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태순(정치 평론가) 김민전(교수) “10.28 작은 재보선, 어떤 의미있나?” ①
입력 2015.10.3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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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5년 10월 30일(금요일)
□ 출연자 : 황태순 정치 평론가 / 김민전 교수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홍지명] 지난 28일 재보선, 국회의원을 뽑는 곳이 없어서인지 낮은 관심 속에서 초미니로 치러졌는데요. 결과는 여당의 압승이었습니다. 이번 선거결과를 두고 여당은 국정동력을 확보했다고 의미부여를 했고 야당은 정치적인 의미가 크지 않다고 평가하는 등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의미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또 선거결과가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치평론가 두 분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김민전 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민전]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황태순 정치평론가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황태순]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재보선 결과는 15대2 여당의 압승입니다. 김민전 교수께서는 이번 선거 어떻게 보십니까?
[김민전]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낮은 투표율이었기 때문에 이로부터 과도한 해석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러나 대의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참여하는 국민의 민주주의라는 얘기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만큼 참여율이 높든 낮든 선거는 모두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요. 사실 이번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많은 숙제를 남긴 선거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뼈아픈 부분은 흔히들 전쟁에서는 항공병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결국은 지상군이 들어가야 승리의 깃발을 꼽을 수 있다고 얘기를 하는데요. 이번에 교과서 국정화문제도 반대여론이 굉장히 높았고 이 때문에 공중전에서는 압도적이었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결국 지상군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조직이나 후보, 이런 부분에 있어서 열세였고 이게 결국은 선거의 결과를 결정지었다고 볼 수 있겠죠.
[홍지명] 황태순 평론가 어떻습니까, 야당은 이제 지는 게 습관이 된 겁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안 그래도 어제 한 번 찾아봤어요. 그랬더니 지난 2005년, 당시 참여정부 시절입니다. 참여정부 시절 당시 박근혜 대표 시절부터 시작해서 10년 동안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통합당, 통합민주당, 이겨본 적이 없어요. 어떻게 보면 야당 입장에서는 좀 안타까울 겁니다. 지는 것이 습관화되었다고나 할까, 보면 상당히 기세는 올리는 것 같은데 막상 투표장에 가면 분루를 삼키고 마는데, 야당 일각에서는 투표율이 20.1%밖에 안 되니까, 라고 이야기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박지원 의원 말씀대로 진 건 진 겁니다. 또 보면 국정화 반대여론이 이렇게 큰 데 왜 이렇게 안 몰렸을까, 조직이 약했던 것 아닌가, 이렇게 얘기하는데 국정화 반대여론이 크다는 것도 여론조사 결과 아니에요? 근데 여론조사라는 것이 뭡니까. 여론조사라는 것이 응답률이 한 5%도 안 되는데 그나마도 한 20% 됐으니까 어떻게 보면 진정한 의미의 여론조사는 이번 선거의 결과가 아닌가 싶고, 또 한 가지는 야당 입장에서 아프게 생각해봐야 될 부분이 이런 것일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국회의원선거 같은 경우는 인물경쟁이 크게 좌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초라든지 광역의원들, 지방의원들 같은 경우는 사실 사람보다는 정당을 보고 찍는 경우가 거의 99%거든요? 그렇다면 정당에 대한 평가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내려진 것이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예, 김민전 교수 말씀하시죠.
[김민전] 한 가지 더 얘기하고 넘어가고 싶은데요. 사실 제가 모든 선거는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지만 또 그렇게까지 해석하신다고 하면 다른 얘기도 할 수 있는데요. 사실 지금 한국정치가 역동원의 패러독스에 갇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여권은 어찌됐든 소위 말하는 묻지마 지지층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지지층을 가지고 있고 이 때문에 투표율도 높고 어떤 경우에도 선거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근데 이 때문에 사실 선거운동을 아주 더티한 선거운동까지 해서 많은 일반적인 유권자들이 선거에 참여하기 어렵게 만들면 결국 승리한다고 하는 얘기거든요? 이 역동원의 패러독스는 사실 야권 내부에도 적용된다고 보는데요. 결국 야권의 지지층이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강한 충성심을 가지고 있는 소위 말하는 친노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게 잘 해서 이겼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라고 하는 말씀입니다.
[홍지명] 그러면 여당에서는 국정을 더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번 선거결과를 명분으로 해서 정부 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롯해 여러 현안과제들 더더욱 힘 있게 밀어붙일 수 있다고 보십니까? 황태순 평론가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가정을 한 번 해보시죠. 이번에 24곳 중에서 새누리당이 15곳, 무소속이 7곳, 새정치민주연합이 2곳인데 그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고 한 번 생각해보시죠. 만약에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가 문재인 대표의 새정치민주연합이 15곳, 새누리당이 2곳이었다고 하면 아마 야당에서 뭐라고 그러겠습니까? 언론에서 뭐라고 하겠습니까? 박근혜 정부의 국정화 시도는 국민들의 심판을 받았다, 민생을 게을리 하고 민생에 손 놓고 있는 박근혜 정부를 심판했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나왔던 것은 박근혜 정부라든지 새누리당 여권에서는 그야말로 우리가 그래도 국민들로부터 평가받았다는 논리와 명분하에서 국정운영의 동력을 찾으려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죠.
[홍지명] 새정치연합에서는 정치적 의미를 애써 부여하지 않으려 하겠지만 텃밭인 호남 세 군데 가운데 함평 광역의원 한 군데만 냈고 수도권 강세지역에서도 상당히 고전했어요. 김민전 교수, 이런 점은 좀 뼈아프지 않겠습니까?
