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마크, 안전 믿을 수 있나?
입력 2015.12.20 (22:30)
수정 2015.12.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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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
김소라 씨가 조카 선물을 사러 나왔습니다.
<녹취> "이거 이쁘다."
가격, 디자인, 브랜드. 골고루 따지지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품질, 특히 안전입니다.
<인터뷰> 김소라(경기 평택시) : "아기 피부가 예민하니까 지금 니트소재보다는 면 소재로 된 거 까끌까끌하지 않은 그런 옷을 위주로 보고 있어요."
소재와 세탁법 등 품질 표시, 특히 KC마크를 꼼꼼히 살펴봅니다.
<인터뷰> 김소라(경기 평택시) : "저희는 이런 마크에 신뢰를 할 수 밖에 없잖아요. 일반인은 잘 모르니까, 검사하고 인증해 준거니까 이런 걸 보고 믿을 수 밖에 없죠."
국가통합인증마크, KC는 국가기술표준원의 각종 안전검사를 통과한 제품에 대해 부착됩니다.
지난 2009년 정부 부처별로 운용하고 있던 인증마크를 KC마크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현재 산업통산자원부와 환경부 등 8개 부처 19개 인증제도가 KC마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전기기, 의류, 자동차, 어린이용품 등 295개 품목에 적용됩니다.
<인터뷰> 신상훈(국가기술표준원 제품시장관리과) : "KC마크가 부착되었다 함은 안전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에 하자가 없다고 보시면 되겠죠."
<오프닝>
소비자에게 "믿고 구매하라"고 정부가 그 품질을 인정해 주는 KC마크.
지금까지 KC 안전 인증. 확인을 받은 제품은 공식적으로 집계된 것만 20만 개가 넘습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공산품이 KC 검사 대상이라고 이해하셔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시장에 유통되는 KC 인증 제품, 정말 믿고 구매해도 될까요?
저희 취재진이 직접 검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취재진은 수많은 KC인증 제품 가운데, 겨울철 소비자가 많이 찾는 어린이 방한용품을 검사해보기로 했습니다.
<녹취> 매장 기자 : "내장재가 뭐예요? (오리털이요. 산악인들이 많이 입는 그런 경량, 얇고 따듯한 거.) 이거 주세요."
점퍼 등 겨울용의류와 장갑,
<녹취> 매장 점원 : "30% 세일해서 17만 3천2백 원."
그리고 신발, 귀마개 등 4가지 품목을 골랐습니다.
5곳에서 각 품목별로 4가지씩.
모두 20종류에 대해 정부로부터 공인된 시험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KC마크의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밀 성분 분석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한소영(한국의류시험연구원 연구사) : "포름알데이드, 납, 카드뮴, 가소제..(품목별로) 4~5가지 정도에서 9~10가지 정도 ( 검사를 진행합니다.)"
약 열흘 뒤, 결과가 나왔습니다.
신발의 경우 검사대상 4개 중 2개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납이 검출됐습니다.
귀마개 1개에서는 납 성분이 기준치를 30배나 초과했습니다.
장갑은 4개 제품 중 2개가 프탈레이트 가소제, DEHP 성분이 기준치를 넘었고 그 중 1개 제품은 기준치보다 150배 이상 높았습니다.
점퍼의 경우 1개 제품이 부속품 고정 불량으 로 나타났습니다.
전체적으로 검사를 의뢰한 20개 제품 가운데 6개 제품, 30%가 불합격입니다.
납은 제품의 색을 입히는 염료로 가방이나 의류, 학용품, 페인트 등에 두루 쓰입니다.
납 성분이 많이 섞일수록 화려한 색깔을 내기 쉽지만, 그만큼 유해합니다.
<인터뷰> 서병성(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문제는 중금속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다 흡수되는 것은 아니고 한 5% 정도 뼈나 근육 이런데에 축적이 되긴 하는데, 금속마다 다른데 납 같은 경우는 주로 신장, 뇌 같은 데 문제가 되고요."
프탈레이트 가소제, DEHP는 플라스틱을 무르게 하는 첨가제로 사용됩니다.
간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로 특히 성장기 어린이가 지속적으로 접촉할 경우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 최인자(노동환경연구소 분석팀장) : "어린이는 사실 아주 민감하잖아요. 아직 한참 자라고 있는 아이들인데, 그 아이들이 성장하는 시기에 서서히 노출되고, 일상적으로 노출이 되면서 나중에 자랐을 떄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거죠."
불합격 제품을 생산한 업체를 찾아갔습니다.
매번 똑같은 공정으로 생산을 하지만 실수가 있었을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신발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생산 전에) 시료 검사를 했는데 불합격이 되어서 다시 공장에 의뢰해서 다른 시료를 보내달라고 해서 그게 패스(합격)가 됐어요. 그걸 가지고 생산을 했는데 여러 롤을 가지고 있으니까 (불량 시료가)섞여가지고 일부 그럴 수도 있다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갑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부정을 안하겠습니다. 저희가 백프로 잘못한거고. 실수한거고. 생각지도 않은 데에서 (불합격 결과가) 나오니깐 사실 지금까지 처음있는 일이예요."
