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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미혼 여성의 빗나간 아기 사랑
입력 2016.01.06 (18:57) 수정 2016.01.07 (09:32) 취재K

<녹취> 전우암(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장)

그녀는 왜 남의 아기를 셋이나 키웠을까 ?

충남 논산에 사는 23 살 A 씨는 변변한 직업이 없는 미혼 여성이다. 기초생활수급자인 80 대 고령의 할머니와 21 살 남동생과 셋이서 함께 살고 있었다. 아버지와는 연락이 끊긴지 오래고, 남동생은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렵게 생계를 돕고 있는 형편이었다.

A 씨는 지난 2014 년 4 월부터 지난해 3 월까지 약 1 년 동안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 '아기를 낳았는데 어떻게 할 지 고민' 이라는 미혼모들의 글을 보고 메일이나 쪽지로 연락해서 직접 만나는 방법으로 미혼모 아기들을 데리고 왔다. 미혼모들에게는 아기 한 명당 적게는 20 만원, 많게는 150 만원씩 병원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지불했다.

이렇게 갓 태어난 영아 6 명을 데려왔고, 그 가운데 3 명을 직접 키웠다. 남자 아기 두 명과 여자 아기 한 명이었다. 2명은 출생신고까지 마치고 A 씨 본인의 호적에 올렸다. 나머지 세 명은 생모에게 다시 돌려 보내거나 지인에게 맡겼다고 주장했다.

A 씨가 남의 아기를 세 명이나 데려와서 1 년 넘게 키워 온 이유는 무엇일까 ?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단지 " 아기를 키우고 싶어서 " 라고 답했다.

엄마와 아기엄마와 아기


직업도 없는 미혼여성이 어떻게 아기 셋을 키울 수 있었나 ?

변변한 직업도, 소득도 없던 임 씨가 무슨 돈으로 아기 셋을 키울 수 있었을까 ?

우선 기초생활수급권자인 A 씨 할머니는 매달 정부로부터 기초 생활급여와 기초 노령연금 등으로 7-80 만원 정도 수당을 받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추가해서 A 씨는 자신의 호적에 올린 아기들에 대한 양육 보조금 명목으로 논산시로부터 매달 3-40 만원의 양육수당을 받아왔을 것으로 보인다.

논산시는 아동 양육수당을 11 개월 미만 아기에 대해선 매달 20 만원, 12 개월 ~ 23 개월 미만 아기에 대해선 매달 15 만원, 24 개월 ~ 44 개월 미만 아기에 대해선 매달 10 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따라서 A 씨네 가구는 정부로부터 이런 저런 명목으로 매달 120-30 여만원의 수당을 받아 왔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충분하진 않지만 A 씨는 이 돈으로 아기들을 양육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A 씨 집에선 포장도 뜯지 않은 아기 기저귀와 분유 등이 발견됐다.

할머니와 남동생은 왜 범행을 묵인해 왔을까 ?



<녹취>“나쁜 뜻으로 데려와서 키웠으면 그렇게 잘 키웠겠냐구요? 아기를 좋아하니까 키우고 싶으니까 데려와서...누나가 누나한테 쓸 거를 아기들한테 다 쓰고.. 그런거예요. 아기를 너무 키우고 싶어서..누나가 평소에도 말했거든요. 아기 키우고 싶다고..”

고령인 A 씨의 할머니는 A 씨가 아기를 데려와 키우는 데 대해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평소 손녀와 대화가 많지 않았던데다, 손녀딸이 정말로 아기를 사랑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동생 역시 누나의 행위를 묵인해 왔다. 미혼모의 아기를 데려다 키우는 것이 남을 돕는 선량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아동복지법에선 '정당한 권한을 가진 알선기관 외의 자가 아동의 양육을 알선하고 금품을 취득, 요구, 약속할 경우 3 년 이하 징역 또는 2 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엄연한 범죄행위인 것이다.

그들은 어떻게 되나 ?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을 돌보는 논산시 공무원인 B 씨는 지난해 10 월 A 씨 집에 들렀다가 미혼여성이 아이를 셋이나 키우고 있는 것을 보고 수상하게 생각해 경찰에 제보했다.

경찰은 A 씨가 산부인과 진료 기록이 없는데도 호적에 아기들이 올라 있는 점을 수상하게 생각했고 본격 수사 끝에 A 씨의 영아 매매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A 씨는 할머니와 함께 대구의 삼촌집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지난 4 일 저녁, 대구에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남동생은 불구속 입건했다. 또 A 씨에게 아기를 팔아 넘긴 생모들을 추적해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A 씨가 데리고 있던 24 개월 안팎의 아기 3 명은 건강상태가 양호했고 현재 충남 남부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보호중이다. 당국은 아기들을 생모에게 돌려보낼지, 입양을 시킬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 20대 미혼 여성의 빗나간 아기 사랑
    • 입력 2016.01.06 (18:57)
    • 수정 2016.01.07 (09:32)
    취재K

<녹취> 전우암(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장)

그녀는 왜 남의 아기를 셋이나 키웠을까 ?

