’을 받아들여 인수를 결정한 것이지 먼저 나서서 사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존 렌터카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사업의 특성 등을 감안해 카셰어링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과 달리 미래에셋그룹의 지원을 받는 방콜의 경우 아직 본격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방콜 관계자는 “방구하기 앱 시장에 뛰어들었다기 보다는 기존 부동산114 회원인 부동산중개업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차원에서 앱을 만든 것”이라면서 “때문에 별도 광고비를 내지 않아도 매물은 다 올릴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에 부동산114 회원인 부동산중개업자들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앱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것일 뿐 다른 방구하기앱 업체를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경쟁사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앱이 늘어나는 상황에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직방 관계자는 “앱을 만드는 건 좋다. 하지만 기존 서비스에서 문제를 찾고 개선해야지 겉모습만 따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무엇보다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허위매물을 없애는 데 같이 노력해서, 부동산 정보서비스 시장 전체의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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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트업 밥그릇 노리는 대기업?
    • 입력 2015-10-18 15:07:44
    사회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카셰어링서비스 시장과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대표하는 방구하기앱 시장에서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과 대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공교롭게 두 시장 모두 스타트업이 선점한 시장에 대기업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 쏘카 vs 그린카
쏘카 vs 그린카
쏘카와 그린카는 아직은 생소한 카셰어링 서비스 업체다. 카셰어링이란 주택가나 대중교통 환승이 쉬운 다양한 장소에서 필요한 시간만큼만 차를 빌려 쓸 수 있는 서비스로 초단기렌터카라고도 불린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쉽게 빌리고 반납할 수 있어 20~30대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부터 시작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는 서비스다. 이 시장의 선두주자는 스타트업인 ‘쏘카’다. 역시 스타트업으로 쏘카와 비슷한 시기에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했던 ‘그린카’와 양강구도를 그리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그린카를 제치고 업계 선두로 나섰다. 앱 다운로드수는 쏘카와 그린카가 누적 120만건(안드로이드와 IOS 포함)으로 비슷하지만 회원수는 110만명인 쏘카가 85만명인 그린카를 앞서는 상황이다. 랭키닷컴이 집계한 이용자수에서도 쏘카가 9월 기준 52만여명으로 18만여명의 그린카를 크게 앞질렀다. 이같은 이용자수는 6만여명의 표본을 조사해 전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중 해당 앱 이용자 수를 추정한 수치다. 다운로드와 상관없이 해당 기간 이용한 것만을 조사했고, 1회 이상 이용한 것도 1회로 보고 집계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2013년 KT렌탈에 인수됐던 그린카는 올 상반기 KT렌탈이 롯데그룹에 인수돼 롯데렌탈(롯데렌터카)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자연스레 롯데그룹의 일원이 됐다. 롯데렌터카는 최근 자회사 그린카의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하고, 투자를 확대해 본격적으로 카셰어링서비스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한발 앞서나가고 있는 쏘카를 맹렬히 추격하겠다는 선언이다. ◆ 직방 vs 방콜
직방 vs 방콜
직방과 방콜은 방을 구하는 소비자와 부동산중개업소를 연결해주는 O2O 서비스 앱이다. 쉽게 말해 방구하기를 도와주는 앱이다. '직방', '방콜'에 '다방'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방구하기 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이 시장은 월세방을 찾는 젊은층을 주요 고객으로 급격하게 다운로드수와 회원수를 늘려가고 있다.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건 스타트업 직방이다. 직방은 다운로드수가 900만건을 돌파해 1000만건을 눈앞에 뒀다. 광고 중인 매물수는 500만여건에 달한다. 미래에셋그룹이 최대주주로 있는 부동산매물 정보업체 부동산114에서 만든 앱 방콜은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다운로드수가 80만건 수준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방콜 관계자는 “직방의 경우 ‘캐시슬라이드 서비스’(앱 등을 설치하면 금전적인 보상이 주어지는 서비스)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다운로드 수가 전부 이용자 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콜은 '캐시슬라이드 서비스'를 2개월정도 진행하다가 중단했다. 랭키닷컴이 집계한 이용자수를 봐도 직방은 방콜보다 앞서 있다. 직방은 9월 이용자수가 164만여명에 달하는데, 방콜의 경우 7만여명에 불과한 수준이다. ◆스타트업 밥그릇 노리나 이처럼 스타트업이 주름잡고 있는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일각에서는 스타트업이 만들어둔 밥그릇을 빼앗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먼저 시작한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그린카는 모기업인 롯데그룹과 연계한 이벤트를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에는 20여개 롯데하이마트 매장에 차고지를 마련해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달에는 18개 롯데마트 매장에 차고지를 마련해 공유차량을 투입하면서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롯데그룹의 폭넓은 유통망을 그린카의 서비스 전진기지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롯데렌탈의 도전을 받아야 하는 쏘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스타트업인) 우리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며 “최근 그린카 보도자료를 보면 롯데 계열사와 연계해 시너지를 내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린카는 롯데 계열사와만 연계할 수 있지만 우리는 나머지 모든 기업과 연계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그린카는 애초에 밥그릇을 빼앗기 위해 그린카를 인수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판적인 시선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린카 관계자는 “지난 2013년 10월 KT렌탈이 처음 지분을 인수할 때에도 먼저 그린카 기존 경영진의 요청이 있었다”며 “기존 경영진의 ‘구조요청’을 받아들여 인수를 결정한 것이지 먼저 나서서 사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존 렌터카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사업의 특성 등을 감안해 카셰어링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과 달리 미래에셋그룹의 지원을 받는 방콜의 경우 아직 본격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방콜 관계자는 “방구하기 앱 시장에 뛰어들었다기 보다는 기존 부동산114 회원인 부동산중개업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차원에서 앱을 만든 것”이라면서 “때문에 별도 광고비를 내지 않아도 매물은 다 올릴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에 부동산114 회원인 부동산중개업자들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앱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것일 뿐 다른 방구하기앱 업체를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경쟁사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앱이 늘어나는 상황에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직방 관계자는 “앱을 만드는 건 좋다. 하지만 기존 서비스에서 문제를 찾고 개선해야지 겉모습만 따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무엇보다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허위매물을 없애는 데 같이 노력해서, 부동산 정보서비스 시장 전체의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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