KC 검사 기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점퍼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매뉴얼을 가지고 관리해왔고, 그것에 맞춰서 생산해서 유통을 지금까지 해왔었는데요. 일부 누락된 부분이 미세하게 있는 걸, 저희가 앞으로 잘 신경써서 제품을 생산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업체는 해당 제품을 생산할 때엔 지금처럼 안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귀마개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생산한 지)한 3년 된 것 같아요.그런 것에 대한(검사 항목) 가이드라인 자체가 없었어요. 귀를 덮고 있는 거니까. 거기에서 문제가 없으면 문제 없는 거잖아요. 이 테 자체에서도 문제가 없어야된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업체 2곳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불합격 결과를 받은 제품 6개 가운데 4개는 동대문과 전통시장에서 구입한 것이었습니다.
한 전통시장의 신발 가게를 찾았습니다.
진열된 상품의 상당 수가 KC마크를 부착하지 않았습니다.
섬유나 가죽제품을 KC 인증을 받지 않고 만들어 유통시키거나 수입하거나 판매하는 것은 모두 품질관리법 위반입니다.
최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지만 상점 주인은 KC 인증 개념조차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상인 : "이게 KC 마크야? 이게 K라는 건 아는데..(물건받으실때 KC마크 제품인지 아닌지 확인은 안 하세요?) 안 해. KC마크가 난 없는 걸로 알았어."
KC마크를 인증하고 관리하는 국가기술표준원은 전통시장의 경우 불량품을 적발해도 추적이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단속에 소홀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신상훈(국가기술표준원 품질관리원) : "(대형마트들은) 워낙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쉽게 리콜된 제품들을 소비자에게 팔려나가기 전에 회수할 수 있는 반면, 길거리에서 판매한다거나 했을 때는 사실상 그런 제품이 누구한테 팔려나갔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여러가지 노력을 해요. 단속을 많이 하려고 해도 실질적으로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는 없지 않아 있습니다."
단속이 소홀한 점을 이용하는 제조 업체도 있습니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 소규모 장갑 제조 업체입니다.
KC 인증 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은 장갑에 KC마크를 붙이고, 시장에 납품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불량품이면) KC마크를 안 붙였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렇죠. 근데 택(상표) 발주까지 다 준비가 되니까 작업 일정은 촉박하고. 다음에 다시 (기준대로) 하면 될 것 같다 판단해가지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라고 해서 모두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주기적으로 백화점, 대형마트의 제품을 무작위로 구입해 품질을 검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유아용 보행기와 변기, 아동복 등 549개 제품을 구매해 안전성 조사를 한 결과, 약 6%인 32개 제품에서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지난 9월 가방과 학용품 등 학생용품 15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5%인 9개가 불량이었습니다.
한 해 평균 정부 단속에 적발된 불량품의 비율은 10% 안팎.
이로 인해 지난해엔 400여 개, 올해 상반기엔 100여 개 업체가 리콜 조치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신상훈(국가기술표준원) : "(품질이) 좋은 것만 미리 몇 개만 수입해서 그 제품으로 시험인증을 받고, 막상 다량으로 국내에 유입할 때는 그 제품보다 질이 떨어지는 어떤 면에선 단가를 좀 낮춰서 제품을 판매하려는 분들이, 얄팍하게 어떤 상술에 의존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의뢰한 시험에서도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신발과, 백화점에서 구입한 장갑이 각각 불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백화점과 마트 측은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 판매 중지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KC 인증 제품에 대한 품질과 안전은 제조업체 책임이라는 입장입니다.
<녹취> 매장 관계자 녹취(음성변조) : "취급하는 상품을 다 따지자면 수천 개, 수만 개가 있는데 일일이 모든 하나하나의 상품을 확인할 수 없으니까 저희가 KC마크로 인증이 된 브랜드는 추가의 검사라든가 이런건 진행이 안되고 입점이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KC마크를 유지하려면 타이어와 전선, 물놀이기구 등 위험성이 높은 60개 품목은 2년 마다, 의류 등 230여 품목은 5년 마다 한번씩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검사 기간 사이에는 제조업체에서 자율적으로 품질을 관리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소비자 단체들은 주장합니다.
<인터뷰> 윤 명(소비자시민모임 운영기획처장) : "업체에서는 우린 이거 다 인증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다시 테스트를 해보고 다시 (검사) 진행해보면 문제가 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단가 절감을 위해 해외에서 원자재를 납품받아 제조하는 영세업체의 경우, 전 과정을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해 불량 제품을 유통시키기도 합니다.
<녹취>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이 옷이 (검사) 통과된 옷이에요. 원부자재 같은 것이. 검사를 또 맡을 필요는 없잖아요. KC 원단용으로 생산하는 것은 계속 그것을 쓰려고 애를 쓰는데, 그쪽(현지 원자재 제공업체)에서 자기네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속이고 납품 할 수도 있다는 거에요. 그건 알 방법이 없는 거예요."
KC마크 도입 6년.
지난 한해에만 2만 9천 건의 KC 인증이 이뤄졌습니다.
소비자도 KC마크를 보고 제품의 안정성을 확인합니다.
한국생활안전연합이 전국 소비자 500여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2011년 KC마크를 알고 있다는 사람은 응답자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인지도는 꾸준히 올라 지난해엔 71.2%가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절반 이상(55%)이 공산품을 구입할 때 KC마크를 확인한다고 했고, KC마크를 확인한다는 300명 중 142명은 KC 표시가 없으면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정보경(판매 점원) : "안전하다고 생각하긴 하죠. 형광물질이다 많이 문제되긴 했었잖아요. 몇 년 전에. 그런 면에서는 (KC마크가) 부착돼서 나오면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판매를 할 수 있기는 해요."
