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녹취> 다나의원 환자(C형 간염 감염) : "저와 저희 아버지가 감염되셨거든요. 그러면 두명이라고만 해도 1억원이 당장 들어가는데.. 내과에 방문했을 뿐인데 이런 병을 얻었다는것에 대해서 당황스러운.."
<녹취> 다나의원 환자 : "배에다 계속 주산지 침인지 엄청 찔렀지. 지방 분해한다고.."
<녹취> "새파란 멍이 들어가지고 얼마나 주사를 맞았는지 무서워 무서워"
<인터뷰> 집단감염 사망환자 가족 : "월요일이면 퇴원을 할 수 있다고 이렇게 말을 했거든요. 근데 월요일이 엄마가 사망선고 받으신 날이 돼버렸어요."
<오프닝>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사고의 충격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백 명에 가까운 환자가 C형 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나는 중입니다.
그 원인과 감염 경로에 대해서도 추측이 분분한데요.
집단감염이 일어난 다나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번 사태가 우리 의료 보건 체계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나의원은 밖에서 봐선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동네 병원입니다.
다만, 동네 병원치고는 꽤 많은 환자들이 찾았다고 이 병원 환자들은 말합니다.
<녹취> 다나의원 이용 주민들(음성변조) : "무조건 다 거기로 몰렸지. 사람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찼었다니까. (버글버글 했어)"
직장인 이 모씨 역시 올해 초 감기를 치료하기 위해 다나의원을 찾았습니다.
당시 이 씨는 이 병원에서 수액주사를 맞았는데 최근 보건당국으로부터 C형 간염 검사 통보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C형 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이모씨(다나의원 환자/C형간염 감염/음성변조) : "감기치료를 하기 위해서 간거고요. 의사와 간호사가 해주는 치료를 받았을 뿐이고. 앞으로 어떤 누가 안심하고 동네병원을 갈수 있겠어요? 사람들이 감기에 걸리거나 배탈이 나면 빠르게 갈 수 있는 게 동네병원인거고.."
이 씨와 비슷한 시기에 다나의원에서 수액 주사를 맞았던 이씨의 아버지도 C형 간염에 감염됐습니다.
<인터뷰> 이모씨(다나의원 환자/C형간염 감염/음성변조) : "저와 저희 아버지가 감염되셨거든요. 2명이라고 해도 1억원이 당장 들어가는데 어떤 누가 함부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겠어요. 지금 현재 환자 감염자들 중에는 아주 어린 아가씨 들도 있고 나이가 실제로 굉장히 연로하신 분들도 계세요."
다나의원 원장 김모씨는 전문과목이 없는 '일반의'입니다.
내과 등 다양한 진료과목을 내걸었지만, 환자들을 주로 불러모은 건 '수액주사'와 '다이어트 치료' 였다고 이 병원 환자들은 증언합니다.
<녹취> 다나의원 환자(음성변조) : "배에다 계속 주산지 침인지 엄청 찔렀지. 지방 분해한다고. 침으로 이렇게 해서 자극을 줘서 빼는 거지."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천구 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19일부터 다나의원을 폐쇄하고 역학조사에 들어갔습니다.
2008년부터 최근까지 다나의원에서 진료를 받아 검사 대상에 오른 2천2백68명 가운데 지금까지 절반 정도가 검사를 마쳤습니다.
이 가운데 C형 간염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78명, 감염자 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동네 의원에서 어떻게 이런 대규모 집단 감염이 일어난 것일까?
취재진은 환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폐쇄된 병원의 내부를 재구성해봤습니다.
평범한 병원 외관과는 다른 독특한 내부 구조가 눈에 띕니다.
<녹취> 다나의원 이용 환자(음성변조) : "무슨 칸막이가 다 있고 다 누워요. 사람들 다 가득 차 있었어요. 수액 맞는 사람 뭐 하는 사람. 종류별로 다 있겠죠. 가면 누우라고 하면 눕고 (주사 맞고) 한참 있다가 그냥 왔어요."
한 방에 병상 12개가 2열로 나란히 놓여있는 특이한 구조였습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런 구조의 침상 배치는 주사제 처방에 특화된 형태였다고 분석합니다.
<녹취> 다나의원 인근 주민(음성변조) : " 아줌마들이 많이 왔죠 여기서 밥까지 해먹고 그랬어요 계속 누워있는거야 주사 맞고 하루 종일..."
<녹취> 다나의원 인근 주민(음성변조) : "고정적으로 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주머니들이 살이 어쩌고.. 보면 새파란 멍이 들어가지고 얼마나 주사를 맞았는지 무서워"
건강보험 심사 평가원에서 밝힌 지난해 다나의원의 주사제 처방율은 무려 98%.
병원 환자 백명 가운데 98명이 주사제를 맞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의 평균 주사제 처방율 20%에 비해 4배가 넘는 수칩니다.
<인터뷰> 유희영(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실 부장) : "다나의원 같은 경우에 저희가 1년에 4번 이상 주사제 처방률이 굉장히 높은 것을 지적하면서 지역별로 또 종별로도 비교를 해서 그 데이터를 제공하고, 그거를 시정할 것을 (안내했습니다.)"
실제로 KBS 취재결과 다나의원은 올해 상반기에만 2천 4백여건의 주사제를 처방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14년에는 1년 동안 4천 5백건의 주사제를 처방했는데, 365일 연중무휴로 병원을 운영했다고 계산할 경우 하루 평균 12건을 처방한 셈입니다.
심평원이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건강보험 '급여'항목뿐이어서 알부민 등 시중에서 있는 인기 '비급여' 주사제까지 포함한다면 주사제 처방 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주사 한번에 2만원에서 10만원까지 하고, 10% 미만의 낮은 원가율을 고려하면 다나의원이 벌어들인 수익은 연간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터뷰> 정형준(인도주의 의사회 정책국장/전문의) : "일반 포도당 같은 경우에 급여신청을 했다는 것이죠. 거기에 추가로 비보험으로 '마늘주사'니 '백옥주사'니 '비타민 주사'니 이런것들하면서 그 주사기를 돌려 쓴 것이것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곳은 그냥 수액만 맞는 곳이었던 거죠 사실."
다나의원이 10년 가까이 이른바 '주사제 장사'에 가까운 의료 행위를 해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주사제 처방률이 다른 병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이상징후를 포착했지만 심평원과 양천구 보건소 등 보건당국이 병원을 현장 조사하거나 의료진을 면담하는 조치는 없었습니다.
