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의 겨우살이①] 영리한 수달…한파 속에도 사냥의 달인

입력 2016.02.08 (07:07) 수정 2016.02.0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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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은 겨울잠을 자지 않습니다. 추운 겨울에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먹이활동을 합니다. 그런데 사진에서 보듯 수달의 주된 먹이는 물고기입니다. 문제는 추위, 물이 꽁꽁 얼어붙으면 어떡할까요? 수달의 지혜는 겨우살이 과정에 잘 나타납니다.



안산 갈대 습지에는 수달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2년 전 관찰되기 시작해 지금은 갈대 습지와 시화호 상류 주변에 10여 마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겨울, 한파 속에 갈대 습지 물이 얼었습니다.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씨가 만들어 준 인공둥지 주변의 물도 모두 얼었습니다. 물이 얼기 전 인공둥지를 드나들며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하던 수달들을 이제 인공둥지 주변에서는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연관 기사] ☞ 수달 가족, 인공둥지에 정착하다

그렇다면 수달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해답은 물이 얼지 않는 곳, 한파 속에도 안산 갈대 습지에는 물이 항상 흐르는 곳이 있습니다. 반월천과 동화천을 지나 갈대습지를 통과한 민물이 시화호 바닷물과 만나는 곳에 작은 보가 있습니다. 그 보 옆에는 하천 물이 흐르는 어도가 있습니다. 어도에는 늘 물이 흘러내리기 때문에 겨울에도 얼지 않습니다. 해가 뜨는 새벽녘이나 해가 진 저녁에 여기에 수달 가족이 나타납니다.







수달은 수중 생활에 적합한 몸으로 진화했습니다. 유선형 몸매에 네 발에는 물갈퀴가 있습니다. 후각과 청각이 예민해 어두운 물속에서도 물고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 차디찬 수온에서도 체온을 유지하는 모피로 무장했습니다. 털가죽이 거친 바깥 털과 짧고 부드러운 속털의 이중구조로 돼 있어서 방수 효과와 보온 기능이 우수합니다. 이런 몸으로 최대 4분가량 물속에 잠수해 물고기를 사냥합니다.







수달은 산 속 계곡에도 서식합니다. 계곡 물이 모두 얼어붙어도 유속이 빠른 곳에는 얼음 구멍이 있기 마련입니다. 수달은 이런 얼음 구멍을 찾아 들어가 먹이 사냥을 합니다. 사냥 중에 숨이 차면 어떻게 할까요? 물과 얼음 사이 작은 공간에는 여기저기 공기층이 있습니다. 수달이 잠수 중에도 얼음 아래 공기층을 찾아내 호흡한다는 것이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씨의 목격담입니다. 수달의 영리함이 드러나는 대목이죠.





안산 갈대 습지의 수달은 하루 두 차례 먹이활동을 합니다. 해뜨기 직전 새벽과 해진 뒤 저녁 무렵이 식사 시간입니다. 아침 식사 시간은 3~40분으로 짧지만, 저녁이면 3시간 이상 활동하기도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물속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얼음 위에서 털을 고르는 겁니다. 수달의 털은 방수기능이 뛰어나지만 물속에 오래 있으면 방수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먹이를 먹은 뒤 얼음 위에서 장시간 털을 다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수달은 한때 우리나라 전국 하천에 서식했습니다. 수달 가죽을 대량으로 중국에 수출했다는 역사 기록도 있습니다. 6·25 전쟁 이전만 해도 목도리와 조끼용으로 수달을 사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이런 남획과 댐 건설 등 하천 개발 그리고 오염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습니다. 이제는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수달은 수중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특정 지역 물 환경의 건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종으로 수달을 꼽습니다. 그런 수달이 시화호와 안산 갈대 습지에 정착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화호 생태계가 안정을 찾아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때 흔했지만 이젠 사라진 수달,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고 서식지를 사람의 간섭에서 지켜준다면 수달은 다시 예전처럼 우리 곁에 찾아올 것입니다.

