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끝없는 진화…“이세돌에 도전은 시기 상조”

입력 2016.01.28 (11:40) 수정 2016.03.0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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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네이처인공지능 네이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컴퓨터가 처음으로 프로 바둑기사를 이겨, 인공지능 프로그램 발전에 한 획을 그은 역사를 썼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유럽 바둑 챔피언이자 중국 프로 바둑기사인 판후이(2단)와의 5차례 대국에서 모두 이겼다고 발표했다. 네이처가 AI 연구의 중대 발견으로 인정한 것이다.

☞ 네이처 사이트 [바로가기]

AI 알파고와 판후이2단의 대국AI 알파고와 판후이2단의 대국


인공지능 컴퓨터가 프로 바둑기사와의 대결에서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처는 "10년 쯤 후에나 현실화될 것으로 여겨졌던 위업을 달성했다"며 "이번 성과는 까다로운 인공지능 영역에서도 인간 수준의 능력에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바둑은 인공지능(AI) 컴퓨터가 접근하기 어려운 난공불락의 영역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대결 역사인공지능 대결 역사


인공지능이 인간과의 대결에서 이긴 것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인간과의 대결에서 패한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는 한 해 뒤 진화해, 1997년 체스 세계챔피언 가리 파스파로프와 대결에서 처음으로 인간을 이겼다. 인공지능 진보의 한 획을 연 것이다. 이후 2006년에도 인공지능 '딥 프리츠'가 체스 세계챔피언 블라디미르 크람니크의 대결에서 2승 4무로 이겼다. 그러나 바둑은 아니었다. 1994년 바둑 프로그램 '고 인털렉트'가 어린이 바둑기사와의 대결에서 3전 전패했다. '고'에게 무려 15점나 핸디캡을 줬는데도 완패했다. 그리고 22년만에 프로바둑 기사를 이긴 것이다.

인공지능 바둑경우수인공지능 바둑경우수


체스는 64개의 칸 위에서 진행되지만, 바둑은 돌을 두는 착점이 361개다. 첫 수를 주고받는 경우의 수만 12만9960가지다. 바둑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는 10의 170제곱으로, 우주 전체의 원자 수보다 많다. 매 수를 둘 때마다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려면 수퍼컴퓨터도 대국 한 번에 수십억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고 평가됐다. 그래서 앞으로 50년은 인간 챔피언을 이기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 등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가?

인공지능 인터뷰인공지능 인터뷰


'알파고'는 이전 바둑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알파고' 프로그램은 중앙처리장치(CPU) 1202개를 병렬로 연결해, 바둑에서 발생하는 경우의 수를 대폭 줄였다. 구글 연구팀은 알파고에 프로 기사들의 대국 장면 3000만개를 입력한 뒤 알파고 스스로 대국을 진행하며 경험을 쌓도록 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수를 두는 것이 최선인지 알아서 배우도록 한 것이다. 판세를 읽을 수 있는 이미지 인식 기술을 도입했고, 불리한 방향이라고 판단하면 그와 관련된 모든 경우의 수를 배제할 수도 있다.

바둑바둑


'알파고',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으로 진화

'알파고'의 진화의 힘은 '머신 러닝'에 있다. 머신 러닝은 기계(Machine)가 사람처럼 학습(Learning)하는 것을 말한다.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한 갈래로, 빅 데이터에서 한 단계 발전해 컴퓨터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미래를 예측한다. 컴퓨터를 알고리즘 기반으로 학습시킨 뒤 새로운 데이터를 입력해 결과를 예측하도록 한다. '알파고'가 한 수, 한 수 바둑을 두는 과정에서 '가치' 판단을 하고 미래의 '정책'을 결정하는 능력을 키운다는 것이다.

이세돌이세돌


'알파고'는 오는 3월 서울에서 이세돌 9단과 대결한다. 대전료는 100만 달러로 컴퓨터가 이기면 전액 기부된다. 이세돌 9단은 네이처지에 "결과와 관계없이 바둑 역사에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면서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이 놀라울 정도로 강하며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들었지만, 이번 대국에서는 이길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세돌 9단은 10년간 세계 바둑계의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컴퓨터 '알파고'와 이세돌, 누가 이길까?