KC마크가 도입 취지에 맞게 제품 안전도를 높이고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소라 씨가 조카 선물을 사러 나왔습니다.
<녹취> "이거 이쁘다."
가격, 디자인, 브랜드. 골고루 따지지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품질, 특히 안전입니다.
<인터뷰> 김소라(경기 평택시) : "아기 피부가 예민하니까 지금 니트소재보다는 면 소재로 된 거 까끌까끌하지 않은 그런 옷을 위주로 보고 있어요."
소재와 세탁법 등 품질 표시, 특히 KC마크를 꼼꼼히 살펴봅니다.
<인터뷰> 김소라(경기 평택시) : "저희는 이런 마크에 신뢰를 할 수 밖에 없잖아요. 일반인은 잘 모르니까, 검사하고 인증해 준거니까 이런 걸 보고 믿을 수 밖에 없죠."
국가통합인증마크, KC는 국가기술표준원의 각종 안전검사를 통과한 제품에 대해 부착됩니다.
지난 2009년 정부 부처별로 운용하고 있던 인증마크를 KC마크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현재 산업통산자원부와 환경부 등 8개 부처 19개 인증제도가 KC마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전기기, 의류, 자동차, 어린이용품 등 295개 품목에 적용됩니다.
<인터뷰> 신상훈(국가기술표준원 제품시장관리과) : "KC마크가 부착되었다 함은 안전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에 하자가 없다고 보시면 되겠죠."
<오프닝>
소비자에게 "믿고 구매하라"고 정부가 그 품질을 인정해 주는 KC마크.
지금까지 KC 안전 인증. 확인을 받은 제품은 공식적으로 집계된 것만 20만 개가 넘습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공산품이 KC 검사 대상이라고 이해하셔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시장에 유통되는 KC 인증 제품, 정말 믿고 구매해도 될까요?
저희 취재진이 직접 검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취재진은 수많은 KC인증 제품 가운데, 겨울철 소비자가 많이 찾는 어린이 방한용품을 검사해보기로 했습니다.
<녹취> 매장 기자 : "내장재가 뭐예요? (오리털이요. 산악인들이 많이 입는 그런 경량, 얇고 따듯한 거.) 이거 주세요."
점퍼 등 겨울용의류와 장갑,
<녹취> 매장 점원 : "30% 세일해서 17만 3천2백 원."
그리고 신발, 귀마개 등 4가지 품목을 골랐습니다.
5곳에서 각 품목별로 4가지씩.
모두 20종류에 대해 정부로부터 공인된 시험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KC마크의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밀 성분 분석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한소영(한국의류시험연구원 연구사) : "포름알데이드, 납, 카드뮴, 가소제..(품목별로) 4~5가지 정도에서 9~10가지 정도 ( 검사를 진행합니다.)"
약 열흘 뒤, 결과가 나왔습니다.
신발의 경우 검사대상 4개 중 2개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납이 검출됐습니다.
귀마개 1개에서는 납 성분이 기준치를 30배나 초과했습니다.
장갑은 4개 제품 중 2개가 프탈레이트 가소제, DEHP 성분이 기준치를 넘었고 그 중 1개 제품은 기준치보다 150배 이상 높았습니다.
점퍼의 경우 1개 제품이 부속품 고정 불량으 로 나타났습니다.
전체적으로 검사를 의뢰한 20개 제품 가운데 6개 제품, 30%가 불합격입니다.
납은 제품의 색을 입히는 염료로 가방이나 의류, 학용품, 페인트 등에 두루 쓰입니다.
납 성분이 많이 섞일수록 화려한 색깔을 내기 쉽지만, 그만큼 유해합니다.
<인터뷰> 서병성(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문제는 중금속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다 흡수되는 것은 아니고 한 5% 정도 뼈나 근육 이런데에 축적이 되긴 하는데, 금속마다 다른데 납 같은 경우는 주로 신장, 뇌 같은 데 문제가 되고요."
프탈레이트 가소제, DEHP는 플라스틱을 무르게 하는 첨가제로 사용됩니다.
간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로 특히 성장기 어린이가 지속적으로 접촉할 경우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 최인자(노동환경연구소 분석팀장) : "어린이는 사실 아주 민감하잖아요. 아직 한참 자라고 있는 아이들인데, 그 아이들이 성장하는 시기에 서서히 노출되고, 일상적으로 노출이 되면서 나중에 자랐을 떄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거죠."
불합격 제품을 생산한 업체를 찾아갔습니다.
매번 똑같은 공정으로 생산을 하지만 실수가 있었을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신발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생산 전에) 시료 검사를 했는데 불합격이 되어서 다시 공장에 의뢰해서 다른 시료를 보내달라고 해서 그게 패스(합격)가 됐어요. 그걸 가지고 생산을 했는데 여러 롤을 가지고 있으니까 (불량 시료가)섞여가지고 일부 그럴 수도 있다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갑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부정을 안하겠습니다. 저희가 백프로 잘못한거고. 실수한거고. 생각지도 않은 데에서 (불합격 결과가) 나오니깐 사실 지금까지 처음있는 일이예요."
