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생명체 찾아서”…미국·유럽 ‘우주 경쟁’

입력 2016.01.2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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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의 독무대나 다름 없었던 '제2의 지구' 화성에 유럽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럽우주국(ESA)은 러시아와 협력한 '엑소마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최초로 화성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가장 큰 목적은 지구와 계절 변화가 가장 비슷한 화성의 생명체를 찾기 위해서다.

카자흐스탄 우주센터카자흐스탄 우주센터


유럽의 엑소마스 발사 예정일은 오는 3월 14일로 이후로 12일 동안 발사 예비기간이다. 현재 엑소마스는 카자흐스탄에 위치한 바이코누르 코스모드롬 우주센터로 이송됐고 발사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구와 화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편에 속하지만 각각 타원 궤도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성에 가기 위해서는 지구와 화성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지는 '회합주기'를 이용해야 한다. 엑소마스가 발사되는 3월은 바로 이 시기로, 이번 기회를 놓치면 26개월 뒤를 기약해야 한다.

엑소마스 궤도선엑소마스 궤도선


화성 메탄가스, 생명체 단서 될수도

유럽의 엑소마스 프로젝트는 2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3월에 발사돼 10월쯤 화성에 도착하는 엑소마스의 '가스 추적궤도선'(Trace Gas Orbiter)은 화성 주위를 돌며 미량의 메탄가스 포집에 나선다. 메탄가스는 지구 대기에도 존재하는데 살아있는 유기체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생명체의 단서가 될 수 있다. 또 '스키아파렐리'라는 착륙선을 궤도선에서 분리해 화성 표면에 착륙시키는 시험도 진행된다.

엑소마스 로버엑소마스 로버


궤도선과 착륙선은 이어질 2단계 탐사를 위한 준비 과정이기도 한데, 2018년 유럽우주국은 '엑소마스 로버'를 다시 화성으로 발사할 계획이다. 로버는 바퀴 달린 탐사차량으로 화성 표면을 관측하고 특히 지하 2미터까지 땅을 파는 드릴이 장착돼있다. 이전의 미국 로버인 '오퍼튜니티(Opportunity)'나 '큐리오시티(Curiosity)' 등이 땅 표면만 관측한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유럽우주국은 지하 탐사를 통해 생명체 발견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인사이트미국 인사이트


유럽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앞두고 미국은 애를 태우고 있다. 지구와 화성의 회합주기인 3월에 맞춰 NASA 역시 화성착륙선인 '인사이트(Insight)' 발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인사이트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돼 발사가 연기됐다. 인사이트도 지하 5미터까지 땅을 파헤칠 수 있는 굴착 장비를 갖췄고 지진계를 활용해 화성의 내부 지각과 핵까지 관측할 수 있다. 화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은 있는지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인사이트는 다음 번 회합 주기인 2018년경 유럽의 '엑소마스 로버'와 비슷한 시기에 발사될 가능성이 높다.

☞ NASA 화성착륙선 '인사이트' 공식 사이트 [바로가기]

화성 탐사의 역사화성 탐사의 역사


화성 탐사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올라가 미국과 소련의 경쟁으로 시작됐다. 미국이 1964년 '매리너 4호' 발사에 성공한 뒤 '바이킹'과 '패스파인더' 호 등 성공적으로 탐사를 이어간 것과 대조적으로 소련은 불운이 이어졌다. 1960년과 1962년 최초의 화성 탐사 계획인 소련의 '마스닉 프로젝트'는 연이어 실패했다. 이후에도 통신 두절 등 실패가 계속되다가 '마스 5호'만이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미·소간의 냉전이 끝난 뒤에도 미국은 화성 표면을 탐사하는 이동식 로버 4대를 무사히 안착시키는 등 화성에서 절대 강자의 자리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가 2014년 화성 탐사선 '망갈리안' 호를 안착시키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행성 비교행성 비교


그렇다면 왜 유럽과 미국 등 우주 강대국들은 앞다투어 화성으로 가려는 걸까? 화성은 자전축의 기울기가 지구와 비슷한 25.2도(지구는 23.5도)이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가 지구와 비슷하다. 지구와 가깝고 크기도 적당히 비슷하기 때문에 생명체가 존재할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영하 150도까지 떨어지는 무시무시한 기온 변화와 지구의 1%에 불과한 희박한 대기층을 떠올려보면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화성 탐사선이 보내온 극지방의 얼음 사진과 흐르는 물로 추정되는 액체 사진까지 촬영됨에 따라 화성은 생명체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장 강력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화성에 생명체 있다면, 지하에 있을 것

그동안 지상에서 진행되던 화성 탐사가 이제 지하로 집중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화성에는 대기가 희박해 우주에서 쏟아지는 태양풍과 지구의 100배에 달하는 방사선이 그대로 쏟아진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화성 생명체는 땅밑을 터전으로 삼았을 확률이 높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성의 혹독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어도 지하 7.5미터 정도에 있어야 한다. 엑소마스 로버와 인사이트가 2018년부터 화성의 땅밑을 뒤질 테니 꼭꼭 숨어있는 생명체를 찾아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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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 생명체 찾아서”…미국·유럽 ‘우주 경쟁’
    • 입력 2016-01-29 11:29:53
    취재K
새해에도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의 독무대나 다름 없었던 '제2의 지구' 화성에 유럽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럽우주국(ESA)은 러시아와 협력한 '엑소마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최초로 화성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가장 큰 목적은 지구와 계절 변화가 가장 비슷한 화성의 생명체를 찾기 위해서다.