국민 건강권 보호라는 기본적인 보건감독 기능에 허점을 노출한 셈입니다.
<녹취> 서울 양천구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한테는 그거(주사제처방율)을 알려주지 않는대요, 심평원에서. (병원에) 가서 이러쿵 저러쿵 할 상황이 못된다고.. 다 자율점검이라고 그렇게 알고 있거든요. "
주사를 전문적으로 처방하는 병원이었지만 기본적인 의료 안전수칙은 무시됐다는 충격적인 정황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다나의원 원장과 직원들이 2008년 이후 주사기를 재사용해왔다는 사실을 조사 과정에서 털어놨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진술을 바탕으로 질병관리본부는 오염된 주삿 바늘에서 주사기 몸통, 주사제 등으로 오염이 확산돼 복합적인 감염 매개체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입니다.
<인터뷰> 양병국(질병관리본부장) : "2008년도 12월부터는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행위와 같은 재사용에 대한 행위가 이루어졌다는 진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2012년 (원장에게) 뇌병변이 발생을 한 이전단계부터 이와 같은(주사기 재사용) 행위가 이루어진 것으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오염된 의료기구를 재사용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주사기의 단가가 100원 정도여서 비용 절감 효과가 별로 없는데다, 원장 김모씨 자신도 수액주사를 맞고 C형간염에 감염됐기 때문입니다.
보건당국은 비정상적인 주사제 처방에 원장 김모씨의 부인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다나의원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원장 김모씨를 대신해 부인이 무면허로 의료행위를 했다는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의료인 면허 신고제 개선협의체를 구성해 내년 2월까지 면허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임을기(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 : "출결관리라든지 내용을 강화하고, 각 단체로 하여금 했던 부분을 복지부에서 평가할 수 있는 보수교육 평가단을 운영할 생각이고요."
하지만, 정부가 모든 의료인을 일일이 관리 감독할 수 있느냐는 측면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자율 규제가 현실적 대안이지만 의협의 산하조직인 지역의사회는 느슨한 친목 모임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녹취> 정형준(인도주의의사회 정책국장/전문의) : "의사협회, 아니면 지역의사협회인데 이런 곳이 기능이 거의 없어요. 이런 윤리적인 부분이나 동료의사들을 가지고 감시감독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 것이죠. (외국에서는) 내부적으로도 정말 얼토당토 않은 이상한 시술이나 이런 걸 하면 영국이나 이런 나라에서는 위원회에 소환해서 제명시켜 버립니다."
양천구보건소는 다나의원 원장 김모씨 부부를 형사 고발하고 면허 정지 등 행정 처분을 검토하고 있지만 환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오상(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 "간경변이나 간암같은 그런 중증의 질환들이 나중에 발견되고 나서 그 원인이 뭔지 찾을 때 C형간염인 경우가 있습니다."
다나의원 사건같은 의료기관 내의 집단감염은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 우리 주위에서 생각보다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10월, 서울 대림동의 한 개인 의원에서 연골에 좋다는 '뼈주사'를 맞은 환자 54명이 결핵균의 일종인 비정형 마이코박테리아에 감염됐습니다.
나이가 많은 원장을 대신해 간호조무사가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던 것으로 보건당국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녹취> 서울 영등포구보건소 관계자 : "원장이 근무를 했는데, 간호조무사에게 진료를 조금 맡긴게 있죠. 척추교정을 하면서 간호조무사한테 일임을 한 것들이 있습니다.""
주사를 시술한 간호조무사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병원의 원장은 1년의 실형을 살고 풀려났지만 의사 면허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반신 마비 등으로 고초를 겪은 환자들은 아직도 악몽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녹취> 김모씨(집단감염 피해환자/음성변조) : "지금도 저는 후유증을 가지고 있어요. 실제로 너무 늦게 발견이 돼서 양 무릎에 균이 다 갉아먹은 상태여서.. 그 의사는 항상 그 병원에 있었고, 모든 지시를 하는 걸 다 봤었는데.. 죽은 사람이 말이 없다고 (책임을)그 사람에게 넘긴격이 되어서.."
집단감염에 대해 보건당국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현정씨는 3년 전 갑작스럽게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관절염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했던 어머니가 수술과 관련 없는 패혈증에 걸려 숨진 것입니다.
<인터뷰> 이현정(집단감염 사망환자 가족) : "수술하기 전날 입원을 하셨는데, 수액주사 같은 걸 맞으시고 그날 밤부터 열이 나셨어요. 의사도 금요일날 수술을 했는데 일요일쯤이면 원래 퇴원을 할 수 있는데, 일요일이니까 월요일이면 퇴원을 할 수 있다고 이렇게 말을 했거든요. 근데 월요일이 엄마가 사망선고 받으신 날이 돼버렸어요."
국과수 부검결과 아시네토박터균이라는 감염균이 발견됐습니다.
대한의협은 감정 결과 같은 층에 입원했던 4명의 환자가 같은 균에 집단감염됐으며 수액주사가 오염되어 패혈증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보건소의 역학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정확한 감염 경로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현정(집단감염 사망환자 가족) : "형사분들이 저희를 데리고 보건소에 가자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같이 갔더니, 그렇게 작은 병원은 저희 관할, 소관이 아니라고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오늘은 돌아가시라고 이렇게 말을 하는 거예요."
이에 대해 사고가 났던 병원은 아시네토박터균은 자연계에 널리 퍼져있는 균으로서 병원 환경에 흔히 존재하므로 입원 환자 4명에게 감염이 발생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습니다.
보건 당국 관계자조차 중소 병원에서 일어나는 집단 감염에 대한 신고와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다나의원에서 문제가된 C형간염과 아시네토박터균은 모두 대형 의료기관이 아니면 신고의무가 부과되지 않는 '지정감염병'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질병관리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쪽에 의뢰가 되었으면 저희는 아마 (조사)실시을 했을 거 같고요. 뭘 보고가 들어와야 반응를 할 것 아닙니까. C형간염은 아니까 들킨거지. 다른 의료기관도 (감염이) 만만치 않을 거 아니겠습니까."
의료인의 윤리의식 부족과 허술한 면허와 감염 관리가 맞물리면서 빚어진 '집단감염'이라는 비극.
감염관리에 대한 보건의료체계의 근본적인 개선이 없다면 또 다시 반복될 수 있습니다.