KC 검사 기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점퍼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매뉴얼을 가지고 관리해왔고, 그것에 맞춰서 생산해서 유통을 지금까지 해왔었는데요. 일부 누락된 부분이 미세하게 있는 걸, 저희가 앞으로 잘 신경써서 제품을 생산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업체는 해당 제품을 생산할 때엔 지금처럼 안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귀마개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생산한 지)한 3년 된 것 같아요.그런 것에 대한(검사 항목) 가이드라인 자체가 없었어요. 귀를 덮고 있는 거니까. 거기에서 문제가 없으면 문제 없는 거잖아요. 이 테 자체에서도 문제가 없어야된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업체 2곳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불합격 결과를 받은 제품 6개 가운데 4개는 동대문과 전통시장에서 구입한 것이었습니다.
한 전통시장의 신발 가게를 찾았습니다.
진열된 상품의 상당 수가 KC마크를 부착하지 않았습니다.
섬유나 가죽제품을 KC 인증을 받지 않고 만들어 유통시키거나 수입하거나 판매하는 것은 모두 품질관리법 위반입니다.
최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지만 상점 주인은 KC 인증 개념조차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상인 : "이게 KC 마크야? 이게 K라는 건 아는데..(물건받으실때 KC마크 제품인지 아닌지 확인은 안 하세요?) 안 해. KC마크가 난 없는 걸로 알았어."
KC마크를 인증하고 관리하는 국가기술표준원은 전통시장의 경우 불량품을 적발해도 추적이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단속에 소홀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신상훈(국가기술표준원 품질관리원) : "(대형마트들은) 워낙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쉽게 리콜된 제품들을 소비자에게 팔려나가기 전에 회수할 수 있는 반면, 길거리에서 판매한다거나 했을 때는 사실상 그런 제품이 누구한테 팔려나갔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여러가지 노력을 해요. 단속을 많이 하려고 해도 실질적으로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는 없지 않아 있습니다."
단속이 소홀한 점을 이용하는 제조 업체도 있습니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 소규모 장갑 제조 업체입니다.
KC 인증 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은 장갑에 KC마크를 붙이고, 시장에 납품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불량품이면) KC마크를 안 붙였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렇죠. 근데 택(상표) 발주까지 다 준비가 되니까 작업 일정은 촉박하고. 다음에 다시 (기준대로) 하면 될 것 같다 판단해가지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라고 해서 모두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주기적으로 백화점, 대형마트의 제품을 무작위로 구입해 품질을 검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유아용 보행기와 변기, 아동복 등 549개 제품을 구매해 안전성 조사를 한 결과, 약 6%인 32개 제품에서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지난 9월 가방과 학용품 등 학생용품 15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5%인 9개가 불량이었습니다.
한 해 평균 정부 단속에 적발된 불량품의 비율은 10% 안팎.
이로 인해 지난해엔 400여 개, 올해 상반기엔 100여 개 업체가 리콜 조치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신상훈(국가기술표준원) : "(품질이) 좋은 것만 미리 몇 개만 수입해서 그 제품으로 시험인증을 받고, 막상 다량으로 국내에 유입할 때는 그 제품보다 질이 떨어지는 어떤 면에선 단가를 좀 낮춰서 제품을 판매하려는 분들이, 얄팍하게 어떤 상술에 의존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의뢰한 시험에서도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신발과, 백화점에서 구입한 장갑이 각각 불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백화점과 마트 측은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 판매 중지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KC 인증 제품에 대한 품질과 안전은 제조업체 책임이라는 입장입니다.
<녹취> 매장 관계자 녹취(음성변조) : "취급하는 상품을 다 따지자면 수천 개, 수만 개가 있는데 일일이 모든 하나하나의 상품을 확인할 수 없으니까 저희가 KC마크로 인증이 된 브랜드는 추가의 검사라든가 이런건 진행이 안되고 입점이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KC마크를 유지하려면 타이어와 전선, 물놀이기구 등 위험성이 높은 60개 품목은 2년 마다, 의류 등 230여 품목은 5년 마다 한번씩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검사 기간 사이에는 제조업체에서 자율적으로 품질을 관리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소비자 단체들은 주장합니다.
<인터뷰> 윤 명(소비자시민모임 운영기획처장) : "업체에서는 우린 이거 다 인증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다시 테스트를 해보고 다시 (검사) 진행해보면 문제가 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단가 절감을 위해 해외에서 원자재를 납품받아 제조하는 영세업체의 경우, 전 과정을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해 불량 제품을 유통시키기도 합니다.
<녹취>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이 옷이 (검사) 통과된 옷이에요. 원부자재 같은 것이. 검사를 또 맡을 필요는 없잖아요. KC 원단용으로 생산하는 것은 계속 그것을 쓰려고 애를 쓰는데, 그쪽(현지 원자재 제공업체)에서 자기네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속이고 납품 할 수도 있다는 거에요. 그건 알 방법이 없는 거예요."
KC마크 도입 6년.
지난 한해에만 2만 9천 건의 KC 인증이 이뤄졌습니다.
소비자도 KC마크를 보고 제품의 안정성을 확인합니다.
한국생활안전연합이 전국 소비자 500여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2011년 KC마크를 알고 있다는 사람은 응답자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인지도는 꾸준히 올라 지난해엔 71.2%가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절반 이상(55%)이 공산품을 구입할 때 KC마크를 확인한다고 했고, KC마크를 확인한다는 300명 중 142명은 KC 표시가 없으면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정보경(판매 점원) : "안전하다고 생각하긴 하죠. 형광물질이다 많이 문제되긴 했었잖아요. 몇 년 전에. 그런 면에서는 (KC마크가) 부착돼서 나오면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판매를 할 수 있기는 해요."
