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희 평론가 : 설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명절이면 으레 가족영화들이 관심을 받기 마련이죠. 가족 영화라고 한다면 이를테면 가족끼리 보기 좋은 영화일수도 있고요. 아니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가족이 나오는 영화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족 휴면 영화에도 일종의 흥행 공식이 있다 라는 거 혹시 아십니까? 한국 가족 드라마의 유난히 도드라진 흥행 공식 지금부터 분석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갖고 영화 가족 영화의 대명사라고 한다면 이 영화 빼놓을 수 없겠죠. 7번방의 선물입니다. 홀로 어린 딸을 키우는 아버지, 그것도 지적 장애를 가진 아버지가 하필 경찰 고위 간부의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교도소에 갇힌다는 설정이죠. 감방 동료들의 도움에 힘입어 딸을 교도소 안으로 몰래 들어오게 만든다는 얘기를 통해 훈훈한 웃음을 안겨주는 한 편 결국 그의 억울한 죽음을 통해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세게 자극했던 작품이었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 보면서 많은 분들이 울었습니다. 안 울면 이상하죠. 주인공이 죽고 주인공의 가족이 서럽게 울면 대게 따라 울게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관객들은 눈물 한 바가지를 쏟으면서 아 감동적이다. 이렇게 착각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따져보죠. 그건 과연 감동일까요. 아니면 그저 눈물을 서비스 한 것일까요. 어쨌든 7번방의 선물은 한국 가족 영화가 흔히 구사하는 흥행 공식을 아주 충실하게 따른 작품입니다. 그 흥행 공식이라는 건 앞서 말씀드린대로 소중한 가족 중에 누군가 죽고 주인공이나 그의 가족이 서럽게 우는 것입니다. 지난 2014년에 개봉했던 우아한 거짓말은 어떻습니까. 영화는 김희애의 막내딸 천지의 죽음을 둘러싸고 고아성이 연기한 맏딸이 동생의 죽음 이면에 왕따라는 게 있었음을 파헤쳐 들어가는 형식을 띠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도 한국 가족 영화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가족 구성원 가운데 한 명이 죽고 남아있는 이들이 서럽게 웁니다.
강동원과 송혜교가 부부로 등장했던 두근두근 내인생이라는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는 선천성 조로증에 걸려서 엄마 아빠보다 더 빨리 세상을 떠날 운명인 열 여섯 살 아름이 가족의 사연을 펼쳐보입니다. 딱 이 설정 한 마디로 통해서 우리는 이 영화가 관객들을 어떻게 울리게 될 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왜 한국 가족 영화는 늘 누군가 죽어야 하는 걸까요. 다른 나라 영화도 그럴까요? 물론 없진 않습니다만 한국 영화만큼 흔하진 않습니다. 이를테면 얼마 전에 개봉한 고레헤다 히로카츠의 일본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네 자매의 소소한 일상을 담백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시 일본 영화 이별까지 7일이라는 작품에서는 곧 돌아가시게 된다는 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살릴 길을 백방으로 수소문하는 두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결국 어머니를 살릴 방법을 찾아낸 뒤에 안도의 울음을 토합니다. 하지만 카메라는 우는 장면을 아주 멀찌감찌에서 바라보죠.
지난해 개봉했던 장 르노 주연의 프랑스 가족영화 러브 인 프로방스에서 가족 구성원 어느 누구도 죽지 않으며 어느 누구도 슬프게 울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동적입니다.
관객들의 눈물샘을 세게 자극하지 않아도 꽤나 감동적인 가족 영화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죽고 또 주인공이 서럽에 우는 장면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억지 감동을 안겨주려는 한국 영화의 반성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 공식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한 마디로 죽어야 산다입니다. 이건 좀 잔인하지 않은가요. 우리는 왜 누군가 죽어야 울 수밖에 없게 된 걸까요. 지금까지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갖고 영화 가족 영화의 대명사라고 한다면 이 영화 빼놓을 수 없겠죠. 7번방의 선물입니다. 홀로 어린 딸을 키우는 아버지, 그것도 지적 장애를 가진 아버지가 하필 경찰 고위 간부의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교도소에 갇힌다는 설정이죠. 감방 동료들의 도움에 힘입어 딸을 교도소 안으로 몰래 들어오게 만든다는 얘기를 통해 훈훈한 웃음을 안겨주는 한 편 결국 그의 억울한 죽음을 통해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세게 자극했던 작품이었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 보면서 많은 분들이 울었습니다. 안 울면 이상하죠. 주인공이 죽고 주인공의 가족이 서럽게 울면 대게 따라 울게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관객들은 눈물 한 바가지를 쏟으면서 아 감동적이다. 이렇게 착각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따져보죠. 그건 과연 감동일까요. 아니면 그저 눈물을 서비스 한 것일까요. 어쨌든 7번방의 선물은 한국 가족 영화가 흔히 구사하는 흥행 공식을 아주 충실하게 따른 작품입니다. 그 흥행 공식이라는 건 앞서 말씀드린대로 소중한 가족 중에 누군가 죽고 주인공이나 그의 가족이 서럽게 우는 것입니다. 지난 2014년에 개봉했던 우아한 거짓말은 어떻습니까. 영화는 김희애의 막내딸 천지의 죽음을 둘러싸고 고아성이 연기한 맏딸이 동생의 죽음 이면에 왕따라는 게 있었음을 파헤쳐 들어가는 형식을 띠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도 한국 가족 영화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가족 구성원 가운데 한 명이 죽고 남아있는 이들이 서럽게 웁니다.