<녹취> 다나의원 환자(C형 간염 감염) : "저와 저희 아버지가 감염되셨거든요. 그러면 두명이라고만 해도 1억원이 당장 들어가는데.. 내과에 방문했을 뿐인데 이런 병을 얻었다는것에 대해서 당황스러운.."
<녹취> 다나의원 환자 : "배에다 계속 주산지 침인지 엄청 찔렀지. 지방 분해한다고.."
<녹취> "새파란 멍이 들어가지고 얼마나 주사를 맞았는지 무서워 무서워"
<인터뷰> 집단감염 사망환자 가족 : "월요일이면 퇴원을 할 수 있다고 이렇게 말을 했거든요. 근데 월요일이 엄마가 사망선고 받으신 날이 돼버렸어요."
<오프닝>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사고의 충격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백 명에 가까운 환자가 C형 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나는 중입니다.
그 원인과 감염 경로에 대해서도 추측이 분분한데요.
집단감염이 일어난 다나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번 사태가 우리 의료 보건 체계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나의원은 밖에서 봐선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동네 병원입니다.
다만, 동네 병원치고는 꽤 많은 환자들이 찾았다고 이 병원 환자들은 말합니다.
<녹취> 다나의원 이용 주민들(음성변조) : "무조건 다 거기로 몰렸지. 사람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찼었다니까. (버글버글 했어)"
직장인 이 모씨 역시 올해 초 감기를 치료하기 위해 다나의원을 찾았습니다.
당시 이 씨는 이 병원에서 수액주사를 맞았는데 최근 보건당국으로부터 C형 간염 검사 통보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C형 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이모씨(다나의원 환자/C형간염 감염/음성변조) : "감기치료를 하기 위해서 간거고요. 의사와 간호사가 해주는 치료를 받았을 뿐이고. 앞으로 어떤 누가 안심하고 동네병원을 갈수 있겠어요? 사람들이 감기에 걸리거나 배탈이 나면 빠르게 갈 수 있는 게 동네병원인거고.."
이 씨와 비슷한 시기에 다나의원에서 수액 주사를 맞았던 이씨의 아버지도 C형 간염에 감염됐습니다.
<인터뷰> 이모씨(다나의원 환자/C형간염 감염/음성변조) : "저와 저희 아버지가 감염되셨거든요. 2명이라고 해도 1억원이 당장 들어가는데 어떤 누가 함부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겠어요. 지금 현재 환자 감염자들 중에는 아주 어린 아가씨 들도 있고 나이가 실제로 굉장히 연로하신 분들도 계세요."
다나의원 원장 김모씨는 전문과목이 없는 '일반의'입니다.
내과 등 다양한 진료과목을 내걸었지만, 환자들을 주로 불러모은 건 '수액주사'와 '다이어트 치료' 였다고 이 병원 환자들은 증언합니다.
<녹취> 다나의원 환자(음성변조) : "배에다 계속 주산지 침인지 엄청 찔렀지. 지방 분해한다고. 침으로 이렇게 해서 자극을 줘서 빼는 거지."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천구 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19일부터 다나의원을 폐쇄하고 역학조사에 들어갔습니다.
2008년부터 최근까지 다나의원에서 진료를 받아 검사 대상에 오른 2천2백68명 가운데 지금까지 절반 정도가 검사를 마쳤습니다.
이 가운데 C형 간염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78명, 감염자 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동네 의원에서 어떻게 이런 대규모 집단 감염이 일어난 것일까?
취재진은 환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폐쇄된 병원의 내부를 재구성해봤습니다.
평범한 병원 외관과는 다른 독특한 내부 구조가 눈에 띕니다.
<녹취> 다나의원 이용 환자(음성변조) : "무슨 칸막이가 다 있고 다 누워요. 사람들 다 가득 차 있었어요. 수액 맞는 사람 뭐 하는 사람. 종류별로 다 있겠죠. 가면 누우라고 하면 눕고 (주사 맞고) 한참 있다가 그냥 왔어요."
한 방에 병상 12개가 2열로 나란히 놓여있는 특이한 구조였습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런 구조의 침상 배치는 주사제 처방에 특화된 형태였다고 분석합니다.
<녹취> 다나의원 인근 주민(음성변조) : " 아줌마들이 많이 왔죠 여기서 밥까지 해먹고 그랬어요 계속 누워있는거야 주사 맞고 하루 종일..."
<녹취> 다나의원 인근 주민(음성변조) : "고정적으로 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주머니들이 살이 어쩌고.. 보면 새파란 멍이 들어가지고 얼마나 주사를 맞았는지 무서워"
건강보험 심사 평가원에서 밝힌 지난해 다나의원의 주사제 처방율은 무려 98%.
병원 환자 백명 가운데 98명이 주사제를 맞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의 평균 주사제 처방율 20%에 비해 4배가 넘는 수칩니다.
<인터뷰> 유희영(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실 부장) : "다나의원 같은 경우에 저희가 1년에 4번 이상 주사제 처방률이 굉장히 높은 것을 지적하면서 지역별로 또 종별로도 비교를 해서 그 데이터를 제공하고, 그거를 시정할 것을 (안내했습니다.)"
실제로 KBS 취재결과 다나의원은 올해 상반기에만 2천 4백여건의 주사제를 처방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14년에는 1년 동안 4천 5백건의 주사제를 처방했는데, 365일 연중무휴로 병원을 운영했다고 계산할 경우 하루 평균 12건을 처방한 셈입니다.
심평원이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건강보험 '급여'항목뿐이어서 알부민 등 시중에서 있는 인기 '비급여' 주사제까지 포함한다면 주사제 처방 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주사 한번에 2만원에서 10만원까지 하고, 10% 미만의 낮은 원가율을 고려하면 다나의원이 벌어들인 수익은 연간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터뷰> 정형준(인도주의 의사회 정책국장/전문의) : "일반 포도당 같은 경우에 급여신청을 했다는 것이죠. 거기에 추가로 비보험으로 '마늘주사'니 '백옥주사'니 '비타민 주사'니 이런것들하면서 그 주사기를 돌려 쓴 것이것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곳은 그냥 수액만 맞는 곳이었던 거죠 사실."
다나의원이 10년 가까이 이른바 '주사제 장사'에 가까운 의료 행위를 해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주사제 처방률이 다른 병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이상징후를 포착했지만 심평원과 양천구 보건소 등 보건당국이 병원을 현장 조사하거나 의료진을 면담하는 조치는 없었습니다.
