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정치 이슈로 비화한 ‘쯔위 사태’

입력 2016.01.18 (21:21) 수정 2016.01.18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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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주말 치러진 타이완 총통선거에서는 보시는 것처럼 여성인 차이잉원이 야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그런데 선거 운동 막판 또 다른 여성이 한명이 선거의 중요 변수로 등장했는데요.

바로 한국 걸그룹의 멤버인 타이완 출신 "쯔위"양입니다.

쯔위양이 모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서 타이완 기를 흔든 사실이 중국 본토에 알려지면서 타이완 독립지지라는 논란으로 번졌기 때문인데요.

선거가 끝난 지금도 이 문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습니다.

타이베이에서 김태욱 특파원의 현지분위기를 전해드립니다.

[연관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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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쯔위가 건드린 양안 뇌관, 터지나?
☞ 국기 한번 들었을 뿐인데…

▼ 들끓는 타이완…대규모 집회 예고까지 ▼

<리포트>

이른바 '쯔위 사건'이 매일 타이완 신문의 주요 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타이완 민심이 분노로 들끓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창신야오(타이완 시민) : "그녀는 타이완인입니다. 우리는 당연히 중국이 중화민국(타이완)을 존중하기를 바랍니다."

특히, '쯔위가 독립분자로 의심된다'며 처음 문제를 제기한 타이완 출신 중국 가수 황안에게 집중 포화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티이완 누리꾼들은 오는 24일, 황안 규탄대회를 열기로 하고 참가자 모집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황리팅(타이완 시민) : "황안이 그러면 안되는 겁니다. 자기만의 생각으로 미성년자인 소녀에게 큰 상처를 입혔잖아요."

타이완의 한 인권변호사는 쯔위의 소속사인 JYP를 오늘 타이베이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사과를 강요해 양심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왕커푸(타이완 변호사) : "그녀 본인의 의지로 사과한 게 아닙니다. 그래서 타이완 법률에 따라 자유방해죄와 강제죄로 고발했습니다."

반중감정이 폭발하면서 차이잉원 당선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쯔위 사건'의 영향으로 투표 참여를 결정하거나 투표의향을 바꾼 유권자가 134만 명에 이른다는 조사도 나왔습니다.

선거는 끝이 났지만 타이완인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 쯔위 사태 어떻게 확산됐나 ▼

<기자 멘트>

쯔위가 속해있는 걸그룹 트와이스는 멤버 9명 중 4명이 외국인인데요.

일본 출신 3명과 타이완 출신인 쯔위입니다.

쯔위가 외국인 멤버 3명과 함께 문제가 됐던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게 지난해 11월 22일인데요.

함께 나온 세명의 일본인 멤버는 태극기와 함께 일장기를, 쯔위도 태극기와 타이완기를 들었습니다.

인터넷으로 미리 방송된 이 화면에 대해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는데요.

그런데 한달 반이 지난 지난 8일, 타이완 출신의 중국 가수 황안이 자신의 웨이보에 "쯔위가 타이완 독립세력을 부추긴다"고 비난했고 중국 네티즌들은 크게 분노했습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소속사인 JYP에서는 공식 사과문을 내고, 급기야 쯔위가 직접 사과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녹취> 쯔위(그룹 '트와이스' 멤버) : "이제서야 여러분께 사과를 드리게됐습니다. 중국은 오로지 한 국가입니다."

하지만, 이 동영상은 이번엔 타이완 국민들로 하여금 중국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번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타이완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차이잉원의 당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른바 '쯔위 사태'는 중국과 타이완의 양안관계, 그리고 우리나라에까지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손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양안관계 급랭…中 불끄기 부심 ▼

<리포트>

걸그룹 멤버가 출연한 인터넷 방송이 타이완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건드린 상징적 사건으로 비화하면서 양안 관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마잉주 현 타이완 총통과 차이잉원 당선인은 중국을 겨냥해 강경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녹취> 마잉주(현 타이완 총통/16일) : "부당하고 수용할 수 없습니다. 쯔위 양은 사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녀를 지지합니다."

<녹취> 차이잉원(타이완 총통 당선인/16일) : "국가를 상징하는 깃발을 흔드는 것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명확하게 말해야 합니다."

중국은 이번 사태가 타이완 독립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경계하면서도 논란 확산을 차단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10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돼 온 양안관계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 소셜미디어는 "쯔위에 대한 비난은 집단적 광란과 비슷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번 일을 정치적 의미로 해석한 타이완 야당 민진당에 대해서도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성토했습니다.

문제를 촉발시킨 가수 황안을 비난하며 반성 행보에 동참하는 중국 내 지식인들도 늘고 있습니다.

