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에 도전장 낸 알파고, 믿는 건 ‘인공지능’

입력 2016.01.30 (14:30) 수정 2016.03.0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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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캣’

“이세돌과의 승률은 50대 50으로 본다”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자신감이 넘쳤다. 영국에서 그는 28일 서울 역삼동 구글 코리아본사 기자들과 화상으로 대화를 나눴다. 다음달 중순 열릴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알파고의 바둑 대국이 팽팽할 것이라는 게 하사비스의 예상이다.

체스 게임에서는 이미 인공지능(AI)이 사람을 이겼다. IBM의 집블루는 세계 체스 챔피온을 압도했다. 반면 바둑에선 아직까지 프로기사를 이길 정도의 프로그램은 나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나온 최고라해도 아마추어 고수 정도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는 최근 유럽 바둑챔피온인 중국 기사 판후이(2단)과의 대결에서 5번 모두 승리를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번엔 세계 최강 이세돌 9단에 도전장을 던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알파고의 무기는 '자기 학습 능력'

이 회사가 주력하는 분야는 딥러닝(Deep Learning)이란 분야다. 컴퓨터가 마치 사람처럼 생각하고 학습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구글은 이 딥러닝을 인간이 만들어낸 게임 중 가장 복잡한 바둑에 활용하기로 했다. 체스와 바둑은 경우의 수에 큰 차이가 있다.

하사비스는 “다음에 둘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체스는 20여 개이지만, 바둑은 200여개”라며 “체스엔 왕과 왕비가 있지만, 바둑은 모든 돌이 동등하기 때문에 논리적 규칙을 정하고 특정 포지션에서 누가 이기는지 정의하는 게 어렵다”고 설명했다.


▲영화 그녀(Her) 중: 여성 목소리를 지닌 OS(운영체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 남자 주인공.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맞장'을 뜨겠다고 나서는 무기는 바로 ‘자기 학습 능력’ 때문이다.

IBM의 집블루가 일일이 경우의 수를 입력해서 무작위 대입하는 시스템이라면, 알파고는 딥러닝을 활용해 스스로 전략을 짜 어떻게 이기는 지를 자체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기본 데이터를 토대로 ‘심층 신경망’과 ‘강화학습’이라는 시행 착오 과정을 거쳐 알파고는 스스로 연결 고리를 조정하고 새로운 전략을 발견하는 법을 깨닫는다.

이세돌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는 알파고는 최근 한달 간 100만번의 대국을 뒀다. 인간의 시간으로 봤을 때 한 세대(30년 이상)를 바둑에 집중한 셈이다. 한 선수가 1년에 1000번 대국을 둔다면 알파고는 1000년에 해당하는 경험을 쌓은 셈이다.

◆무섭게 발전하는 인공지능

만일 이세돌 9단을 알파고가 꺾게 된다면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다시 정립해야 할 세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된다.

실제로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인간에게 공포감을 느끼게 할 정도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인공지능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내 올해 목표는 집을 관리하고 내 일을 도울 간단한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라며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를 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업체들의 최신 연구 개발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우선 인공지능 분야인데, 여기서는 음성인식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나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가 대표적이다 .

인간이나 동물 같은 생명체를 닮은 다관절 로봇을 만드는 노력도 꾸준히 진행중이다.

구글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든 ‘BigDog’ ‘WildCat’ ‘Atlas’ 등은 모두 생명체와 유사한 외형과 운동 특성을 인용해 제작됐다.


▲‘BigDog’와 ‘Atlas’

소프트뱅크의 페퍼(Pepper)와 인텔의 지미(Jimmy)도 휴먼 로봇시대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


▲로봇 ‘페퍼’

로봇을 산업용에 이용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이 분야에서 대표는 일본 화낙(FANUC)이다. 이 회사는 공장 자동화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로 로봇이 로봇을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인공지능 발전의 방향

최근 들어 이처럼 인공지능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가장 큰 이유는 프로세서의 성능이 좋아지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인공지능을 구현하고 테스트하는데 드는 비용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의 확대와 통신 네트워크 확대로 인해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인공지능의 머신 러닝에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 이세철 연구원은 “딥러닝, 빅데이터 등과 같은 인공지능의 성능 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들이 적용된 결과 인공지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화 ‘엑스마키나(Ex Machina)’ 중

