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 가족, 인공둥지에 정착하다

입력 2016.01.05 (15:58) 수정 2016.01.0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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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을 뚫고 머리를 내민 수달 - 안산갈대습지공원

수달을 보신 적 있나요? 일반인이 수달을 보는 건 쉽지 않습니다.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입니다. 멸종위기종이란 것은 그만큼 개체 수가 적다는 이야깁니다.

수달은 하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하천이 깨끗하고 먹이가 풍부해야 서식할 수 있는 동물입니다. 과거에는 전국의 하천에서 볼 수 있었지만, 사람들이 가죽을 위해 남획하고 하천이 황폐해지면서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헤엄치는 수달. 다리 발가락이 발톱까지 물갈퀴로 되어 있어 헤엄치기에 편리하다. 주로 어류를 먹고 비늘이 없거나 적은 메기·가물치·미꾸리 등을 좋아한다. 개구리나 게도 먹는다.

이런 수달을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 안산갈대습지공원에서 볼 수 있습니다. 2년 전 수달의 배설물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작년 초 6마리가 목격됐습니다. 위의 수달 사진은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씨가 촬영한 겁니다.


▲인공으로 만들어준 보금자리에 정착한 수달. 수달은 발톱이 약해서 직접 굴을 파 보금자리를 만들지 못한다. 천연으로 형성된 바위틈이나 굴을 보금자리로 삼는다.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씨는 작년 4월 안산갈대습지에 수달을 위해 나무집을 만들었습니다. 기다리길 열 달만인 올해 1월 마침내 인공 집을 드나드는 수달이 목격됐습니다. 집에서 쉬기도 하고 주변에서 먹이활동도 활발하게 합니다.


▲인공 둥지를 드나드는 수달

개체 수도 늘어서 작년 초 6마리였던 수달이 올겨울 10마리 가량 목격됐습니다. 수달 가족이 번식에 성공한 거죠. 인공으로 지어준 집, 사람의 작은 배려가 수달 가족의 정착과 번식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인공 둥지 주변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수달


▲ 인공 보금자리 옆에서 먹이를 먹는 수달 가족. 수달의 임신기간은 두 달을 조금 넘는다. 한번에 2∼4마리를 낳는다. 어미는 새끼를 낳은 뒤 6개월가량 함께 지낸다.

최종인 씨는 안산갈대습지뿐만 아니라 주변 시화호 상류에서도 수달이 목격된다고 합니다. 시화호 상류에서 활동하는 수달까지 포함하면 전체적으로 15마리 가량, 적어도 세 가족 이상이 갈대 습지와 시화호 상류 주변에서 서식한다는 겁니다.


▲갈대습지공원 연못 배수관로에 숨은 수달

수달이 정착하고 번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수중 생태계가 그만큼 안정돼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이 깨끗하고 수달의 먹이인 물고기가 풍부하다는 거죠. 생태계가 안정되지 못하면 제일 먼저 사라지는 종이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이 때문에 최상위 포식자는 주변 생태 환경의 수준을 판단하는깃대종으로 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달은 유선형의 날렵한 몸으로 물속에서 수영하기 적합하다. 머리는 물개처럼 동그랗고 코 주변은 수염이 나 있다. 수염으로 물의 흐름을 파악하고 먹이를 찾는다.

안산갈대습지공원은 시화호 때문에 조성됐습니다. 시화호의 물이 워낙 오염되자 시화호 상류에 흐르는 반월천, 동화천, 삼화천 일대 103만㎡에 갈대를 심고, 인공 습지를 만들었습니다. 오염 물질의 정화능력이 뛰어난 갈대가 시화호의 정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 겁니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이제는 수달이 돌아왔습니다.

안산시는 안산갈대습지공원을 국제 람사르 습지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람사르 습지로 등재되면 그만큼 습지 보호가 강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 자연 습지가 람사르 습지로 등재된 곳은 있지만, 인공습지가 등재된 적은 아직 없습니다. 안산갈대습지가 람사르 습지로 등재된다면 수달 가족의 서식 여건은 더 좋아지겠죠. 우리가 가까이서 수달을 볼 가능성도 그만큼 더 커지는 겁니다.

