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전설’ 홍명보-박태하, 中서 ‘우정의 맞짱’

입력 2015.12.1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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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장외룡·박태하 ‘한국인 사령탑 삼국지’

"친구가 중국에서 잘했으면 좋겠네요."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46) 감독이 17일 항저우 그린타운FC의 지휘봉을 잡는다는 소식을 접한 옌볜FC의 박태하(47) 감독은 가장 먼저 친구의 중국 무대 연착륙을 기원했다.

홍명보 감독과 박태하 감독은 87학번 동기다. 홍 감독은 1969년생이지만 생일이 빨라 초등학교에 1년 일찍 입학하면서 1968년생인 박 감독과 동기가 됐다.

두 사령탑의 인연은 포항 스틸러스에서 시작됐다.

입단은 박 감독이 홍 감독보다 1년 빠르다. 박 감독은 1991년 대구대학교 졸업과 함께 포항에 입단했다. 홍 감독은 1992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에 첫선을 보였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었다. 박 감독은 "홍 감독이 1991년 고려대를 졸업했지만 드래프트 순위 때문에 포항에 오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래서 홍 감독을 다른 팀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1991년 포항 2군으로 데려와서 1년 동안 훈련을 시킨 뒤 1992년에 K리그에 데뷔시켰다"고 귀띔했다.

이후 홍 감독과 박 감독은 포항의 전성기를 함께 하며 우정을 키웠고, 각각 2002년과 2001년에 포항에서 현역 생활을 마쳤다.

박 감독은 1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친구가 중국 무대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다"며 "중국은 지도자들에게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다. 성적이 나쁘면 가차없이 경질하는 등 위험요소가 곳곳에 있다. 그래서 홍 감독이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팀은 대표팀하고 문화가 전혀 다르다. 더구나 중국 선수들과 의사소통도 쉽지 않다. 그래서 좋은 통역을 구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내년 2월쯤에 시즌 일정이 결정되는데 홍 감독과의 맞대결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1년 먼저 중국 무대에 나선 '선배'로서 충고도 전했다. 그는 "항저우는 여름이 무척 더운 도시라서 선수들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다"며 "중국은 경기 이틀전에 원정에 나서야 하는데 항공기 지연과 결항이 잦아 애를 많이 먹는다. 그래서 일주일에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사실상 이틀 정도밖에 없다. 이런 점을 잘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 감독에 앞서 장외룡 감독도 최근 충칭 리판의 사령탑을 맡게 되면서 내년 시즌 중국 슈퍼리그에서는 '한국인 사령탑 삼국지'가 펼쳐지게 됐다.

이미 칭다오와 다롄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장 감독은 중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터라 쉽게 적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1부리그에 데뷔하는 박 감독과 중국 축구에 처음 도전하는 홍 감독, 중국 축구 베테랑인 장 감독의 '지략 싸움'은 팬들의 많은 관심을 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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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 전설’ 홍명보-박태하, 中서 ‘우정의 맞짱’
    • 입력 2015-12-17 18:18:50
    연합뉴스
홍명보·장외룡·박태하 ‘한국인 사령탑 삼국지’ "친구가 중국에서 잘했으면 좋겠네요."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46) 감독이 17일 항저우 그린타운FC의 지휘봉을 잡는다는 소식을 접한 옌볜FC의 박태하(47) 감독은 가장 먼저 친구의 중국 무대 연착륙을 기원했다. 홍명보 감독과 박태하 감독은 87학번 동기다. 홍 감독은 1969년생이지만 생일이 빨라 초등학교에 1년 일찍 입학하면서 1968년생인 박 감독과 동기가 됐다. 두 사령탑의 인연은 포항 스틸러스에서 시작됐다. 입단은 박 감독이 홍 감독보다 1년 빠르다. 박 감독은 1991년 대구대학교 졸업과 함께 포항에 입단했다. 홍 감독은 1992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에 첫선을 보였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었다. 박 감독은 "홍 감독이 1991년 고려대를 졸업했지만 드래프트 순위 때문에 포항에 오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래서 홍 감독을 다른 팀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1991년 포항 2군으로 데려와서 1년 동안 훈련을 시킨 뒤 1992년에 K리그에 데뷔시켰다"고 귀띔했다. 이후 홍 감독과 박 감독은 포항의 전성기를 함께 하며 우정을 키웠고, 각각 2002년과 2001년에 포항에서 현역 생활을 마쳤다. 박 감독은 1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친구가 중국 무대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다"며 "중국은 지도자들에게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다. 성적이 나쁘면 가차없이 경질하는 등 위험요소가 곳곳에 있다. 그래서 홍 감독이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팀은 대표팀하고 문화가 전혀 다르다. 더구나 중국 선수들과 의사소통도 쉽지 않다. 그래서 좋은 통역을 구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내년 2월쯤에 시즌 일정이 결정되는데 홍 감독과의 맞대결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1년 먼저 중국 무대에 나선 '선배'로서 충고도 전했다. 그는 "항저우는 여름이 무척 더운 도시라서 선수들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다"며 "중국은 경기 이틀전에 원정에 나서야 하는데 항공기 지연과 결항이 잦아 애를 많이 먹는다. 그래서 일주일에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사실상 이틀 정도밖에 없다. 이런 점을 잘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 감독에 앞서 장외룡 감독도 최근 충칭 리판의 사령탑을 맡게 되면서 내년 시즌 중국 슈퍼리그에서는 '한국인 사령탑 삼국지'가 펼쳐지게 됐다. 이미 칭다오와 다롄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장 감독은 중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터라 쉽게 적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1부리그에 데뷔하는 박 감독과 중국 축구에 처음 도전하는 홍 감독, 중국 축구 베테랑인 장 감독의 '지략 싸움'은 팬들의 많은 관심을 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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