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 입혔던 80kg 금 행방 묘연?”…“악의적 비방”

입력 2015.12.02 (10:21) 수정 2015.12.0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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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법주사가 최근 준공한 미륵대불 개금불사(改金佛事)로 구설에 휘말렸다.

불상을 덧씌운 물질이 '순금' 아닌 '인조금'이고, 불상 표면에서 벗겨낸 약 80㎏의 금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는 악의적 루머가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법주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전국 주요 사찰에 법주사 미륵대불의 개금불사를 비난하는 우편물이 배달됐다.

A4용지 15장 분량의 우편물은 법주사가 신도를 속여 인조금으로 불사를 했고, 종전 불상 표면에 덮여 있던 금박의 행방도 묘연하다는 내용이다.

법주사는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높이 33m의 미륵대불에 황금 옷을 갈아입히는 개금불사를 했다.

불상 표면에 얼룩진 청록색 녹을 제거하고 '골드펄'이라는 인조금을 덧씌우는 작업이다.

이 불상은 2002년 한 차례 황금 옷을 입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표면에 녹이 슬면서 광채가 사라지자 13년 만에 재 공사에 나선 것이다.

비방 우편물에서는 2002년 순금 옷을 입힌 것과 달리 이번 공사에서는 인조금이 사용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또 13년 전 불상에 입혔던 80㎏의 금이 이번 공사 과정서 모두 벗겨졌는데도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찰 측은 누군가 악의적으로 말도 안되는 '소설'을 만들어 냈다며 발끈하고 있다.

내년 2∼3월로 예정된 주지 선거와 관련돼 현 지도부를 흠집내려는 의도라는 주장도
있다 .

사찰 측은 인조금 사용에 대해 "변색을 막기 위해 전문가 회의를 거쳐 결정한 내용이고, 여려 차례 회의나 언론 등을 통해 공개했다"고 해명했다.

벗겨낸 금박에 대해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금 추출을 시도했지만, 남아 있는 함량이 거의 없어 실패했다"며 "당시 녹과 함께 벗겨낸 금박 표면은 사찰 안 수장고에 잘 보관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불상의 개금층 손상 원인을 분석했던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정광용(보존과학과) 교수도 사찰 측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정 교수는 "2002년 개금은 불상 표면에 은막을 입힌 뒤 그 위에 금박을 덧씌우는 방식이었는데, 불상의 표면이 거칠고 여름철 햇볕에 달구어질 경우 70∼80도까지 올라가는 것을 견뎌내지 못했다"며 "당시 금박은 너무 얇아서 벗겨낼 수 없는데다, 벗기더러도 금 성분을 추출하기는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최근 충북 보은경찰서에는 문제의 우편물 발송자 처벌을 요구하는 고소장이 접수됐다.

법주사 신도 A (55)씨는 고소장에서 "허무맹랑한 내용을 퍼트려 사찰과 신도회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람을 반드시 찾아내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우편물 발신지 추적에 나서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보은경찰서 관계자는 "문제의 우편물이 서울시내 여러 곳의 우체국에서 전국의 사찰과 법주사 소속 말사 등 200여곳으로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등기우편이 아닌 일반우편이어서 발신인을 찾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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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2-02 10:21:41
    • 수정2015-12-02 14:25:06
    사회
속리산 법주사가 최근 준공한 미륵대불 개금불사(改金佛事)로 구설에 휘말렸다.

불상을 덧씌운 물질이 '순금' 아닌 '인조금'이고, 불상 표면에서 벗겨낸 약 80㎏의 금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는 악의적 루머가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법주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전국 주요 사찰에 법주사 미륵대불의 개금불사를 비난하는 우편물이 배달됐다.

A4용지 15장 분량의 우편물은 법주사가 신도를 속여 인조금으로 불사를 했고, 종전 불상 표면에 덮여 있던 금박의 행방도 묘연하다는 내용이다.

법주사는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높이 33m의 미륵대불에 황금 옷을 갈아입히는 개금불사를 했다.

불상 표면에 얼룩진 청록색 녹을 제거하고 '골드펄'이라는 인조금을 덧씌우는 작업이다.

이 불상은 2002년 한 차례 황금 옷을 입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표면에 녹이 슬면서 광채가 사라지자 13년 만에 재 공사에 나선 것이다.

비방 우편물에서는 2002년 순금 옷을 입힌 것과 달리 이번 공사에서는 인조금이 사용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또 13년 전 불상에 입혔던 80㎏의 금이 이번 공사 과정서 모두 벗겨졌는데도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찰 측은 누군가 악의적으로 말도 안되는 '소설'을 만들어 냈다며 발끈하고 있다.

내년 2∼3월로 예정된 주지 선거와 관련돼 현 지도부를 흠집내려는 의도라는 주장도
있다 .

사찰 측은 인조금 사용에 대해 "변색을 막기 위해 전문가 회의를 거쳐 결정한 내용이고, 여려 차례 회의나 언론 등을 통해 공개했다"고 해명했다.

벗겨낸 금박에 대해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금 추출을 시도했지만, 남아 있는 함량이 거의 없어 실패했다"며 "당시 녹과 함께 벗겨낸 금박 표면은 사찰 안 수장고에 잘 보관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불상의 개금층 손상 원인을 분석했던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정광용(보존과학과) 교수도 사찰 측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정 교수는 "2002년 개금은 불상 표면에 은막을 입힌 뒤 그 위에 금박을 덧씌우는 방식이었는데, 불상의 표면이 거칠고 여름철 햇볕에 달구어질 경우 70∼80도까지 올라가는 것을 견뎌내지 못했다"며 "당시 금박은 너무 얇아서 벗겨낼 수 없는데다, 벗기더러도 금 성분을 추출하기는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최근 충북 보은경찰서에는 문제의 우편물 발송자 처벌을 요구하는 고소장이 접수됐다.

법주사 신도 A (55)씨는 고소장에서 "허무맹랑한 내용을 퍼트려 사찰과 신도회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람을 반드시 찾아내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우편물 발신지 추적에 나서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보은경찰서 관계자는 "문제의 우편물이 서울시내 여러 곳의 우체국에서 전국의 사찰과 법주사 소속 말사 등 200여곳으로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등기우편이 아닌 일반우편이어서 발신인을 찾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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