[김민전] 뭐 조금이 아니라 많이 뼈아파 해야만 한다는 생각인데요. 사실 전반적으로 투표율은 낮았습니다만 호남의 경우엔 투표율도 40%대이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본다고 하면 사실 투표율이 낮아서 그렇다고 하는 변명도 하기 어렵고 지금 결과는 어느 정도 내년 총선이 어떻게 갈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결국 호남도 지금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대로 간다고 하면 아마 절반도 갖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수도권, 특히 서울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그동안에 야권이 수도권에서 선전을 해왔는데요. 이것 역시도 그렇게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은 이번 선거가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홍지명] 그러면 문재인 대표는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는 얘기를 했는데, 박지원,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일부 의원들은 문재인 대표 결단하시라, 이렇게 책임론을 다시 들고 나왔습니다. 문 대표가 책임지는 것은 물러나라는 의미가 들어가 있는 듯한데, 김민전 교수 어떻게 보십니까?
[김민전] 저는 뭐 그렇습니다. 사실 문재인 대표가 사임을 하느냐 안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특히 야당 내부의 통합성을 찾아갈 것이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문제는 이렇습니다. 사실 이번에 지난 재보선에서 지고 난 이후에 문재인 대표에 대한 사임론이 나오자 결국 혁신위를 띄워서 당을 혁신하겠다, 훨씬 더 통합적이고 개혁적으로 가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혁신위가 내놓은 것은 97년 대선에서 이회창 대표가 그 당시에 지고 난 이후에 이회창당 만들기에 나서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 당시에 중진들을 대거 잘라내고 그랬었는데, 이 모델로 가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전혀 혁신위의 방향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처방했고 이게 결국은 유권자에게도 그러면 그렇지, 라고 하는 이미지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죠.
[홍지명] 문재인 대표는 더 겸허하게 노력할 일이다, 어떻게 보면 책임론에 대한 진단이 좀 엇갈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이 문제로 해서 황태순 평론가, 새정치연합 내의 계파갈등이라든지 내홍이 커질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황태순] 커지겠죠. 앞서 김민전 교수 말씀하신 대로 4.29 재보선 참패했을 때 책임지라고 했더니 혁신을 통해서 통합을 이루겠다는 것이 문재인 대표의 일성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그동안 4.29 재보선 이후에 거의 6개월 가까이 해온 결과를 보면 당의 모습이라는 것이 이른바 문파와 비문파 간에 더 머리끄덩이싸움 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니까 호남에서조차도 고개를 돌리고 있고 또 수도권에서 당초 야당이 5대1로 앞서고 있었거든요? 근데 막상 선거하고 나니까 1대5로 오히려 다 뺏기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수도권에서조차도 이런 문재인 대표의 현재 모습 갖고는 안 되겠다, 하다보니까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그동안 약간 숨죽이고 있던 비문파들, 앞서 말씀하셨던 박지원 의원,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서 김한길 의원 등 뭔가 결단을 내려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저는 그렇다고 결단의 모습이라는 것이 문재인 대표가 물러난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습니까? 결국 보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금 야권 지지층이 바라는 것은 통합입니다. 그러나 지금 문재인 대표가 하는 것은 이른바 뺄셈의 정치를 하고 있거든요? 덧셈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예를 들어 한 가지 대안을 말씀드린다면 조기에 선대위를 구성해서 각 계파의 수장들을 모아서 이른바 집단지도체제 형태로 간다면 문재인 대표 체제도 유지하면서 통합의 모습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좀 지켜보기로 하고요. 역사교과서 논쟁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어제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방안을 백지상태에서 한 번 논의해보자, 그러기 위해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제안했습니다. 김민전 교수, 이런 제안을 한 배경 어떻게 보십니까? 또 제안은 타당하다고 보시는지요?
[김민전] 저는 상당히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문재인 대표가 그동안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마다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하자고 해서 사회적 논의기구에 꽂혔냐는 얘기도 일각에서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러나 정의화 의장도 얘기를 했습니다만 뭔가 제3의 방법을 통해서 갈등을 죽여 나가야지, 어떻게 계속해서 국정화문제를 이렇게 갈 것이냐, 라고 하는 얘기를 할 수가 있을 것이고요. 사실 뭐 지금 여당이 선거에서 이겼다고 얘기는 하지만 그러나 국회의원선거나 다음 대선의 경우에는 결국 투표율이 지금보다는 훨씬 높아지는 것이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런 경우에 있어서는 지금의 민심과는 좀 다른 민심이 나타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이겼기 때문에 우리가 모든 국민들로부터의 신임을 받았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결국 정치도 새옹지마이기 때문에요. 그렇게 강공으로 가면 그것이 결국은 오히려 더 부메랑이 되어서 날아온다는 것을 여권이 좀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홍지명] 지금 여권에서는 이런 제의는 정쟁을 이어가려는 노림수가 있다고 얘기하면서 어제 제안이 나오자마자 단칼에 잘라버렸습니다. 황태순 평론가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저는 김무성 대표가 한 말씀이 맞다고 봐요. 아니 그 사회적 논의기구는 좌파학자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국정교과서 만드는 데 함께 참여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문재인 대표가 두 가지를 좋아하세요. 하나는 여론조사를 좋아하시고 앞서 김민전 교수께서 살짝 지적해주셨습니다만 무슨 일만 나오면 사회적 대타협기구, 논의기구를 만들자, 그건 뭐냐면 시민사회단체를 갖다가 대거 끌어들여서 그야말로 정쟁의 폭을 넓히자는 얘기거든요? 생각을 해보세요. 국회라는 게 왜 있습니까? 왜 우리가 애써 돈 들여가면서 국회의원 300명을 유지하고 있고 선거를 치릅니까? 바로 그런 사회의 다양한 갈등 같은 갖다가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논의하라고, 국회의 장에서 논의하라고 국회를 만든 것인데, 아니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해결 못하고 그것을 갖다가 온 동네에 있는 시민단체, 대표들까지 끌어들여서 그야말로 만인의 투쟁의 장을 만들자고요? 저는 그건 제안 자체가 잘못됐다고 봅니다.
[홍지명] 그런데 문 대표가 기구구성을 제안한 상대가 여당이 아니고 청와대 대통령을 상대로 했어요. 여당과는 별도로 청와대에서 무슨 답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까요?
