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부비2] 이별하라…이 영화처럼

입력 2015.12.01 (20:16) 수정 2015.12.0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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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영 아나운서의 고별 방송 ㅠㅠ

틈만나면 결혼설을 '셀프'로 퍼뜨리며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박은영 아나운서가

진짜 시집이라도 가려는지 '무비부비2'를 떠납니다.

제작진은 박은영 아나운서를 '곱게' 보내드리고,

아울러 박 아나와 같이 시린 옆구리를 부여잡고 있는

수많은 이땅의 '솔로' 들을 위해 겨울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도대체 왜! 겨울만 되면 이 땅은 커플들의 천국이 되는 것인가!

모든 방송과 길거리 음악들은 커플 찬가를 틀어대는 것인가!

솔로들은 방구석에서 인터넷으로 '무비부비2'나 봐야 하는가!

네... 맞습니다! 다같이 봅시다!

솔로들의 절규가 음성지원 되는 듯한 이 주제!

(커플들이여) "이별하라...이 영화 처럼"

강유정, 최광희 두 평론가가 뽑은 '가장 아름다운 이별 장면' 대결!

야심차게 준비한 겨울 특집이 한 점 위로가 되기를...이만 총총~

[ 이별하라! 이 영화처럼 ]


박은영 아나운서: 이별의 아픔 속에서만 사랑의 깊이를 알 수 있다. 조지 엘리엇이 이런 명언을 남겼더라고요. 그만큼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건 이별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오늘은 영화 속 이별장면 배틀을 붙어볼까 합니다. 두 분께서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이별 장면을 한 편씩 뽑아오셨는데 고르기가 만만치 않았을 거 같아요.

최광희 평론가: 사실은 이별 영화 베스트를 하려고 했던 이유를 먼저 말씀드리자면 오늘 박은영 아나운서가 마지막 작별을 하는

박: 제가 마지막에 딱 얘기하려고 했는데

최: 무비부비를 끝으로 이번 회를 끝으로 무비부비를 떠나기 때문에 우리가 준비를 했죠 특별히. 박은영 아나운서를 멋지게 보내드리자.

박: 그래서 정말 두 분이 어떤 영화들을 꼽아 오셨을지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최고의 이별 장면 : 카사블랑카 VS 연인]

최: 이게 지금 배틀이잖아요 그래서 박은영 아나운서가 나중에 심사위원이 되어가지고 제가 추천한 영화 저는 카사블랑카라는 영화를 골라왔고 강유정 교수의 여인이라는 영화 가운데 한 편을 가려줘야 되는데 우승 트로피 같은 거 없나 있어야 되는데 이거 내기 같은 거 하면 재밌는데

