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수심…두 얼굴의 주지승

입력 2016.02.03 (07:01) 수정 2016.02.0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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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등법원 제1 형사부는 최근 전남 장성군의 한 사찰에 살고 있는 주지승 백모(62)씨에게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할 것을 명령했다.

국내 유명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동자승의 아버지'라고까지 불릴 정도로 자상했던 주지 스님이 교도소에 수감될 정도로 중범죄를 저지른 것일까?

'동자승의 아버지' 라더니...

전남 장성 'ㅎ' 사찰의 주지승인 백 씨는 지난 2004년 무렵부터, 부모가 양육을 부탁하거나 마땅히 오갈 데가 없는 고아들을 수십 명 입양해서 동자승으로 키웠다. '고아들을 동자승으로 키워 부처님 품으로 귀의시키는 것이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길'이라고 말해 왔다.

이런 일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국내 유명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이 때문에 '동자승의 아버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평판이 좋았다. 이런 주지 스님이 두 얼굴의 추악한 범죄 행각을 저지를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입양 동자승 상습 성폭행...두 얼굴의 주지승

주지승 백 씨는 10여 년 전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5살 A양을 대신 맡아서 키우게 됐고 A양이 8살이 되던 지난 2006년 10월에는 아예 A양을 입양했다. 백 씨는 A양이 13살이 된 지난 2011년부터 15살이 된 2013년까지 자신이 머물던 사찰 다락방 등지에서 피해자 A양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 사찰 다락방, 동자승 방, 자신의 방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A양은 주지 스님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매를 맞거나 절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는 공포심 때문에 감히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백 씨는 이런저런 이유로 A양을 불렀고, 수시로 성폭행을 저질렀다. 결국 주지 스님의 추악한 범죄는 사찰에 머물면서 음식 등을 해주던 문 모 씨 등에게 발각됐다.

피해자 보호는 누구 몫인가?

어린 나이에 오랜 기간 주지승 백 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온 A양은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학습 인지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기억력이나 추리력도 또래 아이들보다 현저히 떨어졌다. 또 우울감과 불안감 등 정서적으로 크게 불안정한 상태다. 사찰 내에서 전혀 의지할 데가 없는 상황에서 절대적 지위에 있는 주지 스님의 무자비한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왔기 때문이다.

법원은 피해자 A양이 장기간 계속된 성폭행에 시달려 인성과 성격 형성, 성장 과정 등에 심각한 장애가 생겼으며, 그 후유증이 앞으로도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지승 백 씨는 징역 6년이라는 형벌이 너무 무겁다며 최근 항소했고, 2심 법원은 이유가 없다며 백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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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면수심…두 얼굴의 주지승
    • 입력 2016-02-03 07:01:38
    • 수정2016-02-03 14:50:56
    취재K
광주고등법원 제1 형사부는 최근 전남 장성군의 한 사찰에 살고 있는 주지승 백모(62)씨에게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할 것을 명령했다. 국내 유명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동자승의 아버지'라고까지 불릴 정도로 자상했던 주지 스님이 교도소에 수감될 정도로 중범죄를 저지른 것일까? '동자승의 아버지' 라더니... 전남 장성 'ㅎ' 사찰의 주지승인 백 씨는 지난 2004년 무렵부터, 부모가 양육을 부탁하거나 마땅히 오갈 데가 없는 고아들을 수십 명 입양해서 동자승으로 키웠다. '고아들을 동자승으로 키워 부처님 품으로 귀의시키는 것이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길'이라고 말해 왔다. 이런 일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국내 유명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이 때문에 '동자승의 아버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평판이 좋았다. 이런 주지 스님이 두 얼굴의 추악한 범죄 행각을 저지를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입양 동자승 상습 성폭행...두 얼굴의 주지승 주지승 백 씨는 10여 년 전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5살 A양을 대신 맡아서 키우게 됐고 A양이 8살이 되던 지난 2006년 10월에는 아예 A양을 입양했다. 백 씨는 A양이 13살이 된 지난 2011년부터 15살이 된 2013년까지 자신이 머물던 사찰 다락방 등지에서 피해자 A양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 사찰 다락방, 동자승 방, 자신의 방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A양은 주지 스님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매를 맞거나 절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는 공포심 때문에 감히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백 씨는 이런저런 이유로 A양을 불렀고, 수시로 성폭행을 저질렀다. 결국 주지 스님의 추악한 범죄는 사찰에 머물면서 음식 등을 해주던 문 모 씨 등에게 발각됐다. 피해자 보호는 누구 몫인가? 어린 나이에 오랜 기간 주지승 백 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온 A양은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학습 인지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기억력이나 추리력도 또래 아이들보다 현저히 떨어졌다. 또 우울감과 불안감 등 정서적으로 크게 불안정한 상태다. 사찰 내에서 전혀 의지할 데가 없는 상황에서 절대적 지위에 있는 주지 스님의 무자비한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왔기 때문이다. 법원은 피해자 A양이 장기간 계속된 성폭행에 시달려 인성과 성격 형성, 성장 과정 등에 심각한 장애가 생겼으며, 그 후유증이 앞으로도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지승 백 씨는 징역 6년이라는 형벌이 너무 무겁다며 최근 항소했고, 2심 법원은 이유가 없다며 백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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