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이젠 국민의 기대보다 나를 더 생각”

입력 2015.12.17 (19:50) 수정 2015.12.1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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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 위한 선택…신인의 자세로 임하겠다”

중국 프로축구 항저우 뤼청의 감독직을 맡기로 한 홍명보(46)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7일 "그동안 모든 사람의 기대에 부응해야한다는 부담감이 누구보다 많았는데 더이상 그 기대에 부응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감독은 이날 중국에서 항저우 구단과 계약한 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후 1년 반 정도 쉬며 많은 생각을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홍 전 감독이 첫 복귀 무대로 중국팀을 택한 데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 분명한 자신의 가치관을 밝힌 것이다.

그는 "많은 분이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동안 명예를 위해 축구를 하진 않았다"면서 "과연 축구를 하며 내가 얼마나 많은 명예를 가졌나 싶다. 이번 일도 잘하고 좋아하는 축구를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전 감독은 "20여 년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잘할 때도 있었고 못할 때도 있었다"면서 "이제는 선택할 때 나 자신이나 가족을 좀 더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홍 전 감독은 이어 "(기대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으면) 내 생각도 자유로워진다"면서 "이번 결정도 예전 같으면 쉽게 못했겠지만 지금은 좀 더 자유로운 입장에서 했다. 많은 분이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프로팀이나 중국리그 경험이 없는 데 대해서는 "인정한다"면서 "새로 시작하는 신인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구체적인 계약내용과 관련, 중국 팀들이 감독의 권한에 개입하는 등의 독소조항을 계약서에 넣는 문제에 대해서는 "항저우 구단이 내게 애정을 보였고, 일하는 데 불편한 조항은 다 양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명보 사단' 코치진들도 함께 항저우행을 택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서는 "오늘 계약한 만큼 코치진을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면서도 "새롭게 도전하는데 과거를 가지고 갈 생각은 없다. 지금 있는 중국인 코치, 팀을 잘 아는 코치진과 시작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구단에서 강등만 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한만큼 강등되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미래가 밝은 팀이다. 좋은 선수,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고 비전을 밝혔다.

그는 중국에 진출한 옌볜FC의 박태하 감독, 충칭 리판의 장외룡 감독 등 한국인 감독간의 대결에 대해 "한국인들의 경쟁이라기보다 소속팀의 경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내년에 10위권 밖에서 어려운 싸움을 할 가능성이 크지만 살아남고 성적을 내겠다"면서 "더 나아가 다음 한국 지도자들이 쉽게 올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전 감독은 중국리그에 대해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좋은 선수와 감독들이 오고 있고 중국은 많은 자부심을 가지는 리그"라면서 "지금 중국 리그는 과도기이며 몇 년 후에는 그들이 지향해나갈 방향이 나타날 것이다. 몇년 후면 중국 리그에도 거품이 빠질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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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명보 “이젠 국민의 기대보다 나를 더 생각”
    • 입력 2015-12-17 19:50:30
    • 수정2015-12-17 20:18:13
    연합뉴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 위한 선택…신인의 자세로 임하겠다”

중국 프로축구 항저우 뤼청의 감독직을 맡기로 한 홍명보(46)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7일 "그동안 모든 사람의 기대에 부응해야한다는 부담감이 누구보다 많았는데 더이상 그 기대에 부응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감독은 이날 중국에서 항저우 구단과 계약한 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후 1년 반 정도 쉬며 많은 생각을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홍 전 감독이 첫 복귀 무대로 중국팀을 택한 데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 분명한 자신의 가치관을 밝힌 것이다.

그는 "많은 분이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동안 명예를 위해 축구를 하진 않았다"면서 "과연 축구를 하며 내가 얼마나 많은 명예를 가졌나 싶다. 이번 일도 잘하고 좋아하는 축구를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전 감독은 "20여 년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잘할 때도 있었고 못할 때도 있었다"면서 "이제는 선택할 때 나 자신이나 가족을 좀 더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홍 전 감독은 이어 "(기대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으면) 내 생각도 자유로워진다"면서 "이번 결정도 예전 같으면 쉽게 못했겠지만 지금은 좀 더 자유로운 입장에서 했다. 많은 분이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프로팀이나 중국리그 경험이 없는 데 대해서는 "인정한다"면서 "새로 시작하는 신인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구체적인 계약내용과 관련, 중국 팀들이 감독의 권한에 개입하는 등의 독소조항을 계약서에 넣는 문제에 대해서는 "항저우 구단이 내게 애정을 보였고, 일하는 데 불편한 조항은 다 양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명보 사단' 코치진들도 함께 항저우행을 택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서는 "오늘 계약한 만큼 코치진을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면서도 "새롭게 도전하는데 과거를 가지고 갈 생각은 없다. 지금 있는 중국인 코치, 팀을 잘 아는 코치진과 시작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구단에서 강등만 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한만큼 강등되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미래가 밝은 팀이다. 좋은 선수,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고 비전을 밝혔다.

그는 중국에 진출한 옌볜FC의 박태하 감독, 충칭 리판의 장외룡 감독 등 한국인 감독간의 대결에 대해 "한국인들의 경쟁이라기보다 소속팀의 경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내년에 10위권 밖에서 어려운 싸움을 할 가능성이 크지만 살아남고 성적을 내겠다"면서 "더 나아가 다음 한국 지도자들이 쉽게 올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전 감독은 중국리그에 대해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좋은 선수와 감독들이 오고 있고 중국은 많은 자부심을 가지는 리그"라면서 "지금 중국 리그는 과도기이며 몇 년 후에는 그들이 지향해나갈 방향이 나타날 것이다. 몇년 후면 중국 리그에도 거품이 빠질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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