강동원과 송혜교가 부부로 등장했던 두근두근 내인생이라는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는 선천성 조로증에 걸려서 엄마 아빠보다 더 빨리 세상을 떠날 운명인 열 여섯 살 아름이 가족의 사연을 펼쳐보입니다. 딱 이 설정 한 마디로 통해서 우리는 이 영화가 관객들을 어떻게 울리게 될 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왜 한국 가족 영화는 늘 누군가 죽어야 하는 걸까요. 다른 나라 영화도 그럴까요? 물론 없진 않습니다만 한국 영화만큼 흔하진 않습니다. 이를테면 얼마 전에 개봉한 고레헤다 히로카츠의 일본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네 자매의 소소한 일상을 담백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시 일본 영화 이별까지 7일이라는 작품에서는 곧 돌아가시게 된다는 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살릴 길을 백방으로 수소문하는 두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결국 어머니를 살릴 방법을 찾아낸 뒤에 안도의 울음을 토합니다. 하지만 카메라는 우는 장면을 아주 멀찌감찌에서 바라보죠.
지난해 개봉했던 장 르노 주연의 프랑스 가족영화 러브 인 프로방스에서 가족 구성원 어느 누구도 죽지 않으며 어느 누구도 슬프게 울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동적입니다.
관객들의 눈물샘을 세게 자극하지 않아도 꽤나 감동적인 가족 영화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죽고 또 주인공이 서럽에 우는 장면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억지 감동을 안겨주려는 한국 영화의 반성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 공식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한 마디로 죽어야 산다입니다. 이건 좀 잔인하지 않은가요. 우리는 왜 누군가 죽어야 울 수밖에 없게 된 걸까요. 지금까지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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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칠한 시선] ‘죽어야 사는’ 한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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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2-10 11:02:03

최광희 평론가 : 설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명절이면 으레 가족영화들이 관심을 받기 마련이죠. 가족 영화라고 한다면 이를테면 가족끼리 보기 좋은 영화일수도 있고요. 아니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가족이 나오는 영화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족 휴면 영화에도 일종의 흥행 공식이 있다 라는 거 혹시 아십니까? 한국 가족 드라마의 유난히 도드라진 흥행 공식 지금부터 분석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갖고 영화 가족 영화의 대명사라고 한다면 이 영화 빼놓을 수 없겠죠. 7번방의 선물입니다. 홀로 어린 딸을 키우는 아버지, 그것도 지적 장애를 가진 아버지가 하필 경찰 고위 간부의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교도소에 갇힌다는 설정이죠. 감방 동료들의 도움에 힘입어 딸을 교도소 안으로 몰래 들어오게 만든다는 얘기를 통해 훈훈한 웃음을 안겨주는 한 편 결국 그의 억울한 죽음을 통해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세게 자극했던 작품이었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 보면서 많은 분들이 울었습니다. 안 울면 이상하죠. 주인공이 죽고 주인공의 가족이 서럽게 울면 대게 따라 울게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관객들은 눈물 한 바가지를 쏟으면서 아 감동적이다. 이렇게 착각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따져보죠. 그건 과연 감동일까요. 아니면 그저 눈물을 서비스 한 것일까요. 어쨌든 7번방의 선물은 한국 가족 영화가 흔히 구사하는 흥행 공식을 아주 충실하게 따른 작품입니다. 그 흥행 공식이라는 건 앞서 말씀드린대로 소중한 가족 중에 누군가 죽고 주인공이나 그의 가족이 서럽게 우는 것입니다. 지난 2014년에 개봉했던 우아한 거짓말은 어떻습니까. 영화는 김희애의 막내딸 천지의 죽음을 둘러싸고 고아성이 연기한 맏딸이 동생의 죽음 이면에 왕따라는 게 있었음을 파헤쳐 들어가는 형식을 띠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도 한국 가족 영화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가족 구성원 가운데 한 명이 죽고 남아있는 이들이 서럽게 웁니다.