박: 평론가님 제가 뭐라고요

강유정 평론가: 저는 사실은 개인적인 여러 가지 경험이 많이 농축된 작품이예요. 제가 이걸 열여덟살 때 고등학교 때 몰래 들어가서 봤던 영화예요

박: 이거 미성년자 관람 불가 아니예요

강: 미성년자 관람 불가인데 게다가 제가 고등학교 때도 혼자 보러다니는 걸 좋아해가지고 혼자 야자를 땡땡이 치고 들어가서 봤던 영화인데 굉장히 그때 뭔가 마음이 울컥해가지고 오래 남았던 영화이기도 했고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소녀가요 프랑스 여자앤데 인도차이도 반도 이를테면 베트남에 와있습니다. 사실은 식민지에서 온 식민지에 온 이를테면 제국주의의 여자니까 부유하고 사람들을 깔봐야 마땅한데 이 여자의 집안이 너무 가난하고 아버지 일찍 돌아가시고 큰 오빠는 일종의 조금 정신 분열 비슷하게 어머니가 너무 귀하게 키우다보니까 집에 있는 모든 돈을 다 탕진해 버리는 거예요. 근데 이 엄마는 큰 아들한테 벌벌 떠는 거죠. 그러다보니 둘째 오빠와 얘는 집에서 있으나마나한 존재가 되어버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저 곳에 와있는 프랑스에 유학도 가 본적 있는 중국의 대 부호 중국인 남자를 만나서 이를테면 거래를 하게 되는 겁니다. 처음에는. 사랑이 아니라 거래로 생각했는데 마지막쯤 가면 이게 사랑이었구나 거래가 아니었구나를 좀 깨닫게 되는데요. 가장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점은 여기서 조금 어려운 얘기가 될 수 있겠지만 관계가 뒤집힌 거예요. 식민지와 피식민지가 뒤집힌 겁니다. 여자는 원래 식민하는 여자고 프랑스 여자고 남자는 이를테면 동양인이기 때문에 피식민지여야 마땅한데 바뀌어서 남자가 이 여자의 몸을 지배하게 되고 여자는 피식민지 여자처럼 몸을 어떻게 보자면 조금 어린 나이에 남자한테 자기가 다 뭔가를 뺏겼다고 생각하는 여자인데 마지막에 알고보니 사랑의 관계라는 게

박: 모두가 손을 흔들고 있어요.

[연인 : 여자를 완성하는 것은 ‘이별’ ]

강: 제가 굉장히 눈길을 끌었던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인거죠. 차가 카메라가 응시를 하고 있는데 차를 응시하고 있지만 저 안에 양가위의 눈빛이 느껴진다는 거죠. 그녀를 이미 발견했고 하지만 그녀는 손을 흔들거나 그리고 이별을 고하지 않고 좀 냉정한 자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녀도 약간 짐작을 해요. 그는 울고 있을 것이다 라는 짐작을 하긴 합니다. 이 여자애는 약간 후련하게 가는 거예요. 이를테면 아 저사람과 나 사이의 관계는 창피했던 돈에서 말하기 어려웠던 관계였는데 이제는 난 이제 여기 지긋지긋한 베트남을 떠나서 프랑스로 돌아가니까 굿바이라는 마음으로 굉장히 후련하게 가고 있지만 슬슬 마음이 좀 움직이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 장면이 만약 없었다면 밤에 쇼팽의 음악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굉장히 어색해질 뻔 한거죠. 근데 여자는 역시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 번 저런 깊이있는 이별을 해보고 나서 여자가 완성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박: 멋진 말이네요

최: 이별을 통해 여자가 완성된다. 이야. 저 때는 사실 저런 낭만적인 이별이 가능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시대에는 아마도 불가능할거예요

박: SNS로 딱

최: 이게 있기 때문에 그래요. 이게 있기 때문에 그래서 결국은 이별하게 되면 일단 휴대폰 번호부터 지우잖아. 빨리 지워야지 나중에 술취해서 못난 놈들이 꼭 옛날 헤어진 여자한테 전화해가지고 보고싶어 그런 추잡들을 떨게 만드는 매체가 이거예요

박: 보는 이로 하여금 더 아름답게 그리고 더 슬프게 느껴지는 이별 장면인 거 같아요. 우리 최평론가님께서 준비하신

최: 제가 골라온 카사블랑카는 영화 사에 빛나는 걸작이고

박: 이게 1942년작이예요

최: 1942년에 한참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을 때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에 카사블랑카라고 하는 공간 거기가 이제 세계 대전을 피해서 피난온 사람들이 미국으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같은 공간인데 거기서 어떤 사연을 가진 남자가 바로 험프리 보가트