[황태순] 김무성 대표, 여권의 입장으로서 보면 가늠하는 것입니다. 앞서 문재인 대표는 지난번 4.29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나니까 한 달 만에 내놓은 답이 혁신위원회입니다. 혁신위원회 만들어서 뭐 하자. 이번에도 보면 10.28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나니까 바로 그 다음날 나온 것이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자. 어떻게 보면 자기의 옹색한 지경을 모면하고자 하는 정략적, 정책적 술수 같은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 거기에 청와대가 답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봅니다.
[홍지명] 그러면 김민전 교수님, 11월 5일, 다음달 5일로 국정화 확정고시가 지금 예정이 돼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런 상태에서 야당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는 뭐가 있는지, 지금처럼 어떤 장외투쟁, 버스투어, 이런 걸 계속해야 될지 어떤 대안이 가능하겠습니까?
[김민전] 사실 뭐 야당은 대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입법문제도 아니고 행정부 내의 고시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한다면 실제로 국회에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정부 여당이 이것을 국정화라고 하는 그야말로 역사를 퇴보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 또 이렇게 고시를 한다고 해서 사회적인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느냐, 지금 많은 역사학자들은 물론이고 많은 학자들 자체가 분노를 하고 있고 학생들도 마찬가지이고 또 시민들 역시도 많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야말로 평지풍파를 국정화를 통해서 일으킨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요. 또 이것은 국제적으로도 굉장히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또 사실 아니겠습니까? 이런 가운데서 우리가 선거에서 이겼기 때문에 우리가 마음대로 해도 된다, 이것은 결국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지금 대치상태에서 여야 모두 거친 막말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뭐 조상을 물고 늘어지는 일도 있고요. 지금 우리 헌법 13조에 보면 사실 연좌제 금지하고 있거든요? 이런 거친 막말들, 황태순 평론가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항상 보면 여야가 공히 막말을 하고 있잖아요? 여당에서는 야당을 향해서 있을 수 없는 얘기들을 하고 야당은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서 있을 수 없는 얘기들을 하는데, 항상 그렇습니다. 논리가 부족하고 뭔가 기운이 딸리면 거친 소리를 내고 고함을 지르기 시작합니다. 양쪽 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거죠. 마음의 여유가 없다보니까 그야말로 악에 받쳐서 상대방을 어떻게 하면 좀 괴롭힐까, 상대방을 어떻게 하면 꼬집을까, 이런 궁리만 하는 것 같은데 국민들이 빙그레 웃으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웃는 게 아니라 국민들도 많이 찌푸릴 것 같은데요.
[황태순] 아니 빙그레 웃는 게 그렇게 웃는 게 아닙니다.
[홍지명] 씁쓸하다는 말씀이군요. 김 교수님, 마무리 해주시죠.
[김민전] 힘이 딸려서 막말로 간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사실 막말로 가게 되면 결국 이득 보는 것은 여당이라고 하는 게 제가 앞서 말씀드린 역동원의 정치의 역설이라고 얘기드릴 수가 있고요. 사실 이것을 그동안에 여당이 선거 때마다 악용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NLL 관련해서 대통령 담화도 공개한다든지 그동안에 참 상상할 수 없는 선거운동을 펼쳤던 것이 사실이고 지금도 학자들의 반대 등을 북한의 지령이 내려왔다고 하는 마타도어를 지금 하고 있는 것도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언제까지 이렇게 국민들이 투표하지 않고 정치를 외면하게 하는 그런 정치는 해야 하느냐, 이것은 결국은 한국정치가, 사실 경제도 계속 마이너스로 가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 6분기 동안 제로성장이었다고 하는데 사실상 제로성장이라고 한다면 마이너스 성장이죠. 이런 상황에서 정치까지도 이렇게 계속해서 퇴화해야 되느냐, 안타깝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오늘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김민전] 네, 감사합니다.
[황태순]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지금까지 황태순 정치평론가, 경희대학교 김민전 교수였습니다.
□ 출연자 : 황태순 정치 평론가 / 김민전 교수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홍지명] 지난 28일 재보선, 국회의원을 뽑는 곳이 없어서인지 낮은 관심 속에서 초미니로 치러졌는데요. 결과는 여당의 압승이었습니다. 이번 선거결과를 두고 여당은 국정동력을 확보했다고 의미부여를 했고 야당은 정치적인 의미가 크지 않다고 평가하는 등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의미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또 선거결과가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치평론가 두 분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김민전 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민전]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황태순 정치평론가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황태순]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재보선 결과는 15대2 여당의 압승입니다. 김민전 교수께서는 이번 선거 어떻게 보십니까?
[김민전]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낮은 투표율이었기 때문에 이로부터 과도한 해석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러나 대의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참여하는 국민의 민주주의라는 얘기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만큼 참여율이 높든 낮든 선거는 모두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요. 사실 이번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많은 숙제를 남긴 선거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뼈아픈 부분은 흔히들 전쟁에서는 항공병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결국은 지상군이 들어가야 승리의 깃발을 꼽을 수 있다고 얘기를 하는데요. 이번에 교과서 국정화문제도 반대여론이 굉장히 높았고 이 때문에 공중전에서는 압도적이었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결국 지상군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조직이나 후보, 이런 부분에 있어서 열세였고 이게 결국은 선거의 결과를 결정지었다고 볼 수 있겠죠.