KC마크가 도입 취지에 맞게 제품 안전도를 높이고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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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12-20 23:10:07
- 수정2015-12-21 0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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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씨가 조카 선물을 사러 나왔습니다.
<녹취> "이거 이쁘다."
가격, 디자인, 브랜드. 골고루 따지지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품질, 특히 안전입니다.
<인터뷰> 김소라(경기 평택시) : "아기 피부가 예민하니까 지금 니트소재보다는 면 소재로 된 거 까끌까끌하지 않은 그런 옷을 위주로 보고 있어요."
소재와 세탁법 등 품질 표시, 특히 KC마크를 꼼꼼히 살펴봅니다.
<인터뷰> 김소라(경기 평택시) : "저희는 이런 마크에 신뢰를 할 수 밖에 없잖아요. 일반인은 잘 모르니까, 검사하고 인증해 준거니까 이런 걸 보고 믿을 수 밖에 없죠."
국가통합인증마크, KC는 국가기술표준원의 각종 안전검사를 통과한 제품에 대해 부착됩니다.
지난 2009년 정부 부처별로 운용하고 있던 인증마크를 KC마크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현재 산업통산자원부와 환경부 등 8개 부처 19개 인증제도가 KC마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전기기, 의류, 자동차, 어린이용품 등 295개 품목에 적용됩니다.
<인터뷰> 신상훈(국가기술표준원 제품시장관리과) : "KC마크가 부착되었다 함은 안전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에 하자가 없다고 보시면 되겠죠."
<오프닝>
소비자에게 "믿고 구매하라"고 정부가 그 품질을 인정해 주는 KC마크.
지금까지 KC 안전 인증. 확인을 받은 제품은 공식적으로 집계된 것만 20만 개가 넘습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공산품이 KC 검사 대상이라고 이해하셔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시장에 유통되는 KC 인증 제품, 정말 믿고 구매해도 될까요?
저희 취재진이 직접 검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취재진은 수많은 KC인증 제품 가운데, 겨울철 소비자가 많이 찾는 어린이 방한용품을 검사해보기로 했습니다.
<녹취> 매장 기자 : "내장재가 뭐예요? (오리털이요. 산악인들이 많이 입는 그런 경량, 얇고 따듯한 거.) 이거 주세요."
점퍼 등 겨울용의류와 장갑,
<녹취> 매장 점원 : "30% 세일해서 17만 3천2백 원."
그리고 신발, 귀마개 등 4가지 품목을 골랐습니다.
5곳에서 각 품목별로 4가지씩.
모두 20종류에 대해 정부로부터 공인된 시험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KC마크의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밀 성분 분석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한소영(한국의류시험연구원 연구사) : "포름알데이드, 납, 카드뮴, 가소제..(품목별로) 4~5가지 정도에서 9~10가지 정도 ( 검사를 진행합니다.)"
약 열흘 뒤, 결과가 나왔습니다.
신발의 경우 검사대상 4개 중 2개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납이 검출됐습니다.
귀마개 1개에서는 납 성분이 기준치를 30배나 초과했습니다.
장갑은 4개 제품 중 2개가 프탈레이트 가소제, DEHP 성분이 기준치를 넘었고 그 중 1개 제품은 기준치보다 150배 이상 높았습니다.
점퍼의 경우 1개 제품이 부속품 고정 불량으 로 나타났습니다.
전체적으로 검사를 의뢰한 20개 제품 가운데 6개 제품, 30%가 불합격입니다.
납은 제품의 색을 입히는 염료로 가방이나 의류, 학용품, 페인트 등에 두루 쓰입니다.
납 성분이 많이 섞일수록 화려한 색깔을 내기 쉽지만, 그만큼 유해합니다.
<인터뷰> 서병성(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문제는 중금속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다 흡수되는 것은 아니고 한 5% 정도 뼈나 근육 이런데에 축적이 되긴 하는데, 금속마다 다른데 납 같은 경우는 주로 신장, 뇌 같은 데 문제가 되고요."
프탈레이트 가소제, DEHP는 플라스틱을 무르게 하는 첨가제로 사용됩니다.
간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로 특히 성장기 어린이가 지속적으로 접촉할 경우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 최인자(노동환경연구소 분석팀장) : "어린이는 사실 아주 민감하잖아요. 아직 한참 자라고 있는 아이들인데, 그 아이들이 성장하는 시기에 서서히 노출되고, 일상적으로 노출이 되면서 나중에 자랐을 떄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거죠."
불합격 제품을 생산한 업체를 찾아갔습니다.
매번 똑같은 공정으로 생산을 하지만 실수가 있었을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신발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생산 전에) 시료 검사를 했는데 불합격이 되어서 다시 공장에 의뢰해서 다른 시료를 보내달라고 해서 그게 패스(합격)가 됐어요. 그걸 가지고 생산을 했는데 여러 롤을 가지고 있으니까 (불량 시료가)섞여가지고 일부 그럴 수도 있다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갑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부정을 안하겠습니다. 저희가 백프로 잘못한거고. 실수한거고. 생각지도 않은 데에서 (불합격 결과가) 나오니깐 사실 지금까지 처음있는 일이예요."