국민 건강권 보호라는 기본적인 보건감독 기능에 허점을 노출한 셈입니다.
<녹취> 서울 양천구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한테는 그거(주사제처방율)을 알려주지 않는대요, 심평원에서. (병원에) 가서 이러쿵 저러쿵 할 상황이 못된다고.. 다 자율점검이라고 그렇게 알고 있거든요. "
주사를 전문적으로 처방하는 병원이었지만 기본적인 의료 안전수칙은 무시됐다는 충격적인 정황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다나의원 원장과 직원들이 2008년 이후 주사기를 재사용해왔다는 사실을 조사 과정에서 털어놨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진술을 바탕으로 질병관리본부는 오염된 주삿 바늘에서 주사기 몸통, 주사제 등으로 오염이 확산돼 복합적인 감염 매개체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입니다.
<인터뷰> 양병국(질병관리본부장) : "2008년도 12월부터는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행위와 같은 재사용에 대한 행위가 이루어졌다는 진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2012년 (원장에게) 뇌병변이 발생을 한 이전단계부터 이와 같은(주사기 재사용) 행위가 이루어진 것으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오염된 의료기구를 재사용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주사기의 단가가 100원 정도여서 비용 절감 효과가 별로 없는데다, 원장 김모씨 자신도 수액주사를 맞고 C형간염에 감염됐기 때문입니다.
보건당국은 비정상적인 주사제 처방에 원장 김모씨의 부인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다나의원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원장 김모씨를 대신해 부인이 무면허로 의료행위를 했다는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의료인 면허 신고제 개선협의체를 구성해 내년 2월까지 면허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임을기(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 : "출결관리라든지 내용을 강화하고, 각 단체로 하여금 했던 부분을 복지부에서 평가할 수 있는 보수교육 평가단을 운영할 생각이고요."
하지만, 정부가 모든 의료인을 일일이 관리 감독할 수 있느냐는 측면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자율 규제가 현실적 대안이지만 의협의 산하조직인 지역의사회는 느슨한 친목 모임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녹취> 정형준(인도주의의사회 정책국장/전문의) : "의사협회, 아니면 지역의사협회인데 이런 곳이 기능이 거의 없어요. 이런 윤리적인 부분이나 동료의사들을 가지고 감시감독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 것이죠. (외국에서는) 내부적으로도 정말 얼토당토 않은 이상한 시술이나 이런 걸 하면 영국이나 이런 나라에서는 위원회에 소환해서 제명시켜 버립니다."
양천구보건소는 다나의원 원장 김모씨 부부를 형사 고발하고 면허 정지 등 행정 처분을 검토하고 있지만 환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오상(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 "간경변이나 간암같은 그런 중증의 질환들이 나중에 발견되고 나서 그 원인이 뭔지 찾을 때 C형간염인 경우가 있습니다."
다나의원 사건같은 의료기관 내의 집단감염은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 우리 주위에서 생각보다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10월, 서울 대림동의 한 개인 의원에서 연골에 좋다는 '뼈주사'를 맞은 환자 54명이 결핵균의 일종인 비정형 마이코박테리아에 감염됐습니다.
나이가 많은 원장을 대신해 간호조무사가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던 것으로 보건당국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녹취> 서울 영등포구보건소 관계자 : "원장이 근무를 했는데, 간호조무사에게 진료를 조금 맡긴게 있죠. 척추교정을 하면서 간호조무사한테 일임을 한 것들이 있습니다.""
주사를 시술한 간호조무사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병원의 원장은 1년의 실형을 살고 풀려났지만 의사 면허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반신 마비 등으로 고초를 겪은 환자들은 아직도 악몽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녹취> 김모씨(집단감염 피해환자/음성변조) : "지금도 저는 후유증을 가지고 있어요. 실제로 너무 늦게 발견이 돼서 양 무릎에 균이 다 갉아먹은 상태여서.. 그 의사는 항상 그 병원에 있었고, 모든 지시를 하는 걸 다 봤었는데.. 죽은 사람이 말이 없다고 (책임을)그 사람에게 넘긴격이 되어서.."
집단감염에 대해 보건당국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현정씨는 3년 전 갑작스럽게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관절염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했던 어머니가 수술과 관련 없는 패혈증에 걸려 숨진 것입니다.
<인터뷰> 이현정(집단감염 사망환자 가족) : "수술하기 전날 입원을 하셨는데, 수액주사 같은 걸 맞으시고 그날 밤부터 열이 나셨어요. 의사도 금요일날 수술을 했는데 일요일쯤이면 원래 퇴원을 할 수 있는데, 일요일이니까 월요일이면 퇴원을 할 수 있다고 이렇게 말을 했거든요. 근데 월요일이 엄마가 사망선고 받으신 날이 돼버렸어요."
국과수 부검결과 아시네토박터균이라는 감염균이 발견됐습니다.
대한의협은 감정 결과 같은 층에 입원했던 4명의 환자가 같은 균에 집단감염됐으며 수액주사가 오염되어 패혈증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보건소의 역학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정확한 감염 경로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현정(집단감염 사망환자 가족) : "형사분들이 저희를 데리고 보건소에 가자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같이 갔더니, 그렇게 작은 병원은 저희 관할, 소관이 아니라고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오늘은 돌아가시라고 이렇게 말을 하는 거예요."
이에 대해 사고가 났던 병원은 아시네토박터균은 자연계에 널리 퍼져있는 균으로서 병원 환경에 흔히 존재하므로 입원 환자 4명에게 감염이 발생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습니다.
보건 당국 관계자조차 중소 병원에서 일어나는 집단 감염에 대한 신고와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다나의원에서 문제가된 C형간염과 아시네토박터균은 모두 대형 의료기관이 아니면 신고의무가 부과되지 않는 '지정감염병'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질병관리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쪽에 의뢰가 되었으면 저희는 아마 (조사)실시을 했을 거 같고요. 뭘 보고가 들어와야 반응를 할 것 아닙니까. C형간염은 아니까 들킨거지. 다른 의료기관도 (감염이) 만만치 않을 거 아니겠습니까."
의료인의 윤리의식 부족과 허술한 면허와 감염 관리가 맞물리면서 빚어진 '집단감염'이라는 비극.