강: 이름도 멋있어요

박: 정말 멋있어요

최: 전란을 피해서 미국으로 도망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잠깐 머물면서 그 안에서 이제 비자를 구하는 방법 어떻게 하면 돈을 구할 수 있을까 등등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그 집합적인 공간이 카페 아메리칸입니다. 카페 아메리칸의 주인이 바로 우리의 주인공 릭. 험프리 보가트인거죠. 그런데 어느날 그녀가 나타난 거예요. 누구냐. 파리에서 그토록 사랑햇던 여인. 그러나 파리에 독일군이 점령하러 들어온 날 같이 떠나기로 해놓고 닉을 외면해버렸던 그 여인. 잉그리트 버그만 캬 이름도 일사. 이름도 이쁘잖아요. 일사가 찾아옵니다. 근데 이게 왠 운명의 장난이란 말입니까. 일사가 그냥 찾아온 것도 아니고 빅터 라즐로라고 하는 반 나치 반체제 운동가하고 찾아오는 거예요. 생긴것도 정말 멋있고 게다가 생각도 바르고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혁명가입니다. 그 사람이 남편으로 같이 온 거예요. 아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파리에서 만났을 때는 분명히 일사는 솔로였거든요. 남편하고 같이 온 거야. 그러니까 험프리 보가트가 멘탈 붕괴에 빠져버리는 거죠. 이러고 있는데 저 사람들이 미국으로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그 열쇠가 바로 통행증인데 통행증을 바로 누가 가지고 있느냐. 닉이 가지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나중에 잉그리트 버그만이 찾아와서 제발 좀 달라. 우리한텐 그게 필요하다. 죽였어요.

강: 너무 찌질한 거 아니예요 한편으로는

[ ‘상남자’의 이별 법 : 카사블랑카 ]

최: 그렇죠. 거기까지는 카사블랑카의 닉은 거기까진 찌질해. 그런데 이제 이별 장면에서 닉의 진가가 나타나는 거죠. 닉이 모종의 음모를 꾸밉니다. 통행증을 가지고 공항까지 가는데 거기서 이제 원래 사실 닉과 일사가 함께 떠나기로 돼있었어요. 그렇게 돼있는데 갑자기 통행증을 거기에다가 빅터 라즐로 이름까지 써라. 내 이름은 빼라 이렇게 얘기하니까 어떻게 된 거냐 잉그리트 버그만이 그때 따지는 거죠. 험프리 보가트 입장에서는 잉그리트 보그만은 이미 빅터 라즐로라고 하는 남자에게 속해있는 거예요. 아무리 자신이 예전에 사랑했던 연인이긴 하지만 그리고 잉그리트 버그만이 자신의 운명을 닉에게 맡기긴 했습니다만 그러나 여기서 잉그리트 버그만은 소유하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강: 오히려 세상이 더 흉흉한 이때 좀 로맨스가 더 절절해지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최: 저 두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닉의 심경은 어떨까요. 그리고 릭을 뒤로 남겨놓고 떠나가고 있는 잉그리트 버그만 일사의 심경은 어떨까요. 결국은 이런 말이 있는 거예요. 사랑의 완성은 이별이다. 사실 저기서 보면 험프리 보가트가 결국 잉그리트 버그만을 보냄으로서 자신의 사랑을 완성하는 거거든요.

강: 다시 보니까 결국은 굉장히 남성 똥폼 영화네요.

최: 만약에 지금 시대라면 저런 영화가 만들어질 리가 없겠죠. 왜냐면 저렇게 보내더라도 나중에 핸드폰으로 또 할 수 있으니까

강: 그리고 지금 만들어지면 저 여자는 일단 어장관리녀로 욕을 먹을 수밖에 없어요

최: 일사 떠나 나중에 페이스북으로 연락할게 이렇게 되겠죠

박: 영상통화 하자고 이러면서

최: 이게 오늘 우리가 가지고 온 영화가 좀 되게 얄궂게도 강유정 교수께서 가지고 오신 영화는 이별 장면에서의 주체가 여자잖아요. 제가 가져온 카사블랑카는 이별 장면의 주체가 험프리 보가트 남자예요. 보내는 남자 입장이고 떠나는 여자의 입장인거죠. 그런 부분이 흥미롭네요.

