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통화가치 급락, 부도위험 급등…우리나라는?

입력 2016.01.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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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840선을 간신히 지켰다. KBS멀티미디어뉴스는 지난 6일 중국 때문에 세계 증시의 변동폭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연관 기사] ☞ 중국의 후진적 증시개입…세계증시 변동폭 키운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이 7%에 못미치는 것으로 발표되면서 어제 중국증시가 다시 폭락했고 우리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이어 유럽증시와 미국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로 인한 석유 수요 감소 우려에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경쟁적으로 원유 할인판매에 나서면서 국제유가도 폭락하고 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격은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10%나 급락하며 26.55달러까지 떨어졌다.

국제유가 하락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몰고 오면서 달러화와 엔화, 금값은 급등하고 주가와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은 신흥국들의 외채 부담을 늘리고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 자본들이 신흥국들에서 대거 빠져나가면서 신흥국들의 국가부도위험(CDS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다. 신흥국발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일까?

급락하고 있는 신흥국 통화가치



먼저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유가급락으로 올 들어 1월 15일까지 두 주 동안 주요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살펴보자. 중국이 증시와 수출 부양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올 들어 1.68% 내리자 우리 원화 가치는 3.47% 하락했다. 러시아와 남아공의 통화가치는 10% 안팎씩 급락했고 브라질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통화가치도 2% 넘게 하락하는 등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이렇게 통화가치가 급락하면 신흥국들이 갚아야 할 외채부담은 그만큼 늘어나고 통화가치가 더 하락할 것을 우려한 외국 자본들은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기 마련이다. 신흥국들의 국가부도위험(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이유다

급등하는 신흥국 부도 위험

CDS 프리미엄은 국가부도위험에 대비해 금융기관들이 이들 나라에 돈을 빌려줄 때 더 받는 가산 금리다. 유가 하락으로 재정난이 심화하고 있는 신흥국들의 가산금리는 올 들어 급등하고 있다. 특히 베네수엘라와 카타르 사우디, 러시아 등 가산금리가 100bp(1%)를 넘는 산유국들의 올 들어 CDS 프리미엄 상승률을 보자.



베네수엘라의 CDS 프리미엄은 현재 6,986.47bp, 올 들어 40%나 급등했다. 가산금리만 70%를 물어야 외자를 조달할 수 있으니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다. 러시아의 CDS 프리미엄도 올 들어 28% 상승하며 18일 현재 400.42bp를 기록하고 있다. 아부다비와 카타르도 올 들어 CDS 프리미엄이 60% 안팎씩 상승했다.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는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 상승률이 높다.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도 72.93bp로 올 들어 27%나 올랐다. 중국의 133.32bp보다는 크게 낮지만 상승률은 중국보다도 높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태국의 CDS 프리미엄이 10% 이상 상승하는 등 중국발 금융불안이 산유국은 물론 아시아 신흥국들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신흥국에서의 자본유출은? 우리나라는?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해 신흥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7,350억 달러(우리 돈 894조 원)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90%를 넘는 6,760억 달러의 자금이 중국에서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국제금융협회는 올해도 신흥시장에서 3,480억 달러가 추가 유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 들어 원화가치 급락세와 CDS 프리미엄 급등세를 보면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외국자본 들은 선진국과 신흥시장에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투자하는데 우리나라 증시도 아직 선진국 시장에 편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흥국에서 자본이 유출되면 우리 증시도 자본유출을 피하기 어렵다.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때 우리나라도 국가부도에 직면해 IMF 구제금융을 받았다. 그 당시처럼 유동성 부족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외화차입기관들에 대해 철저한 점검을 해야 한다. 또 외환보유액은 다다익선인 만큼 경상수지 흑자가 날 때 외환보유액을 계속 확충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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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 부도위험 급등…우리나라는?
    • 입력 2016-01-21 16:46:48
    취재K
20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840선을 간신히 지켰다. KBS멀티미디어뉴스는 지난 6일 중국 때문에 세계 증시의 변동폭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연관 기사] ☞ 중국의 후진적 증시개입…세계증시 변동폭 키운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이 7%에 못미치는 것으로 발표되면서 어제 중국증시가 다시 폭락했고 우리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이어 유럽증시와 미국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로 인한 석유 수요 감소 우려에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경쟁적으로 원유 할인판매에 나서면서 국제유가도 폭락하고 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격은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10%나 급락하며 26.55달러까지 떨어졌다.

국제유가 하락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몰고 오면서 달러화와 엔화, 금값은 급등하고 주가와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은 신흥국들의 외채 부담을 늘리고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 자본들이 신흥국들에서 대거 빠져나가면서 신흥국들의 국가부도위험(CDS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다. 신흥국발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일까?

급락하고 있는 신흥국 통화가치



먼저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유가급락으로 올 들어 1월 15일까지 두 주 동안 주요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살펴보자. 중국이 증시와 수출 부양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올 들어 1.68% 내리자 우리 원화 가치는 3.47% 하락했다. 러시아와 남아공의 통화가치는 10% 안팎씩 급락했고 브라질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통화가치도 2% 넘게 하락하는 등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이렇게 통화가치가 급락하면 신흥국들이 갚아야 할 외채부담은 그만큼 늘어나고 통화가치가 더 하락할 것을 우려한 외국 자본들은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기 마련이다. 신흥국들의 국가부도위험(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이유다

급등하는 신흥국 부도 위험

CDS 프리미엄은 국가부도위험에 대비해 금융기관들이 이들 나라에 돈을 빌려줄 때 더 받는 가산 금리다. 유가 하락으로 재정난이 심화하고 있는 신흥국들의 가산금리는 올 들어 급등하고 있다. 특히 베네수엘라와 카타르 사우디, 러시아 등 가산금리가 100bp(1%)를 넘는 산유국들의 올 들어 CDS 프리미엄 상승률을 보자.



베네수엘라의 CDS 프리미엄은 현재 6,986.47bp, 올 들어 40%나 급등했다. 가산금리만 70%를 물어야 외자를 조달할 수 있으니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다. 러시아의 CDS 프리미엄도 올 들어 28% 상승하며 18일 현재 400.42bp를 기록하고 있다. 아부다비와 카타르도 올 들어 CDS 프리미엄이 60% 안팎씩 상승했다.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는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 상승률이 높다.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도 72.93bp로 올 들어 27%나 올랐다. 중국의 133.32bp보다는 크게 낮지만 상승률은 중국보다도 높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태국의 CDS 프리미엄이 10% 이상 상승하는 등 중국발 금융불안이 산유국은 물론 아시아 신흥국들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신흥국에서의 자본유출은? 우리나라는?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해 신흥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7,350억 달러(우리 돈 894조 원)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90%를 넘는 6,760억 달러의 자금이 중국에서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국제금융협회는 올해도 신흥시장에서 3,480억 달러가 추가 유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 들어 원화가치 급락세와 CDS 프리미엄 급등세를 보면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외국자본 들은 선진국과 신흥시장에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투자하는데 우리나라 증시도 아직 선진국 시장에 편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흥국에서 자본이 유출되면 우리 증시도 자본유출을 피하기 어렵다.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때 우리나라도 국가부도에 직면해 IMF 구제금융을 받았다. 그 당시처럼 유동성 부족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외화차입기관들에 대해 철저한 점검을 해야 한다. 또 외환보유액은 다다익선인 만큼 경상수지 흑자가 날 때 외환보유액을 계속 확충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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