감염관리에 대한 보건의료체계의 근본적인 개선이 없다면 또 다시 반복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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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풀이되는 집단 감염
-
- 입력 2015-12-06 23:27:59
- 수정2015-12-07 00:36:14

<프롤로그>
<녹취> 다나의원 환자(C형 간염 감염) : "저와 저희 아버지가 감염되셨거든요. 그러면 두명이라고만 해도 1억원이 당장 들어가는데.. 내과에 방문했을 뿐인데 이런 병을 얻었다는것에 대해서 당황스러운.."
<녹취> 다나의원 환자 : "배에다 계속 주산지 침인지 엄청 찔렀지. 지방 분해한다고.."
<녹취> "새파란 멍이 들어가지고 얼마나 주사를 맞았는지 무서워 무서워"
<인터뷰> 집단감염 사망환자 가족 : "월요일이면 퇴원을 할 수 있다고 이렇게 말을 했거든요. 근데 월요일이 엄마가 사망선고 받으신 날이 돼버렸어요."
<오프닝>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사고의 충격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백 명에 가까운 환자가 C형 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나는 중입니다.
그 원인과 감염 경로에 대해서도 추측이 분분한데요.
집단감염이 일어난 다나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번 사태가 우리 의료 보건 체계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나의원은 밖에서 봐선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동네 병원입니다.
다만, 동네 병원치고는 꽤 많은 환자들이 찾았다고 이 병원 환자들은 말합니다.
<녹취> 다나의원 이용 주민들(음성변조) : "무조건 다 거기로 몰렸지. 사람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찼었다니까. (버글버글 했어)"
직장인 이 모씨 역시 올해 초 감기를 치료하기 위해 다나의원을 찾았습니다.
당시 이 씨는 이 병원에서 수액주사를 맞았는데 최근 보건당국으로부터 C형 간염 검사 통보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C형 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이모씨(다나의원 환자/C형간염 감염/음성변조) : "감기치료를 하기 위해서 간거고요. 의사와 간호사가 해주는 치료를 받았을 뿐이고. 앞으로 어떤 누가 안심하고 동네병원을 갈수 있겠어요? 사람들이 감기에 걸리거나 배탈이 나면 빠르게 갈 수 있는 게 동네병원인거고.."
이 씨와 비슷한 시기에 다나의원에서 수액 주사를 맞았던 이씨의 아버지도 C형 간염에 감염됐습니다.
<인터뷰> 이모씨(다나의원 환자/C형간염 감염/음성변조) : "저와 저희 아버지가 감염되셨거든요. 2명이라고 해도 1억원이 당장 들어가는데 어떤 누가 함부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겠어요. 지금 현재 환자 감염자들 중에는 아주 어린 아가씨 들도 있고 나이가 실제로 굉장히 연로하신 분들도 계세요."
다나의원 원장 김모씨는 전문과목이 없는 '일반의'입니다.
내과 등 다양한 진료과목을 내걸었지만, 환자들을 주로 불러모은 건 '수액주사'와 '다이어트 치료' 였다고 이 병원 환자들은 증언합니다.
<녹취> 다나의원 환자(음성변조) : "배에다 계속 주산지 침인지 엄청 찔렀지. 지방 분해한다고. 침으로 이렇게 해서 자극을 줘서 빼는 거지."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천구 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19일부터 다나의원을 폐쇄하고 역학조사에 들어갔습니다.
2008년부터 최근까지 다나의원에서 진료를 받아 검사 대상에 오른 2천2백68명 가운데 지금까지 절반 정도가 검사를 마쳤습니다.
이 가운데 C형 간염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78명, 감염자 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동네 의원에서 어떻게 이런 대규모 집단 감염이 일어난 것일까?
취재진은 환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폐쇄된 병원의 내부를 재구성해봤습니다.
평범한 병원 외관과는 다른 독특한 내부 구조가 눈에 띕니다.
<녹취> 다나의원 이용 환자(음성변조) : "무슨 칸막이가 다 있고 다 누워요. 사람들 다 가득 차 있었어요. 수액 맞는 사람 뭐 하는 사람. 종류별로 다 있겠죠. 가면 누우라고 하면 눕고 (주사 맞고) 한참 있다가 그냥 왔어요."
한 방에 병상 12개가 2열로 나란히 놓여있는 특이한 구조였습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런 구조의 침상 배치는 주사제 처방에 특화된 형태였다고 분석합니다.
<녹취> 다나의원 인근 주민(음성변조) : " 아줌마들이 많이 왔죠 여기서 밥까지 해먹고 그랬어요 계속 누워있는거야 주사 맞고 하루 종일..."
<녹취> 다나의원 인근 주민(음성변조) : "고정적으로 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주머니들이 살이 어쩌고.. 보면 새파란 멍이 들어가지고 얼마나 주사를 맞았는지 무서워"
건강보험 심사 평가원에서 밝힌 지난해 다나의원의 주사제 처방율은 무려 98%.
병원 환자 백명 가운데 98명이 주사제를 맞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의 평균 주사제 처방율 20%에 비해 4배가 넘는 수칩니다.
<인터뷰> 유희영(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실 부장) : "다나의원 같은 경우에 저희가 1년에 4번 이상 주사제 처방률이 굉장히 높은 것을 지적하면서 지역별로 또 종별로도 비교를 해서 그 데이터를 제공하고, 그거를 시정할 것을 (안내했습니다.)"
실제로 KBS 취재결과 다나의원은 올해 상반기에만 2천 4백여건의 주사제를 처방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14년에는 1년 동안 4천 5백건의 주사제를 처방했는데, 365일 연중무휴로 병원을 운영했다고 계산할 경우 하루 평균 12건을 처방한 셈입니다.
심평원이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건강보험 '급여'항목뿐이어서 알부민 등 시중에서 있는 인기 '비급여' 주사제까지 포함한다면 주사제 처방 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주사 한번에 2만원에서 10만원까지 하고, 10% 미만의 낮은 원가율을 고려하면 다나의원이 벌어들인 수익은 연간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터뷰> 정형준(인도주의 의사회 정책국장/전문의) : "일반 포도당 같은 경우에 급여신청을 했다는 것이죠. 거기에 추가로 비보험으로 '마늘주사'니 '백옥주사'니 '비타민 주사'니 이런것들하면서 그 주사기를 돌려 쓴 것이것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곳은 그냥 수액만 맞는 곳이었던 거죠 사실."
다나의원이 10년 가까이 이른바 '주사제 장사'에 가까운 의료 행위를 해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주사제 처방률이 다른 병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이상징후를 포착했지만 심평원과 양천구 보건소 등 보건당국이 병원을 현장 조사하거나 의료진을 면담하는 조치는 없었습니다.