KC 검사 기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점퍼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매뉴얼을 가지고 관리해왔고, 그것에 맞춰서 생산해서 유통을 지금까지 해왔었는데요. 일부 누락된 부분이 미세하게 있는 걸, 저희가 앞으로 잘 신경써서 제품을 생산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업체는 해당 제품을 생산할 때엔 지금처럼 안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귀마개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생산한 지)한 3년 된 것 같아요.그런 것에 대한(검사 항목) 가이드라인 자체가 없었어요. 귀를 덮고 있는 거니까. 거기에서 문제가 없으면 문제 없는 거잖아요. 이 테 자체에서도 문제가 없어야된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업체 2곳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불합격 결과를 받은 제품 6개 가운데 4개는 동대문과 전통시장에서 구입한 것이었습니다.
한 전통시장의 신발 가게를 찾았습니다.
진열된 상품의 상당 수가 KC마크를 부착하지 않았습니다.
섬유나 가죽제품을 KC 인증을 받지 않고 만들어 유통시키거나 수입하거나 판매하는 것은 모두 품질관리법 위반입니다.
최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지만 상점 주인은 KC 인증 개념조차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상인 : "이게 KC 마크야? 이게 K라는 건 아는데..(물건받으실때 KC마크 제품인지 아닌지 확인은 안 하세요?) 안 해. KC마크가 난 없는 걸로 알았어."
KC마크를 인증하고 관리하는 국가기술표준원은 전통시장의 경우 불량품을 적발해도 추적이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단속에 소홀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신상훈(국가기술표준원 품질관리원) : "(대형마트들은) 워낙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쉽게 리콜된 제품들을 소비자에게 팔려나가기 전에 회수할 수 있는 반면, 길거리에서 판매한다거나 했을 때는 사실상 그런 제품이 누구한테 팔려나갔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여러가지 노력을 해요. 단속을 많이 하려고 해도 실질적으로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는 없지 않아 있습니다."
단속이 소홀한 점을 이용하는 제조 업체도 있습니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 소규모 장갑 제조 업체입니다.
KC 인증 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은 장갑에 KC마크를 붙이고, 시장에 납품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불량품이면) KC마크를 안 붙였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렇죠. 근데 택(상표) 발주까지 다 준비가 되니까 작업 일정은 촉박하고. 다음에 다시 (기준대로) 하면 될 것 같다 판단해가지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라고 해서 모두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주기적으로 백화점, 대형마트의 제품을 무작위로 구입해 품질을 검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유아용 보행기와 변기, 아동복 등 549개 제품을 구매해 안전성 조사를 한 결과, 약 6%인 32개 제품에서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지난 9월 가방과 학용품 등 학생용품 15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5%인 9개가 불량이었습니다.
한 해 평균 정부 단속에 적발된 불량품의 비율은 10% 안팎.
이로 인해 지난해엔 400여 개, 올해 상반기엔 100여 개 업체가 리콜 조치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신상훈(국가기술표준원) : "(품질이) 좋은 것만 미리 몇 개만 수입해서 그 제품으로 시험인증을 받고, 막상 다량으로 국내에 유입할 때는 그 제품보다 질이 떨어지는 어떤 면에선 단가를 좀 낮춰서 제품을 판매하려는 분들이, 얄팍하게 어떤 상술에 의존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의뢰한 시험에서도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신발과, 백화점에서 구입한 장갑이 각각 불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백화점과 마트 측은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 판매 중지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KC 인증 제품에 대한 품질과 안전은 제조업체 책임이라는 입장입니다.
<녹취> 매장 관계자 녹취(음성변조) : "취급하는 상품을 다 따지자면 수천 개, 수만 개가 있는데 일일이 모든 하나하나의 상품을 확인할 수 없으니까 저희가 KC마크로 인증이 된 브랜드는 추가의 검사라든가 이런건 진행이 안되고 입점이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KC마크를 유지하려면 타이어와 전선, 물놀이기구 등 위험성이 높은 60개 품목은 2년 마다, 의류 등 230여 품목은 5년 마다 한번씩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검사 기간 사이에는 제조업체에서 자율적으로 품질을 관리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소비자 단체들은 주장합니다.
<인터뷰> 윤 명(소비자시민모임 운영기획처장) : "업체에서는 우린 이거 다 인증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다시 테스트를 해보고 다시 (검사) 진행해보면 문제가 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단가 절감을 위해 해외에서 원자재를 납품받아 제조하는 영세업체의 경우, 전 과정을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해 불량 제품을 유통시키기도 합니다.
<녹취>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이 옷이 (검사) 통과된 옷이에요. 원부자재 같은 것이. 검사를 또 맡을 필요는 없잖아요. KC 원단용으로 생산하는 것은 계속 그것을 쓰려고 애를 쓰는데, 그쪽(현지 원자재 제공업체)에서 자기네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속이고 납품 할 수도 있다는 거에요. 그건 알 방법이 없는 거예요."
KC마크 도입 6년.
지난 한해에만 2만 9천 건의 KC 인증이 이뤄졌습니다.
소비자도 KC마크를 보고 제품의 안정성을 확인합니다.
한국생활안전연합이 전국 소비자 500여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2011년 KC마크를 알고 있다는 사람은 응답자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인지도는 꾸준히 올라 지난해엔 71.2%가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절반 이상(55%)이 공산품을 구입할 때 KC마크를 확인한다고 했고, KC마크를 확인한다는 300명 중 142명은 KC 표시가 없으면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정보경(판매 점원) : "안전하다고 생각하긴 하죠. 형광물질이다 많이 문제되긴 했었잖아요. 몇 년 전에. 그런 면에서는 (KC마크가) 부착돼서 나오면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판매를 할 수 있기는 해요."
