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 인류 대·소변은 돈이다…무려 ‘○○조 원’

입력 2015.11.04 (11:21) 수정 2015.11.04 (14:2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대·소변 경제적 가치에 대한 유엔 보고서 표지.


유엔 산하연구소 연구결과…연간 최대 11조 원

사하라 사막 남쪽의 아프리카 국가들 중에는 가축의 배설물을 활용해 삶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있다. 소똥을 이용해 집을 짓는 것은 물론, 부족한 땔감을 보충하기 위해 배설물을 가정용 연료로 쓰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여성들은 직접 바구니를 이고 아직 채 마르지도 않은 소똥을 주워 담으러 다닌다.

인분(人糞)도 이렇게 활용할 수 없을까. 똥·오줌을 모아 밭에 거름으로 활용했던 우리 선조들처럼 최근엔 처치 곤란한 사람의 배설물을 에너지 자원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과학적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대변의 경제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유엔 산하 연구소인 유엔대학 물·환경·건강 연구소(UNU-INWEH)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인류 70억명의 배출하는 대변과 소변의 양을 에너지로 환산해 본다면 최대 11조원(95억달러)에 달한다.




똥과 오줌이 돈이라니,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인간의 대변은 55~75%가 물, 25~45%는 메탄가스로 이뤄졌다. 이런 대변을 말려서 응축하면 석탄과 비슷한 에너지원이 된다. 위생 시설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인구(10억명)이 생산하는 배설물의 메탄가스 가치는 3억7600만달러로 1000만~1800만 가정의 전력을 댈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오줌의 가치도 똥에 못지 않다. 소변 1000리터(ℓ) 당 600그램(g)의 인과 칼슐, 900g의 유황이 함유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람 1명이 한해 배출하는 대변과 소변으로만 4.5kg의 질소를 생산한다고 본다.

지구에 사는 70억명의 사람들이 한해 배출하는 대변의 양은 2900억kg, 소변의 양은 19억8000만ℓ다.

70억 세계인의 배설물을 모아 바이오 가스를 생산한다면 이 에너지의 가치는 최소 16억달러(1조8000억원)에서 최대 95억달러(10조72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95억달러는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의 가정을 모두 합친 것에 맞먹는 1억3800만 가정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액수다. 참고로 인구수로 세계 10위인 일본(약 1억2710만명)보다도 많다.

이처럼 인간의 배설물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도 하지만, 배설물을 하나로 모아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은 여전히 쉽지 않다고 연구진들은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분뇨에서 경제적 가치를 찾는다는 발상은 좋지만, 사람의 배설물을 활용한는 것에 대한 문화적인 거부감을 극복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캐나다 정부의 지원으로 우간다와 케냐 정부, 유엔이 추진하는 한 실험에서 배설물 재생 에너지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우간다와 케냐는 학교와 교도소 등 여러 기관에서 나온 배설물을 하나로 모으고, 위생시설이 없는 마을에서 나온 배설물도 거둬가 배설물의 에너지 지속 이용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 [보고서 원문] Valuing Human Waste as an Energy Resource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70억 인류 대·소변은 돈이다…무려 ‘○○조 원’
    • 입력 2015-11-04 11:21:09
    • 수정2015-11-04 14:28:42
    경제

대·소변 경제적 가치에 대한 유엔 보고서 표지.


유엔 산하연구소 연구결과…연간 최대 11조 원

사하라 사막 남쪽의 아프리카 국가들 중에는 가축의 배설물을 활용해 삶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있다. 소똥을 이용해 집을 짓는 것은 물론, 부족한 땔감을 보충하기 위해 배설물을 가정용 연료로 쓰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여성들은 직접 바구니를 이고 아직 채 마르지도 않은 소똥을 주워 담으러 다닌다.

인분(人糞)도 이렇게 활용할 수 없을까. 똥·오줌을 모아 밭에 거름으로 활용했던 우리 선조들처럼 최근엔 처치 곤란한 사람의 배설물을 에너지 자원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과학적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대변의 경제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유엔 산하 연구소인 유엔대학 물·환경·건강 연구소(UNU-INWEH)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인류 70억명의 배출하는 대변과 소변의 양을 에너지로 환산해 본다면 최대 11조원(95억달러)에 달한다.




똥과 오줌이 돈이라니,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인간의 대변은 55~75%가 물, 25~45%는 메탄가스로 이뤄졌다. 이런 대변을 말려서 응축하면 석탄과 비슷한 에너지원이 된다. 위생 시설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인구(10억명)이 생산하는 배설물의 메탄가스 가치는 3억7600만달러로 1000만~1800만 가정의 전력을 댈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오줌의 가치도 똥에 못지 않다. 소변 1000리터(ℓ) 당 600그램(g)의 인과 칼슐, 900g의 유황이 함유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람 1명이 한해 배출하는 대변과 소변으로만 4.5kg의 질소를 생산한다고 본다.

지구에 사는 70억명의 사람들이 한해 배출하는 대변의 양은 2900억kg, 소변의 양은 19억8000만ℓ다.

70억 세계인의 배설물을 모아 바이오 가스를 생산한다면 이 에너지의 가치는 최소 16억달러(1조8000억원)에서 최대 95억달러(10조72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95억달러는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의 가정을 모두 합친 것에 맞먹는 1억3800만 가정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액수다. 참고로 인구수로 세계 10위인 일본(약 1억2710만명)보다도 많다.

이처럼 인간의 배설물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도 하지만, 배설물을 하나로 모아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은 여전히 쉽지 않다고 연구진들은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분뇨에서 경제적 가치를 찾는다는 발상은 좋지만, 사람의 배설물을 활용한는 것에 대한 문화적인 거부감을 극복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캐나다 정부의 지원으로 우간다와 케냐 정부, 유엔이 추진하는 한 실험에서 배설물 재생 에너지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우간다와 케냐는 학교와 교도소 등 여러 기관에서 나온 배설물을 하나로 모으고, 위생시설이 없는 마을에서 나온 배설물도 거둬가 배설물의 에너지 지속 이용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 [보고서 원문] Valuing Human Waste as an Energy Resource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