국민 건강권 보호라는 기본적인 보건감독 기능에 허점을 노출한 셈입니다.
<녹취> 서울 양천구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한테는 그거(주사제처방율)을 알려주지 않는대요, 심평원에서. (병원에) 가서 이러쿵 저러쿵 할 상황이 못된다고.. 다 자율점검이라고 그렇게 알고 있거든요. "
주사를 전문적으로 처방하는 병원이었지만 기본적인 의료 안전수칙은 무시됐다는 충격적인 정황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다나의원 원장과 직원들이 2008년 이후 주사기를 재사용해왔다는 사실을 조사 과정에서 털어놨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진술을 바탕으로 질병관리본부는 오염된 주삿 바늘에서 주사기 몸통, 주사제 등으로 오염이 확산돼 복합적인 감염 매개체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입니다.
<인터뷰> 양병국(질병관리본부장) : "2008년도 12월부터는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행위와 같은 재사용에 대한 행위가 이루어졌다는 진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2012년 (원장에게) 뇌병변이 발생을 한 이전단계부터 이와 같은(주사기 재사용) 행위가 이루어진 것으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오염된 의료기구를 재사용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주사기의 단가가 100원 정도여서 비용 절감 효과가 별로 없는데다, 원장 김모씨 자신도 수액주사를 맞고 C형간염에 감염됐기 때문입니다.
보건당국은 비정상적인 주사제 처방에 원장 김모씨의 부인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다나의원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원장 김모씨를 대신해 부인이 무면허로 의료행위를 했다는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의료인 면허 신고제 개선협의체를 구성해 내년 2월까지 면허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임을기(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 : "출결관리라든지 내용을 강화하고, 각 단체로 하여금 했던 부분을 복지부에서 평가할 수 있는 보수교육 평가단을 운영할 생각이고요."
하지만, 정부가 모든 의료인을 일일이 관리 감독할 수 있느냐는 측면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자율 규제가 현실적 대안이지만 의협의 산하조직인 지역의사회는 느슨한 친목 모임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녹취> 정형준(인도주의의사회 정책국장/전문의) : "의사협회, 아니면 지역의사협회인데 이런 곳이 기능이 거의 없어요. 이런 윤리적인 부분이나 동료의사들을 가지고 감시감독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 것이죠. (외국에서는) 내부적으로도 정말 얼토당토 않은 이상한 시술이나 이런 걸 하면 영국이나 이런 나라에서는 위원회에 소환해서 제명시켜 버립니다."
양천구보건소는 다나의원 원장 김모씨 부부를 형사 고발하고 면허 정지 등 행정 처분을 검토하고 있지만 환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오상(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 "간경변이나 간암같은 그런 중증의 질환들이 나중에 발견되고 나서 그 원인이 뭔지 찾을 때 C형간염인 경우가 있습니다."
다나의원 사건같은 의료기관 내의 집단감염은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 우리 주위에서 생각보다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10월, 서울 대림동의 한 개인 의원에서 연골에 좋다는 '뼈주사'를 맞은 환자 54명이 결핵균의 일종인 비정형 마이코박테리아에 감염됐습니다.
나이가 많은 원장을 대신해 간호조무사가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던 것으로 보건당국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녹취> 서울 영등포구보건소 관계자 : "원장이 근무를 했는데, 간호조무사에게 진료를 조금 맡긴게 있죠. 척추교정을 하면서 간호조무사한테 일임을 한 것들이 있습니다.""
주사를 시술한 간호조무사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병원의 원장은 1년의 실형을 살고 풀려났지만 의사 면허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반신 마비 등으로 고초를 겪은 환자들은 아직도 악몽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녹취> 김모씨(집단감염 피해환자/음성변조) : "지금도 저는 후유증을 가지고 있어요. 실제로 너무 늦게 발견이 돼서 양 무릎에 균이 다 갉아먹은 상태여서.. 그 의사는 항상 그 병원에 있었고, 모든 지시를 하는 걸 다 봤었는데.. 죽은 사람이 말이 없다고 (책임을)그 사람에게 넘긴격이 되어서.."
집단감염에 대해 보건당국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현정씨는 3년 전 갑작스럽게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관절염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했던 어머니가 수술과 관련 없는 패혈증에 걸려 숨진 것입니다.
<인터뷰> 이현정(집단감염 사망환자 가족) : "수술하기 전날 입원을 하셨는데, 수액주사 같은 걸 맞으시고 그날 밤부터 열이 나셨어요. 의사도 금요일날 수술을 했는데 일요일쯤이면 원래 퇴원을 할 수 있는데, 일요일이니까 월요일이면 퇴원을 할 수 있다고 이렇게 말을 했거든요. 근데 월요일이 엄마가 사망선고 받으신 날이 돼버렸어요."
국과수 부검결과 아시네토박터균이라는 감염균이 발견됐습니다.
대한의협은 감정 결과 같은 층에 입원했던 4명의 환자가 같은 균에 집단감염됐으며 수액주사가 오염되어 패혈증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보건소의 역학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정확한 감염 경로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현정(집단감염 사망환자 가족) : "형사분들이 저희를 데리고 보건소에 가자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같이 갔더니, 그렇게 작은 병원은 저희 관할, 소관이 아니라고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오늘은 돌아가시라고 이렇게 말을 하는 거예요."
이에 대해 사고가 났던 병원은 아시네토박터균은 자연계에 널리 퍼져있는 균으로서 병원 환경에 흔히 존재하므로 입원 환자 4명에게 감염이 발생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습니다.
보건 당국 관계자조차 중소 병원에서 일어나는 집단 감염에 대한 신고와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다나의원에서 문제가된 C형간염과 아시네토박터균은 모두 대형 의료기관이 아니면 신고의무가 부과되지 않는 '지정감염병'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질병관리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쪽에 의뢰가 되었으면 저희는 아마 (조사)실시을 했을 거 같고요. 뭘 보고가 들어와야 반응를 할 것 아닙니까. C형간염은 아니까 들킨거지. 다른 의료기관도 (감염이) 만만치 않을 거 아니겠습니까."
의료인의 윤리의식 부족과 허술한 면허와 감염 관리가 맞물리면서 빚어진 '집단감염'이라는 비극.
감염관리에 대한 보건의료체계의 근본적인 개선이 없다면 또 다시 반복될 수 있습니다.