구글 측은 '알파고'의 실력이 프로 5단 수준이라고 밝혔다. 판후이 2단과의 지난해 10월 대국을 감안한 분석이다. 바둑계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도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국제바둑연맹 이하진 사무국장은 "알파고와 붙은 판후이 2단의 실력이 한국 프로 기사들에 훨씬 못 미쳤다"고 말했다. 최규병 9단은 "알파고가 프로 기사들과 상대하려면 2~3점을 먼저 깔고 두는 접바둑이 적당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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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파고 끝없는 진화…“이세돌에 도전은 시기 상조”
    • 입력 2016-01-28 11:40:46
    • 수정2016-03-07 15:09:48
    취재K
인공지능 네이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컴퓨터가 처음으로 프로 바둑기사를 이겨, 인공지능 프로그램 발전에 한 획을 그은 역사를 썼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유럽 바둑 챔피언이자 중국 프로 바둑기사인 판후이(2단)와의 5차례 대국에서 모두 이겼다고 발표했다. 네이처가 AI 연구의 중대 발견으로 인정한 것이다. ☞ 네이처 사이트 [바로가기]
AI 알파고와 판후이2단의 대국
인공지능 컴퓨터가 프로 바둑기사와의 대결에서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처는 "10년 쯤 후에나 현실화될 것으로 여겨졌던 위업을 달성했다"며 "이번 성과는 까다로운 인공지능 영역에서도 인간 수준의 능력에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바둑은 인공지능(AI) 컴퓨터가 접근하기 어려운 난공불락의 영역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대결 역사
인공지능이 인간과의 대결에서 이긴 것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인간과의 대결에서 패한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는 한 해 뒤 진화해, 1997년 체스 세계챔피언 가리 파스파로프와 대결에서 처음으로 인간을 이겼다. 인공지능 진보의 한 획을 연 것이다. 이후 2006년에도 인공지능 '딥 프리츠'가 체스 세계챔피언 블라디미르 크람니크의 대결에서 2승 4무로 이겼다. 그러나 바둑은 아니었다. 1994년 바둑 프로그램 '고 인털렉트'가 어린이 바둑기사와의 대결에서 3전 전패했다. '고'에게 무려 15점나 핸디캡을 줬는데도 완패했다. 그리고 22년만에 프로바둑 기사를 이긴 것이다.
인공지능 바둑경우수
체스는 64개의 칸 위에서 진행되지만, 바둑은 돌을 두는 착점이 361개다. 첫 수를 주고받는 경우의 수만 12만9960가지다. 바둑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는 10의 170제곱으로, 우주 전체의 원자 수보다 많다. 매 수를 둘 때마다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려면 수퍼컴퓨터도 대국 한 번에 수십억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고 평가됐다. 그래서 앞으로 50년은 인간 챔피언을 이기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 등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가?
인공지능 인터뷰
'알파고'는 이전 바둑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알파고' 프로그램은 중앙처리장치(CPU) 1202개를 병렬로 연결해, 바둑에서 발생하는 경우의 수를 대폭 줄였다. 구글 연구팀은 알파고에 프로 기사들의 대국 장면 3000만개를 입력한 뒤 알파고 스스로 대국을 진행하며 경험을 쌓도록 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수를 두는 것이 최선인지 알아서 배우도록 한 것이다. 판세를 읽을 수 있는 이미지 인식 기술을 도입했고, 불리한 방향이라고 판단하면 그와 관련된 모든 경우의 수를 배제할 수도 있다.
바둑
'알파고',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으로 진화 '알파고'의 진화의 힘은 '머신 러닝'에 있다. 머신 러닝은 기계(Machine)가 사람처럼 학습(Learning)하는 것을 말한다.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한 갈래로, 빅 데이터에서 한 단계 발전해 컴퓨터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미래를 예측한다. 컴퓨터를 알고리즘 기반으로 학습시킨 뒤 새로운 데이터를 입력해 결과를 예측하도록 한다. '알파고'가 한 수, 한 수 바둑을 두는 과정에서 '가치' 판단을 하고 미래의 '정책'을 결정하는 능력을 키운다는 것이다.
이세돌
'알파고'는 오는 3월 서울에서 이세돌 9단과 대결한다. 대전료는 100만 달러로 컴퓨터가 이기면 전액 기부된다. 이세돌 9단은 네이처지에 "결과와 관계없이 바둑 역사에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면서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이 놀라울 정도로 강하며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들었지만, 이번 대국에서는 이길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세돌 9단은 10년간 세계 바둑계의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컴퓨터 '알파고'와 이세돌, 누가 이길까? 구글 측은 '알파고'의 실력이 프로 5단 수준이라고 밝혔다. 판후이 2단과의 지난해 10월 대국을 감안한 분석이다. 바둑계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도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국제바둑연맹 이하진 사무국장은 "알파고와 붙은 판후이 2단의 실력이 한국 프로 기사들에 훨씬 못 미쳤다"고 말했다. 최규병 9단은 "알파고가 프로 기사들과 상대하려면 2~3점을 먼저 깔고 두는 접바둑이 적당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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