박: 강유정 교수님이 보시기에 카사블랑카의 이별 장면 어떠셨어요

강: 일단은 이 영화는 1940년대 흑백 잉그리트 버그만 이 모든 게 하나의 딱 만들어진 저기서 하나만이라도 어긋나면 안 될 영화라 생각이 들고요. 사실 많은 전쟁 영화에서 저런 경우에 여자를 되게 괴롭히는 경우 남자가 많거든요. 악역이 많이 연출이 됐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아주 낭만적인 작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최: 어쨌든 두 편을 우리 둘이 소개를 해드렸으니까

박: 저는 그냥 제가 이 둘 중에 개인의 취향을 고르라고 하면

최: 취향 하지 마시고 평가의 시간을

박: 제가 어떻게 평가 하겠어요

최: 오늘 딱 봤을 때

박: 이별 장면 보면서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둘 중에서 한 편을 고른다는 건 사실 말이 안 되고

강: 떠나는 입장이니까

[박은영 아나운서의 선택은?]

박: 제가 떠나는 입장이니까 두 분이 저에게 주시는 선물처럼 이 이별 장면을 제가 평생 죽을 때까지 기억하면서

최: 아니 그러면 재미 없어요. 내려줘. 승부를 판가름을 내려 달라니까

박: 승부를 내려야 한다면 저는 당연히 연인을 선택하겠죠. 왜냐면 잉그리트 버그만 너무 아름답고 험프리 보가트도 너무 멋있고 카사블랑카 영화도 참 멋진 영화지만 1940년대 흑백은 저에게 너무 멀고요. 사실은 아직은 소녀 감성이 남아있는 저로서는 장자크 아노 감독의 연인

강: 끝까지 말을 해달라 누구냐 선택해달라 오늘은 험프리 보가트로 결국은 채이고 보네요

박: 아무튼 이렇게 마지막 편까지 아름답게 끝낼 수 있어서 저는 정말 감사하고 두 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거 같아요. 자 오늘은 이렇게 아름다운 이별 장면으로 모두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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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비부비2] 이별하라…이 영화처럼
    • 입력 2015-12-01 20:16:08
    • 수정2015-12-01 20:40:57
    무비부비2 메인
 박은영 아나운서의 고별 방송 ㅠㅠ

틈만나면 결혼설을 '셀프'로 퍼뜨리며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박은영 아나운서가

진짜 시집이라도 가려는지 '무비부비2'를 떠납니다.

제작진은 박은영 아나운서를 '곱게' 보내드리고,

아울러 박 아나와 같이 시린 옆구리를 부여잡고 있는

수많은 이땅의 '솔로' 들을 위해 겨울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도대체 왜! 겨울만 되면 이 땅은 커플들의 천국이 되는 것인가!

모든 방송과 길거리 음악들은 커플 찬가를 틀어대는 것인가!

솔로들은 방구석에서 인터넷으로 '무비부비2'나 봐야 하는가!

네... 맞습니다! 다같이 봅시다!

솔로들의 절규가 음성지원 되는 듯한 이 주제!

(커플들이여) "이별하라...이 영화 처럼"

강유정, 최광희 두 평론가가 뽑은 '가장 아름다운 이별 장면' 대결!

야심차게 준비한 겨울 특집이 한 점 위로가 되기를...이만 총총~

[ 이별하라! 이 영화처럼 ]


박은영 아나운서: 이별의 아픔 속에서만 사랑의 깊이를 알 수 있다. 조지 엘리엇이 이런 명언을 남겼더라고요. 그만큼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건 이별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오늘은 영화 속 이별장면 배틀을 붙어볼까 합니다. 두 분께서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이별 장면을 한 편씩 뽑아오셨는데 고르기가 만만치 않았을 거 같아요.

최광희 평론가: 사실은 이별 영화 베스트를 하려고 했던 이유를 먼저 말씀드리자면 오늘 박은영 아나운서가 마지막 작별을 하는

박: 제가 마지막에 딱 얘기하려고 했는데

최: 무비부비를 끝으로 이번 회를 끝으로 무비부비를 떠나기 때문에 우리가 준비를 했죠 특별히. 박은영 아나운서를 멋지게 보내드리자.