[동영상·사진 제공 = 최종인 시화호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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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달의 겨우살이①] 영리한 수달…한파 속에도 사냥의 달인
    • 입력 2016-02-08 07:07:10
    • 수정2016-02-08 08:42:17
    취재K


수달은 겨울잠을 자지 않습니다. 추운 겨울에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먹이활동을 합니다. 그런데 사진에서 보듯 수달의 주된 먹이는 물고기입니다. 문제는 추위, 물이 꽁꽁 얼어붙으면 어떡할까요? 수달의 지혜는 겨우살이 과정에 잘 나타납니다.



안산 갈대 습지에는 수달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2년 전 관찰되기 시작해 지금은 갈대 습지와 시화호 상류 주변에 10여 마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겨울, 한파 속에 갈대 습지 물이 얼었습니다.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씨가 만들어 준 인공둥지 주변의 물도 모두 얼었습니다. 물이 얼기 전 인공둥지를 드나들며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하던 수달들을 이제 인공둥지 주변에서는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연관 기사] ☞ 수달 가족, 인공둥지에 정착하다

그렇다면 수달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해답은 물이 얼지 않는 곳, 한파 속에도 안산 갈대 습지에는 물이 항상 흐르는 곳이 있습니다. 반월천과 동화천을 지나 갈대습지를 통과한 민물이 시화호 바닷물과 만나는 곳에 작은 보가 있습니다. 그 보 옆에는 하천 물이 흐르는 어도가 있습니다. 어도에는 늘 물이 흘러내리기 때문에 겨울에도 얼지 않습니다. 해가 뜨는 새벽녘이나 해가 진 저녁에 여기에 수달 가족이 나타납니다.







수달은 수중 생활에 적합한 몸으로 진화했습니다. 유선형 몸매에 네 발에는 물갈퀴가 있습니다. 후각과 청각이 예민해 어두운 물속에서도 물고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 차디찬 수온에서도 체온을 유지하는 모피로 무장했습니다. 털가죽이 거친 바깥 털과 짧고 부드러운 속털의 이중구조로 돼 있어서 방수 효과와 보온 기능이 우수합니다. 이런 몸으로 최대 4분가량 물속에 잠수해 물고기를 사냥합니다.







수달은 산 속 계곡에도 서식합니다. 계곡 물이 모두 얼어붙어도 유속이 빠른 곳에는 얼음 구멍이 있기 마련입니다. 수달은 이런 얼음 구멍을 찾아 들어가 먹이 사냥을 합니다. 사냥 중에 숨이 차면 어떻게 할까요? 물과 얼음 사이 작은 공간에는 여기저기 공기층이 있습니다. 수달이 잠수 중에도 얼음 아래 공기층을 찾아내 호흡한다는 것이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씨의 목격담입니다. 수달의 영리함이 드러나는 대목이죠.





안산 갈대 습지의 수달은 하루 두 차례 먹이활동을 합니다. 해뜨기 직전 새벽과 해진 뒤 저녁 무렵이 식사 시간입니다. 아침 식사 시간은 3~40분으로 짧지만, 저녁이면 3시간 이상 활동하기도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물속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얼음 위에서 털을 고르는 겁니다. 수달의 털은 방수기능이 뛰어나지만 물속에 오래 있으면 방수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먹이를 먹은 뒤 얼음 위에서 장시간 털을 다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수달은 한때 우리나라 전국 하천에 서식했습니다. 수달 가죽을 대량으로 중국에 수출했다는 역사 기록도 있습니다. 6·25 전쟁 이전만 해도 목도리와 조끼용으로 수달을 사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이런 남획과 댐 건설 등 하천 개발 그리고 오염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습니다. 이제는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수달은 수중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특정 지역 물 환경의 건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종으로 수달을 꼽습니다. 그런 수달이 시화호와 안산 갈대 습지에 정착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화호 생태계가 안정을 찾아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때 흔했지만 이젠 사라진 수달,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고 서식지를 사람의 간섭에서 지켜준다면 수달은 다시 예전처럼 우리 곁에 찾아올 것입니다.

[동영상·사진 제공 = 최종인 시화호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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