[홍지명] 황태순 평론가 어떻습니까, 야당은 이제 지는 게 습관이 된 겁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안 그래도 어제 한 번 찾아봤어요. 그랬더니 지난 2005년, 당시 참여정부 시절입니다. 참여정부 시절 당시 박근혜 대표 시절부터 시작해서 10년 동안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통합당, 통합민주당, 이겨본 적이 없어요. 어떻게 보면 야당 입장에서는 좀 안타까울 겁니다. 지는 것이 습관화되었다고나 할까, 보면 상당히 기세는 올리는 것 같은데 막상 투표장에 가면 분루를 삼키고 마는데, 야당 일각에서는 투표율이 20.1%밖에 안 되니까, 라고 이야기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박지원 의원 말씀대로 진 건 진 겁니다. 또 보면 국정화 반대여론이 이렇게 큰 데 왜 이렇게 안 몰렸을까, 조직이 약했던 것 아닌가, 이렇게 얘기하는데 국정화 반대여론이 크다는 것도 여론조사 결과 아니에요? 근데 여론조사라는 것이 뭡니까. 여론조사라는 것이 응답률이 한 5%도 안 되는데 그나마도 한 20% 됐으니까 어떻게 보면 진정한 의미의 여론조사는 이번 선거의 결과가 아닌가 싶고, 또 한 가지는 야당 입장에서 아프게 생각해봐야 될 부분이 이런 것일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국회의원선거 같은 경우는 인물경쟁이 크게 좌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초라든지 광역의원들, 지방의원들 같은 경우는 사실 사람보다는 정당을 보고 찍는 경우가 거의 99%거든요? 그렇다면 정당에 대한 평가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내려진 것이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예, 김민전 교수 말씀하시죠.
[김민전] 한 가지 더 얘기하고 넘어가고 싶은데요. 사실 제가 모든 선거는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지만 또 그렇게까지 해석하신다고 하면 다른 얘기도 할 수 있는데요. 사실 지금 한국정치가 역동원의 패러독스에 갇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여권은 어찌됐든 소위 말하는 묻지마 지지층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지지층을 가지고 있고 이 때문에 투표율도 높고 어떤 경우에도 선거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근데 이 때문에 사실 선거운동을 아주 더티한 선거운동까지 해서 많은 일반적인 유권자들이 선거에 참여하기 어렵게 만들면 결국 승리한다고 하는 얘기거든요? 이 역동원의 패러독스는 사실 야권 내부에도 적용된다고 보는데요. 결국 야권의 지지층이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강한 충성심을 가지고 있는 소위 말하는 친노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게 잘 해서 이겼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라고 하는 말씀입니다.
[홍지명] 그러면 여당에서는 국정을 더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번 선거결과를 명분으로 해서 정부 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롯해 여러 현안과제들 더더욱 힘 있게 밀어붙일 수 있다고 보십니까? 황태순 평론가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가정을 한 번 해보시죠. 이번에 24곳 중에서 새누리당이 15곳, 무소속이 7곳, 새정치민주연합이 2곳인데 그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고 한 번 생각해보시죠. 만약에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가 문재인 대표의 새정치민주연합이 15곳, 새누리당이 2곳이었다고 하면 아마 야당에서 뭐라고 그러겠습니까? 언론에서 뭐라고 하겠습니까? 박근혜 정부의 국정화 시도는 국민들의 심판을 받았다, 민생을 게을리 하고 민생에 손 놓고 있는 박근혜 정부를 심판했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나왔던 것은 박근혜 정부라든지 새누리당 여권에서는 그야말로 우리가 그래도 국민들로부터 평가받았다는 논리와 명분하에서 국정운영의 동력을 찾으려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죠.
[홍지명] 새정치연합에서는 정치적 의미를 애써 부여하지 않으려 하겠지만 텃밭인 호남 세 군데 가운데 함평 광역의원 한 군데만 냈고 수도권 강세지역에서도 상당히 고전했어요. 김민전 교수, 이런 점은 좀 뼈아프지 않겠습니까?
[김민전] 뭐 조금이 아니라 많이 뼈아파 해야만 한다는 생각인데요. 사실 전반적으로 투표율은 낮았습니다만 호남의 경우엔 투표율도 40%대이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본다고 하면 사실 투표율이 낮아서 그렇다고 하는 변명도 하기 어렵고 지금 결과는 어느 정도 내년 총선이 어떻게 갈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결국 호남도 지금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대로 간다고 하면 아마 절반도 갖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수도권, 특히 서울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그동안에 야권이 수도권에서 선전을 해왔는데요. 이것 역시도 그렇게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은 이번 선거가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홍지명] 그러면 문재인 대표는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는 얘기를 했는데, 박지원,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일부 의원들은 문재인 대표 결단하시라, 이렇게 책임론을 다시 들고 나왔습니다. 문 대표가 책임지는 것은 물러나라는 의미가 들어가 있는 듯한데, 김민전 교수 어떻게 보십니까?
[김민전] 저는 뭐 그렇습니다. 사실 문재인 대표가 사임을 하느냐 안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특히 야당 내부의 통합성을 찾아갈 것이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문제는 이렇습니다. 사실 이번에 지난 재보선에서 지고 난 이후에 문재인 대표에 대한 사임론이 나오자 결국 혁신위를 띄워서 당을 혁신하겠다, 훨씬 더 통합적이고 개혁적으로 가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혁신위가 내놓은 것은 97년 대선에서 이회창 대표가 그 당시에 지고 난 이후에 이회창당 만들기에 나서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 당시에 중진들을 대거 잘라내고 그랬었는데, 이 모델로 가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전혀 혁신위의 방향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처방했고 이게 결국은 유권자에게도 그러면 그렇지, 라고 하는 이미지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죠.
