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고추를 수입했더니…이게 웬 날벼락 ?

입력 2016.01.07 (14:57) 수정 2016.01.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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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고추


중국서 냉동고추를 수입했더니...이게 웬 날벼락 ?

전북 전주시에서 20 년째 농산물 무역업을 해 온 심 모 씨는 얼마전 매우 황당한 일을 당했다.지난해 11 월초, 가까운 지인의 주선으로 중국 랴오닝성의 농산물 무역상 장 모 씨를 소개받아 중국산 냉동 고추 480 톤을 수입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20 톤짜리 냉동 컨테이너 24 개 분량으로, 가격은 약 2 억 3 천만원 (미화 21 만 6 천 달러)이 넘는 돈이었다. 수출입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중국 현지에서 화물이 선적됐다는 연락도 받았다. 지난해 11 월말쯤, 화물이 도착되기만을 기다리던 심 씨는 부산 세관으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고추""고추


화물 무게 맞추려고 '고추'대신 '얼음 덩어리'를 ...

고추고추


세관에 제출된 반입서류와 실제 내용물에 차이가 많이 나서 <이상 화물>로 분류됐으니 직접 와서 화물을 확인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부랴부랴 부산으로 달려가 냉동 컨테이너를 열어본 심 씨는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우선 서류상으로 제출된 20 kg 들이 고추 포대가 실제보다 1,186 포대,즉 23 톤이나 적게 반입된 것이었다. 또 20kg 들이 포대 안에 실제로 들어있는 냉동고추는 1/3 도 안되고, 나머지 2/3 는 얼음 덩어리들이 잔뜩 들어차 있던 것이었다. 화물 무게를 맞추려고 누군가 일부러 고추 대신 얼음 덩어리들을 잔뜩 집어넣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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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품,보상 요구하니 '나 몰라라'

심 씨는 부랴부랴 거래은행에 연락을 취해 수입대금 송금 중지를 긴급 요청했다. 거래 은행측에선 수출입 신용장이 개설돼 막 수입대금을 중국에 송금하려던 찰나였다. 다행히 송금 직전이라 가까스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겨우 한숨을 돌린 심 씨는 중국측 수출업체에 연락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반품 또는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의 수출업체는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며 운송업체 탓으로 책임을 돌리는 등 시종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 한-중 FTA 가 발효됨에 따라 중국의 값싼 농산물들이 국내로 마구 유입되고 있고 국내 농림 수산업은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이 발표한 FTA 영향평가 결과를 보면 앞으로 20 년간 예상되는 농림·수산 분야 피해액은 농림업 1540 억원, 수산업 2080 억원 등 모두 3620 억원이다. 이는 정상적으로 중국산 농수산물이 수입됐을 경우를 가정해 추산한 금액이다. 중국과의 교역이 늘어날수록 심 씨의 경우처럼 중국산 불량 농수산물로 인한 사기성 무역 피해액도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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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서 고추를 수입했더니…이게 웬 날벼락 ?
    • 입력 2016-01-07 14:57:15
    • 수정2016-01-07 17:55:43
    취재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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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냉동고추를 수입했더니...이게 웬 날벼락 ? 전북 전주시에서 20 년째 농산물 무역업을 해 온 심 모 씨는 얼마전 매우 황당한 일을 당했다.지난해 11 월초, 가까운 지인의 주선으로 중국 랴오닝성의 농산물 무역상 장 모 씨를 소개받아 중국산 냉동 고추 480 톤을 수입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20 톤짜리 냉동 컨테이너 24 개 분량으로, 가격은 약 2 억 3 천만원 (미화 21 만 6 천 달러)이 넘는 돈이었다. 수출입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중국 현지에서 화물이 선적됐다는 연락도 받았다. 지난해 11 월말쯤, 화물이 도착되기만을 기다리던 심 씨는 부산 세관으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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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무게 맞추려고 '고추'대신 '얼음 덩어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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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관에 제출된 반입서류와 실제 내용물에 차이가 많이 나서 <이상 화물>로 분류됐으니 직접 와서 화물을 확인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부랴부랴 부산으로 달려가 냉동 컨테이너를 열어본 심 씨는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우선 서류상으로 제출된 20 kg 들이 고추 포대가 실제보다 1,186 포대,즉 23 톤이나 적게 반입된 것이었다. 또 20kg 들이 포대 안에 실제로 들어있는 냉동고추는 1/3 도 안되고, 나머지 2/3 는 얼음 덩어리들이 잔뜩 들어차 있던 것이었다. 화물 무게를 맞추려고 누군가 일부러 고추 대신 얼음 덩어리들을 잔뜩 집어넣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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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품,보상 요구하니 '나 몰라라' 심 씨는 부랴부랴 거래은행에 연락을 취해 수입대금 송금 중지를 긴급 요청했다. 거래 은행측에선 수출입 신용장이 개설돼 막 수입대금을 중국에 송금하려던 찰나였다. 다행히 송금 직전이라 가까스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겨우 한숨을 돌린 심 씨는 중국측 수출업체에 연락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반품 또는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의 수출업체는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며 운송업체 탓으로 책임을 돌리는 등 시종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 한-중 FTA 가 발효됨에 따라 중국의 값싼 농산물들이 국내로 마구 유입되고 있고 국내 농림 수산업은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이 발표한 FTA 영향평가 결과를 보면 앞으로 20 년간 예상되는 농림·수산 분야 피해액은 농림업 1540 억원, 수산업 2080 억원 등 모두 3620 억원이다. 이는 정상적으로 중국산 농수산물이 수입됐을 경우를 가정해 추산한 금액이다. 중국과의 교역이 늘어날수록 심 씨의 경우처럼 중국산 불량 농수산물로 인한 사기성 무역 피해액도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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