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뉴스해설] ‘보건 안전’ 바로 세우기
입력 2015.11.30 (07:36) 수정 2015.11.30 (08:14) 뉴스광장
동영상영역 시작
[뉴스해설] ‘보건 안전’ 바로 세우기
동영상영역 끝
[박재갑 객원 해설위원]

메르스 파문이 가라앉는 시점에서 동네병원의 C형 간염 집단감염 사태라는 어이없는 일이 생겼습니다. 병을 고치려고 간 곳에서 오히려 병에 걸린다면 어떤 이유에서든 변명하기가 힘듭니다. 하물며 의료기관 스스로 최소한의 수칙마저 지키지 않았다면 환자, 나아가 국민의 보건안전은 설자리를 잃습니다.

이번 사태는 무엇보다 상식을 벗어난 의료 행위가 한두 달도 아닌 오랫동안 이뤄져왔다는 점에서 훨씬 충격적입니다. 해당 의원은 주사 처방에 의존해온 이른바 동네병원입니다. 의사의 진료보다는 수액주사 등으로만 운영해온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번 쓰고 버려야 할 1회용 주사기를 다시 쓰면서 C형 간염 집단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욱이 원장은 3년 전 사고로 장애 판정을 받은 뒤 거동이 불편해 병원 운영 전반에서 부인의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일부 무면허 의료 행위까지 의심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정상적 상황이 오래 지속됐는데도 어디에서든 제동장치는 없었습니다. 의사면허는 일단 취득하면 영구적이어서 설사 의사의 심신이 미약한 상태여도 진료를 규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는 면허 신고 시 연수 평점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으나, 미국 등에서는 정기적으로 의사의 진료 적절성 등을 평가하는 면허갱신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또 확인된 것은 동네병원의 영세한 운영실태입니다. 해당 의원을 거쳐간 환자는 지난 7년 동안 2천2백여 명이 조금 넘습니다. 정상적인 진료와 운영이 의심받는 상태인데도 보건 심사 당국은 이렇다 할 역할을 사실상 못해왔습니다.

지금 의료기관도 무한 경쟁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균형과 조화가 아니라 생존이 지상 가치가 된다면 국민의 보건안전은 근본적으로 위협받습니다. 의료기관들의 각성 못지않게 보건당국의 책임이 큽니다. 이번 사태가 단지 이 동네 병원만의 문제인지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 [뉴스해설] ‘보건 안전’ 바로 세우기
    • 입력 2015.11.30 (07:36)
    • 수정 2015.11.30 (08:14)
    뉴스광장
[뉴스해설] ‘보건 안전’ 바로 세우기
[박재갑 객원 해설위원]

메르스 파문이 가라앉는 시점에서 동네병원의 C형 간염 집단감염 사태라는 어이없는 일이 생겼습니다. 병을 고치려고 간 곳에서 오히려 병에 걸린다면 어떤 이유에서든 변명하기가 힘듭니다. 하물며 의료기관 스스로 최소한의 수칙마저 지키지 않았다면 환자, 나아가 국민의 보건안전은 설자리를 잃습니다.

이번 사태는 무엇보다 상식을 벗어난 의료 행위가 한두 달도 아닌 오랫동안 이뤄져왔다는 점에서 훨씬 충격적입니다. 해당 의원은 주사 처방에 의존해온 이른바 동네병원입니다. 의사의 진료보다는 수액주사 등으로만 운영해온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번 쓰고 버려야 할 1회용 주사기를 다시 쓰면서 C형 간염 집단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욱이 원장은 3년 전 사고로 장애 판정을 받은 뒤 거동이 불편해 병원 운영 전반에서 부인의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일부 무면허 의료 행위까지 의심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정상적 상황이 오래 지속됐는데도 어디에서든 제동장치는 없었습니다. 의사면허는 일단 취득하면 영구적이어서 설사 의사의 심신이 미약한 상태여도 진료를 규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는 면허 신고 시 연수 평점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으나, 미국 등에서는 정기적으로 의사의 진료 적절성 등을 평가하는 면허갱신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또 확인된 것은 동네병원의 영세한 운영실태입니다. 해당 의원을 거쳐간 환자는 지난 7년 동안 2천2백여 명이 조금 넘습니다. 정상적인 진료와 운영이 의심받는 상태인데도 보건 심사 당국은 이렇다 할 역할을 사실상 못해왔습니다.

지금 의료기관도 무한 경쟁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균형과 조화가 아니라 생존이 지상 가치가 된다면 국민의 보건안전은 근본적으로 위협받습니다. 의료기관들의 각성 못지않게 보건당국의 책임이 큽니다. 이번 사태가 단지 이 동네 병원만의 문제인지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댓글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