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토리] 태국 ‘아기천사 인형’ 열풍

입력 2016.02.06 (08:54) 수정 2016.02.0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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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국입니다.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는데, 모정이 참 애틋하죠?

그런데 이 아이, 사람이 아니라 인형입니다.

인형을 사람처럼 여기는 광경은 최근 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나라 전체가 시끄럽습니다.

태국의 방송과 신문 헤드라인을 인형 문제가 장식할 정도죠.

기이하게 보이기조차 하는 인형 열풍,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글로벌스토리입니다.

<리포트>

신자들이 승려에게서 축복을 받고 있습니다.

아기도 엄마와 함께 축복을 받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아기가 아니라 인형입니다.

<녹취> 인형 주인 : "사람들이 저를 이상하게 보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의치 않습니다."

태국에서는 최근 인형을 가지고 다니면서 사람처럼 대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인형은 아기처럼 생겨 '아기천사 인형'이라 불립니다.

값은 우리 돈 12만 원에서 비싼 것은 44만 원까지로 고가입니다.

그런데도 인형 갖기 붐이 일고 있는 건 여성들, 특히 중년 여성들 사이에 돌고 있는 믿음 때문입니다.

여성들은 아기 인형이 행운을 가져오는 존재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자식에게 하는 것처럼 지극 정성으로 인형을 돌봅니다.

<녹취> 인형 주인 : "인형은 제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줬습니다. 돈을 더 벌게 해주고, 행운을 가져다줬습니다."

아기 인형은 50년 전부터 있었는데, 지난해 태국의 한 라디오 DJ가 "인형 덕분에 모든 일이 잘됐다"고 말한 후 갑작스런 붐이 일었습니다.

붐은 유명인을 중심으로 시작됐다가 대중들에게도 급속도로 퍼졌는데, 이를 노린 상술까지 등장했습니다.

수도 방콕의 일부 대형 음식점은 인형을 위한 특별식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고, 한 항공사는 인형을 위한 별도 좌석을 발매해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자 해도 너무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형을 가지고 다니는 행위를 제한하고, 인형 생산도 줄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녹취> 논타위트 칸라파나위트(사회학자) : "(인형을 갖는 것은)이미 통제를 벗어나 있습니다. 우스꽝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치앙마이 공항에서 일어난 사건은 이런 비난 여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 공항 수화물센터에서 마약의 일종인 환각제 200알이 아기 인형 속에 숨겨져 있던 사실이 발각된 겁니다.

아기 인형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태국 정부는 항공법상 비행기 좌석표는 사람에게만 발급할 수 있다며, 인형용 별도 표를 발매한 항공사를 제지하고 나섰습니다.

또 인형 생산업자의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공장을 압수 수색을 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녹취> 태국 경찰 : "수 백 개의 인형을 조사했고, 탈세 혐의를 발견했습니다. 수입 인형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할 예정입니다. "

하지만 인형 주인들은 정부의 태도 등을 이해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합니다.

인형을 뺏는 건 자식을 뺏는 것과 같다며 반발하는 주인.

미신 행위라며 단속에 나선 정부.

작은 인형이 불러온 논란에 태국 사회가 술렁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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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스토리] 태국 ‘아기천사 인형’ 열풍
    • 입력 2016-02-06 09:16:00
    • 수정2016-02-06 09:55:36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태국입니다.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는데, 모정이 참 애틋하죠?

그런데 이 아이, 사람이 아니라 인형입니다.

인형을 사람처럼 여기는 광경은 최근 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나라 전체가 시끄럽습니다.

태국의 방송과 신문 헤드라인을 인형 문제가 장식할 정도죠.

기이하게 보이기조차 하는 인형 열풍,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글로벌스토리입니다.

<리포트>

신자들이 승려에게서 축복을 받고 있습니다.

아기도 엄마와 함께 축복을 받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아기가 아니라 인형입니다.

<녹취> 인형 주인 : "사람들이 저를 이상하게 보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의치 않습니다."

태국에서는 최근 인형을 가지고 다니면서 사람처럼 대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인형은 아기처럼 생겨 '아기천사 인형'이라 불립니다.

값은 우리 돈 12만 원에서 비싼 것은 44만 원까지로 고가입니다.

그런데도 인형 갖기 붐이 일고 있는 건 여성들, 특히 중년 여성들 사이에 돌고 있는 믿음 때문입니다.

여성들은 아기 인형이 행운을 가져오는 존재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자식에게 하는 것처럼 지극 정성으로 인형을 돌봅니다.

<녹취> 인형 주인 : "인형은 제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줬습니다. 돈을 더 벌게 해주고, 행운을 가져다줬습니다."

아기 인형은 50년 전부터 있었는데, 지난해 태국의 한 라디오 DJ가 "인형 덕분에 모든 일이 잘됐다"고 말한 후 갑작스런 붐이 일었습니다.

붐은 유명인을 중심으로 시작됐다가 대중들에게도 급속도로 퍼졌는데, 이를 노린 상술까지 등장했습니다.

수도 방콕의 일부 대형 음식점은 인형을 위한 특별식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고, 한 항공사는 인형을 위한 별도 좌석을 발매해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자 해도 너무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형을 가지고 다니는 행위를 제한하고, 인형 생산도 줄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녹취> 논타위트 칸라파나위트(사회학자) : "(인형을 갖는 것은)이미 통제를 벗어나 있습니다. 우스꽝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치앙마이 공항에서 일어난 사건은 이런 비난 여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 공항 수화물센터에서 마약의 일종인 환각제 200알이 아기 인형 속에 숨겨져 있던 사실이 발각된 겁니다.

아기 인형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태국 정부는 항공법상 비행기 좌석표는 사람에게만 발급할 수 있다며, 인형용 별도 표를 발매한 항공사를 제지하고 나섰습니다.

또 인형 생산업자의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공장을 압수 수색을 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녹취> 태국 경찰 : "수 백 개의 인형을 조사했고, 탈세 혐의를 발견했습니다. 수입 인형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할 예정입니다. "

하지만 인형 주인들은 정부의 태도 등을 이해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합니다.

인형을 뺏는 건 자식을 뺏는 것과 같다며 반발하는 주인.

미신 행위라며 단속에 나선 정부.

작은 인형이 불러온 논란에 태국 사회가 술렁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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