결국 중국 정부가 양안 관계의 급랭을 막기 위해 수습 국면으로 선회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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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정치 이슈로 비화한 ‘쯔위 사태’
    • 입력 2016-01-18 21:22:04
    • 수정2016-01-18 22:37:57
    뉴스 9
<앵커 멘트>

지난주말 치러진 타이완 총통선거에서는 보시는 것처럼 여성인 차이잉원이 야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그런데 선거 운동 막판 또 다른 여성이 한명이 선거의 중요 변수로 등장했는데요.

바로 한국 걸그룹의 멤버인 타이완 출신 "쯔위"양입니다.

쯔위양이 모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서 타이완 기를 흔든 사실이 중국 본토에 알려지면서 타이완 독립지지라는 논란으로 번졌기 때문인데요.

선거가 끝난 지금도 이 문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습니다.

타이베이에서 김태욱 특파원의 현지분위기를 전해드립니다.

[연관 기사]
☞ [뉴스9] 쯔위, 예정된 일정 소화…인권 침해 ‘공방’
☞ ‘쯔위 논란’ 후폭풍 어디까지…JYP 홈피 연일 다운
☞ 쯔위가 건드린 양안 뇌관, 터지나?
☞ 국기 한번 들었을 뿐인데…

▼ 들끓는 타이완…대규모 집회 예고까지 ▼

<리포트>

이른바 '쯔위 사건'이 매일 타이완 신문의 주요 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타이완 민심이 분노로 들끓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창신야오(타이완 시민) : "그녀는 타이완인입니다. 우리는 당연히 중국이 중화민국(타이완)을 존중하기를 바랍니다."

특히, '쯔위가 독립분자로 의심된다'며 처음 문제를 제기한 타이완 출신 중국 가수 황안에게 집중 포화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티이완 누리꾼들은 오는 24일, 황안 규탄대회를 열기로 하고 참가자 모집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황리팅(타이완 시민) : "황안이 그러면 안되는 겁니다. 자기만의 생각으로 미성년자인 소녀에게 큰 상처를 입혔잖아요."

타이완의 한 인권변호사는 쯔위의 소속사인 JYP를 오늘 타이베이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사과를 강요해 양심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왕커푸(타이완 변호사) : "그녀 본인의 의지로 사과한 게 아닙니다. 그래서 타이완 법률에 따라 자유방해죄와 강제죄로 고발했습니다."

반중감정이 폭발하면서 차이잉원 당선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쯔위 사건'의 영향으로 투표 참여를 결정하거나 투표의향을 바꾼 유권자가 134만 명에 이른다는 조사도 나왔습니다.

선거는 끝이 났지만 타이완인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 쯔위 사태 어떻게 확산됐나 ▼

<기자 멘트>

쯔위가 속해있는 걸그룹 트와이스는 멤버 9명 중 4명이 외국인인데요.

일본 출신 3명과 타이완 출신인 쯔위입니다.

쯔위가 외국인 멤버 3명과 함께 문제가 됐던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게 지난해 11월 22일인데요.

함께 나온 세명의 일본인 멤버는 태극기와 함께 일장기를, 쯔위도 태극기와 타이완기를 들었습니다.

인터넷으로 미리 방송된 이 화면에 대해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는데요.

그런데 한달 반이 지난 지난 8일, 타이완 출신의 중국 가수 황안이 자신의 웨이보에 "쯔위가 타이완 독립세력을 부추긴다"고 비난했고 중국 네티즌들은 크게 분노했습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소속사인 JYP에서는 공식 사과문을 내고, 급기야 쯔위가 직접 사과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녹취> 쯔위(그룹 '트와이스' 멤버) : "이제서야 여러분께 사과를 드리게됐습니다. 중국은 오로지 한 국가입니다."

하지만, 이 동영상은 이번엔 타이완 국민들로 하여금 중국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번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타이완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차이잉원의 당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른바 '쯔위 사태'는 중국과 타이완의 양안관계, 그리고 우리나라에까지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손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양안관계 급랭…中 불끄기 부심 ▼

<리포트>

걸그룹 멤버가 출연한 인터넷 방송이 타이완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건드린 상징적 사건으로 비화하면서 양안 관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마잉주 현 타이완 총통과 차이잉원 당선인은 중국을 겨냥해 강경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녹취> 마잉주(현 타이완 총통/16일) : "부당하고 수용할 수 없습니다. 쯔위 양은 사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녀를 지지합니다."

<녹취> 차이잉원(타이완 총통 당선인/16일) : "국가를 상징하는 깃발을 흔드는 것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명확하게 말해야 합니다."

중국은 이번 사태가 타이완 독립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경계하면서도 논란 확산을 차단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10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돼 온 양안관계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 소셜미디어는 "쯔위에 대한 비난은 집단적 광란과 비슷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번 일을 정치적 의미로 해석한 타이완 야당 민진당에 대해서도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성토했습니다.

문제를 촉발시킨 가수 황안을 비난하며 반성 행보에 동참하는 중국 내 지식인들도 늘고 있습니다.

결국 중국 정부가 양안 관계의 급랭을 막기 위해 수습 국면으로 선회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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