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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⑤ 위해성 등급의 비밀…‘천장 에어컨이 문제 없다고?’
입력 2016.01.27 (06:58) 수정 2016.02.03 (21:27) 데이터룸
KBS 데이터 저널리즘팀이 전국 유치원부터 초, 중, 고등학교 건물의 석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의아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전국에 있는 석면 학교의 위해성 등급을 비교해보니 유난히 광주 지역에서만 석면 위해성 등급이 높게 나타난 겁니다.

왜 광주만?왜 광주만?


전국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대구, 인천, 대전, 울산 등 12곳에서 석면 위해성 등급 <중간> 평가를 받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석면이 있는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의 100%가 <낮음> 평가를 받았다는 얘기입니다. 서울 지역 학교는 단 0.3%만이 <중간>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광주의 경우엔 정반대입니다. 광주 지역 석면 학교 건물의 75%가 석면 위해성 등급에서 <중간>을 받았습니다. ‘중간’ 등급이라는 건 석면 자재가 손상될 위험이 꽤 있다는 뜻인데, 왜 이렇게 된 걸까요? 광주 지역 학교들이 특별히 노후하거나, 석면 건축물이 특히 많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석면 건축물만 놓고 보면, 경상남북도, 제주도, 강원도는 학교 건물의 80% 가까이가 석면 건물인데 비해, 광주 지역은 55%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은 편입니다.

석면 학교석면 학교


■ 문제는 에어컨이야!

취재진은 광주 지역 학교들의 석면 시료를 분석한 기관들과 통화해봤습니다. 현장에 나가서 직접 시료를 채취하고 점수를 매기는 연구원들에게 물었습니다. “광주 지역 학교들의 석면 자재가 유난히 손상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 이유가 뭔가요?” 그랬더니 역질문이 들어왔습니다.

“만약 교실 천장에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설치돼 있다면 진동이나 기류가 생긴다고 보십니까?”

에어컨 설치된 천장에어컨 설치된 천장


석면 학교의 98% 이상이 천장에 석면 자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국 학교에서 “진동과 기류, 누수에 의한 석면의 잠재적 손상 가능성”은 어떻게 평가됐을까요. 석면 교실과 강당 등 14만 8,249곳에 매겨진 점수를 분석해봤습니다.

석면 손상 가능성 점수석면 손상 가능성 점수


진동, 누수, 기류로 인한 석면 손상 가능성 평균 점수는 광주 1.55점(만점 6점). 반면, 서울은 0.12점, 인천 0.08점으로 나타났습니다. 광주 학교들의 석면 평가에서 진동, 기류, 누수 부분이 엄격하게 적용됐다는 얘기입니다.

이 점수는 각급 학교에서 석면 위해성 등급 <낮음>과 <중간>을 가르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실 석면 자재의 위해성을 평가하는 위해성 평가 등급에서 11점을 맞으면 <낮음>, 12점을 맞으면 <중간> 평가를 받도록 되어 있는데, 11점을 받은 학교들과 12점이상을 받은 학교들의 평가 점수는 바로 진동, 기류, 누수 부분에서 확연히 갈렸습니다. <낮음>에 턱걸이한 학교들은 진동, 기류, 누수 항목에 거의 0점을 준 반면, 12점 이상을 받아 석면 위해성 <중간> 판정을 받은 학교들은 세 항목 점수가 두드러지게 높았습니다.

손상 가능성 평가 점수손상 가능성 평가 점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일 의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학교의 97%, 대전 94%, 강원도 91%가 교실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습니다. 교실 천장에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버젓이 설치돼 있지만, 학교의 석면 위해성 평가 결과는 기류와 진동에 의한 석면 손상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 vs 의도적 평가 누락?

광주의 석면 조사기관 연구자들은 전국에서 광주가 석면 위해성 등급이 유난히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여러 학교에서 항의가 왔다고 합니다. 왜 그렇게 점수를 높게 줬냐고. 특히 진동과 기류에 의한 석면 손상 가능성에 대해서 구체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동이나 소음이 있으면 1점을 주라고 되어 있잖아요. 교실은 사람들이 쓰는 거고 학생들이 이용을 하고 그러니까 100% 점수를 줬거든요. 그런데 타 지역에서는 이런 건 전혀 점수를 안줬다고 하더라고요. 교육청에서 말이 나왔다고...”

그래서일까요? 2014년 이후에는 광주 지역 학교들의 석면 위해성 평가 등급도 <낮음>으로 바뀌었습니다. 석면 조사기관의 연구원에게 이유를 묻자 조심스러운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달라진 석면 위해성 평가달라진 석면 위해성 평가


“어느 정도 분위기를 반영하지 않았나 싶어요. 워낙 학교나 이런 곳들이 일괄적으로 평가를 하니까 어느 정도 분위기가 있어요. 교육청이 타 지역은 이렇게 나왔다더라...고 하면 영향을 안받을 수는 없습니다.”

에어컨과 선풍기 등으로 인한 석면 자재 손상 가능성이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됐다면, 전국 학교의 절반 가량이 석면 위해성 <중간> 등급으로 상향 조정되게 됩니다. 환경부는 석면 위해성 평가가 <중간> 등급 이상일 경우 해당 결과에 대한 경고문을 부착해 보다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석면환경연구원 인터뷰석면환경연구원 인터뷰


“저희는 제 아이가 이 학교를 다닌다는 생각으로 평가했습니다. 점수를 제대로 줘서 관리를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요.” (광주 oo 석면환경연구원)

[연관기사]
① ‘초등학교 건물 84%가 석면 자재’…전국 학교 정밀 분석
② 최초 제작 전국 석면지도…우리 아이 학교 건물은 안전한가?
③ ‘교사·강사도 13명 석면 사망’…왜?
④ 석면 많아도 적어도…석면 위해성은 같은 점수?
  • 석면⑤ 위해성 등급의 비밀…‘천장 에어컨이 문제 없다고?’
    • 입력 2016.01.27 (06:58)
    • 수정 2016.02.03 (21:27)
    데이터룸
KBS 데이터 저널리즘팀이 전국 유치원부터 초, 중, 고등학교 건물의 석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의아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전국에 있는 석면 학교의 위해성 등급을 비교해보니 유난히 광주 지역에서만 석면 위해성 등급이 높게 나타난 겁니다.

