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불쌍해서”는 사실이었다

입력 2016.01.12 (17:04) 수정 2016.01.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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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불쌍해서…" 는 사실이었다.

지난 5 일, 미혼모 영아 매매 혐의로 충남 논산 경찰서에 구속된 23 살 임 모 씨의 범행 동기에 대한 범죄심리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찰이 지난 7 일, 범죄심리 분석 전문가 (프로파일러) 2 명을 투입해 3 시간 넘게 임 씨에 대한 심리검사와 면담을 진행한 결과, 어린 시절 모성애를 제대로 느껴 보지 못한 임 씨가 아기에 대한 과도한 애착을 갖게 됐고, 이 때문에 미혼모들로부터 버려질 처지에 놓인 아기들이 불쌍해 돈을 주고 데려온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즉 미혼모들부터 출생해 버려질 위기에 놓인 아기들 처지가 임 씨 자신의 불우한 어린 시절 모습과 동일시 돼서, 아기들을 데려와 양육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고, 결국 돈을 주고 아기들을 데려 온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서가 제출됐다. 결국 '아이를 키우고 싶어서 데려왔다'는 임 씨의 당초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불우한 성장환경이 문제였다.



임 씨는 초등학교 2 학년때 어머니를 지병으로 여의었다. 한창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이 필요한 시기에 편부 슬하에서 자라면서 모성애를 경험하지 못하는 불우한 성장 환경 속에 노출돼 있었다. 또 임 씨는 어린 시절 학교 급우나 동네 친구들로부터 '엄마 없는 아이'라는 놀림을 많이 받았고 이 때문에 '엄마'에 대한 갈증과 모성애 욕구가 남들보다 강하게 형성됐다는게 경찰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TV 등을 통해 미혼모들의 이른바 '버려진 아기'에 대한 뉴스를 보게 됐고, 그 아기들에게 자신의 '엄마'에 대한 상실감을 투영해 양육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결과 임 씨는 '의사소통이나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문제는 없지만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경계선적 지능(IQ 71 ~ 84 사이)에 해당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인보다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사회적응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임 씨는 '정상적인 결혼 생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만 아이에 대한 애착이 일반인 보다 상당히 커서 아이를 돈주고 데려오는 데 대한 법적,사회적 문제는 깊이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고 경찰은 판단했다.

또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 '아기들을 데려와 지속적으로 키웠으며, 다른 사람에게 아기를 되판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결국 불우한 성장환경이 영아 매매라는 범죄 행위로 연결된 것이란 게 경찰의 설명이다.


▲전우암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장

정상참작의 여지는 없나 ?

경찰의 설명대로라면 일단 임 씨는 악의적인 동기를 갖고 영아매매라는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돈주고 데려온 아기들을 지속적으로 양육했으며 별다른 학대 흔적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기를 되팔아 영리를 취하는 등의 다른 범죄 혐의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또 경찰의 추가적인 확인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다시 돌려달라'는 생모의 요청이 있었던 2 명의 아기는 다시 생모에게 되돌려 주는 인도적인 행동도 취했다. 따라서 경찰은 2 명의 생모를 파악하는 게 추가 수사의 핵심 사항으로 보고, 대구와 부산에 각각 수사진을 파견해 아기를 돌려받은 생모들을 탐문하고 있다.

아무리 임씨의 사정이 딱하다 하더라도 일단 임 씨는 현행법(아동복지법)을 위반한 피의자 신분이므로 구속된 상태에서 내일(13일) 검찰로 송치돼 추가 조사를 받게 된다. 향후 1 심 재판 과정에서 이같은 범행 동기 등을 참작해서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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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가 불쌍해서”는 사실이었다
    • 입력 2016-01-12 17:04:54
    • 수정2016-01-12 17:05:42
    취재K
"아기가 불쌍해서…" 는 사실이었다. 지난 5 일, 미혼모 영아 매매 혐의로 충남 논산 경찰서에 구속된 23 살 임 모 씨의 범행 동기에 대한 범죄심리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찰이 지난 7 일, 범죄심리 분석 전문가 (프로파일러) 2 명을 투입해 3 시간 넘게 임 씨에 대한 심리검사와 면담을 진행한 결과, 어린 시절 모성애를 제대로 느껴 보지 못한 임 씨가 아기에 대한 과도한 애착을 갖게 됐고, 이 때문에 미혼모들로부터 버려질 처지에 놓인 아기들이 불쌍해 돈을 주고 데려온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즉 미혼모들부터 출생해 버려질 위기에 놓인 아기들 처지가 임 씨 자신의 불우한 어린 시절 모습과 동일시 돼서, 아기들을 데려와 양육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고, 결국 돈을 주고 아기들을 데려 온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서가 제출됐다. 결국 '아이를 키우고 싶어서 데려왔다'는 임 씨의 당초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불우한 성장환경이 문제였다.
임 씨는 초등학교 2 학년때 어머니를 지병으로 여의었다. 한창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이 필요한 시기에 편부 슬하에서 자라면서 모성애를 경험하지 못하는 불우한 성장 환경 속에 노출돼 있었다. 또 임 씨는 어린 시절 학교 급우나 동네 친구들로부터 '엄마 없는 아이'라는 놀림을 많이 받았고 이 때문에 '엄마'에 대한 갈증과 모성애 욕구가 남들보다 강하게 형성됐다는게 경찰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TV 등을 통해 미혼모들의 이른바 '버려진 아기'에 대한 뉴스를 보게 됐고, 그 아기들에게 자신의 '엄마'에 대한 상실감을 투영해 양육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결과 임 씨는 '의사소통이나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문제는 없지만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경계선적 지능(IQ 71 ~ 84 사이)에 해당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인보다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사회적응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임 씨는 '정상적인 결혼 생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만 아이에 대한 애착이 일반인 보다 상당히 커서 아이를 돈주고 데려오는 데 대한 법적,사회적 문제는 깊이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고 경찰은 판단했다. 또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 '아기들을 데려와 지속적으로 키웠으며, 다른 사람에게 아기를 되판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결국 불우한 성장환경이 영아 매매라는 범죄 행위로 연결된 것이란 게 경찰의 설명이다. ▲전우암 충남 논산경찰서 수사과장 정상참작의 여지는 없나 ? 경찰의 설명대로라면 일단 임 씨는 악의적인 동기를 갖고 영아매매라는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돈주고 데려온 아기들을 지속적으로 양육했으며 별다른 학대 흔적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기를 되팔아 영리를 취하는 등의 다른 범죄 혐의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또 경찰의 추가적인 확인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다시 돌려달라'는 생모의 요청이 있었던 2 명의 아기는 다시 생모에게 되돌려 주는 인도적인 행동도 취했다. 따라서 경찰은 2 명의 생모를 파악하는 게 추가 수사의 핵심 사항으로 보고, 대구와 부산에 각각 수사진을 파견해 아기를 돌려받은 생모들을 탐문하고 있다. 아무리 임씨의 사정이 딱하다 하더라도 일단 임 씨는 현행법(아동복지법)을 위반한 피의자 신분이므로 구속된 상태에서 내일(13일) 검찰로 송치돼 추가 조사를 받게 된다. 향후 1 심 재판 과정에서 이같은 범행 동기 등을 참작해서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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