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기습 핵실험’ 숨은 의도는?

입력 2016.01.0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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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지진을 처음으로 감지해 발표한 것은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였다. EMSC는 "6일 오전 10시30분(한국 시간) 북한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진앙지는 북한의 대표적 핵실험장이 있는 길주군 풍계리 인근으로 확인됐다. 이어 중국지진센터가 "진원의 깊이가 0km이고 지진 원인은 폭발로 추정된다"고 밝히면서 핵실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우리 군은 물론, 미국과 중국도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미리 통보받지도, 사전에 확인하지도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기상청이 북한의 지진을 '규모 4.2의 인공지진'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관계당국이 지진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 사이 북한은 "낮 12시 30분(한국시간)에 특별 중대보도를 하겠다"고 발표했고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갑작스런 핵실험…의도는?

갑작스러운 핵실험을 진행한 북한의 의도에 대해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 번의 핵실험으로 4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의도"라고 관측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남한과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 미국에 대한 경고는 물론,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 취소로 관계가 소원해진 중국에 대한 불만과 내년 5월 노동당 대회에 앞서 평양 내 김정은 집권 반발 세력에 대한 경고가 동시에 담긴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직접 발표한 신년사에서 핵 문제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닷새 뒤인 5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강화하는 것은 응당하다"며 갑자기 핵 병진노선을 언급한 것도 이런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미 지난 2015년 10월, 혁명사적지 시찰 당시 "북한이 수소폭탄을 갖게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일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

북한의 이번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와의 갈등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 포기는 커녕 핵기술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해진 만큼 제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유엔 안보리는 7일 새벽 1시(한국시간) 비공개 긴급 회동을 갖기로 결정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정부는 "북한의 수소탄 실험은 명백한 UN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안보리 추가 제재 등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북한 수소탄 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규탄했다. 남북관계는 당분간 냉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될 경우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등 추가 도발을 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소탄 핵실험' 정말 성공했나?

정부 당국자는 이번 핵실험에서 실제 북한이 수소탄을 사용했는 지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일단 국정원은 "지진 규모로 봐서는 수소폭탄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번 3차 핵실험의 위력은 7.9킬로톤(kt), 지진파 규모는 4.9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위력은 6.0kt, 지진파는 4.8로 더 작게 나왔다는 것이다. "수소폭탄은 실패하더라도 위력이 수십kt에 달한다는 게 국정원 분석이다.

그간 군은 수소폭탄을 만들기 위해서는 위력이 증강된 강화 핵폭탄 실험을 해야 하지만 북한이 그 단계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개발 기술력은 없다고 관측해왔다.

일부 외신도 수소폭탄 실험 성공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월스트리트저널은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지진 규모는 지난 2013년 핵실험 당시와 비슷하다"며 "수소폭탄이었다면 훨씬 위력이 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포털 시나닷컴도 "이번 북한 지진은 히로시마 원폭 위력과 비슷했다"면서 "수소폭탄의 위력은 수십만~100만t의 TNT에 해당하지만 이번 지진은 2만2천t 충격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수소폭탄의 전 단계 수준인 '증폭핵분열탄' 시험을 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반면,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이 멀지 않았다는 예측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북한이 2020년 쯤 100킬로톤(kt)의 폭발력을 가진 수소폭탄을 제조할 능력을 보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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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의 ‘기습 핵실험’ 숨은 의도는?
    • 입력 2016-01-06 16:25:32
    취재K
북한의 지진을 처음으로 감지해 발표한 것은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였다. EMSC는 "6일 오전 10시30분(한국 시간) 북한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진앙지는 북한의 대표적 핵실험장이 있는 길주군 풍계리 인근으로 확인됐다. 이어 중국지진센터가 "진원의 깊이가 0km이고 지진 원인은 폭발로 추정된다"고 밝히면서 핵실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우리 군은 물론, 미국과 중국도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미리 통보받지도, 사전에 확인하지도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기상청이 북한의 지진을 '규모 4.2의 인공지진'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관계당국이 지진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 사이 북한은 "낮 12시 30분(한국시간)에 특별 중대보도를 하겠다"고 발표했고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갑작스런 핵실험…의도는? 갑작스러운 핵실험을 진행한 북한의 의도에 대해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 번의 핵실험으로 4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의도"라고 관측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남한과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 미국에 대한 경고는 물론,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 취소로 관계가 소원해진 중국에 대한 불만과 내년 5월 노동당 대회에 앞서 평양 내 김정은 집권 반발 세력에 대한 경고가 동시에 담긴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직접 발표한 신년사에서 핵 문제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닷새 뒤인 5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강화하는 것은 응당하다"며 갑자기 핵 병진노선을 언급한 것도 이런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미 지난 2015년 10월, 혁명사적지 시찰 당시 "북한이 수소폭탄을 갖게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일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 북한의 이번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와의 갈등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 포기는 커녕 핵기술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해진 만큼 제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유엔 안보리는 7일 새벽 1시(한국시간) 비공개 긴급 회동을 갖기로 결정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정부는 "북한의 수소탄 실험은 명백한 UN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안보리 추가 제재 등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북한 수소탄 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규탄했다. 남북관계는 당분간 냉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될 경우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등 추가 도발을 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소탄 핵실험' 정말 성공했나? 정부 당국자는 이번 핵실험에서 실제 북한이 수소탄을 사용했는 지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일단 국정원은 "지진 규모로 봐서는 수소폭탄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번 3차 핵실험의 위력은 7.9킬로톤(kt), 지진파 규모는 4.9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위력은 6.0kt, 지진파는 4.8로 더 작게 나왔다는 것이다. "수소폭탄은 실패하더라도 위력이 수십kt에 달한다는 게 국정원 분석이다. 그간 군은 수소폭탄을 만들기 위해서는 위력이 증강된 강화 핵폭탄 실험을 해야 하지만 북한이 그 단계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개발 기술력은 없다고 관측해왔다. 일부 외신도 수소폭탄 실험 성공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월스트리트저널은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지진 규모는 지난 2013년 핵실험 당시와 비슷하다"며 "수소폭탄이었다면 훨씬 위력이 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포털 시나닷컴도 "이번 북한 지진은 히로시마 원폭 위력과 비슷했다"면서 "수소폭탄의 위력은 수십만~100만t의 TNT에 해당하지만 이번 지진은 2만2천t 충격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수소폭탄의 전 단계 수준인 '증폭핵분열탄' 시험을 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반면,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이 멀지 않았다는 예측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북한이 2020년 쯤 100킬로톤(kt)의 폭발력을 가진 수소폭탄을 제조할 능력을 보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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