<녹취> 다나의원 환자(C형 간염 감염) : "저와 저희 아버지가 감염되셨거든요. 그러면 두명이라고만 해도 1억원이 당장 들어가는데.. 내과에 방문했을 뿐인데 이런 병을 얻었다는것에 대해서 당황스러운.."
<녹취> 다나의원 환자 : "배에다 계속 주산지 침인지 엄청 찔렀지. 지방 분해한다고.."
<녹취> "새파란 멍이 들어가지고 얼마나 주사를 맞았는지 무서워 무서워"
<인터뷰> 집단감염 사망환자 가족 : "월요일이면 퇴원을 할 수 있다고 이렇게 말을 했거든요. 근데 월요일이 엄마가 사망선고 받으신 날이 돼버렸어요."
<오프닝>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사고의 충격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백 명에 가까운 환자가 C형 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나는 중입니다.
그 원인과 감염 경로에 대해서도 추측이 분분한데요.
집단감염이 일어난 다나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번 사태가 우리 의료 보건 체계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나의원은 밖에서 봐선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동네 병원입니다.
다만, 동네 병원치고는 꽤 많은 환자들이 찾았다고 이 병원 환자들은 말합니다.
<녹취> 다나의원 이용 주민들(음성변조) : "무조건 다 거기로 몰렸지. 사람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찼었다니까. (버글버글 했어)"
직장인 이 모씨 역시 올해 초 감기를 치료하기 위해 다나의원을 찾았습니다.
당시 이 씨는 이 병원에서 수액주사를 맞았는데 최근 보건당국으로부터 C형 간염 검사 통보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C형 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이모씨(다나의원 환자/C형간염 감염/음성변조) : "감기치료를 하기 위해서 간거고요. 의사와 간호사가 해주는 치료를 받았을 뿐이고. 앞으로 어떤 누가 안심하고 동네병원을 갈수 있겠어요? 사람들이 감기에 걸리거나 배탈이 나면 빠르게 갈 수 있는 게 동네병원인거고.."
이 씨와 비슷한 시기에 다나의원에서 수액 주사를 맞았던 이씨의 아버지도 C형 간염에 감염됐습니다.
<인터뷰> 이모씨(다나의원 환자/C형간염 감염/음성변조) : "저와 저희 아버지가 감염되셨거든요. 2명이라고 해도 1억원이 당장 들어가는데 어떤 누가 함부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겠어요. 지금 현재 환자 감염자들 중에는 아주 어린 아가씨 들도 있고 나이가 실제로 굉장히 연로하신 분들도 계세요."
다나의원 원장 김모씨는 전문과목이 없는 '일반의'입니다.
내과 등 다양한 진료과목을 내걸었지만, 환자들을 주로 불러모은 건 '수액주사'와 '다이어트 치료' 였다고 이 병원 환자들은 증언합니다.
<녹취> 다나의원 환자(음성변조) : "배에다 계속 주산지 침인지 엄청 찔렀지. 지방 분해한다고. 침으로 이렇게 해서 자극을 줘서 빼는 거지."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천구 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19일부터 다나의원을 폐쇄하고 역학조사에 들어갔습니다.
2008년부터 최근까지 다나의원에서 진료를 받아 검사 대상에 오른 2천2백68명 가운데 지금까지 절반 정도가 검사를 마쳤습니다.
이 가운데 C형 간염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78명, 감염자 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동네 의원에서 어떻게 이런 대규모 집단 감염이 일어난 것일까?
취재진은 환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폐쇄된 병원의 내부를 재구성해봤습니다.
평범한 병원 외관과는 다른 독특한 내부 구조가 눈에 띕니다.
<녹취> 다나의원 이용 환자(음성변조) : "무슨 칸막이가 다 있고 다 누워요. 사람들 다 가득 차 있었어요. 수액 맞는 사람 뭐 하는 사람. 종류별로 다 있겠죠. 가면 누우라고 하면 눕고 (주사 맞고) 한참 있다가 그냥 왔어요."
한 방에 병상 12개가 2열로 나란히 놓여있는 특이한 구조였습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런 구조의 침상 배치는 주사제 처방에 특화된 형태였다고 분석합니다.
<녹취> 다나의원 인근 주민(음성변조) : " 아줌마들이 많이 왔죠 여기서 밥까지 해먹고 그랬어요 계속 누워있는거야 주사 맞고 하루 종일..."
<녹취> 다나의원 인근 주민(음성변조) : "고정적으로 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주머니들이 살이 어쩌고.. 보면 새파란 멍이 들어가지고 얼마나 주사를 맞았는지 무서워"
건강보험 심사 평가원에서 밝힌 지난해 다나의원의 주사제 처방율은 무려 98%.
병원 환자 백명 가운데 98명이 주사제를 맞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의 평균 주사제 처방율 20%에 비해 4배가 넘는 수칩니다.
<인터뷰> 유희영(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실 부장) : "다나의원 같은 경우에 저희가 1년에 4번 이상 주사제 처방률이 굉장히 높은 것을 지적하면서 지역별로 또 종별로도 비교를 해서 그 데이터를 제공하고, 그거를 시정할 것을 (안내했습니다.)"
실제로 KBS 취재결과 다나의원은 올해 상반기에만 2천 4백여건의 주사제를 처방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14년에는 1년 동안 4천 5백건의 주사제를 처방했는데, 365일 연중무휴로 병원을 운영했다고 계산할 경우 하루 평균 12건을 처방한 셈입니다.
심평원이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건강보험 '급여'항목뿐이어서 알부민 등 시중에서 있는 인기 '비급여' 주사제까지 포함한다면 주사제 처방 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주사 한번에 2만원에서 10만원까지 하고, 10% 미만의 낮은 원가율을 고려하면 다나의원이 벌어들인 수익은 연간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터뷰> 정형준(인도주의 의사회 정책국장/전문의) : "일반 포도당 같은 경우에 급여신청을 했다는 것이죠. 거기에 추가로 비보험으로 '마늘주사'니 '백옥주사'니 '비타민 주사'니 이런것들하면서 그 주사기를 돌려 쓴 것이것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곳은 그냥 수액만 맞는 곳이었던 거죠 사실."
다나의원이 10년 가까이 이른바 '주사제 장사'에 가까운 의료 행위를 해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주사제 처방률이 다른 병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이상징후를 포착했지만 심평원과 양천구 보건소 등 보건당국이 병원을 현장 조사하거나 의료진을 면담하는 조치는 없었습니다.
