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너마저…국제유가 10달러대 초읽기

입력 2016.01.14 (18:31) 수정 2016.01.14 (18:5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유서부텍사스유


국제유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당분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제는 고급 원유이자 국제유가 기준이 되는 미국 서부 텍사스원유(WTI)에 이어 오늘은 북해산 브렌트유까지 장중에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2거래일 연속 배럴당 26달러대에 머물렀다. 끝없는 추락의 신호탄은 쏘아진지 오래다. 다만 어디까지일까가 관건으로 보여진다.

북해산 브렌트유의 배럴당 가격은 13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시장의 2월 인도분 장외거래에서 전날보다 90센트(2.9%) 하락한 배럴당 29.96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의 배럴당 가격이 3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4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는 곧바로 반등에 성공해 전날보다 70센트(2.3%) 내린 30.16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배럴당 30달러가 무너지며 2003년 12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은 시소게임을 거듭한 끝에 전날보다 4센트(0.1%) 오른 배럴당 30.48달러에 마감됐다.

국제유가가 2014년 중반에 배럴당 110달러 선을 기록한 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70%나 급락하자 유가가 도대체 얼마나 떨어질지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 최악의 예상을 한 곳은 JP모건과 스탠다드차타드(SC)이다.

JP모건의 데이비드 레보비츠 연구원은 “유가가 현재 바닥을 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배럴당 1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도 “원유 시장을 균형점으로 되돌릴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없는 상황에서 유가는 거의 다른 자산 가격의 변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영국 최대 은행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도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6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은 유가가 일시적으로 20달러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모건스탠리도 달러 강세를 이유로 이 같은 전망에 동조했다. 모건스탠리는 “달러 가치가 5% 오를 경우 유가는 10~25% 떨어진다”며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시추 모습시추 모습


저유가의 주된 원인은 공급과잉때문이다. 미국의 셰일 오일 개발은 국제 석유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셰일 오일 개발 이후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최근 6년 동안 두배로 급증했다. 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가 하락을 무릅쓰고 원유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지 않았다. 이른바 미국 셰일오일 업계와 OPEC 간의 버티기 경쟁인‘치킨게임’이 벌어진 셈이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하루 평균 1130만 배럴을 소비하는 등 전 세계 원유소비량의 12%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는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이 수출 증진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절하하면, 달러 강세가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저유가가 좋은 줄 알았더니 오히려 걸림돌

값비싼 국제유가가 내리면 좋은 일로만 알았던 우리나라는 요즘 혼란스럽다. 오일쇼크를 겪었던 비산유국으로서 유가가 떨어지면 각종 비용 절감으로 경제엔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따라서 국제유가 하락세가 본격화된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만 해도 저유가가 한국 경제에 축복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유가하락은 기업의 생산비용 절감으로 물건값이 떨어지고 이는 소비 주체인 가계의 실질 구매력도 커지는 효과가 생긴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과 가계가 소비를 늘리면 경기가 살아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은 지난해 초 공동으로 발표한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49달러까지 하락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던 국제유가가 20~30달러대로 급락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가 맞물려 유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재정수입의 상당 부분을 원유 판매에 의존하는 중동의 산유국들은 저유가로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했다. 산유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까지 어려워지면서 우리나라도 수출이 감소하는 역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는 곧바로 조선과 건설, 플랜트 등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력 수출 분야에서 수주 감소로 현실화됐다.

해외건설협회의 조사결과 지난해 12월 초 해외건설 수주액은 약 409억 5천 700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595억6천만 달러보다 31.3%나 급감했다. 이 가운데 해외건설의 '텃밭'으로 불리던 중동 지역 수주액은 147억 2천 600만 달러로 무려 52%나 감소했다. 이는 2006년 이후 중동지역 수주액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또 한국의 주력 산업 가운데 하나인 조선업계도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시추업체들의 발주와 계약 취소가 줄을 이었다. 해운업계는 일감이 줄어들어 선박 발주를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주력분야인 석유화학의 타격이 크다. 원유 가격이 내려가면 석유화학 제품 가격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손해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제품 수출은 1년전보다 각각 36.6%와 21.4% 줄었다. 이때문에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7.9% 하락해 경제성장률을 부진의 큰 요인이 됐다.