이 영화에선 완벽에 가까운 인공 지능에 사람과 비슷한 외모를 지닌 '에이바'라는 로봇이 등장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처럼 기억과 연산을 함께 처리하는 방향으로 개발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에 우리가 지칭하던 모바일 기기의 의미는 스스로의 동력과 판단에 의해 이동성을 확보하는 스마트 vehicle(수단)이라는 의미로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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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에 도전장 낸 알파고, 믿는 건 ‘인공지능’
    • 입력 2016-01-30 14:30:43
    • 수정2016-03-07 15:10:45
    이세돌 vs 알파고
▲‘와일드캣’ “이세돌과의 승률은 50대 50으로 본다”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자신감이 넘쳤다. 영국에서 그는 28일 서울 역삼동 구글 코리아본사 기자들과 화상으로 대화를 나눴다. 다음달 중순 열릴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알파고의 바둑 대국이 팽팽할 것이라는 게 하사비스의 예상이다. 체스 게임에서는 이미 인공지능(AI)이 사람을 이겼다. IBM의 집블루는 세계 체스 챔피온을 압도했다. 반면 바둑에선 아직까지 프로기사를 이길 정도의 프로그램은 나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나온 최고라해도 아마추어 고수 정도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는 최근 유럽 바둑챔피온인 중국 기사 판후이(2단)과의 대결에서 5번 모두 승리를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번엔 세계 최강 이세돌 9단에 도전장을 던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알파고의 무기는 '자기 학습 능력' 이 회사가 주력하는 분야는 딥러닝(Deep Learning)이란 분야다. 컴퓨터가 마치 사람처럼 생각하고 학습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구글은 이 딥러닝을 인간이 만들어낸 게임 중 가장 복잡한 바둑에 활용하기로 했다. 체스와 바둑은 경우의 수에 큰 차이가 있다. 하사비스는 “다음에 둘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체스는 20여 개이지만, 바둑은 200여개”라며 “체스엔 왕과 왕비가 있지만, 바둑은 모든 돌이 동등하기 때문에 논리적 규칙을 정하고 특정 포지션에서 누가 이기는지 정의하는 게 어렵다”고 설명했다. ▲영화 그녀(Her) 중: 여성 목소리를 지닌 OS(운영체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 남자 주인공.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맞장'을 뜨겠다고 나서는 무기는 바로 ‘자기 학습 능력’ 때문이다. IBM의 집블루가 일일이 경우의 수를 입력해서 무작위 대입하는 시스템이라면, 알파고는 딥러닝을 활용해 스스로 전략을 짜 어떻게 이기는 지를 자체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기본 데이터를 토대로 ‘심층 신경망’과 ‘강화학습’이라는 시행 착오 과정을 거쳐 알파고는 스스로 연결 고리를 조정하고 새로운 전략을 발견하는 법을 깨닫는다. 이세돌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는 알파고는 최근 한달 간 100만번의 대국을 뒀다. 인간의 시간으로 봤을 때 한 세대(30년 이상)를 바둑에 집중한 셈이다. 한 선수가 1년에 1000번 대국을 둔다면 알파고는 1000년에 해당하는 경험을 쌓은 셈이다. ◆무섭게 발전하는 인공지능 만일 이세돌 9단을 알파고가 꺾게 된다면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다시 정립해야 할 세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된다. 실제로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인간에게 공포감을 느끼게 할 정도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인공지능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내 올해 목표는 집을 관리하고 내 일을 도울 간단한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라며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를 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업체들의 최신 연구 개발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우선 인공지능 분야인데, 여기서는 음성인식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나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가 대표적이다 . 인간이나 동물 같은 생명체를 닮은 다관절 로봇을 만드는 노력도 꾸준히 진행중이다. 구글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든 ‘BigDog’ ‘WildCat’ ‘Atlas’ 등은 모두 생명체와 유사한 외형과 운동 특성을 인용해 제작됐다.
▲‘BigDog’와 ‘Atlas’ 소프트뱅크의 페퍼(Pepper)와 인텔의 지미(Jimmy)도 휴먼 로봇시대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 ▲로봇 ‘페퍼’ 로봇을 산업용에 이용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이 분야에서 대표는 일본 화낙(FANUC)이다. 이 회사는 공장 자동화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로 로봇이 로봇을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인공지능 발전의 방향 최근 들어 이처럼 인공지능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가장 큰 이유는 프로세서의 성능이 좋아지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인공지능을 구현하고 테스트하는데 드는 비용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의 확대와 통신 네트워크 확대로 인해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인공지능의 머신 러닝에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 이세철 연구원은 “딥러닝, 빅데이터 등과 같은 인공지능의 성능 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들이 적용된 결과 인공지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화 ‘엑스마키나(Ex Machina)’ 중 이 영화에선 완벽에 가까운 인공 지능에 사람과 비슷한 외모를 지닌 '에이바'라는 로봇이 등장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처럼 기억과 연산을 함께 처리하는 방향으로 개발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에 우리가 지칭하던 모바일 기기의 의미는 스스로의 동력과 판단에 의해 이동성을 확보하는 스마트 vehicle(수단)이라는 의미로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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