강동원과 송혜교가 부부로 등장했던 두근두근 내인생이라는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는 선천성 조로증에 걸려서 엄마 아빠보다 더 빨리 세상을 떠날 운명인 열 여섯 살 아름이 가족의 사연을 펼쳐보입니다. 딱 이 설정 한 마디로 통해서 우리는 이 영화가 관객들을 어떻게 울리게 될 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왜 한국 가족 영화는 늘 누군가 죽어야 하는 걸까요. 다른 나라 영화도 그럴까요? 물론 없진 않습니다만 한국 영화만큼 흔하진 않습니다. 이를테면 얼마 전에 개봉한 고레헤다 히로카츠의 일본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네 자매의 소소한 일상을 담백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시 일본 영화 이별까지 7일이라는 작품에서는 곧 돌아가시게 된다는 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살릴 길을 백방으로 수소문하는 두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결국 어머니를 살릴 방법을 찾아낸 뒤에 안도의 울음을 토합니다. 하지만 카메라는 우는 장면을 아주 멀찌감찌에서 바라보죠.
지난해 개봉했던 장 르노 주연의 프랑스 가족영화 러브 인 프로방스에서 가족 구성원 어느 누구도 죽지 않으며 어느 누구도 슬프게 울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동적입니다.
관객들의 눈물샘을 세게 자극하지 않아도 꽤나 감동적인 가족 영화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죽고 또 주인공이 서럽에 우는 장면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억지 감동을 안겨주려는 한국 영화의 반성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 공식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한 마디로 죽어야 산다입니다. 이건 좀 잔인하지 않은가요. 우리는 왜 누군가 죽어야 울 수밖에 없게 된 걸까요. 지금까지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갖고 영화 가족 영화의 대명사라고 한다면 이 영화 빼놓을 수 없겠죠. 7번방의 선물입니다. 홀로 어린 딸을 키우는 아버지, 그것도 지적 장애를 가진 아버지가 하필 경찰 고위 간부의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교도소에 갇힌다는 설정이죠. 감방 동료들의 도움에 힘입어 딸을 교도소 안으로 몰래 들어오게 만든다는 얘기를 통해 훈훈한 웃음을 안겨주는 한 편 결국 그의 억울한 죽음을 통해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세게 자극했던 작품이었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 보면서 많은 분들이 울었습니다. 안 울면 이상하죠. 주인공이 죽고 주인공의 가족이 서럽게 울면 대게 따라 울게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관객들은 눈물 한 바가지를 쏟으면서 아 감동적이다. 이렇게 착각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따져보죠. 그건 과연 감동일까요. 아니면 그저 눈물을 서비스 한 것일까요. 어쨌든 7번방의 선물은 한국 가족 영화가 흔히 구사하는 흥행 공식을 아주 충실하게 따른 작품입니다. 그 흥행 공식이라는 건 앞서 말씀드린대로 소중한 가족 중에 누군가 죽고 주인공이나 그의 가족이 서럽게 우는 것입니다. 지난 2014년에 개봉했던 우아한 거짓말은 어떻습니까. 영화는 김희애의 막내딸 천지의 죽음을 둘러싸고 고아성이 연기한 맏딸이 동생의 죽음 이면에 왕따라는 게 있었음을 파헤쳐 들어가는 형식을 띠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도 한국 가족 영화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가족 구성원 가운데 한 명이 죽고 남아있는 이들이 서럽게 웁니다.
강동원과 송혜교가 부부로 등장했던 두근두근 내인생이라는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는 선천성 조로증에 걸려서 엄마 아빠보다 더 빨리 세상을 떠날 운명인 열 여섯 살 아름이 가족의 사연을 펼쳐보입니다. 딱 이 설정 한 마디로 통해서 우리는 이 영화가 관객들을 어떻게 울리게 될 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왜 한국 가족 영화는 늘 누군가 죽어야 하는 걸까요. 다른 나라 영화도 그럴까요? 물론 없진 않습니다만 한국 영화만큼 흔하진 않습니다. 이를테면 얼마 전에 개봉한 고레헤다 히로카츠의 일본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네 자매의 소소한 일상을 담백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시 일본 영화 이별까지 7일이라는 작품에서는 곧 돌아가시게 된다는 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살릴 길을 백방으로 수소문하는 두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결국 어머니를 살릴 방법을 찾아낸 뒤에 안도의 울음을 토합니다. 하지만 카메라는 우는 장면을 아주 멀찌감찌에서 바라보죠.
지난해 개봉했던 장 르노 주연의 프랑스 가족영화 러브 인 프로방스에서 가족 구성원 어느 누구도 죽지 않으며 어느 누구도 슬프게 울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동적입니다.
관객들의 눈물샘을 세게 자극하지 않아도 꽤나 감동적인 가족 영화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죽고 또 주인공이 서럽에 우는 장면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억지 감동을 안겨주려는 한국 영화의 반성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 공식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한 마디로 죽어야 산다입니다. 이건 좀 잔인하지 않은가요. 우리는 왜 누군가 죽어야 울 수밖에 없게 된 걸까요. 지금까지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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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빈 기자 chef@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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