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춘석 의원 “국민적 저항을 일으키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다” ①

입력 2015.11.04 (09:44) 수정 2015.11.0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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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5년 11월 4일(수요일)
□ 출연자 : 이춘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


“야당의 힘만으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저지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적 저항을 일으키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다”

[홍지명]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로 불투명해진 국회 현안처리 일정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 이번엔 야당의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춘석]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정부가 확정고시 일정을 이틀 앞당겨 어제 발표했는데, 이 확정고시를 앞당긴 것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이춘석] 국민들 여론이 자기들한테 불리하니까 절차도 앞당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홍지명] 정부 설명은 쓸데없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앞당길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이춘석] 그건 변명이라고 보고요. 우리 당은 확정고시 절차를 전혀 인정할 수 없고요. 이를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 그러냐면 이 행정절차법 의견수렴 기간이 11월 2일까지였지 않습니까? 근데 그 기간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고시를 확정해버렸다는 것은 처음부터 의견을 수용할 생각 자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메일 접수도 받지 않고 팩스와 우편으로 받겠다고 해놓고서는 담당 사무실에서 팩스까지 다 꺼놨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러한 행위는 행정절차법을 정면으로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절대왕정시대에 왕 마음대로 폭정을 휘둘렀던 전제군주시대에나 가능한 얘기라고 보기 때문에, 이러한 확정고시 절차를 저희 당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홍지명] 어제 황교안 국무총리가 현행 검정제도 하에서 나온 교과서 내용, 또 검정체제 자체의 문제점, 이런 것들을 조목조목 비판했는데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이춘석] 교육부의 의견수렴 결과가 나왔는데요. 반대의견이 찬성보다 두 배 많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근데 담화문 어디에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국정화를 재고한다는 내용이 없었어요. 저는 이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보고요. 우리 정부는 우리 국민들을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국민들은 뼈 빠지게 일해라, 세금이나 내라,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 내용적인 측면을 보면 우리나라 역사학자의 90%가 좌편향 돼있다는 대전제에서 출발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친일을 합리화하고 독재를 미화한 뉴라이트 교과서 정도가 정상적인 교과서지, 나머지는 다 빨갱이 교과서라고 몰아붙이고 있어요. 그런데 어제 황교안 총리가 말씀하신 몇 가지 사항 중에서 6.25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거나 주체사상을 선전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정부수립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의미를 축소했다는 내용들은 교과서 내용에 전혀 나오지 않아요. 그런데 이런 내용을, 전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하는 것이 도대체 어떤 논리로 배우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황교안 총리의 시각을 보면 이런 것 같아요. 빨간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으면서 사람들이 다 빨갛게 보이니까 빨갱이다, 라고 표현을 하는 것 같은데요. 이런 상황에서 이 빨간 안경을 쓰고 있는 사람이 잘못한 것인지, 빨갛게 보이는 우리 국민들이 잘못된 것인지, 저희는 황교안 총리의 시각을 되묻지 않을 수 없어요.

[홍지명] 아니 그러니까 어제 황교안 총리가 지적했던 6.25를 남한이 일으켰는지 북한이 일으켰는지 애매하게 서술돼 있다든지, 김일성 주체사상을 무비판적으로 서술해놓고, 특히나 무슨 북한 주체사상헌법의 서문까지 실어 놨다, 이런 게 교과서에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이춘석] 예, 검인정교과서 어느 부분을 봐도 없어요.

[홍지명] 어제 사진까지 같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춘석] 옛날에 문제됐던 것은 검인정교과서가 처음에 나왔을 때 개편되기 전의 내용을 문제 삼았는데, 그 뒤에는 문제를 삼았기 때문에 다 수정된 내용들이거든요.

[홍지명] 그러니까 지금 현행 교과서에는 없고 과거 교과서에 있던 것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이춘석] 예, 수정되기 전의 교과서입니다.

[홍지명] 오늘 문재인 대표가 국정화를 반대하는 대국민 기자회견을 연다는데, 어떤 내용으로 발표하게 됩니까?

[이춘석] 아마 어제 발표한 황교안 총리의 담화문이 어떤 모순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잘못을 가지고 있나, 이런 내용들을 포함하고요. 또 우리의 입장들도 포함하는 내용으로 알고 있습니다.

