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썰매의 꿈’ 평창 슬라이딩 센터 전격 해부
입력 2016.01.03 (09:01)
수정 2016.01.0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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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때 썰매 종목에는 금메달 9개가 걸렸다. 루지 4개, 봅슬레이 3개, 스켈레톤 2개 순이다. 개최국 러시아는 이 가운데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에서 금메달 3개를 가져갔다. 루지에서도 은메달 2개를 땄다. 4년 전 밴쿠버 올림픽 때 동메달 2개만 땄던 러시아는 일약 썰매 강국이 됐다. 홈 이점이 가장 중요한 썰매 종목에서 홈 트랙인 산키 슬라이딩 센터를 끼고 수백 번은 더 연습한 결과였다.
답사전 브리핑
▲ 평창 슬라이딩 센터 답사전 브리핑.
러시아의 성공은 2년여 뒤 평창 동계 올림픽을 치르는 우리도 이룰 수 있는 꿈이다. 러시아처럼 홈 이점을 얻을 수 있는 평창 슬라이딩 센터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KBS는 그 꿈의 실현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스켈레톤 대표팀과 트랙을 답사했다. 더불어 한국 썰매의 선구자 강광배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평창 슬라이딩 센터 건설현장을 맡고 있는 최태희 소장과 함께 트랙의 비밀을 밝혀봤다.
■ 평창 슬라이딩 센터 A-B-C
평창 슬라이딩 센터는 올림픽의 주 무대가 될 알펜시아 리조트 안에 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기준으로 코스 길이는 1,374m다. 최고점인 출발지점과 최저점인 15번 커브 사이의 낙차는 117m다. 코스는 15번째 커브부터 오르막길로 바뀌어 16번 커브를 지나 도착지점에 이르게 된다.
16번 커브 답사
▲스켈레톤 대표팀 16번 커브 답사.
처음 도착한 곳이 도착지점 앞에 있는 16번 커브였다. 시속 120에서 130km 속도로 바닥이 아니라 벽면을 타고 들어올 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지점이다. 적정한 높이는 성인 남성의 어깨높이로 썰매가 지나가면 된다. 윤성빈 선수는 마지막 커브기 때문에 특별한 조작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했다. 물론 그동안 큰 충돌 없이 속도를 유지하고 와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최대속도는 14번 커브에서 루지 기준으로 시속 129km, 4인승 봅슬레이 기준으로 시속 134km를 예상하고 있다. 이곳에서 선수들은 중력가속도의 4배가 넘는 힘을 2~3초 동안 받게 된다. 그러나 최대원심력은 14번 커브에 앞서 12번 커브를 빠져나오는 지점에서 경험하게 된다. 무려 중력가속도의 5배에 가까운 힘으로 전투기가 급기동할 때 조종사가 받는 힘과 비슷하다.
12번 커브
▲ 중력가속도 5배의 힘을 받는 12번 커브.
■ 메달 색깔을 좌우할 승부처 1-2-3
승라이딩 센터 난코스
▲ 평창 슬라이딩 센터의 난코스.
썰매 경기에서 첫 번째 승부처는 뭐니뭐니해도 출발지점이다. 스타트 속도가 빠를수록, 스타트 기록이 좋을수록 메달에 가깝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후부터는 코스를 충돌 없이 깨끗하게 타는 조종능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조종능력을 평가하는 게 코스의 커브들이다. 평창 슬라이딩 센터는 모두 16개 커브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2개 권역이 가장 조심해야 할 커브 군이다.
상단부 난코스 헤어핀 구간
▲ 상단부 난코스 헤어핀 구간.
먼저 상단부 6번 커브를 중심으로 한 구간이 중요하다. 트랙 번호는 12번부터 14번까지로 여성의 머리핀을 닮았다고 헤어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원래 자동차 경주 용어로 급격한 곡선주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빠져나오는 게 관건이다. 하늘에서 봤을 때는 주머니처럼 생긴 구간으로 입구가 좁고, 안쪽이 넓다. 트랙 공사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구간이어서 가장 먼저 작업을 시작한 곳이라고 한다.
중하단부 난코스 시케인 구간
▲ 중하단부 난코스 시케인 구간.
다음으로 중하단부 9번부터 12번 커브까지가 승부를 가른다. 9번 커브는 낙차가 큰 오른쪽 커브로 여기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타느냐가 다음 10번부터 이어지는 코스의 진입을 결정한다. 10번에서 다시 왼쪽으로 틀어지는 코스인 11번 커브에는 트릭이 숨어 있다. 시케인(Chicane) 구간이다. 헤어핀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경주 용어로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세운 장애물을 뜻한다. 코스에 진입할 때는 직선주로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돌출부에 부딪혀 무게중심을 잃고 미끄러질 수 있다는 게 현장소장의 설명이다.
강광배 교수
▲ 12번 커브 설명하는 강광배 교수.
한국 썰매의 선구자인 강광배 교수는 전체 16개 커브 가운데 12번 커브를 가장 중요한 지점으로 꼽는다. 앞에서 밝혔듯이 중력가속도의 5배에 이르는 힘을 받기 때문에 몸을 가누기 어렵다. 앉아서 타는 봅슬레이와 달리 엎드려서 타는 스켈레톤이나 누워서 타는 루지는 고개를 들거나 숙이지 못한다. 한마디로 앞을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오로지 오랜 시간 연습을 통해 코스를 빠져나오는 감을 몸으로 익혀야 큰 마찰 없이 이탈 없이 코스를 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평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연습량을 늘릴 수 있는 우리 대표팀이 유리하다고 덧붙인다.
■ 홈 이점 안길 슬라이딩 센터, 남은 일정는?
평창 슬라이딩 센터는 내년 2월 28일 예비인증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2월 초순부터 20여 일 동안 얼음을 얼릴 예정이다. 한국 썰매가 도약할 기점이 곧 온다는 뜻이다. 이후 내년 10월에는 트랙이 공식인증 절차를 밟게 되고, 2017년 2월에는 테스트 이벤트를 치를 예정이다.
대표팀은 8차 월드컵이 끝나는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평창 슬라이딩 센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평창 동계 올림픽까지는 2년 남짓이지만, 꿈을 이루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지난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가 썰매 종목에서 선전한 것처럼 한국 썰매 대표팀이 평창에서 선전하기를 기대해본다.
[연관 기사]
☞ [뉴스9] 평창 올림픽 메달 프로젝트…‘선택과 집중’