"저유가, 소비·투자로 연결돼야 긍정적"

정부는 큰 틀에서 볼 때 유가 하락이 부정적 측면보다는 긍정적 측면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저유가 효과를 소비와 투자로 연결하는 것이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보고 저유가 효과가 우리나라 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정부는 분석하고 잇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유가가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를 줄이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한국의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가 하락으로 줄어든 생산 비용을 제품 경쟁력 향상에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개발 투자 등을 늘려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전제된다면 저유가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저유가를 교통요금이나 난방유 가격, 아파트 관리비 등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물가 하락으로 연결시켜 수요를 늘리자는 주장도 나온다.

☞ 저유가는 경제에 ‘양날의 칼’

디플레이션 위기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계속 낮은 수준에서 머물면 디플레이션 우려는 커지게 마련이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원유 소비 감소,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감산 실패 등으로 저유가는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연료와 에너지 가격이 반응해 생산자와 소비자 물가 지수를 끌어내린다.

또 생산과 운송 등 다른 비용도 감소해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내려간다. 디플레이션이 지속할 경우 소비자들이 물가 하락을 예상해 지출을 줄이고 기업도 생산을 줄이면 저성장에서 헤어날 수 없다.

현재 유럽 등 선진국에서 디플레이션은 심각하게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0.1% 상승하는데 그쳤다. 영국의 지난해 물가 연간 상승률은 이를 집계한 이후 27년만에 사상 처음으로 0%거나 이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 등 여러 선진국도 바닥 수준인데, 이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가파르게 떨어진 국제유가가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경제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과 인구고령화, 청년실업 증가 등의 현상이 심해지는 가운데 저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 원유가격의 급락은 국내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국내 수입물가는 2012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해 담뱃값 인상 효과를 빼면 물가상승률이 사실상 '제로' 수준에 그쳤다. 국제유가의 지속적 하락과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브렌트유 너마저…국제유가 10달러대 초읽기
    • 입력 2016-01-14 18:31:00
    • 수정2016-01-14 18:52:14
    취재K
서부텍사스유


국제유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당분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제는 고급 원유이자 국제유가 기준이 되는 미국 서부 텍사스원유(WTI)에 이어 오늘은 북해산 브렌트유까지 장중에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2거래일 연속 배럴당 26달러대에 머물렀다. 끝없는 추락의 신호탄은 쏘아진지 오래다. 다만 어디까지일까가 관건으로 보여진다.

북해산 브렌트유의 배럴당 가격은 13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시장의 2월 인도분 장외거래에서 전날보다 90센트(2.9%) 하락한 배럴당 29.96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의 배럴당 가격이 3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4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는 곧바로 반등에 성공해 전날보다 70센트(2.3%) 내린 30.16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배럴당 30달러가 무너지며 2003년 12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은 시소게임을 거듭한 끝에 전날보다 4센트(0.1%) 오른 배럴당 30.48달러에 마감됐다.

국제유가가 2014년 중반에 배럴당 110달러 선을 기록한 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70%나 급락하자 유가가 도대체 얼마나 떨어질지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 최악의 예상을 한 곳은 JP모건과 스탠다드차타드(SC)이다.

JP모건의 데이비드 레보비츠 연구원은 “유가가 현재 바닥을 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배럴당 1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도 “원유 시장을 균형점으로 되돌릴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없는 상황에서 유가는 거의 다른 자산 가격의 변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영국 최대 은행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도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6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은 유가가 일시적으로 20달러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모건스탠리도 달러 강세를 이유로 이 같은 전망에 동조했다. 모건스탠리는 “달러 가치가 5% 오를 경우 유가는 10~25% 떨어진다”며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시추 모습