박: 그래서 정말 두 분이 어떤 영화들을 꼽아 오셨을지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최고의 이별 장면 : 카사블랑카 VS 연인]

최: 이게 지금 배틀이잖아요 그래서 박은영 아나운서가 나중에 심사위원이 되어가지고 제가 추천한 영화 저는 카사블랑카라는 영화를 골라왔고 강유정 교수의 여인이라는 영화 가운데 한 편을 가려줘야 되는데 우승 트로피 같은 거 없나 있어야 되는데 이거 내기 같은 거 하면 재밌는데

박: 평론가님 제가 뭐라고요

강유정 평론가: 저는 사실은 개인적인 여러 가지 경험이 많이 농축된 작품이예요. 제가 이걸 열여덟살 때 고등학교 때 몰래 들어가서 봤던 영화예요

박: 이거 미성년자 관람 불가 아니예요

강: 미성년자 관람 불가인데 게다가 제가 고등학교 때도 혼자 보러다니는 걸 좋아해가지고 혼자 야자를 땡땡이 치고 들어가서 봤던 영화인데 굉장히 그때 뭔가 마음이 울컥해가지고 오래 남았던 영화이기도 했고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소녀가요 프랑스 여자앤데 인도차이도 반도 이를테면 베트남에 와있습니다. 사실은 식민지에서 온 식민지에 온 이를테면 제국주의의 여자니까 부유하고 사람들을 깔봐야 마땅한데 이 여자의 집안이 너무 가난하고 아버지 일찍 돌아가시고 큰 오빠는 일종의 조금 정신 분열 비슷하게 어머니가 너무 귀하게 키우다보니까 집에 있는 모든 돈을 다 탕진해 버리는 거예요. 근데 이 엄마는 큰 아들한테 벌벌 떠는 거죠. 그러다보니 둘째 오빠와 얘는 집에서 있으나마나한 존재가 되어버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저 곳에 와있는 프랑스에 유학도 가 본적 있는 중국의 대 부호 중국인 남자를 만나서 이를테면 거래를 하게 되는 겁니다. 처음에는. 사랑이 아니라 거래로 생각했는데 마지막쯤 가면 이게 사랑이었구나 거래가 아니었구나를 좀 깨닫게 되는데요. 가장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점은 여기서 조금 어려운 얘기가 될 수 있겠지만 관계가 뒤집힌 거예요. 식민지와 피식민지가 뒤집힌 겁니다. 여자는 원래 식민하는 여자고 프랑스 여자고 남자는 이를테면 동양인이기 때문에 피식민지여야 마땅한데 바뀌어서 남자가 이 여자의 몸을 지배하게 되고 여자는 피식민지 여자처럼 몸을 어떻게 보자면 조금 어린 나이에 남자한테 자기가 다 뭔가를 뺏겼다고 생각하는 여자인데 마지막에 알고보니 사랑의 관계라는 게

박: 모두가 손을 흔들고 있어요.

[연인 : 여자를 완성하는 것은 ‘이별’ ]

강: 제가 굉장히 눈길을 끌었던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인거죠. 차가 카메라가 응시를 하고 있는데 차를 응시하고 있지만 저 안에 양가위의 눈빛이 느껴진다는 거죠. 그녀를 이미 발견했고 하지만 그녀는 손을 흔들거나 그리고 이별을 고하지 않고 좀 냉정한 자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녀도 약간 짐작을 해요. 그는 울고 있을 것이다 라는 짐작을 하긴 합니다. 이 여자애는 약간 후련하게 가는 거예요. 이를테면 아 저사람과 나 사이의 관계는 창피했던 돈에서 말하기 어려웠던 관계였는데 이제는 난 이제 여기 지긋지긋한 베트남을 떠나서 프랑스로 돌아가니까 굿바이라는 마음으로 굉장히 후련하게 가고 있지만 슬슬 마음이 좀 움직이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 장면이 만약 없었다면 밤에 쇼팽의 음악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굉장히 어색해질 뻔 한거죠. 근데 여자는 역시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 번 저런 깊이있는 이별을 해보고 나서 여자가 완성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박: 멋진 말이네요