▲ 평창 슬라이딩 센터 답사전 브리핑.
러시아의 성공은 2년여 뒤 평창 동계 올림픽을 치르는 우리도 이룰 수 있는 꿈이다. 러시아처럼 홈 이점을 얻을 수 있는 평창 슬라이딩 센터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KBS는 그 꿈의 실현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스켈레톤 대표팀과 트랙을 답사했다. 더불어 한국 썰매의 선구자 강광배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평창 슬라이딩 센터 건설현장을 맡고 있는 최태희 소장과 함께 트랙의 비밀을 밝혀봤다.
■ 평창 슬라이딩 센터 A-B-C
평창 슬라이딩 센터는 올림픽의 주 무대가 될 알펜시아 리조트 안에 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기준으로 코스 길이는 1,374m다. 최고점인 출발지점과 최저점인 15번 커브 사이의 낙차는 117m다. 코스는 15번째 커브부터 오르막길로 바뀌어 16번 커브를 지나 도착지점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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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대표팀 16번 커브 답사.
처음 도착한 곳이 도착지점 앞에 있는 16번 커브였다. 시속 120에서 130km 속도로 바닥이 아니라 벽면을 타고 들어올 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지점이다. 적정한 높이는 성인 남성의 어깨높이로 썰매가 지나가면 된다. 윤성빈 선수는 마지막 커브기 때문에 특별한 조작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했다. 물론 그동안 큰 충돌 없이 속도를 유지하고 와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최대속도는 14번 커브에서 루지 기준으로 시속 129km, 4인승 봅슬레이 기준으로 시속 134km를 예상하고 있다. 이곳에서 선수들은 중력가속도의 4배가 넘는 힘을 2~3초 동안 받게 된다. 그러나 최대원심력은 14번 커브에 앞서 12번 커브를 빠져나오는 지점에서 경험하게 된다. 무려 중력가속도의 5배에 가까운 힘으로 전투기가 급기동할 때 조종사가 받는 힘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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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력가속도 5배의 힘을 받는 12번 커브.
■ 메달 색깔을 좌우할 승부처 1-2-3