☞안산시의 수달 소식

사진 동영상 제공: 최종인 시화호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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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달 가족, 인공둥지에 정착하다
    • 입력 2016-01-05 15:58:47
    • 수정2016-01-06 17:38:43
    취재K
▲얼음을 뚫고 머리를 내민 수달 - 안산갈대습지공원 수달을 보신 적 있나요? 일반인이 수달을 보는 건 쉽지 않습니다.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입니다. 멸종위기종이란 것은 그만큼 개체 수가 적다는 이야깁니다. 수달은 하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하천이 깨끗하고 먹이가 풍부해야 서식할 수 있는 동물입니다. 과거에는 전국의 하천에서 볼 수 있었지만, 사람들이 가죽을 위해 남획하고 하천이 황폐해지면서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헤엄치는 수달. 다리 발가락이 발톱까지 물갈퀴로 되어 있어 헤엄치기에 편리하다. 주로 어류를 먹고 비늘이 없거나 적은 메기·가물치·미꾸리 등을 좋아한다. 개구리나 게도 먹는다. 이런 수달을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 안산갈대습지공원에서 볼 수 있습니다. 2년 전 수달의 배설물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작년 초 6마리가 목격됐습니다. 위의 수달 사진은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씨가 촬영한 겁니다.
▲인공으로 만들어준 보금자리에 정착한 수달. 수달은 발톱이 약해서 직접 굴을 파 보금자리를 만들지 못한다. 천연으로 형성된 바위틈이나 굴을 보금자리로 삼는다.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씨는 작년 4월 안산갈대습지에 수달을 위해 나무집을 만들었습니다. 기다리길 열 달만인 올해 1월 마침내 인공 집을 드나드는 수달이 목격됐습니다. 집에서 쉬기도 하고 주변에서 먹이활동도 활발하게 합니다. ▲인공 둥지를 드나드는 수달 개체 수도 늘어서 작년 초 6마리였던 수달이 올겨울 10마리 가량 목격됐습니다. 수달 가족이 번식에 성공한 거죠. 인공으로 지어준 집, 사람의 작은 배려가 수달 가족의 정착과 번식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인공 둥지 주변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수달
▲ 인공 보금자리 옆에서 먹이를 먹는 수달 가족. 수달의 임신기간은 두 달을 조금 넘는다. 한번에 2∼4마리를 낳는다. 어미는 새끼를 낳은 뒤 6개월가량 함께 지낸다. 최종인 씨는 안산갈대습지뿐만 아니라 주변 시화호 상류에서도 수달이 목격된다고 합니다. 시화호 상류에서 활동하는 수달까지 포함하면 전체적으로 15마리 가량, 적어도 세 가족 이상이 갈대 습지와 시화호 상류 주변에서 서식한다는 겁니다. ▲갈대습지공원 연못 배수관로에 숨은 수달 수달이 정착하고 번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수중 생태계가 그만큼 안정돼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이 깨끗하고 수달의 먹이인 물고기가 풍부하다는 거죠. 생태계가 안정되지 못하면 제일 먼저 사라지는 종이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이 때문에 최상위 포식자는 주변 생태 환경의 수준을 판단하는깃대종으로 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달은 유선형의 날렵한 몸으로 물속에서 수영하기 적합하다. 머리는 물개처럼 동그랗고 코 주변은 수염이 나 있다. 수염으로 물의 흐름을 파악하고 먹이를 찾는다. 안산갈대습지공원은 시화호 때문에 조성됐습니다. 시화호의 물이 워낙 오염되자 시화호 상류에 흐르는 반월천, 동화천, 삼화천 일대 103만㎡에 갈대를 심고, 인공 습지를 만들었습니다. 오염 물질의 정화능력이 뛰어난 갈대가 시화호의 정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 겁니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이제는 수달이 돌아왔습니다. 안산시는 안산갈대습지공원을 국제 람사르 습지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람사르 습지로 등재되면 그만큼 습지 보호가 강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 자연 습지가 람사르 습지로 등재된 곳은 있지만, 인공습지가 등재된 적은 아직 없습니다. 안산갈대습지가 람사르 습지로 등재된다면 수달 가족의 서식 여건은 더 좋아지겠죠. 우리가 가까이서 수달을 볼 가능성도 그만큼 더 커지는 겁니다. ☞안산시의 수달 소식 사진 동영상 제공: 최종인 시화호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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