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사람이 오래산다…‘비만의 역설’ 보고 이어져

입력 2016.01.13 (11:04) 수정 2016.01.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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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과체중인 사람이 표준 체중인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비만의 역설' (obesity paradox)현상이 잇따라 보고 되고 있다. 비만의 역설 현상은 그동안 주로 치매, 뇌경색, 뇌졸중, 당뇨병 등의 질환에서 보고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위암에서도 관찰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위암팀 박재명(소화기내과)·송교영(위장관외과)·이한희(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00∼2008년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 1905명의 체질량지수와 생존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과체중 환자의 5년 생존율이 정상·저체중 환자의 생존율보다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술을 받은 지 1년이 지났을 때 과체중인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3.6%로, 정상체중(83.6%) 또는 저체중(67.5%) 환자보다 높았다. 수술 1년 후 과체중군은 전체 생존율뿐 아니라 재발 없는 생존율과 질병 관련 생존율도 저체중·정상체중군보다 높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수술을 받기 전부터 과체중인 경우에도 생존율이 높았다. 수술 전 과체중인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4.7%로 정상체중군(74.2%)·저체중군(69.1%)과 차이가 있었다.

위는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소장으로 내려 보내 소화·흡수를 돕는다. 위 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예전처럼 많이 먹지 못하고 먹는다 해도 흡수를 제대로 하지 못해 대부분 급격한 체중 감소를 경험한다.

송교영 교수는 "위암 환자는 수술 후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영양학적인 요구량이 많아 체질량지수가 높으면 생존율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재명 교수는 "체질량지수가 높으면 특정 호르몬, 효소 등의 발현이 올라가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임상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기초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뇌졸중도 뚱뚱한 사람이 회복 빨라

고려대 김신곤(안암병원 내분비내과)팀이 내놓은 연구 결과도 비만의 역설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김 교수 팀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30세 이상 성인 100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체질량지수(BMI)와 사망위험률(HR)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저체중 환자의 사망위험률이 2.24인 반면, 과체중은 2로 나타났다. 저체중인 사람들이 뚱뚱한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오히려 높다는 얘기다.

김신곤 교수는 "살이 찐 사람들이 더 건강에 조심하고, 자주 검진을 받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뇌줄중에서도 '비만의 역설'이 작용한다는 의견이 많다. 뇌졸중 환자의 경우 다소 뚱뚱한 환자가 마른 환자에 비해 회복이 빠르다.

세브란스병원 차봉수 내분비내과 교수는 "뇌졸중의 경우 마른 환자보다 다소 뚱뚱한 환자가훨씬 회복 및 재활 결과가 좋다"면서 "건강을 위해서는 몸에 어느 정도 지방도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65세 이상의 경우 체중감소가 오히려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차봉수 교수는 "65세 이상에서 체중감소가 나타나면 면역력 감소와 성기능 저하 등 부작용이 더 많다"며 "65세 이상에서는 균형잡힌 식단과 운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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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뚱뚱한 사람이 오래산다…‘비만의 역설’ 보고 이어져
    • 입력 2016-01-13 11:04:52
    • 수정2016-01-13 11:05:24
    생활·건강
다소 과체중인 사람이 표준 체중인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비만의 역설' (obesity paradox)현상이 잇따라 보고 되고 있다. 비만의 역설 현상은 그동안 주로 치매, 뇌경색, 뇌졸중, 당뇨병 등의 질환에서 보고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위암에서도 관찰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위암팀 박재명(소화기내과)·송교영(위장관외과)·이한희(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00∼2008년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 1905명의 체질량지수와 생존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과체중 환자의 5년 생존율이 정상·저체중 환자의 생존율보다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술을 받은 지 1년이 지났을 때 과체중인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3.6%로, 정상체중(83.6%) 또는 저체중(67.5%) 환자보다 높았다. 수술 1년 후 과체중군은 전체 생존율뿐 아니라 재발 없는 생존율과 질병 관련 생존율도 저체중·정상체중군보다 높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수술을 받기 전부터 과체중인 경우에도 생존율이 높았다. 수술 전 과체중인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4.7%로 정상체중군(74.2%)·저체중군(69.1%)과 차이가 있었다.

위는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소장으로 내려 보내 소화·흡수를 돕는다. 위 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예전처럼 많이 먹지 못하고 먹는다 해도 흡수를 제대로 하지 못해 대부분 급격한 체중 감소를 경험한다.

송교영 교수는 "위암 환자는 수술 후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영양학적인 요구량이 많아 체질량지수가 높으면 생존율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재명 교수는 "체질량지수가 높으면 특정 호르몬, 효소 등의 발현이 올라가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임상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기초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뇌졸중도 뚱뚱한 사람이 회복 빨라

고려대 김신곤(안암병원 내분비내과)팀이 내놓은 연구 결과도 비만의 역설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김 교수 팀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30세 이상 성인 100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체질량지수(BMI)와 사망위험률(HR)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저체중 환자의 사망위험률이 2.24인 반면, 과체중은 2로 나타났다. 저체중인 사람들이 뚱뚱한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오히려 높다는 얘기다.

김신곤 교수는 "살이 찐 사람들이 더 건강에 조심하고, 자주 검진을 받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뇌줄중에서도 '비만의 역설'이 작용한다는 의견이 많다. 뇌졸중 환자의 경우 다소 뚱뚱한 환자가 마른 환자에 비해 회복이 빠르다.

세브란스병원 차봉수 내분비내과 교수는 "뇌졸중의 경우 마른 환자보다 다소 뚱뚱한 환자가훨씬 회복 및 재활 결과가 좋다"면서 "건강을 위해서는 몸에 어느 정도 지방도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65세 이상의 경우 체중감소가 오히려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차봉수 교수는 "65세 이상에서 체중감소가 나타나면 면역력 감소와 성기능 저하 등 부작용이 더 많다"며 "65세 이상에서는 균형잡힌 식단과 운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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