▲ 평창 슬라이딩 센터의 난코스.
썰매 경기에서 첫 번째 승부처는 뭐니뭐니해도 출발지점이다. 스타트 속도가 빠를수록, 스타트 기록이 좋을수록 메달에 가깝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후부터는 코스를 충돌 없이 깨끗하게 타는 조종능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조종능력을 평가하는 게 코스의 커브들이다. 평창 슬라이딩 센터는 모두 16개 커브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2개 권역이 가장 조심해야 할 커브 군이다.

▲ 상단부 난코스 헤어핀 구간.
먼저 상단부 6번 커브를 중심으로 한 구간이 중요하다. 트랙 번호는 12번부터 14번까지로 여성의 머리핀을 닮았다고 헤어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원래 자동차 경주 용어로 급격한 곡선주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빠져나오는 게 관건이다. 하늘에서 봤을 때는 주머니처럼 생긴 구간으로 입구가 좁고, 안쪽이 넓다. 트랙 공사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구간이어서 가장 먼저 작업을 시작한 곳이라고 한다.

▲ 중하단부 난코스 시케인 구간.
다음으로 중하단부 9번부터 12번 커브까지가 승부를 가른다. 9번 커브는 낙차가 큰 오른쪽 커브로 여기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타느냐가 다음 10번부터 이어지는 코스의 진입을 결정한다. 10번에서 다시 왼쪽으로 틀어지는 코스인 11번 커브에는 트릭이 숨어 있다. 시케인(Chicane) 구간이다. 헤어핀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경주 용어로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세운 장애물을 뜻한다. 코스에 진입할 때는 직선주로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돌출부에 부딪혀 무게중심을 잃고 미끄러질 수 있다는 게 현장소장의 설명이다.

▲ 12번 커브 설명하는 강광배 교수.
한국 썰매의 선구자인 강광배 교수는 전체 16개 커브 가운데 12번 커브를 가장 중요한 지점으로 꼽는다. 앞에서 밝혔듯이 중력가속도의 5배에 이르는 힘을 받기 때문에 몸을 가누기 어렵다. 앉아서 타는 봅슬레이와 달리 엎드려서 타는 스켈레톤이나 누워서 타는 루지는 고개를 들거나 숙이지 못한다. 한마디로 앞을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오로지 오랜 시간 연습을 통해 코스를 빠져나오는 감을 몸으로 익혀야 큰 마찰 없이 이탈 없이 코스를 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평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연습량을 늘릴 수 있는 우리 대표팀이 유리하다고 덧붙인다.
■ 홈 이점 안길 슬라이딩 센터, 남은 일정는?
평창 슬라이딩 센터는 내년 2월 28일 예비인증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2월 초순부터 20여 일 동안 얼음을 얼릴 예정이다. 한국 썰매가 도약할 기점이 곧 온다는 뜻이다. 이후 내년 10월에는 트랙이 공식인증 절차를 밟게 되고, 2017년 2월에는 테스트 이벤트를 치를 예정이다.
대표팀은 8차 월드컵이 끝나는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평창 슬라이딩 센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평창 동계 올림픽까지는 2년 남짓이지만, 꿈을 이루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지난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가 썰매 종목에서 선전한 것처럼 한국 썰매 대표팀이 평창에서 선전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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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후] ‘썰매의 꿈’ 평창 슬라이딩 센터 전격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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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1-03 09:01:25
- 수정2016-01-03 09:22:20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때 썰매 종목에는 금메달 9개가 걸렸다. 루지 4개, 봅슬레이 3개, 스켈레톤 2개 순이다. 개최국 러시아는 이 가운데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에서 금메달 3개를 가져갔다. 루지에서도 은메달 2개를 땄다. 4년 전 밴쿠버 올림픽 때 동메달 2개만 땄던 러시아는 일약 썰매 강국이 됐다. 홈 이점이 가장 중요한 썰매 종목에서 홈 트랙인 산키 슬라이딩 센터를 끼고 수백 번은 더 연습한 결과였다.