저유가의 주된 원인은 공급과잉때문이다. 미국의 셰일 오일 개발은 국제 석유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셰일 오일 개발 이후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최근 6년 동안 두배로 급증했다. 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가 하락을 무릅쓰고 원유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지 않았다. 이른바 미국 셰일오일 업계와 OPEC 간의 버티기 경쟁인‘치킨게임’이 벌어진 셈이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하루 평균 1130만 배럴을 소비하는 등 전 세계 원유소비량의 12%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는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이 수출 증진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절하하면, 달러 강세가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저유가가 좋은 줄 알았더니 오히려 걸림돌

값비싼 국제유가가 내리면 좋은 일로만 알았던 우리나라는 요즘 혼란스럽다. 오일쇼크를 겪었던 비산유국으로서 유가가 떨어지면 각종 비용 절감으로 경제엔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따라서 국제유가 하락세가 본격화된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만 해도 저유가가 한국 경제에 축복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유가하락은 기업의 생산비용 절감으로 물건값이 떨어지고 이는 소비 주체인 가계의 실질 구매력도 커지는 효과가 생긴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과 가계가 소비를 늘리면 경기가 살아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은 지난해 초 공동으로 발표한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49달러까지 하락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던 국제유가가 20~30달러대로 급락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가 맞물려 유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재정수입의 상당 부분을 원유 판매에 의존하는 중동의 산유국들은 저유가로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했다. 산유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까지 어려워지면서 우리나라도 수출이 감소하는 역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는 곧바로 조선과 건설, 플랜트 등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력 수출 분야에서 수주 감소로 현실화됐다.

해외건설협회의 조사결과 지난해 12월 초 해외건설 수주액은 약 409억 5천 700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595억6천만 달러보다 31.3%나 급감했다. 이 가운데 해외건설의 '텃밭'으로 불리던 중동 지역 수주액은 147억 2천 600만 달러로 무려 52%나 감소했다. 이는 2006년 이후 중동지역 수주액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또 한국의 주력 산업 가운데 하나인 조선업계도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시추업체들의 발주와 계약 취소가 줄을 이었다. 해운업계는 일감이 줄어들어 선박 발주를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주력분야인 석유화학의 타격이 크다. 원유 가격이 내려가면 석유화학 제품 가격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손해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제품 수출은 1년전보다 각각 36.6%와 21.4% 줄었다. 이때문에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7.9% 하락해 경제성장률을 부진의 큰 요인이 됐다.

"저유가, 소비·투자로 연결돼야 긍정적"

정부는 큰 틀에서 볼 때 유가 하락이 부정적 측면보다는 긍정적 측면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저유가 효과를 소비와 투자로 연결하는 것이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보고 저유가 효과가 우리나라 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정부는 분석하고 잇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유가가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를 줄이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한국의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가 하락으로 줄어든 생산 비용을 제품 경쟁력 향상에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개발 투자 등을 늘려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전제된다면 저유가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저유가를 교통요금이나 난방유 가격, 아파트 관리비 등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물가 하락으로 연결시켜 수요를 늘리자는 주장도 나온다.

☞ 저유가는 경제에 ‘양날의 칼’

디플레이션 위기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계속 낮은 수준에서 머물면 디플레이션 우려는 커지게 마련이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원유 소비 감소,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감산 실패 등으로 저유가는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연료와 에너지 가격이 반응해 생산자와 소비자 물가 지수를 끌어내린다.

또 생산과 운송 등 다른 비용도 감소해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내려간다. 디플레이션이 지속할 경우 소비자들이 물가 하락을 예상해 지출을 줄이고 기업도 생산을 줄이면 저성장에서 헤어날 수 없다.

현재 유럽 등 선진국에서 디플레이션은 심각하게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0.1% 상승하는데 그쳤다. 영국의 지난해 물가 연간 상승률은 이를 집계한 이후 27년만에 사상 처음으로 0%거나 이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 등 여러 선진국도 바닥 수준인데, 이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가파르게 떨어진 국제유가가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경제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과 인구고령화, 청년실업 증가 등의 현상이 심해지는 가운데 저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 원유가격의 급락은 국내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국내 수입물가는 2012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해 담뱃값 인상 효과를 빼면 물가상승률이 사실상 '제로' 수준에 그쳤다. 국제유가의 지속적 하락과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