[홍지명] 문재인 대표는 더 겸허하게 노력할 일이다, 어떻게 보면 책임론에 대한 진단이 좀 엇갈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이 문제로 해서 황태순 평론가, 새정치연합 내의 계파갈등이라든지 내홍이 커질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황태순] 커지겠죠. 앞서 김민전 교수 말씀하신 대로 4.29 재보선 참패했을 때 책임지라고 했더니 혁신을 통해서 통합을 이루겠다는 것이 문재인 대표의 일성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그동안 4.29 재보선 이후에 거의 6개월 가까이 해온 결과를 보면 당의 모습이라는 것이 이른바 문파와 비문파 간에 더 머리끄덩이싸움 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니까 호남에서조차도 고개를 돌리고 있고 또 수도권에서 당초 야당이 5대1로 앞서고 있었거든요? 근데 막상 선거하고 나니까 1대5로 오히려 다 뺏기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수도권에서조차도 이런 문재인 대표의 현재 모습 갖고는 안 되겠다, 하다보니까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그동안 약간 숨죽이고 있던 비문파들, 앞서 말씀하셨던 박지원 의원,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서 김한길 의원 등 뭔가 결단을 내려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저는 그렇다고 결단의 모습이라는 것이 문재인 대표가 물러난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습니까? 결국 보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금 야권 지지층이 바라는 것은 통합입니다. 그러나 지금 문재인 대표가 하는 것은 이른바 뺄셈의 정치를 하고 있거든요? 덧셈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예를 들어 한 가지 대안을 말씀드린다면 조기에 선대위를 구성해서 각 계파의 수장들을 모아서 이른바 집단지도체제 형태로 간다면 문재인 대표 체제도 유지하면서 통합의 모습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좀 지켜보기로 하고요. 역사교과서 논쟁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어제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방안을 백지상태에서 한 번 논의해보자, 그러기 위해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제안했습니다. 김민전 교수, 이런 제안을 한 배경 어떻게 보십니까? 또 제안은 타당하다고 보시는지요?
[김민전] 저는 상당히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문재인 대표가 그동안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마다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하자고 해서 사회적 논의기구에 꽂혔냐는 얘기도 일각에서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러나 정의화 의장도 얘기를 했습니다만 뭔가 제3의 방법을 통해서 갈등을 죽여 나가야지, 어떻게 계속해서 국정화문제를 이렇게 갈 것이냐, 라고 하는 얘기를 할 수가 있을 것이고요. 사실 뭐 지금 여당이 선거에서 이겼다고 얘기는 하지만 그러나 국회의원선거나 다음 대선의 경우에는 결국 투표율이 지금보다는 훨씬 높아지는 것이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런 경우에 있어서는 지금의 민심과는 좀 다른 민심이 나타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이겼기 때문에 우리가 모든 국민들로부터의 신임을 받았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결국 정치도 새옹지마이기 때문에요. 그렇게 강공으로 가면 그것이 결국은 오히려 더 부메랑이 되어서 날아온다는 것을 여권이 좀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홍지명] 지금 여권에서는 이런 제의는 정쟁을 이어가려는 노림수가 있다고 얘기하면서 어제 제안이 나오자마자 단칼에 잘라버렸습니다. 황태순 평론가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저는 김무성 대표가 한 말씀이 맞다고 봐요. 아니 그 사회적 논의기구는 좌파학자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국정교과서 만드는 데 함께 참여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문재인 대표가 두 가지를 좋아하세요. 하나는 여론조사를 좋아하시고 앞서 김민전 교수께서 살짝 지적해주셨습니다만 무슨 일만 나오면 사회적 대타협기구, 논의기구를 만들자, 그건 뭐냐면 시민사회단체를 갖다가 대거 끌어들여서 그야말로 정쟁의 폭을 넓히자는 얘기거든요? 생각을 해보세요. 국회라는 게 왜 있습니까? 왜 우리가 애써 돈 들여가면서 국회의원 300명을 유지하고 있고 선거를 치릅니까? 바로 그런 사회의 다양한 갈등 같은 갖다가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논의하라고, 국회의 장에서 논의하라고 국회를 만든 것인데, 아니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해결 못하고 그것을 갖다가 온 동네에 있는 시민단체, 대표들까지 끌어들여서 그야말로 만인의 투쟁의 장을 만들자고요? 저는 그건 제안 자체가 잘못됐다고 봅니다.
[홍지명] 그런데 문 대표가 기구구성을 제안한 상대가 여당이 아니고 청와대 대통령을 상대로 했어요. 여당과는 별도로 청와대에서 무슨 답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까요?
[황태순] 김무성 대표, 여권의 입장으로서 보면 가늠하는 것입니다. 앞서 문재인 대표는 지난번 4.29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나니까 한 달 만에 내놓은 답이 혁신위원회입니다. 혁신위원회 만들어서 뭐 하자. 이번에도 보면 10.28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나니까 바로 그 다음날 나온 것이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자. 어떻게 보면 자기의 옹색한 지경을 모면하고자 하는 정략적, 정책적 술수 같은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 거기에 청와대가 답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봅니다.
[홍지명] 그러면 김민전 교수님, 11월 5일, 다음달 5일로 국정화 확정고시가 지금 예정이 돼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런 상태에서 야당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는 뭐가 있는지, 지금처럼 어떤 장외투쟁, 버스투어, 이런 걸 계속해야 될지 어떤 대안이 가능하겠습니까?
[김민전] 사실 뭐 야당은 대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입법문제도 아니고 행정부 내의 고시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한다면 실제로 국회에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정부 여당이 이것을 국정화라고 하는 그야말로 역사를 퇴보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 또 이렇게 고시를 한다고 해서 사회적인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느냐, 지금 많은 역사학자들은 물론이고 많은 학자들 자체가 분노를 하고 있고 학생들도 마찬가지이고 또 시민들 역시도 많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야말로 평지풍파를 국정화를 통해서 일으킨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요. 또 이것은 국제적으로도 굉장히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또 사실 아니겠습니까? 이런 가운데서 우리가 선거에서 이겼기 때문에 우리가 마음대로 해도 된다, 이것은 결국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지금 대치상태에서 여야 모두 거친 막말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뭐 조상을 물고 늘어지는 일도 있고요. 지금 우리 헌법 13조에 보면 사실 연좌제 금지하고 있거든요? 이런 거친 막말들, 황태순 평론가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항상 보면 여야가 공히 막말을 하고 있잖아요? 여당에서는 야당을 향해서 있을 수 없는 얘기들을 하고 야당은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서 있을 수 없는 얘기들을 하는데, 항상 그렇습니다. 논리가 부족하고 뭔가 기운이 딸리면 거친 소리를 내고 고함을 지르기 시작합니다. 양쪽 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거죠. 마음의 여유가 없다보니까 그야말로 악에 받쳐서 상대방을 어떻게 하면 좀 괴롭힐까, 상대방을 어떻게 하면 꼬집을까, 이런 궁리만 하는 것 같은데 국민들이 빙그레 웃으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웃는 게 아니라 국민들도 많이 찌푸릴 것 같은데요.