▲ 평창 슬라이딩 센터 답사전 브리핑.
러시아의 성공은 2년여 뒤 평창 동계 올림픽을 치르는 우리도 이룰 수 있는 꿈이다. 러시아처럼 홈 이점을 얻을 수 있는 평창 슬라이딩 센터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KBS는 그 꿈의 실현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스켈레톤 대표팀과 트랙을 답사했다. 더불어 한국 썰매의 선구자 강광배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평창 슬라이딩 센터 건설현장을 맡고 있는 최태희 소장과 함께 트랙의 비밀을 밝혀봤다.
■ 평창 슬라이딩 센터 A-B-C
평창 슬라이딩 센터는 올림픽의 주 무대가 될 알펜시아 리조트 안에 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기준으로 코스 길이는 1,374m다. 최고점인 출발지점과 최저점인 15번 커브 사이의 낙차는 117m다. 코스는 15번째 커브부터 오르막길로 바뀌어 16번 커브를 지나 도착지점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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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대표팀 16번 커브 답사.
처음 도착한 곳이 도착지점 앞에 있는 16번 커브였다. 시속 120에서 130km 속도로 바닥이 아니라 벽면을 타고 들어올 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지점이다. 적정한 높이는 성인 남성의 어깨높이로 썰매가 지나가면 된다. 윤성빈 선수는 마지막 커브기 때문에 특별한 조작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했다. 물론 그동안 큰 충돌 없이 속도를 유지하고 와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최대속도는 14번 커브에서 루지 기준으로 시속 129km, 4인승 봅슬레이 기준으로 시속 134km를 예상하고 있다. 이곳에서 선수들은 중력가속도의 4배가 넘는 힘을 2~3초 동안 받게 된다. 그러나 최대원심력은 14번 커브에 앞서 12번 커브를 빠져나오는 지점에서 경험하게 된다. 무려 중력가속도의 5배에 가까운 힘으로 전투기가 급기동할 때 조종사가 받는 힘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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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력가속도 5배의 힘을 받는 12번 커브.
■ 메달 색깔을 좌우할 승부처 1-2-3

▲ 평창 슬라이딩 센터의 난코스.
썰매 경기에서 첫 번째 승부처는 뭐니뭐니해도 출발지점이다. 스타트 속도가 빠를수록, 스타트 기록이 좋을수록 메달에 가깝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후부터는 코스를 충돌 없이 깨끗하게 타는 조종능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조종능력을 평가하는 게 코스의 커브들이다. 평창 슬라이딩 센터는 모두 16개 커브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2개 권역이 가장 조심해야 할 커브 군이다.

▲ 상단부 난코스 헤어핀 구간.
먼저 상단부 6번 커브를 중심으로 한 구간이 중요하다. 트랙 번호는 12번부터 14번까지로 여성의 머리핀을 닮았다고 헤어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원래 자동차 경주 용어로 급격한 곡선주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빠져나오는 게 관건이다. 하늘에서 봤을 때는 주머니처럼 생긴 구간으로 입구가 좁고, 안쪽이 넓다. 트랙 공사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구간이어서 가장 먼저 작업을 시작한 곳이라고 한다.