최: 이별을 통해 여자가 완성된다. 이야. 저 때는 사실 저런 낭만적인 이별이 가능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시대에는 아마도 불가능할거예요

박: SNS로 딱

최: 이게 있기 때문에 그래요. 이게 있기 때문에 그래서 결국은 이별하게 되면 일단 휴대폰 번호부터 지우잖아. 빨리 지워야지 나중에 술취해서 못난 놈들이 꼭 옛날 헤어진 여자한테 전화해가지고 보고싶어 그런 추잡들을 떨게 만드는 매체가 이거예요

박: 보는 이로 하여금 더 아름답게 그리고 더 슬프게 느껴지는 이별 장면인 거 같아요. 우리 최평론가님께서 준비하신

최: 제가 골라온 카사블랑카는 영화 사에 빛나는 걸작이고

박: 이게 1942년작이예요

최: 1942년에 한참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을 때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에 카사블랑카라고 하는 공간 거기가 이제 세계 대전을 피해서 피난온 사람들이 미국으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같은 공간인데 거기서 어떤 사연을 가진 남자가 바로 험프리 보가트

강: 이름도 멋있어요

박: 정말 멋있어요

최: 전란을 피해서 미국으로 도망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잠깐 머물면서 그 안에서 이제 비자를 구하는 방법 어떻게 하면 돈을 구할 수 있을까 등등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그 집합적인 공간이 카페 아메리칸입니다. 카페 아메리칸의 주인이 바로 우리의 주인공 릭. 험프리 보가트인거죠. 그런데 어느날 그녀가 나타난 거예요. 누구냐. 파리에서 그토록 사랑햇던 여인. 그러나 파리에 독일군이 점령하러 들어온 날 같이 떠나기로 해놓고 닉을 외면해버렸던 그 여인. 잉그리트 버그만 캬 이름도 일사. 이름도 이쁘잖아요. 일사가 찾아옵니다. 근데 이게 왠 운명의 장난이란 말입니까. 일사가 그냥 찾아온 것도 아니고 빅터 라즐로라고 하는 반 나치 반체제 운동가하고 찾아오는 거예요. 생긴것도 정말 멋있고 게다가 생각도 바르고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혁명가입니다. 그 사람이 남편으로 같이 온 거예요. 아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파리에서 만났을 때는 분명히 일사는 솔로였거든요. 남편하고 같이 온 거야. 그러니까 험프리 보가트가 멘탈 붕괴에 빠져버리는 거죠. 이러고 있는데 저 사람들이 미국으로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그 열쇠가 바로 통행증인데 통행증을 바로 누가 가지고 있느냐. 닉이 가지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나중에 잉그리트 버그만이 찾아와서 제발 좀 달라. 우리한텐 그게 필요하다. 죽였어요.

강: 너무 찌질한 거 아니예요 한편으로는

[ ‘상남자’의 이별 법 : 카사블랑카 ]