카자흐스탄 우주센터


유럽의 엑소마스 발사 예정일은 오는 3월 14일로 이후로 12일 동안 발사 예비기간이다. 현재 엑소마스는 카자흐스탄에 위치한 바이코누르 코스모드롬 우주센터로 이송됐고 발사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구와 화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편에 속하지만 각각 타원 궤도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성에 가기 위해서는 지구와 화성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지는 '회합주기'를 이용해야 한다. 엑소마스가 발사되는 3월은 바로 이 시기로, 이번 기회를 놓치면 26개월 뒤를 기약해야 한다.

엑소마스 궤도선


화성 메탄가스, 생명체 단서 될수도

유럽의 엑소마스 프로젝트는 2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3월에 발사돼 10월쯤 화성에 도착하는 엑소마스의 '가스 추적궤도선'(Trace Gas Orbiter)은 화성 주위를 돌며 미량의 메탄가스 포집에 나선다. 메탄가스는 지구 대기에도 존재하는데 살아있는 유기체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생명체의 단서가 될 수 있다. 또 '스키아파렐리'라는 착륙선을 궤도선에서 분리해 화성 표면에 착륙시키는 시험도 진행된다.

엑소마스 로버


궤도선과 착륙선은 이어질 2단계 탐사를 위한 준비 과정이기도 한데, 2018년 유럽우주국은 '엑소마스 로버'를 다시 화성으로 발사할 계획이다. 로버는 바퀴 달린 탐사차량으로 화성 표면을 관측하고 특히 지하 2미터까지 땅을 파는 드릴이 장착돼있다. 이전의 미국 로버인 '오퍼튜니티(Opportunity)'나 '큐리오시티(Curiosity)' 등이 땅 표면만 관측한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유럽우주국은 지하 탐사를 통해 생명체 발견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인사이트


유럽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앞두고 미국은 애를 태우고 있다. 지구와 화성의 회합주기인 3월에 맞춰 NASA 역시 화성착륙선인 '인사이트(Insight)' 발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인사이트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돼 발사가 연기됐다. 인사이트도 지하 5미터까지 땅을 파헤칠 수 있는 굴착 장비를 갖췄고 지진계를 활용해 화성의 내부 지각과 핵까지 관측할 수 있다. 화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은 있는지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인사이트는 다음 번 회합 주기인 2018년경 유럽의 '엑소마스 로버'와 비슷한 시기에 발사될 가능성이 높다.

☞ NASA 화성착륙선 '인사이트' 공식 사이트 [바로가기]

화성 탐사의 역사


화성 탐사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올라가 미국과 소련의 경쟁으로 시작됐다. 미국이 1964년 '매리너 4호' 발사에 성공한 뒤 '바이킹'과 '패스파인더' 호 등 성공적으로 탐사를 이어간 것과 대조적으로 소련은 불운이 이어졌다. 1960년과 1962년 최초의 화성 탐사 계획인 소련의 '마스닉 프로젝트'는 연이어 실패했다. 이후에도 통신 두절 등 실패가 계속되다가 '마스 5호'만이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미·소간의 냉전이 끝난 뒤에도 미국은 화성 표면을 탐사하는 이동식 로버 4대를 무사히 안착시키는 등 화성에서 절대 강자의 자리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가 2014년 화성 탐사선 '망갈리안' 호를 안착시키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행성 비교


그렇다면 왜 유럽과 미국 등 우주 강대국들은 앞다투어 화성으로 가려는 걸까? 화성은 자전축의 기울기가 지구와 비슷한 25.2도(지구는 23.5도)이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가 지구와 비슷하다. 지구와 가깝고 크기도 적당히 비슷하기 때문에 생명체가 존재할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영하 150도까지 떨어지는 무시무시한 기온 변화와 지구의 1%에 불과한 희박한 대기층을 떠올려보면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화성 탐사선이 보내온 극지방의 얼음 사진과 흐르는 물로 추정되는 액체 사진까지 촬영됨에 따라 화성은 생명체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장 강력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화성에 생명체 있다면, 지하에 있을 것

그동안 지상에서 진행되던 화성 탐사가 이제 지하로 집중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화성에는 대기가 희박해 우주에서 쏟아지는 태양풍과 지구의 100배에 달하는 방사선이 그대로 쏟아진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화성 생명체는 땅밑을 터전으로 삼았을 확률이 높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성의 혹독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어도 지하 7.5미터 정도에 있어야 한다. 엑소마스 로버와 인사이트가 2018년부터 화성의 땅밑을 뒤질 테니 꼭꼭 숨어있는 생명체를 찾아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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