[홍지명] 어쨌거나 정부가 지금 행정권 발동해서 확정고시 해버리고 이제 국정화의 순서를 밟아나갈 텐데, 사실상 야당으로서 국정화를 저지할 방법이 있습니까?

[이춘석]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제가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신호도 위반하고 중앙선도 침범해서 도로 위를 마구 달리는 차가 있다고 칩시다. 그래서 이 차를 막을 방법이 뭐냐고 고민을 해보면 교통규칙 지켜라, 이렇게 얘기해서는 당연히 안 지키지 않겠습니까?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우리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고 야당이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데 지금은 그런 장치가 전혀 없다고 봅니다. 지금 확실한 것은 이런 법으로 정한 절차를 따르는 게 아니라 시민의 힘, 시민의 저항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수당을 가진 정부이기 때문에 국회가 야당을 무시하기 쉽지만 이 거대한 국민적 저항이 발생된다고 하면 이건 무시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판단하기 때문에 저희가 국회 내에서의 투쟁도 국회 외의 시민사회단체 등의 국민적 저항을 일으키는 데에 대해서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홍지명] 새정치연합이 어제 이틀째 밤샘 투쟁을 했는데, 이 밤샘 투쟁이라는 게 사실 체력소모가 엄청난 겁니다. 몇 달이고 이거 할 수 있는 거 아니지 않습니까?

[이춘석] 어제도 벌써 조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어요. 저희도 이 부분을 밤샘 투쟁에 의해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다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일방적인 태도에 대해서 우리도 저항의 방법을 찾는 것이고 이와 함께 국민적 저항을 일으키는 것이고 또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일으키고 당 내 투쟁과 당 외의 투쟁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결집을 모으는 과정에서 그러한 방법들이 도용된 것이지, 이것을 장기전으로 계속 끌고 가겠다는 생각들은 없습니다.

[홍지명] 정기국회 일정이 이제 멈춰서다보니까 국민들 걱정이 큽니다. 이런 얘기 하시는 분들 있어요. 야당의 투쟁이라는 게 꼭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싸워야 하는 것인가, 옛 노래에도 나오지만 싸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싸울 수는 없는 것이냐, 국민들의 민생문제를 모두 외면하면서까지 당자의 국정교과서 투쟁이 그렇게 절박한 것이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이춘석] 우리 당 내 입장도 정기국회의 모든 일정 자체를 다 보이콧 하겠다고 결정을 한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국민을 무시하고 야당을 무시하는 행태에 대해서 야당이 쓸 수 있는 카드가 현실적으로 많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국회를 정상화시키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고 국민의 민생을 살피는 문제도 곧 고려를 하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현 정부와 여당이 국회를 열어서 정말 국민의 민생문제를 챙기고 어려운 삶을 보살피도록 국회를 운영할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해서 저희는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마 국회를 정상화시킨다고 하더라도 4대 개혁의 문제를 들어서 노동악법의 문제를 제기할 것이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최소한 우리는 막을 수 있는 방법들을 마련해야 하고 여야 간에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상태여야지, 이 국정화도 강행하고 나머지 법도 다 판을 열어서 여당과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끌려가서는 안 된다,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홍지명] 일단 오늘까지는 의사일정 참여에 다 거부하는 거죠?

[이춘석] 일단 오늘까지는 전면적으로 모든 의사일정을 다 거부할 겁니다. 그리고 추후에 여론의 추이과정이라든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스케줄 과정에 따라서 그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좀 더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홍지명] 이춘석 의원께서도 지금 원내수석부대표 맡고 계신데, 여야 간에 무슨 2+2회동도 있고 한데, 연락 채널, 대화 채널은 열려있습니까?

[이춘석] 뭐 언제든지 통화는 하죠. 그런데 그 인식의 차이가 너무 커요. 사실 새누리당은 이 국정화 고시문제는 이미 끝난 문제이기 때문에 덮어놓고 다른 얘기를 하자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한 책임소재도 분명히 밝혀야하고 또 그러면 어떠한 주제를 가지고 어떻게 논의할 것인가도 전향적으로 나가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자기의 주장만 하고 자기의 주장만 관철시키려고 합니다. 그런 태도는 또 국회를 연다고 하더라도 야당을 무시하고 수적 우세를 내세워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일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일방적으로 끌고 자기들이 의도하는 대로 국회의 판을 가는 것은 우리 국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겁니다.

