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로스쿨 사태’ 정부는?

입력 2015.12.28 (07:35) 수정 2015.12.2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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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섭 해설위원]

사법시험 4년 유예를 발표해 온 나라를 뒤흔든 법무부는 20일 이상 수수방관입니다. 사정이야 있겠지만 변호사 시험을 준비해온 학생들에게는 큰일입니다. 당장 변호사 시험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지금도 일부가 시험을 거부하고 있고 또 발표 이후로 시험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입니다.

법무부는 변호사 시험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로스쿨 교수들은 시험문제 출제를 거부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법무부가 졸속으로 발표한 사시 폐지 4년 유예 방안을 사실상 철회하지만 공식으로는 발표할 수 없다는 법무부의 설득이 있었다고 합니다.

로스쿨제도는 고시 낭인의 양산을 막고 법률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현대판 음서제’나 돈 스쿨 등의 부작용은 예견됐습니다. 오랜 논의 끝에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2009년부터 로스쿨이 추진됐습니다. 그러나 사시 폐지 2년을 남겨놓고 법무부가 4년 더 사법시험을 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진 법을 법무부가 독단으로 흔든 것입니다. 이는 사회의 안정성을 해친 것입니다. 법무부가 문제를 만든 꼴입니다.

교육부도 그렇습니다. 야간 로스쿨, 방송통신대 로스쿨을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이 또한 2천 명으로 제한된 현재의 로스쿨 정원과 해결해야 할 문젭니다. 모두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들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 부처의 신뢰도가 30% 정도라고 합니다. 국민 열 명 가운데 7명이 정부를 믿지 않는 것입니다.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줄이고 해결하는 것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부의 당연한 책무인데도 법무부는 오히려 대립과 갈등을 만들고 키우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법을 흔드는 평지풍파를 일으킨 뒤 그냥 넘어가는 것은 정부기관이 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법무부의 중요한 업무는 법을 지키는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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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12-28 08: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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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섭 해설위원]

사법시험 4년 유예를 발표해 온 나라를 뒤흔든 법무부는 20일 이상 수수방관입니다. 사정이야 있겠지만 변호사 시험을 준비해온 학생들에게는 큰일입니다. 당장 변호사 시험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지금도 일부가 시험을 거부하고 있고 또 발표 이후로 시험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입니다.

법무부는 변호사 시험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로스쿨 교수들은 시험문제 출제를 거부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법무부가 졸속으로 발표한 사시 폐지 4년 유예 방안을 사실상 철회하지만 공식으로는 발표할 수 없다는 법무부의 설득이 있었다고 합니다.

로스쿨제도는 고시 낭인의 양산을 막고 법률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현대판 음서제’나 돈 스쿨 등의 부작용은 예견됐습니다. 오랜 논의 끝에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2009년부터 로스쿨이 추진됐습니다. 그러나 사시 폐지 2년을 남겨놓고 법무부가 4년 더 사법시험을 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진 법을 법무부가 독단으로 흔든 것입니다. 이는 사회의 안정성을 해친 것입니다. 법무부가 문제를 만든 꼴입니다.

교육부도 그렇습니다. 야간 로스쿨, 방송통신대 로스쿨을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이 또한 2천 명으로 제한된 현재의 로스쿨 정원과 해결해야 할 문젭니다. 모두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들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 부처의 신뢰도가 30% 정도라고 합니다. 국민 열 명 가운데 7명이 정부를 믿지 않는 것입니다.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줄이고 해결하는 것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부의 당연한 책무인데도 법무부는 오히려 대립과 갈등을 만들고 키우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법을 흔드는 평지풍파를 일으킨 뒤 그냥 넘어가는 것은 정부기관이 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법무부의 중요한 업무는 법을 지키는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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