[황태순] 아니 빙그레 웃는 게 그렇게 웃는 게 아닙니다.
[홍지명] 씁쓸하다는 말씀이군요. 김 교수님, 마무리 해주시죠.
[김민전] 힘이 딸려서 막말로 간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사실 막말로 가게 되면 결국 이득 보는 것은 여당이라고 하는 게 제가 앞서 말씀드린 역동원의 정치의 역설이라고 얘기드릴 수가 있고요. 사실 이것을 그동안에 여당이 선거 때마다 악용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NLL 관련해서 대통령 담화도 공개한다든지 그동안에 참 상상할 수 없는 선거운동을 펼쳤던 것이 사실이고 지금도 학자들의 반대 등을 북한의 지령이 내려왔다고 하는 마타도어를 지금 하고 있는 것도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언제까지 이렇게 국민들이 투표하지 않고 정치를 외면하게 하는 그런 정치는 해야 하느냐, 이것은 결국은 한국정치가, 사실 경제도 계속 마이너스로 가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 6분기 동안 제로성장이었다고 하는데 사실상 제로성장이라고 한다면 마이너스 성장이죠. 이런 상황에서 정치까지도 이렇게 계속해서 퇴화해야 되느냐, 안타깝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오늘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김민전] 네, 감사합니다.
[황태순]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지금까지 황태순 정치평론가, 경희대학교 김민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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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황태순(정치 평론가) 김민전(교수) “10.28 작은 재보선, 어떤 의미있나?”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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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10-30 10:24:22
□ 방송일시 : 2015년 10월 30일(금요일)
□ 출연자 : 황태순 정치 평론가 / 김민전 교수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홍지명] 지난 28일 재보선, 국회의원을 뽑는 곳이 없어서인지 낮은 관심 속에서 초미니로 치러졌는데요. 결과는 여당의 압승이었습니다. 이번 선거결과를 두고 여당은 국정동력을 확보했다고 의미부여를 했고 야당은 정치적인 의미가 크지 않다고 평가하는 등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의미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또 선거결과가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치평론가 두 분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김민전 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민전]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황태순 정치평론가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황태순]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재보선 결과는 15대2 여당의 압승입니다. 김민전 교수께서는 이번 선거 어떻게 보십니까?
[김민전]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낮은 투표율이었기 때문에 이로부터 과도한 해석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러나 대의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참여하는 국민의 민주주의라는 얘기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만큼 참여율이 높든 낮든 선거는 모두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요. 사실 이번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많은 숙제를 남긴 선거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뼈아픈 부분은 흔히들 전쟁에서는 항공병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결국은 지상군이 들어가야 승리의 깃발을 꼽을 수 있다고 얘기를 하는데요. 이번에 교과서 국정화문제도 반대여론이 굉장히 높았고 이 때문에 공중전에서는 압도적이었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결국 지상군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조직이나 후보, 이런 부분에 있어서 열세였고 이게 결국은 선거의 결과를 결정지었다고 볼 수 있겠죠.
[홍지명] 황태순 평론가 어떻습니까, 야당은 이제 지는 게 습관이 된 겁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안 그래도 어제 한 번 찾아봤어요. 그랬더니 지난 2005년, 당시 참여정부 시절입니다. 참여정부 시절 당시 박근혜 대표 시절부터 시작해서 10년 동안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통합당, 통합민주당, 이겨본 적이 없어요. 어떻게 보면 야당 입장에서는 좀 안타까울 겁니다. 지는 것이 습관화되었다고나 할까, 보면 상당히 기세는 올리는 것 같은데 막상 투표장에 가면 분루를 삼키고 마는데, 야당 일각에서는 투표율이 20.1%밖에 안 되니까, 라고 이야기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박지원 의원 말씀대로 진 건 진 겁니다. 또 보면 국정화 반대여론이 이렇게 큰 데 왜 이렇게 안 몰렸을까, 조직이 약했던 것 아닌가, 이렇게 얘기하는데 국정화 반대여론이 크다는 것도 여론조사 결과 아니에요? 근데 여론조사라는 것이 뭡니까. 여론조사라는 것이 응답률이 한 5%도 안 되는데 그나마도 한 20% 됐으니까 어떻게 보면 진정한 의미의 여론조사는 이번 선거의 결과가 아닌가 싶고, 또 한 가지는 야당 입장에서 아프게 생각해봐야 될 부분이 이런 것일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국회의원선거 같은 경우는 인물경쟁이 크게 좌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초라든지 광역의원들, 지방의원들 같은 경우는 사실 사람보다는 정당을 보고 찍는 경우가 거의 99%거든요? 그렇다면 정당에 대한 평가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내려진 것이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예, 김민전 교수 말씀하시죠.
[김민전] 한 가지 더 얘기하고 넘어가고 싶은데요. 사실 제가 모든 선거는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지만 또 그렇게까지 해석하신다고 하면 다른 얘기도 할 수 있는데요. 사실 지금 한국정치가 역동원의 패러독스에 갇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여권은 어찌됐든 소위 말하는 묻지마 지지층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지지층을 가지고 있고 이 때문에 투표율도 높고 어떤 경우에도 선거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근데 이 때문에 사실 선거운동을 아주 더티한 선거운동까지 해서 많은 일반적인 유권자들이 선거에 참여하기 어렵게 만들면 결국 승리한다고 하는 얘기거든요? 이 역동원의 패러독스는 사실 야권 내부에도 적용된다고 보는데요. 결국 야권의 지지층이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강한 충성심을 가지고 있는 소위 말하는 친노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게 잘 해서 이겼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라고 하는 말씀입니다.