[홍지명] 여러 가지 쟁점 법안들도 있고, 중요한 게 예산안인데 문제는 이 예산안의 경우에 만약에 여야 간에 합의가 안 되면 2일에 자동부의 하도록 돼있지 않습니까? 여기에는 그래서 좀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당 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이춘석] 저희도 예산심사 자체를 전면 보이콧하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고요. 제가 작년에 예결위 간사를 했는데요. 지금 예결위에서 예산안 심사가 작년보다 일찍 시작했기 때문에 이번 주까지 예산심사가 멈췄다고 해서 이 자체가 졸속심사가 되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예산안 내용을 비춰보더라도 과연 이 예산들이 지금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 대한 국민적 삶을 보살폈느냐 하는 데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고요. 오히려 특수활동비라든가 새마을운동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에 예산이 치중됐기 때문에, 사실은 그 예산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국민적인 예산, 특히 어려운 중소기업을 살리는 예산들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지금 시간적으로는 그런 예산들을 심사하기에 쫓기는 시간은 아니기 때문에 저희도 그 부분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잘 판단하도록 하겠습니다.

[홍지명] 야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사실상 막을 수 없다면 출구전략을 슬슬 마련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러니까 투쟁에 몇 가지 단계가 필요하다, 지금 오늘 대표집필진 정부에서 발표한다는데 집필진 선정부터 집필과정, 국정교과서의 어떤 내용이 나올 때, 이런 단계별로 투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나,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이춘석] 방금 말씀하신 내용들에 대해서는 저희도 다 검토를 하고 있고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도 지금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 농성이 언제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풀리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국정화를 앞으로 저지하기 위해서 어떤 구체적인 행동들을 해나갈 것인가는 저희가 발표를 따로 할 것이고요. 지금 입장에서는 저희 야당의 힘만으로는 이를 저지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적 저항, 시민들이 힘을 합하는 부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의 과정을 어떻게 결속해서 같이 힘을 합쳐나갈 것이냐는 과정 속에 있고, 그런 부분들이 마무리되면 국회는 국회대로 밖의 투쟁은 투쟁대로 하는 투 트랙 전략을 수립해서 방향을 그쪽으로 선회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모쪼록 오늘이라도 여야 간의 대화가 복원돼서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춘석]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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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이춘석 의원 “국민적 저항을 일으키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다” ①
    • 입력 2015-11-04 09:44:35
    • 수정2015-11-04 09:45:14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5년 11월 4일(수요일)
□ 출연자 : 이춘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


“야당의 힘만으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저지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적 저항을 일으키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다”

[홍지명]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로 불투명해진 국회 현안처리 일정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 이번엔 야당의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춘석]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정부가 확정고시 일정을 이틀 앞당겨 어제 발표했는데, 이 확정고시를 앞당긴 것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이춘석] 국민들 여론이 자기들한테 불리하니까 절차도 앞당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홍지명] 정부 설명은 쓸데없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앞당길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이춘석] 그건 변명이라고 보고요. 우리 당은 확정고시 절차를 전혀 인정할 수 없고요. 이를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 그러냐면 이 행정절차법 의견수렴 기간이 11월 2일까지였지 않습니까? 근데 그 기간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고시를 확정해버렸다는 것은 처음부터 의견을 수용할 생각 자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메일 접수도 받지 않고 팩스와 우편으로 받겠다고 해놓고서는 담당 사무실에서 팩스까지 다 꺼놨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러한 행위는 행정절차법을 정면으로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절대왕정시대에 왕 마음대로 폭정을 휘둘렀던 전제군주시대에나 가능한 얘기라고 보기 때문에, 이러한 확정고시 절차를 저희 당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홍지명] 어제 황교안 국무총리가 현행 검정제도 하에서 나온 교과서 내용, 또 검정체제 자체의 문제점, 이런 것들을 조목조목 비판했는데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이춘석] 교육부의 의견수렴 결과가 나왔는데요. 반대의견이 찬성보다 두 배 많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근데 담화문 어디에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국정화를 재고한다는 내용이 없었어요. 저는 이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보고요. 우리 정부는 우리 국민들을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국민들은 뼈 빠지게 일해라, 세금이나 내라,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 내용적인 측면을 보면 우리나라 역사학자의 90%가 좌편향 돼있다는 대전제에서 출발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친일을 합리화하고 독재를 미화한 뉴라이트 교과서 정도가 정상적인 교과서지, 나머지는 다 빨갱이 교과서라고 몰아붙이고 있어요. 그런데 어제 황교안 총리가 말씀하신 몇 가지 사항 중에서 6.25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거나 주체사상을 선전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정부수립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의미를 축소했다는 내용들은 교과서 내용에 전혀 나오지 않아요. 그런데 이런 내용을, 전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하는 것이 도대체 어떤 논리로 배우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황교안 총리의 시각을 보면 이런 것 같아요. 빨간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으면서 사람들이 다 빨갛게 보이니까 빨갱이다, 라고 표현을 하는 것 같은데요. 이런 상황에서 이 빨간 안경을 쓰고 있는 사람이 잘못한 것인지, 빨갛게 보이는 우리 국민들이 잘못된 것인지, 저희는 황교안 총리의 시각을 되묻지 않을 수 없어요.