충남 논산에 사는 23 살 A 씨는 변변한 직업이 없는 미혼 여성이다. 기초생활수급자인 80 대 고령의 할머니와 21 살 남동생과 셋이서 함께 살고 있었다. 아버지와는 연락이 끊긴지 오래고, 남동생은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렵게 생계를 돕고 있는 형편이었다.

A 씨는 지난 2014 년 4 월부터 지난해 3 월까지 약 1 년 동안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 '아기를 낳았는데 어떻게 할 지 고민' 이라는 미혼모들의 글을 보고 메일이나 쪽지로 연락해서 직접 만나는 방법으로 미혼모 아기들을 데리고 왔다. 미혼모들에게는 아기 한 명당 적게는 20 만원, 많게는 150 만원씩 병원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지불했다.

이렇게 갓 태어난 영아 6 명을 데려왔고, 그 가운데 3 명을 직접 키웠다. 남자 아기 두 명과 여자 아기 한 명이었다. 2명은 출생신고까지 마치고 A 씨 본인의 호적에 올렸다. 나머지 세 명은 생모에게 다시 돌려 보내거나 지인에게 맡겼다고 주장했다.

A 씨가 남의 아기를 세 명이나 데려와서 1 년 넘게 키워 온 이유는 무엇일까 ?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단지 " 아기를 키우고 싶어서 " 라고 답했다.

엄마와 아기엄마와 아기


직업도 없는 미혼여성이 어떻게 아기 셋을 키울 수 있었나 ?

변변한 직업도, 소득도 없던 임 씨가 무슨 돈으로 아기 셋을 키울 수 있었을까 ?

우선 기초생활수급권자인 A 씨 할머니는 매달 정부로부터 기초 생활급여와 기초 노령연금 등으로 7-80 만원 정도 수당을 받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추가해서 A 씨는 자신의 호적에 올린 아기들에 대한 양육 보조금 명목으로 논산시로부터 매달 3-40 만원의 양육수당을 받아왔을 것으로 보인다.

논산시는 아동 양육수당을 11 개월 미만 아기에 대해선 매달 20 만원, 12 개월 ~ 23 개월 미만 아기에 대해선 매달 15 만원, 24 개월 ~ 44 개월 미만 아기에 대해선 매달 10 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따라서 A 씨네 가구는 정부로부터 이런 저런 명목으로 매달 120-30 여만원의 수당을 받아 왔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충분하진 않지만 A 씨는 이 돈으로 아기들을 양육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A 씨 집에선 포장도 뜯지 않은 아기 기저귀와 분유 등이 발견됐다.

할머니와 남동생은 왜 범행을 묵인해 왔을까 ?



<녹취>“나쁜 뜻으로 데려와서 키웠으면 그렇게 잘 키웠겠냐구요? 아기를 좋아하니까 키우고 싶으니까 데려와서...누나가 누나한테 쓸 거를 아기들한테 다 쓰고.. 그런거예요. 아기를 너무 키우고 싶어서..누나가 평소에도 말했거든요. 아기 키우고 싶다고..”

고령인 A 씨의 할머니는 A 씨가 아기를 데려와 키우는 데 대해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평소 손녀와 대화가 많지 않았던데다, 손녀딸이 정말로 아기를 사랑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동생 역시 누나의 행위를 묵인해 왔다. 미혼모의 아기를 데려다 키우는 것이 남을 돕는 선량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아동복지법에선 '정당한 권한을 가진 알선기관 외의 자가 아동의 양육을 알선하고 금품을 취득, 요구, 약속할 경우 3 년 이하 징역 또는 2 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엄연한 범죄행위인 것이다.

그들은 어떻게 되나 ?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을 돌보는 논산시 공무원인 B 씨는 지난해 10 월 A 씨 집에 들렀다가 미혼여성이 아이를 셋이나 키우고 있는 것을 보고 수상하게 생각해 경찰에 제보했다.

경찰은 A 씨가 산부인과 진료 기록이 없는데도 호적에 아기들이 올라 있는 점을 수상하게 생각했고 본격 수사 끝에 A 씨의 영아 매매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A 씨는 할머니와 함께 대구의 삼촌집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지난 4 일 저녁, 대구에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남동생은 불구속 입건했다. 또 A 씨에게 아기를 팔아 넘긴 생모들을 추적해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A 씨가 데리고 있던 24 개월 안팎의 아기 3 명은 건강상태가 양호했고 현재 충남 남부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보호중이다. 당국은 아기들을 생모에게 돌려보낼지, 입양을 시킬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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