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폭탄주’ 조심…더 취하는 이유는?

<앵커 멘트>

요즘 송년회 술자리에서 폭탄주 많이 드시죠,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섞어 마시면 더 취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유가 뭔지 이정훈 기자가 실험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요즘 술자리에서 흔히 마시는 '폭탄주'입니다.

주로 맥주에 소주를 섞은 '소맥 폭탄주'가 인기입니다.

<인터뷰> 우나인(회사원) : "한 잔 만들어서 다 같이 건배할 때는 아무래도 섞어서 먹을 때 분위기가 좀 더 좋은 것 같아요."

<인터뷰> 김성민(회사원) : "섞어서 마시는 게 잘 넘어가죠. 그게 좋아요. 맛있기도 하고."

폭탄주 종류도 다양합니다.

소주 대신 양주를 넣기도 하고, 각종 술에 에너지 음료를 섞기도 합니다.

몸무게와 주량이 비슷한 성인 남성 3명을 상대로 폭탄주 영향을 실험해 봤습니다.

10분 간격으로 1명은 소주 4잔, 1명은 폭탄주 4잔, 또 다른 1명은 소주 2잔과 맥주 2잔을 섞지 않고 마셨습니다.

각각 알코올 양이 같도록 조정했지만 몸속에 흡수된 양은 달랐습니다.

10분 뒤 혈중 알코올 농도는 폭탄주를 마신 남성이 가장 높았고, 소주만 마신 경우가 가장 낮았습니다.

1시간 40분이 지난 뒤에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술을 섞어 마실 때 알코올 흡수가 높은 이유는 뭘까?

<인터뷰> 전용준(다사랑중앙병원 원장) : "맥주에 있는 탄산가스가 위와 소장의 점막을 자극해서 위뿐만이 아니라 소장 점막에서의 알코올 흡수 속도를 촉진합니다."

또 독한 술을 희석하는 효과가 있어 마시는 술의 양 자체도 많아집니다.

소주처럼 독한 술을 이렇게 맥주와 섞어 마시게 되면 목 넘김이 부드러워져서 그만큼 많은 술을 마시게 되는 것도 폭탄주가 더 해로운 이유입니다.

폭탄주를 마시면 간이 해독할 수 있는 시간보다 더 빨리, 더 많은 알코올이 몸속에 흡수돼 더 취하게 되는 겁니다.

<인터뷰> 김혜연(KIST 뇌과학연구소 초빙연구원) : "해독되기 전에 이미 뇌에 굉장히 많은 알코올양이 노출되기 때문에 뇌세포에 나쁜 영향을 미쳐서 심각하게는 뇌세포가 죽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흡수가 빠른 이온음료나 각성 효과가 있는 카페인 음료는 술과 섞어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