▲ 중하단부 난코스 시케인 구간.
다음으로 중하단부 9번부터 12번 커브까지가 승부를 가른다. 9번 커브는 낙차가 큰 오른쪽 커브로 여기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타느냐가 다음 10번부터 이어지는 코스의 진입을 결정한다. 10번에서 다시 왼쪽으로 틀어지는 코스인 11번 커브에는 트릭이 숨어 있다. 시케인(Chicane) 구간이다. 헤어핀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경주 용어로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세운 장애물을 뜻한다. 코스에 진입할 때는 직선주로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돌출부에 부딪혀 무게중심을 잃고 미끄러질 수 있다는 게 현장소장의 설명이다.

▲ 12번 커브 설명하는 강광배 교수.
한국 썰매의 선구자인 강광배 교수는 전체 16개 커브 가운데 12번 커브를 가장 중요한 지점으로 꼽는다. 앞에서 밝혔듯이 중력가속도의 5배에 이르는 힘을 받기 때문에 몸을 가누기 어렵다. 앉아서 타는 봅슬레이와 달리 엎드려서 타는 스켈레톤이나 누워서 타는 루지는 고개를 들거나 숙이지 못한다. 한마디로 앞을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오로지 오랜 시간 연습을 통해 코스를 빠져나오는 감을 몸으로 익혀야 큰 마찰 없이 이탈 없이 코스를 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평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연습량을 늘릴 수 있는 우리 대표팀이 유리하다고 덧붙인다.
■ 홈 이점 안길 슬라이딩 센터, 남은 일정는?
평창 슬라이딩 센터는 내년 2월 28일 예비인증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2월 초순부터 20여 일 동안 얼음을 얼릴 예정이다. 한국 썰매가 도약할 기점이 곧 온다는 뜻이다. 이후 내년 10월에는 트랙이 공식인증 절차를 밟게 되고, 2017년 2월에는 테스트 이벤트를 치를 예정이다.
대표팀은 8차 월드컵이 끝나는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평창 슬라이딩 센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평창 동계 올림픽까지는 2년 남짓이지만, 꿈을 이루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지난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가 썰매 종목에서 선전한 것처럼 한국 썰매 대표팀이 평창에서 선전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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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 슬라이딩 센터 답사전 브리핑.
러시아의 성공은 2년여 뒤 평창 동계 올림픽을 치르는 우리도 이룰 수 있는 꿈이다. 러시아처럼 홈 이점을 얻을 수 있는 평창 슬라이딩 센터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KBS는 그 꿈의 실현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스켈레톤 대표팀과 트랙을 답사했다. 더불어 한국 썰매의 선구자 강광배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평창 슬라이딩 센터 건설현장을 맡고 있는 최태희 소장과 함께 트랙의 비밀을 밝혀봤다.
■ 평창 슬라이딩 센터 A-B-C
평창 슬라이딩 센터는 올림픽의 주 무대가 될 알펜시아 리조트 안에 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기준으로 코스 길이는 1,374m다. 최고점인 출발지점과 최저점인 15번 커브 사이의 낙차는 117m다. 코스는 15번째 커브부터 오르막길로 바뀌어 16번 커브를 지나 도착지점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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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대표팀 16번 커브 답사.
처음 도착한 곳이 도착지점 앞에 있는 16번 커브였다. 시속 120에서 130km 속도로 바닥이 아니라 벽면을 타고 들어올 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지점이다. 적정한 높이는 성인 남성의 어깨높이로 썰매가 지나가면 된다. 윤성빈 선수는 마지막 커브기 때문에 특별한 조작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했다. 물론 그동안 큰 충돌 없이 속도를 유지하고 와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최대속도는 14번 커브에서 루지 기준으로 시속 129km, 4인승 봅슬레이 기준으로 시속 134km를 예상하고 있다. 이곳에서 선수들은 중력가속도의 4배가 넘는 힘을 2~3초 동안 받게 된다. 그러나 최대원심력은 14번 커브에 앞서 12번 커브를 빠져나오는 지점에서 경험하게 된다. 무려 중력가속도의 5배에 가까운 힘으로 전투기가 급기동할 때 조종사가 받는 힘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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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력가속도 5배의 힘을 받는 12번 커브.
■ 메달 색깔을 좌우할 승부처 1-2-3