국민 건강권 보호라는 기본적인 보건감독 기능에 허점을 노출한 셈입니다.
<녹취> 서울 양천구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한테는 그거(주사제처방율)을 알려주지 않는대요, 심평원에서. (병원에) 가서 이러쿵 저러쿵 할 상황이 못된다고.. 다 자율점검이라고 그렇게 알고 있거든요. "
주사를 전문적으로 처방하는 병원이었지만 기본적인 의료 안전수칙은 무시됐다는 충격적인 정황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다나의원 원장과 직원들이 2008년 이후 주사기를 재사용해왔다는 사실을 조사 과정에서 털어놨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진술을 바탕으로 질병관리본부는 오염된 주삿 바늘에서 주사기 몸통, 주사제 등으로 오염이 확산돼 복합적인 감염 매개체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입니다.
<인터뷰> 양병국(질병관리본부장) : "2008년도 12월부터는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행위와 같은 재사용에 대한 행위가 이루어졌다는 진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2012년 (원장에게) 뇌병변이 발생을 한 이전단계부터 이와 같은(주사기 재사용) 행위가 이루어진 것으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오염된 의료기구를 재사용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주사기의 단가가 100원 정도여서 비용 절감 효과가 별로 없는데다, 원장 김모씨 자신도 수액주사를 맞고 C형간염에 감염됐기 때문입니다.
보건당국은 비정상적인 주사제 처방에 원장 김모씨의 부인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다나의원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원장 김모씨를 대신해 부인이 무면허로 의료행위를 했다는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의료인 면허 신고제 개선협의체를 구성해 내년 2월까지 면허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임을기(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 : "출결관리라든지 내용을 강화하고, 각 단체로 하여금 했던 부분을 복지부에서 평가할 수 있는 보수교육 평가단을 운영할 생각이고요."
하지만, 정부가 모든 의료인을 일일이 관리 감독할 수 있느냐는 측면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자율 규제가 현실적 대안이지만 의협의 산하조직인 지역의사회는 느슨한 친목 모임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녹취> 정형준(인도주의의사회 정책국장/전문의) : "의사협회, 아니면 지역의사협회인데 이런 곳이 기능이 거의 없어요. 이런 윤리적인 부분이나 동료의사들을 가지고 감시감독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 것이죠. (외국에서는) 내부적으로도 정말 얼토당토 않은 이상한 시술이나 이런 걸 하면 영국이나 이런 나라에서는 위원회에 소환해서 제명시켜 버립니다."
양천구보건소는 다나의원 원장 김모씨 부부를 형사 고발하고 면허 정지 등 행정 처분을 검토하고 있지만 환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오상(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 "간경변이나 간암같은 그런 중증의 질환들이 나중에 발견되고 나서 그 원인이 뭔지 찾을 때 C형간염인 경우가 있습니다."
다나의원 사건같은 의료기관 내의 집단감염은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 우리 주위에서 생각보다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10월, 서울 대림동의 한 개인 의원에서 연골에 좋다는 '뼈주사'를 맞은 환자 54명이 결핵균의 일종인 비정형 마이코박테리아에 감염됐습니다.
나이가 많은 원장을 대신해 간호조무사가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던 것으로 보건당국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녹취> 서울 영등포구보건소 관계자 : "원장이 근무를 했는데, 간호조무사에게 진료를 조금 맡긴게 있죠. 척추교정을 하면서 간호조무사한테 일임을 한 것들이 있습니다.""
주사를 시술한 간호조무사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병원의 원장은 1년의 실형을 살고 풀려났지만 의사 면허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반신 마비 등으로 고초를 겪은 환자들은 아직도 악몽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녹취> 김모씨(집단감염 피해환자/음성변조) : "지금도 저는 후유증을 가지고 있어요. 실제로 너무 늦게 발견이 돼서 양 무릎에 균이 다 갉아먹은 상태여서.. 그 의사는 항상 그 병원에 있었고, 모든 지시를 하는 걸 다 봤었는데.. 죽은 사람이 말이 없다고 (책임을)그 사람에게 넘긴격이 되어서.."
집단감염에 대해 보건당국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현정씨는 3년 전 갑작스럽게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관절염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했던 어머니가 수술과 관련 없는 패혈증에 걸려 숨진 것입니다.
<인터뷰> 이현정(집단감염 사망환자 가족) : "수술하기 전날 입원을 하셨는데, 수액주사 같은 걸 맞으시고 그날 밤부터 열이 나셨어요. 의사도 금요일날 수술을 했는데 일요일쯤이면 원래 퇴원을 할 수 있는데, 일요일이니까 월요일이면 퇴원을 할 수 있다고 이렇게 말을 했거든요. 근데 월요일이 엄마가 사망선고 받으신 날이 돼버렸어요."
국과수 부검결과 아시네토박터균이라는 감염균이 발견됐습니다.
대한의협은 감정 결과 같은 층에 입원했던 4명의 환자가 같은 균에 집단감염됐으며 수액주사가 오염되어 패혈증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보건소의 역학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정확한 감염 경로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현정(집단감염 사망환자 가족) : "형사분들이 저희를 데리고 보건소에 가자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같이 갔더니, 그렇게 작은 병원은 저희 관할, 소관이 아니라고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오늘은 돌아가시라고 이렇게 말을 하는 거예요."
이에 대해 사고가 났던 병원은 아시네토박터균은 자연계에 널리 퍼져있는 균으로서 병원 환경에 흔히 존재하므로 입원 환자 4명에게 감염이 발생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습니다.
보건 당국 관계자조차 중소 병원에서 일어나는 집단 감염에 대한 신고와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다나의원에서 문제가된 C형간염과 아시네토박터균은 모두 대형 의료기관이 아니면 신고의무가 부과되지 않는 '지정감염병'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질병관리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쪽에 의뢰가 되었으면 저희는 아마 (조사)실시을 했을 거 같고요. 뭘 보고가 들어와야 반응를 할 것 아닙니까. C형간염은 아니까 들킨거지. 다른 의료기관도 (감염이) 만만치 않을 거 아니겠습니까."
의료인의 윤리의식 부족과 허술한 면허와 감염 관리가 맞물리면서 빚어진 '집단감염'이라는 비극.
감염관리에 대한 보건의료체계의 근본적인 개선이 없다면 또 다시 반복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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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akeu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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