KC마크가 도입 취지에 맞게 제품 안전도를 높이고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소라 씨가 조카 선물을 사러 나왔습니다.
<녹취> "이거 이쁘다."
가격, 디자인, 브랜드. 골고루 따지지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품질, 특히 안전입니다.
<인터뷰> 김소라(경기 평택시) : "아기 피부가 예민하니까 지금 니트소재보다는 면 소재로 된 거 까끌까끌하지 않은 그런 옷을 위주로 보고 있어요."
소재와 세탁법 등 품질 표시, 특히 KC마크를 꼼꼼히 살펴봅니다.
<인터뷰> 김소라(경기 평택시) : "저희는 이런 마크에 신뢰를 할 수 밖에 없잖아요. 일반인은 잘 모르니까, 검사하고 인증해 준거니까 이런 걸 보고 믿을 수 밖에 없죠."
국가통합인증마크, KC는 국가기술표준원의 각종 안전검사를 통과한 제품에 대해 부착됩니다.
지난 2009년 정부 부처별로 운용하고 있던 인증마크를 KC마크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현재 산업통산자원부와 환경부 등 8개 부처 19개 인증제도가 KC마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전기기, 의류, 자동차, 어린이용품 등 295개 품목에 적용됩니다.
<인터뷰> 신상훈(국가기술표준원 제품시장관리과) : "KC마크가 부착되었다 함은 안전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에 하자가 없다고 보시면 되겠죠."
<오프닝>
소비자에게 "믿고 구매하라"고 정부가 그 품질을 인정해 주는 KC마크.
지금까지 KC 안전 인증. 확인을 받은 제품은 공식적으로 집계된 것만 20만 개가 넘습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공산품이 KC 검사 대상이라고 이해하셔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시장에 유통되는 KC 인증 제품, 정말 믿고 구매해도 될까요?
저희 취재진이 직접 검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취재진은 수많은 KC인증 제품 가운데, 겨울철 소비자가 많이 찾는 어린이 방한용품을 검사해보기로 했습니다.
<녹취> 매장 기자 : "내장재가 뭐예요? (오리털이요. 산악인들이 많이 입는 그런 경량, 얇고 따듯한 거.) 이거 주세요."
점퍼 등 겨울용의류와 장갑,
<녹취> 매장 점원 : "30% 세일해서 17만 3천2백 원."
그리고 신발, 귀마개 등 4가지 품목을 골랐습니다.
5곳에서 각 품목별로 4가지씩.
모두 20종류에 대해 정부로부터 공인된 시험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KC마크의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밀 성분 분석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한소영(한국의류시험연구원 연구사) : "포름알데이드, 납, 카드뮴, 가소제..(품목별로) 4~5가지 정도에서 9~10가지 정도 ( 검사를 진행합니다.)"
약 열흘 뒤, 결과가 나왔습니다.
신발의 경우 검사대상 4개 중 2개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납이 검출됐습니다.
귀마개 1개에서는 납 성분이 기준치를 30배나 초과했습니다.
장갑은 4개 제품 중 2개가 프탈레이트 가소제, DEHP 성분이 기준치를 넘었고 그 중 1개 제품은 기준치보다 150배 이상 높았습니다.
점퍼의 경우 1개 제품이 부속품 고정 불량으 로 나타났습니다.
전체적으로 검사를 의뢰한 20개 제품 가운데 6개 제품, 30%가 불합격입니다.
납은 제품의 색을 입히는 염료로 가방이나 의류, 학용품, 페인트 등에 두루 쓰입니다.
납 성분이 많이 섞일수록 화려한 색깔을 내기 쉽지만, 그만큼 유해합니다.
<인터뷰> 서병성(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문제는 중금속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다 흡수되는 것은 아니고 한 5% 정도 뼈나 근육 이런데에 축적이 되긴 하는데, 금속마다 다른데 납 같은 경우는 주로 신장, 뇌 같은 데 문제가 되고요."
프탈레이트 가소제, DEHP는 플라스틱을 무르게 하는 첨가제로 사용됩니다.
간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로 특히 성장기 어린이가 지속적으로 접촉할 경우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 최인자(노동환경연구소 분석팀장) : "어린이는 사실 아주 민감하잖아요. 아직 한참 자라고 있는 아이들인데, 그 아이들이 성장하는 시기에 서서히 노출되고, 일상적으로 노출이 되면서 나중에 자랐을 떄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거죠."
불합격 제품을 생산한 업체를 찾아갔습니다.
매번 똑같은 공정으로 생산을 하지만 실수가 있었을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신발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생산 전에) 시료 검사를 했는데 불합격이 되어서 다시 공장에 의뢰해서 다른 시료를 보내달라고 해서 그게 패스(합격)가 됐어요. 그걸 가지고 생산을 했는데 여러 롤을 가지고 있으니까 (불량 시료가)섞여가지고 일부 그럴 수도 있다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갑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부정을 안하겠습니다. 저희가 백프로 잘못한거고. 실수한거고. 생각지도 않은 데에서 (불합격 결과가) 나오니깐 사실 지금까지 처음있는 일이예요."
KC 검사 기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점퍼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매뉴얼을 가지고 관리해왔고, 그것에 맞춰서 생산해서 유통을 지금까지 해왔었는데요. 일부 누락된 부분이 미세하게 있는 걸, 저희가 앞으로 잘 신경써서 제품을 생산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업체는 해당 제품을 생산할 때엔 지금처럼 안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귀마개 생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생산한 지)한 3년 된 것 같아요.그런 것에 대한(검사 항목) 가이드라인 자체가 없었어요. 귀를 덮고 있는 거니까. 거기에서 문제가 없으면 문제 없는 거잖아요. 이 테 자체에서도 문제가 없어야된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업체 2곳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불합격 결과를 받은 제품 6개 가운데 4개는 동대문과 전통시장에서 구입한 것이었습니다.