▲ 평창 슬라이딩 센터의 난코스.
썰매 경기에서 첫 번째 승부처는 뭐니뭐니해도 출발지점이다. 스타트 속도가 빠를수록, 스타트 기록이 좋을수록 메달에 가깝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후부터는 코스를 충돌 없이 깨끗하게 타는 조종능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조종능력을 평가하는 게 코스의 커브들이다. 평창 슬라이딩 센터는 모두 16개 커브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2개 권역이 가장 조심해야 할 커브 군이다.

▲ 상단부 난코스 헤어핀 구간.
먼저 상단부 6번 커브를 중심으로 한 구간이 중요하다. 트랙 번호는 12번부터 14번까지로 여성의 머리핀을 닮았다고 헤어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원래 자동차 경주 용어로 급격한 곡선주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빠져나오는 게 관건이다. 하늘에서 봤을 때는 주머니처럼 생긴 구간으로 입구가 좁고, 안쪽이 넓다. 트랙 공사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구간이어서 가장 먼저 작업을 시작한 곳이라고 한다.

▲ 중하단부 난코스 시케인 구간.
다음으로 중하단부 9번부터 12번 커브까지가 승부를 가른다. 9번 커브는 낙차가 큰 오른쪽 커브로 여기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타느냐가 다음 10번부터 이어지는 코스의 진입을 결정한다. 10번에서 다시 왼쪽으로 틀어지는 코스인 11번 커브에는 트릭이 숨어 있다. 시케인(Chicane) 구간이다. 헤어핀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경주 용어로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세운 장애물을 뜻한다. 코스에 진입할 때는 직선주로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돌출부에 부딪혀 무게중심을 잃고 미끄러질 수 있다는 게 현장소장의 설명이다.

▲ 12번 커브 설명하는 강광배 교수.
한국 썰매의 선구자인 강광배 교수는 전체 16개 커브 가운데 12번 커브를 가장 중요한 지점으로 꼽는다. 앞에서 밝혔듯이 중력가속도의 5배에 이르는 힘을 받기 때문에 몸을 가누기 어렵다. 앉아서 타는 봅슬레이와 달리 엎드려서 타는 스켈레톤이나 누워서 타는 루지는 고개를 들거나 숙이지 못한다. 한마디로 앞을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오로지 오랜 시간 연습을 통해 코스를 빠져나오는 감을 몸으로 익혀야 큰 마찰 없이 이탈 없이 코스를 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평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연습량을 늘릴 수 있는 우리 대표팀이 유리하다고 덧붙인다.
■ 홈 이점 안길 슬라이딩 센터, 남은 일정는?
평창 슬라이딩 센터는 내년 2월 28일 예비인증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2월 초순부터 20여 일 동안 얼음을 얼릴 예정이다. 한국 썰매가 도약할 기점이 곧 온다는 뜻이다. 이후 내년 10월에는 트랙이 공식인증 절차를 밟게 되고, 2017년 2월에는 테스트 이벤트를 치를 예정이다.
대표팀은 8차 월드컵이 끝나는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평창 슬라이딩 센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평창 동계 올림픽까지는 2년 남짓이지만, 꿈을 이루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지난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가 썰매 종목에서 선전한 것처럼 한국 썰매 대표팀이 평창에서 선전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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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기자 bullsey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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