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와 악연, ‘자신감 충만’ 김인식호 끊을까

입력 2015.11.06 (17:1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세계랭킹 상위 12개국의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 첫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6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땅을 밟았다.

한국 대표팀은 8일 삿포로돔에서 일본과 이번 대회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일본 최북단의 전천후 돔구장인 삿포로돔은 야구장과 축구장 겸용으로 쓰이는 보기 드문 구장이다.

1998년에 착공해 2001년 6월 개장했으며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조별리그 3경기를 치렀다.

야구 경기를 치를 때에는 4만2천270명, 축구를 할 때에는 4만1천983명을 수용할 수 있다.

삿포로돔은 일본프로축구 2부(J2)리그 소속 팀인 콘사돌레 삿포로가 개장 당시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팀인 닛폰햄 파이터스가 도쿄 돔을 홈구장으로 쓰다가 2004년에 삿포로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일본과 개막전 전날인 7일 공식 훈련을 삿포로돔이 아닌 닛폰햄 파이터스의 실내연습장에서 한다.

공식 훈련은 경기를 치르는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7일 오후 2시 콘사돌레 삿포로가 도쿠시마 보르티스와 J2리그 40차전 홈 경기를 치르게 돼 있어 한국 대표팀은 삿포로돔을 경기 당일에나 밟을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삿포로돔과 악연이 있다. 이른바 '참사'라고 불리는 졸전을 야구와 축구대표팀이 삿포로돔에서 벌였던 탓이다.

먼저 야구 대표팀이 2003년 삿포로돔에서 열린 아시안선수권대회에서 쓴맛을 봤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린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003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현대 유니콘스의 김재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대표팀은 대만·일본에 져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한국야구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3·4위 결정전에서 일본을 3-1로 꺾고 동메달을 따고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이어 2회 연속 6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수확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게다가 당시 아시아선수권대회에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 4개국만 참가해 2위만 하면 아테네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해외파가 빠지고 몇몇 국내파 선수들도 부상으로 엔트리서 제외됐지만 이승엽, 이종범, 정민태 등이 포함된 만만찮은 전력도 갖췄다.

그러나 한 수 아래로 여기던 대만에 연장승부 끝에 10회말 결승점을 내주고 4-5로 역전패한 뒤 중국을 6-1로 이겼으나 일본에도 0-2로 져 결국 아테네행이 불발됐다.

삿포로의 악연은 8년 뒤 축구대표팀에 이어졌다.

2011년 8월 열린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조광래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카가와 신지(2골)와 혼다 케이스케에게 연속골을 허용하고 0-3으로 완패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일본에 3골 차 이상으로 진 것은 1974년 일본에서 열린 정기전에서 1-4로 패한 이후 37년 만이었다.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은퇴하고 이청용마저 정강이뼈 골절로 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등 베스트 멤버를 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데다 경기 중 수비수들의 연이은 부상이 겹쳤다고는 해도 완패의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결국 조광래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부진까지 겹쳐 삿포로 참사 넉 달 뒤인 2011년 12월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전격적으로 해임됐다.

이제 프리미어12 대표팀이 다시 삿포로에 발을 디뎠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6일 삿포로에 도착한 뒤 "한 번이라도 더 해봤으면 하는 바람인데 부득이하게 연습을 못하게 됐다"면서 삿포로돔에서 훈련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일전의 의미에 대해 "나뿐만 아니라 선수 각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말이 필요없다"고 밝히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포수 강민호는 삿포로돔에서 훈련을 못 하는 상황에 대해 "영향이 있겠지만 야구는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삿포로와 악연, ‘자신감 충만’ 김인식호 끊을까
    • 입력 2015-11-06 17:11:38
    연합뉴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세계랭킹 상위 12개국의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 첫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6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땅을 밟았다. 한국 대표팀은 8일 삿포로돔에서 일본과 이번 대회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일본 최북단의 전천후 돔구장인 삿포로돔은 야구장과 축구장 겸용으로 쓰이는 보기 드문 구장이다. 1998년에 착공해 2001년 6월 개장했으며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조별리그 3경기를 치렀다. 야구 경기를 치를 때에는 4만2천270명, 축구를 할 때에는 4만1천983명을 수용할 수 있다. 삿포로돔은 일본프로축구 2부(J2)리그 소속 팀인 콘사돌레 삿포로가 개장 당시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팀인 닛폰햄 파이터스가 도쿄 돔을 홈구장으로 쓰다가 2004년에 삿포로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일본과 개막전 전날인 7일 공식 훈련을 삿포로돔이 아닌 닛폰햄 파이터스의 실내연습장에서 한다. 공식 훈련은 경기를 치르는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7일 오후 2시 콘사돌레 삿포로가 도쿠시마 보르티스와 J2리그 40차전 홈 경기를 치르게 돼 있어 한국 대표팀은 삿포로돔을 경기 당일에나 밟을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삿포로돔과 악연이 있다. 이른바 '참사'라고 불리는 졸전을 야구와 축구대표팀이 삿포로돔에서 벌였던 탓이다. 먼저 야구 대표팀이 2003년 삿포로돔에서 열린 아시안선수권대회에서 쓴맛을 봤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린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003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현대 유니콘스의 김재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대표팀은 대만·일본에 져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한국야구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3·4위 결정전에서 일본을 3-1로 꺾고 동메달을 따고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이어 2회 연속 6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수확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게다가 당시 아시아선수권대회에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 4개국만 참가해 2위만 하면 아테네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해외파가 빠지고 몇몇 국내파 선수들도 부상으로 엔트리서 제외됐지만 이승엽, 이종범, 정민태 등이 포함된 만만찮은 전력도 갖췄다. 그러나 한 수 아래로 여기던 대만에 연장승부 끝에 10회말 결승점을 내주고 4-5로 역전패한 뒤 중국을 6-1로 이겼으나 일본에도 0-2로 져 결국 아테네행이 불발됐다. 삿포로의 악연은 8년 뒤 축구대표팀에 이어졌다. 2011년 8월 열린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조광래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카가와 신지(2골)와 혼다 케이스케에게 연속골을 허용하고 0-3으로 완패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일본에 3골 차 이상으로 진 것은 1974년 일본에서 열린 정기전에서 1-4로 패한 이후 37년 만이었다.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은퇴하고 이청용마저 정강이뼈 골절로 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등 베스트 멤버를 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데다 경기 중 수비수들의 연이은 부상이 겹쳤다고는 해도 완패의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결국 조광래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부진까지 겹쳐 삿포로 참사 넉 달 뒤인 2011년 12월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전격적으로 해임됐다. 이제 프리미어12 대표팀이 다시 삿포로에 발을 디뎠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6일 삿포로에 도착한 뒤 "한 번이라도 더 해봤으면 하는 바람인데 부득이하게 연습을 못하게 됐다"면서 삿포로돔에서 훈련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일전의 의미에 대해 "나뿐만 아니라 선수 각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말이 필요없다"고 밝히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포수 강민호는 삿포로돔에서 훈련을 못 하는 상황에 대해 "영향이 있겠지만 야구는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