왜 광주만?왜 광주만?


전국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대구, 인천, 대전, 울산 등 12곳에서 석면 위해성 등급 <중간> 평가를 받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석면이 있는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의 100%가 <낮음> 평가를 받았다는 얘기입니다. 서울 지역 학교는 단 0.3%만이 <중간>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광주의 경우엔 정반대입니다. 광주 지역 석면 학교 건물의 75%가 석면 위해성 등급에서 <중간>을 받았습니다. ‘중간’ 등급이라는 건 석면 자재가 손상될 위험이 꽤 있다는 뜻인데, 왜 이렇게 된 걸까요? 광주 지역 학교들이 특별히 노후하거나, 석면 건축물이 특히 많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석면 건축물만 놓고 보면, 경상남북도, 제주도, 강원도는 학교 건물의 80% 가까이가 석면 건물인데 비해, 광주 지역은 55%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은 편입니다.

석면 학교석면 학교


■ 문제는 에어컨이야!

취재진은 광주 지역 학교들의 석면 시료를 분석한 기관들과 통화해봤습니다. 현장에 나가서 직접 시료를 채취하고 점수를 매기는 연구원들에게 물었습니다. “광주 지역 학교들의 석면 자재가 유난히 손상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 이유가 뭔가요?” 그랬더니 역질문이 들어왔습니다.

“만약 교실 천장에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설치돼 있다면 진동이나 기류가 생긴다고 보십니까?”

에어컨 설치된 천장에어컨 설치된 천장


석면 학교의 98% 이상이 천장에 석면 자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국 학교에서 “진동과 기류, 누수에 의한 석면의 잠재적 손상 가능성”은 어떻게 평가됐을까요. 석면 교실과 강당 등 14만 8,249곳에 매겨진 점수를 분석해봤습니다.

석면 손상 가능성 점수석면 손상 가능성 점수


진동, 누수, 기류로 인한 석면 손상 가능성 평균 점수는 광주 1.55점(만점 6점). 반면, 서울은 0.12점, 인천 0.08점으로 나타났습니다. 광주 학교들의 석면 평가에서 진동, 기류, 누수 부분이 엄격하게 적용됐다는 얘기입니다.

이 점수는 각급 학교에서 석면 위해성 등급 <낮음>과 <중간>을 가르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실 석면 자재의 위해성을 평가하는 위해성 평가 등급에서 11점을 맞으면 <낮음>, 12점을 맞으면 <중간> 평가를 받도록 되어 있는데, 11점을 받은 학교들과 12점이상을 받은 학교들의 평가 점수는 바로 진동, 기류, 누수 부분에서 확연히 갈렸습니다. <낮음>에 턱걸이한 학교들은 진동, 기류, 누수 항목에 거의 0점을 준 반면, 12점 이상을 받아 석면 위해성 <중간> 판정을 받은 학교들은 세 항목 점수가 두드러지게 높았습니다.

손상 가능성 평가 점수손상 가능성 평가 점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일 의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학교의 97%, 대전 94%, 강원도 91%가 교실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습니다. 교실 천장에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버젓이 설치돼 있지만, 학교의 석면 위해성 평가 결과는 기류와 진동에 의한 석면 손상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 vs 의도적 평가 누락?

광주의 석면 조사기관 연구자들은 전국에서 광주가 석면 위해성 등급이 유난히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여러 학교에서 항의가 왔다고 합니다. 왜 그렇게 점수를 높게 줬냐고. 특히 진동과 기류에 의한 석면 손상 가능성에 대해서 구체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동이나 소음이 있으면 1점을 주라고 되어 있잖아요. 교실은 사람들이 쓰는 거고 학생들이 이용을 하고 그러니까 100% 점수를 줬거든요. 그런데 타 지역에서는 이런 건 전혀 점수를 안줬다고 하더라고요. 교육청에서 말이 나왔다고...”

그래서일까요? 2014년 이후에는 광주 지역 학교들의 석면 위해성 평가 등급도 <낮음>으로 바뀌었습니다. 석면 조사기관의 연구원에게 이유를 묻자 조심스러운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달라진 석면 위해성 평가달라진 석면 위해성 평가


“어느 정도 분위기를 반영하지 않았나 싶어요. 워낙 학교나 이런 곳들이 일괄적으로 평가를 하니까 어느 정도 분위기가 있어요. 교육청이 타 지역은 이렇게 나왔다더라...고 하면 영향을 안받을 수는 없습니다.”

에어컨과 선풍기 등으로 인한 석면 자재 손상 가능성이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됐다면, 전국 학교의 절반 가량이 석면 위해성 <중간> 등급으로 상향 조정되게 됩니다. 환경부는 석면 위해성 평가가 <중간> 등급 이상일 경우 해당 결과에 대한 경고문을 부착해 보다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석면환경연구원 인터뷰석면환경연구원 인터뷰


“저희는 제 아이가 이 학교를 다닌다는 생각으로 평가했습니다. 점수를 제대로 줘서 관리를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요.” (광주 oo 석면환경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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