[홍지명] 아니 그러니까 어제 황교안 총리가 지적했던 6.25를 남한이 일으켰는지 북한이 일으켰는지 애매하게 서술돼 있다든지, 김일성 주체사상을 무비판적으로 서술해놓고, 특히나 무슨 북한 주체사상헌법의 서문까지 실어 놨다, 이런 게 교과서에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이춘석] 예, 검인정교과서 어느 부분을 봐도 없어요.

[홍지명] 어제 사진까지 같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춘석] 옛날에 문제됐던 것은 검인정교과서가 처음에 나왔을 때 개편되기 전의 내용을 문제 삼았는데, 그 뒤에는 문제를 삼았기 때문에 다 수정된 내용들이거든요.

[홍지명] 그러니까 지금 현행 교과서에는 없고 과거 교과서에 있던 것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이춘석] 예, 수정되기 전의 교과서입니다.

[홍지명] 오늘 문재인 대표가 국정화를 반대하는 대국민 기자회견을 연다는데, 어떤 내용으로 발표하게 됩니까?

[이춘석] 아마 어제 발표한 황교안 총리의 담화문이 어떤 모순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잘못을 가지고 있나, 이런 내용들을 포함하고요. 또 우리의 입장들도 포함하는 내용으로 알고 있습니다.

[홍지명] 어쨌거나 정부가 지금 행정권 발동해서 확정고시 해버리고 이제 국정화의 순서를 밟아나갈 텐데, 사실상 야당으로서 국정화를 저지할 방법이 있습니까?

[이춘석]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제가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신호도 위반하고 중앙선도 침범해서 도로 위를 마구 달리는 차가 있다고 칩시다. 그래서 이 차를 막을 방법이 뭐냐고 고민을 해보면 교통규칙 지켜라, 이렇게 얘기해서는 당연히 안 지키지 않겠습니까?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우리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고 야당이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데 지금은 그런 장치가 전혀 없다고 봅니다. 지금 확실한 것은 이런 법으로 정한 절차를 따르는 게 아니라 시민의 힘, 시민의 저항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수당을 가진 정부이기 때문에 국회가 야당을 무시하기 쉽지만 이 거대한 국민적 저항이 발생된다고 하면 이건 무시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판단하기 때문에 저희가 국회 내에서의 투쟁도 국회 외의 시민사회단체 등의 국민적 저항을 일으키는 데에 대해서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홍지명] 새정치연합이 어제 이틀째 밤샘 투쟁을 했는데, 이 밤샘 투쟁이라는 게 사실 체력소모가 엄청난 겁니다. 몇 달이고 이거 할 수 있는 거 아니지 않습니까?

[이춘석] 어제도 벌써 조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어요. 저희도 이 부분을 밤샘 투쟁에 의해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다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일방적인 태도에 대해서 우리도 저항의 방법을 찾는 것이고 이와 함께 국민적 저항을 일으키는 것이고 또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일으키고 당 내 투쟁과 당 외의 투쟁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결집을 모으는 과정에서 그러한 방법들이 도용된 것이지, 이것을 장기전으로 계속 끌고 가겠다는 생각들은 없습니다.