최: 그렇죠. 거기까지는 카사블랑카의 닉은 거기까진 찌질해. 그런데 이제 이별 장면에서 닉의 진가가 나타나는 거죠. 닉이 모종의 음모를 꾸밉니다. 통행증을 가지고 공항까지 가는데 거기서 이제 원래 사실 닉과 일사가 함께 떠나기로 돼있었어요. 그렇게 돼있는데 갑자기 통행증을 거기에다가 빅터 라즐로 이름까지 써라. 내 이름은 빼라 이렇게 얘기하니까 어떻게 된 거냐 잉그리트 버그만이 그때 따지는 거죠. 험프리 보가트 입장에서는 잉그리트 보그만은 이미 빅터 라즐로라고 하는 남자에게 속해있는 거예요. 아무리 자신이 예전에 사랑했던 연인이긴 하지만 그리고 잉그리트 버그만이 자신의 운명을 닉에게 맡기긴 했습니다만 그러나 여기서 잉그리트 버그만은 소유하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강: 오히려 세상이 더 흉흉한 이때 좀 로맨스가 더 절절해지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최: 저 두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닉의 심경은 어떨까요. 그리고 릭을 뒤로 남겨놓고 떠나가고 있는 잉그리트 버그만 일사의 심경은 어떨까요. 결국은 이런 말이 있는 거예요. 사랑의 완성은 이별이다. 사실 저기서 보면 험프리 보가트가 결국 잉그리트 버그만을 보냄으로서 자신의 사랑을 완성하는 거거든요.

강: 다시 보니까 결국은 굉장히 남성 똥폼 영화네요.

최: 만약에 지금 시대라면 저런 영화가 만들어질 리가 없겠죠. 왜냐면 저렇게 보내더라도 나중에 핸드폰으로 또 할 수 있으니까

강: 그리고 지금 만들어지면 저 여자는 일단 어장관리녀로 욕을 먹을 수밖에 없어요

최: 일사 떠나 나중에 페이스북으로 연락할게 이렇게 되겠죠

박: 영상통화 하자고 이러면서

최: 이게 오늘 우리가 가지고 온 영화가 좀 되게 얄궂게도 강유정 교수께서 가지고 오신 영화는 이별 장면에서의 주체가 여자잖아요. 제가 가져온 카사블랑카는 이별 장면의 주체가 험프리 보가트 남자예요. 보내는 남자 입장이고 떠나는 여자의 입장인거죠. 그런 부분이 흥미롭네요.

박: 강유정 교수님이 보시기에 카사블랑카의 이별 장면 어떠셨어요

강: 일단은 이 영화는 1940년대 흑백 잉그리트 버그만 이 모든 게 하나의 딱 만들어진 저기서 하나만이라도 어긋나면 안 될 영화라 생각이 들고요. 사실 많은 전쟁 영화에서 저런 경우에 여자를 되게 괴롭히는 경우 남자가 많거든요. 악역이 많이 연출이 됐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아주 낭만적인 작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최: 어쨌든 두 편을 우리 둘이 소개를 해드렸으니까

박: 저는 그냥 제가 이 둘 중에 개인의 취향을 고르라고 하면

최: 취향 하지 마시고 평가의 시간을

박: 제가 어떻게 평가 하겠어요

최: 오늘 딱 봤을 때

박: 이별 장면 보면서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둘 중에서 한 편을 고른다는 건 사실 말이 안 되고

강: 떠나는 입장이니까

[박은영 아나운서의 선택은?]

박: 제가 떠나는 입장이니까 두 분이 저에게 주시는 선물처럼 이 이별 장면을 제가 평생 죽을 때까지 기억하면서

최: 아니 그러면 재미 없어요. 내려줘. 승부를 판가름을 내려 달라니까

박: 승부를 내려야 한다면 저는 당연히 연인을 선택하겠죠. 왜냐면 잉그리트 버그만 너무 아름답고 험프리 보가트도 너무 멋있고 카사블랑카 영화도 참 멋진 영화지만 1940년대 흑백은 저에게 너무 멀고요. 사실은 아직은 소녀 감성이 남아있는 저로서는 장자크 아노 감독의 연인

강: 끝까지 말을 해달라 누구냐 선택해달라 오늘은 험프리 보가트로 결국은 채이고 보네요

박: 아무튼 이렇게 마지막 편까지 아름답게 끝낼 수 있어서 저는 정말 감사하고 두 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거 같아요. 자 오늘은 이렇게 아름다운 이별 장면으로 모두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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