[홍지명] 그러면 여당에서는 국정을 더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번 선거결과를 명분으로 해서 정부 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롯해 여러 현안과제들 더더욱 힘 있게 밀어붙일 수 있다고 보십니까? 황태순 평론가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가정을 한 번 해보시죠. 이번에 24곳 중에서 새누리당이 15곳, 무소속이 7곳, 새정치민주연합이 2곳인데 그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고 한 번 생각해보시죠. 만약에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가 문재인 대표의 새정치민주연합이 15곳, 새누리당이 2곳이었다고 하면 아마 야당에서 뭐라고 그러겠습니까? 언론에서 뭐라고 하겠습니까? 박근혜 정부의 국정화 시도는 국민들의 심판을 받았다, 민생을 게을리 하고 민생에 손 놓고 있는 박근혜 정부를 심판했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나왔던 것은 박근혜 정부라든지 새누리당 여권에서는 그야말로 우리가 그래도 국민들로부터 평가받았다는 논리와 명분하에서 국정운영의 동력을 찾으려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죠.
[홍지명] 새정치연합에서는 정치적 의미를 애써 부여하지 않으려 하겠지만 텃밭인 호남 세 군데 가운데 함평 광역의원 한 군데만 냈고 수도권 강세지역에서도 상당히 고전했어요. 김민전 교수, 이런 점은 좀 뼈아프지 않겠습니까?
[김민전] 뭐 조금이 아니라 많이 뼈아파 해야만 한다는 생각인데요. 사실 전반적으로 투표율은 낮았습니다만 호남의 경우엔 투표율도 40%대이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본다고 하면 사실 투표율이 낮아서 그렇다고 하는 변명도 하기 어렵고 지금 결과는 어느 정도 내년 총선이 어떻게 갈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결국 호남도 지금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대로 간다고 하면 아마 절반도 갖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수도권, 특히 서울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그동안에 야권이 수도권에서 선전을 해왔는데요. 이것 역시도 그렇게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은 이번 선거가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홍지명] 그러면 문재인 대표는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는 얘기를 했는데, 박지원,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일부 의원들은 문재인 대표 결단하시라, 이렇게 책임론을 다시 들고 나왔습니다. 문 대표가 책임지는 것은 물러나라는 의미가 들어가 있는 듯한데, 김민전 교수 어떻게 보십니까?
[김민전] 저는 뭐 그렇습니다. 사실 문재인 대표가 사임을 하느냐 안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특히 야당 내부의 통합성을 찾아갈 것이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문제는 이렇습니다. 사실 이번에 지난 재보선에서 지고 난 이후에 문재인 대표에 대한 사임론이 나오자 결국 혁신위를 띄워서 당을 혁신하겠다, 훨씬 더 통합적이고 개혁적으로 가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혁신위가 내놓은 것은 97년 대선에서 이회창 대표가 그 당시에 지고 난 이후에 이회창당 만들기에 나서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 당시에 중진들을 대거 잘라내고 그랬었는데, 이 모델로 가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전혀 혁신위의 방향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처방했고 이게 결국은 유권자에게도 그러면 그렇지, 라고 하는 이미지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죠.
[홍지명] 문재인 대표는 더 겸허하게 노력할 일이다, 어떻게 보면 책임론에 대한 진단이 좀 엇갈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이 문제로 해서 황태순 평론가, 새정치연합 내의 계파갈등이라든지 내홍이 커질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황태순] 커지겠죠. 앞서 김민전 교수 말씀하신 대로 4.29 재보선 참패했을 때 책임지라고 했더니 혁신을 통해서 통합을 이루겠다는 것이 문재인 대표의 일성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그동안 4.29 재보선 이후에 거의 6개월 가까이 해온 결과를 보면 당의 모습이라는 것이 이른바 문파와 비문파 간에 더 머리끄덩이싸움 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니까 호남에서조차도 고개를 돌리고 있고 또 수도권에서 당초 야당이 5대1로 앞서고 있었거든요? 근데 막상 선거하고 나니까 1대5로 오히려 다 뺏기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수도권에서조차도 이런 문재인 대표의 현재 모습 갖고는 안 되겠다, 하다보니까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그동안 약간 숨죽이고 있던 비문파들, 앞서 말씀하셨던 박지원 의원,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서 김한길 의원 등 뭔가 결단을 내려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저는 그렇다고 결단의 모습이라는 것이 문재인 대표가 물러난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습니까? 결국 보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금 야권 지지층이 바라는 것은 통합입니다. 그러나 지금 문재인 대표가 하는 것은 이른바 뺄셈의 정치를 하고 있거든요? 덧셈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예를 들어 한 가지 대안을 말씀드린다면 조기에 선대위를 구성해서 각 계파의 수장들을 모아서 이른바 집단지도체제 형태로 간다면 문재인 대표 체제도 유지하면서 통합의 모습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좀 지켜보기로 하고요. 역사교과서 논쟁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어제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방안을 백지상태에서 한 번 논의해보자, 그러기 위해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제안했습니다. 김민전 교수, 이런 제안을 한 배경 어떻게 보십니까? 또 제안은 타당하다고 보시는지요?