한 전통시장의 신발 가게를 찾았습니다.
진열된 상품의 상당 수가 KC마크를 부착하지 않았습니다.
섬유나 가죽제품을 KC 인증을 받지 않고 만들어 유통시키거나 수입하거나 판매하는 것은 모두 품질관리법 위반입니다.
최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지만 상점 주인은 KC 인증 개념조차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상인 : "이게 KC 마크야? 이게 K라는 건 아는데..(물건받으실때 KC마크 제품인지 아닌지 확인은 안 하세요?) 안 해. KC마크가 난 없는 걸로 알았어."
KC마크를 인증하고 관리하는 국가기술표준원은 전통시장의 경우 불량품을 적발해도 추적이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단속에 소홀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신상훈(국가기술표준원 품질관리원) : "(대형마트들은) 워낙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쉽게 리콜된 제품들을 소비자에게 팔려나가기 전에 회수할 수 있는 반면, 길거리에서 판매한다거나 했을 때는 사실상 그런 제품이 누구한테 팔려나갔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여러가지 노력을 해요. 단속을 많이 하려고 해도 실질적으로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는 없지 않아 있습니다."
단속이 소홀한 점을 이용하는 제조 업체도 있습니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 소규모 장갑 제조 업체입니다.
KC 인증 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은 장갑에 KC마크를 붙이고, 시장에 납품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불량품이면) KC마크를 안 붙였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렇죠. 근데 택(상표) 발주까지 다 준비가 되니까 작업 일정은 촉박하고. 다음에 다시 (기준대로) 하면 될 것 같다 판단해가지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라고 해서 모두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주기적으로 백화점, 대형마트의 제품을 무작위로 구입해 품질을 검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유아용 보행기와 변기, 아동복 등 549개 제품을 구매해 안전성 조사를 한 결과, 약 6%인 32개 제품에서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지난 9월 가방과 학용품 등 학생용품 15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5%인 9개가 불량이었습니다.
한 해 평균 정부 단속에 적발된 불량품의 비율은 10% 안팎.
이로 인해 지난해엔 400여 개, 올해 상반기엔 100여 개 업체가 리콜 조치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신상훈(국가기술표준원) : "(품질이) 좋은 것만 미리 몇 개만 수입해서 그 제품으로 시험인증을 받고, 막상 다량으로 국내에 유입할 때는 그 제품보다 질이 떨어지는 어떤 면에선 단가를 좀 낮춰서 제품을 판매하려는 분들이, 얄팍하게 어떤 상술에 의존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의뢰한 시험에서도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신발과, 백화점에서 구입한 장갑이 각각 불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백화점과 마트 측은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 판매 중지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KC 인증 제품에 대한 품질과 안전은 제조업체 책임이라는 입장입니다.
<녹취> 매장 관계자 녹취(음성변조) : "취급하는 상품을 다 따지자면 수천 개, 수만 개가 있는데 일일이 모든 하나하나의 상품을 확인할 수 없으니까 저희가 KC마크로 인증이 된 브랜드는 추가의 검사라든가 이런건 진행이 안되고 입점이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KC마크를 유지하려면 타이어와 전선, 물놀이기구 등 위험성이 높은 60개 품목은 2년 마다, 의류 등 230여 품목은 5년 마다 한번씩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검사 기간 사이에는 제조업체에서 자율적으로 품질을 관리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소비자 단체들은 주장합니다.
<인터뷰> 윤 명(소비자시민모임 운영기획처장) : "업체에서는 우린 이거 다 인증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다시 테스트를 해보고 다시 (검사) 진행해보면 문제가 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단가 절감을 위해 해외에서 원자재를 납품받아 제조하는 영세업체의 경우, 전 과정을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해 불량 제품을 유통시키기도 합니다.
<녹취>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이 옷이 (검사) 통과된 옷이에요. 원부자재 같은 것이. 검사를 또 맡을 필요는 없잖아요. KC 원단용으로 생산하는 것은 계속 그것을 쓰려고 애를 쓰는데, 그쪽(현지 원자재 제공업체)에서 자기네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속이고 납품 할 수도 있다는 거에요. 그건 알 방법이 없는 거예요."
KC마크 도입 6년.
지난 한해에만 2만 9천 건의 KC 인증이 이뤄졌습니다.
소비자도 KC마크를 보고 제품의 안정성을 확인합니다.
한국생활안전연합이 전국 소비자 500여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2011년 KC마크를 알고 있다는 사람은 응답자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인지도는 꾸준히 올라 지난해엔 71.2%가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절반 이상(55%)이 공산품을 구입할 때 KC마크를 확인한다고 했고, KC마크를 확인한다는 300명 중 142명은 KC 표시가 없으면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정보경(판매 점원) : "안전하다고 생각하긴 하죠. 형광물질이다 많이 문제되긴 했었잖아요. 몇 년 전에. 그런 면에서는 (KC마크가) 부착돼서 나오면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판매를 할 수 있기는 해요."
KC마크가 도입 취지에 맞게 제품 안전도를 높이고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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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진아 기자 az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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