[홍지명] 정기국회 일정이 이제 멈춰서다보니까 국민들 걱정이 큽니다. 이런 얘기 하시는 분들 있어요. 야당의 투쟁이라는 게 꼭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싸워야 하는 것인가, 옛 노래에도 나오지만 싸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싸울 수는 없는 것이냐, 국민들의 민생문제를 모두 외면하면서까지 당자의 국정교과서 투쟁이 그렇게 절박한 것이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이춘석] 우리 당 내 입장도 정기국회의 모든 일정 자체를 다 보이콧 하겠다고 결정을 한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국민을 무시하고 야당을 무시하는 행태에 대해서 야당이 쓸 수 있는 카드가 현실적으로 많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국회를 정상화시키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고 국민의 민생을 살피는 문제도 곧 고려를 하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현 정부와 여당이 국회를 열어서 정말 국민의 민생문제를 챙기고 어려운 삶을 보살피도록 국회를 운영할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해서 저희는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마 국회를 정상화시킨다고 하더라도 4대 개혁의 문제를 들어서 노동악법의 문제를 제기할 것이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최소한 우리는 막을 수 있는 방법들을 마련해야 하고 여야 간에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상태여야지, 이 국정화도 강행하고 나머지 법도 다 판을 열어서 여당과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끌려가서는 안 된다,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홍지명] 일단 오늘까지는 의사일정 참여에 다 거부하는 거죠?

[이춘석] 일단 오늘까지는 전면적으로 모든 의사일정을 다 거부할 겁니다. 그리고 추후에 여론의 추이과정이라든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스케줄 과정에 따라서 그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좀 더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홍지명] 이춘석 의원께서도 지금 원내수석부대표 맡고 계신데, 여야 간에 무슨 2+2회동도 있고 한데, 연락 채널, 대화 채널은 열려있습니까?

[이춘석] 뭐 언제든지 통화는 하죠. 그런데 그 인식의 차이가 너무 커요. 사실 새누리당은 이 국정화 고시문제는 이미 끝난 문제이기 때문에 덮어놓고 다른 얘기를 하자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한 책임소재도 분명히 밝혀야하고 또 그러면 어떠한 주제를 가지고 어떻게 논의할 것인가도 전향적으로 나가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자기의 주장만 하고 자기의 주장만 관철시키려고 합니다. 그런 태도는 또 국회를 연다고 하더라도 야당을 무시하고 수적 우세를 내세워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일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일방적으로 끌고 자기들이 의도하는 대로 국회의 판을 가는 것은 우리 국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겁니다.

[홍지명] 여러 가지 쟁점 법안들도 있고, 중요한 게 예산안인데 문제는 이 예산안의 경우에 만약에 여야 간에 합의가 안 되면 2일에 자동부의 하도록 돼있지 않습니까? 여기에는 그래서 좀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당 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이춘석] 저희도 예산심사 자체를 전면 보이콧하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고요. 제가 작년에 예결위 간사를 했는데요. 지금 예결위에서 예산안 심사가 작년보다 일찍 시작했기 때문에 이번 주까지 예산심사가 멈췄다고 해서 이 자체가 졸속심사가 되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예산안 내용을 비춰보더라도 과연 이 예산들이 지금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 대한 국민적 삶을 보살폈느냐 하는 데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고요. 오히려 특수활동비라든가 새마을운동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에 예산이 치중됐기 때문에, 사실은 그 예산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국민적인 예산, 특히 어려운 중소기업을 살리는 예산들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지금 시간적으로는 그런 예산들을 심사하기에 쫓기는 시간은 아니기 때문에 저희도 그 부분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잘 판단하도록 하겠습니다.

[홍지명] 야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사실상 막을 수 없다면 출구전략을 슬슬 마련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러니까 투쟁에 몇 가지 단계가 필요하다, 지금 오늘 대표집필진 정부에서 발표한다는데 집필진 선정부터 집필과정, 국정교과서의 어떤 내용이 나올 때, 이런 단계별로 투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나,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이춘석] 방금 말씀하신 내용들에 대해서는 저희도 다 검토를 하고 있고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도 지금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 농성이 언제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풀리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국정화를 앞으로 저지하기 위해서 어떤 구체적인 행동들을 해나갈 것인가는 저희가 발표를 따로 할 것이고요. 지금 입장에서는 저희 야당의 힘만으로는 이를 저지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적 저항, 시민들이 힘을 합하는 부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의 과정을 어떻게 결속해서 같이 힘을 합쳐나갈 것이냐는 과정 속에 있고, 그런 부분들이 마무리되면 국회는 국회대로 밖의 투쟁은 투쟁대로 하는 투 트랙 전략을 수립해서 방향을 그쪽으로 선회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모쪼록 오늘이라도 여야 간의 대화가 복원돼서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춘석]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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