[김민전] 저는 상당히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문재인 대표가 그동안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마다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하자고 해서 사회적 논의기구에 꽂혔냐는 얘기도 일각에서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러나 정의화 의장도 얘기를 했습니다만 뭔가 제3의 방법을 통해서 갈등을 죽여 나가야지, 어떻게 계속해서 국정화문제를 이렇게 갈 것이냐, 라고 하는 얘기를 할 수가 있을 것이고요. 사실 뭐 지금 여당이 선거에서 이겼다고 얘기는 하지만 그러나 국회의원선거나 다음 대선의 경우에는 결국 투표율이 지금보다는 훨씬 높아지는 것이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런 경우에 있어서는 지금의 민심과는 좀 다른 민심이 나타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이겼기 때문에 우리가 모든 국민들로부터의 신임을 받았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결국 정치도 새옹지마이기 때문에요. 그렇게 강공으로 가면 그것이 결국은 오히려 더 부메랑이 되어서 날아온다는 것을 여권이 좀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홍지명] 지금 여권에서는 이런 제의는 정쟁을 이어가려는 노림수가 있다고 얘기하면서 어제 제안이 나오자마자 단칼에 잘라버렸습니다. 황태순 평론가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저는 김무성 대표가 한 말씀이 맞다고 봐요. 아니 그 사회적 논의기구는 좌파학자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국정교과서 만드는 데 함께 참여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문재인 대표가 두 가지를 좋아하세요. 하나는 여론조사를 좋아하시고 앞서 김민전 교수께서 살짝 지적해주셨습니다만 무슨 일만 나오면 사회적 대타협기구, 논의기구를 만들자, 그건 뭐냐면 시민사회단체를 갖다가 대거 끌어들여서 그야말로 정쟁의 폭을 넓히자는 얘기거든요? 생각을 해보세요. 국회라는 게 왜 있습니까? 왜 우리가 애써 돈 들여가면서 국회의원 300명을 유지하고 있고 선거를 치릅니까? 바로 그런 사회의 다양한 갈등 같은 갖다가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논의하라고, 국회의 장에서 논의하라고 국회를 만든 것인데, 아니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해결 못하고 그것을 갖다가 온 동네에 있는 시민단체, 대표들까지 끌어들여서 그야말로 만인의 투쟁의 장을 만들자고요? 저는 그건 제안 자체가 잘못됐다고 봅니다.
[홍지명] 그런데 문 대표가 기구구성을 제안한 상대가 여당이 아니고 청와대 대통령을 상대로 했어요. 여당과는 별도로 청와대에서 무슨 답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까요?
[황태순] 김무성 대표, 여권의 입장으로서 보면 가늠하는 것입니다. 앞서 문재인 대표는 지난번 4.29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나니까 한 달 만에 내놓은 답이 혁신위원회입니다. 혁신위원회 만들어서 뭐 하자. 이번에도 보면 10.28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나니까 바로 그 다음날 나온 것이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자. 어떻게 보면 자기의 옹색한 지경을 모면하고자 하는 정략적, 정책적 술수 같은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 거기에 청와대가 답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봅니다.
[홍지명] 그러면 김민전 교수님, 11월 5일, 다음달 5일로 국정화 확정고시가 지금 예정이 돼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런 상태에서 야당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는 뭐가 있는지, 지금처럼 어떤 장외투쟁, 버스투어, 이런 걸 계속해야 될지 어떤 대안이 가능하겠습니까?
[김민전] 사실 뭐 야당은 대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입법문제도 아니고 행정부 내의 고시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한다면 실제로 국회에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정부 여당이 이것을 국정화라고 하는 그야말로 역사를 퇴보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 또 이렇게 고시를 한다고 해서 사회적인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느냐, 지금 많은 역사학자들은 물론이고 많은 학자들 자체가 분노를 하고 있고 학생들도 마찬가지이고 또 시민들 역시도 많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야말로 평지풍파를 국정화를 통해서 일으킨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요. 또 이것은 국제적으로도 굉장히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또 사실 아니겠습니까? 이런 가운데서 우리가 선거에서 이겼기 때문에 우리가 마음대로 해도 된다, 이것은 결국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지금 대치상태에서 여야 모두 거친 막말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뭐 조상을 물고 늘어지는 일도 있고요. 지금 우리 헌법 13조에 보면 사실 연좌제 금지하고 있거든요? 이런 거친 막말들, 황태순 평론가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항상 보면 여야가 공히 막말을 하고 있잖아요? 여당에서는 야당을 향해서 있을 수 없는 얘기들을 하고 야당은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서 있을 수 없는 얘기들을 하는데, 항상 그렇습니다. 논리가 부족하고 뭔가 기운이 딸리면 거친 소리를 내고 고함을 지르기 시작합니다. 양쪽 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거죠. 마음의 여유가 없다보니까 그야말로 악에 받쳐서 상대방을 어떻게 하면 좀 괴롭힐까, 상대방을 어떻게 하면 꼬집을까, 이런 궁리만 하는 것 같은데 국민들이 빙그레 웃으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웃는 게 아니라 국민들도 많이 찌푸릴 것 같은데요.
[황태순] 아니 빙그레 웃는 게 그렇게 웃는 게 아닙니다.
[홍지명] 씁쓸하다는 말씀이군요. 김 교수님, 마무리 해주시죠.
[김민전] 힘이 딸려서 막말로 간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사실 막말로 가게 되면 결국 이득 보는 것은 여당이라고 하는 게 제가 앞서 말씀드린 역동원의 정치의 역설이라고 얘기드릴 수가 있고요. 사실 이것을 그동안에 여당이 선거 때마다 악용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NLL 관련해서 대통령 담화도 공개한다든지 그동안에 참 상상할 수 없는 선거운동을 펼쳤던 것이 사실이고 지금도 학자들의 반대 등을 북한의 지령이 내려왔다고 하는 마타도어를 지금 하고 있는 것도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언제까지 이렇게 국민들이 투표하지 않고 정치를 외면하게 하는 그런 정치는 해야 하느냐, 이것은 결국은 한국정치가, 사실 경제도 계속 마이너스로 가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 6분기 동안 제로성장이었다고 하는데 사실상 제로성장이라고 한다면 마이너스 성장이죠. 이런 상황에서 정치까지도 이렇게 계속해서 퇴화해야 되느냐, 안타깝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오늘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김민전] 네, 감사합니다.
[황태순]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지금까지 황태순 정치평론가, 경희대학교 김민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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