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의 겨우살이②] 먹이 보관은 어떻게?…‘물속 냉장고’

입력 2016.02.1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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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의 제왕 수달, 위에서 보듯이 커다란 물고기도 척척 잡습니다. 민물 어류의 최강자, 물속의 폭군이라고 불리는 가물치도 수달의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 앞에서는 꼼짝 못 합니다. 이러니 수달이야말로 수중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자기 덩치만한 큰 물고기도 잡는 수달, 그런데 워낙 큰 물고기는 한 번에 다 먹지도 못합니다. 그렇다면 먹다 남은 물고기를 어떻게 할까요? 그냥 버릴까요?





수달은 '물속 냉장고'를 이용합니다. 먼저 물고기의 공기주머니인 부레를 떼어내 물고기가 떠오르지 않도록 한 뒤 물속에 숨겨둡니다. 그런 뒤 다음날 다시 와 숨겨둔 물고기를 찾아 먹습니다. 어두운 물속에서도 숨겨둔 물고기를 귀신같이 찾아낸다는 것이 최종인 시화호 지킴이의 목격담입니다. 요즘 같은 겨울에 다른 곳에 물고기를 두면 꽁꽁 얼어버립니다. 얼어붙은 물고기는 먹기 어렵기 때문에 수달은 얼지 않은 물속을 냉장고로 활용하는 겁니다.







수달이 먹다 남긴 물고기 잔해는 다른 야생동물들에게 큰 선물입니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에는 모두에게 먹거리가 부족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달이 남긴 물고기는 최상의 영양 공급원 가운데 하나입니다. 안산 갈대습지의 수달 먹이터에서는 왜가리와 알락오리, 청둥오리, 물닭 그리고 갈매기 등 갖가지 새들이 수달이 남긴 물고기로 배를 불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끔은 수달이 남긴 먹이를 놓고 다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물닭알락오리의 한판 대결, 누가 이길까요? 부리가 뾰쪽한 물닭이 더 유리해 보이기도 하지만 입을 크게 벌리고 짖어대는 알락오리 앞에서 물닭이 슬며시 물러나고 맙니다.





수달은 드물게 새를 잡아먹기도 합니다. 물속에 잠수해서 조용히 접근한 뒤 순식간에 새를 덮치는 겁니다. 하지만 물고기가 풍부한 안산 갈대습지에서는 아직 그런 광경이 포착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물새들이 수달로부터 겨울을 버티는 데 큰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공존의 세상, 다양하고 많은 생명이 깃들수록 생태계의 모습은 더욱 풍성해집니다.

화면제공: 최종인 시화호 지킴이

[연관 기사] ☞ [수달의 겨우살이①] 영리한 수달…한파 속에도 사냥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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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달의 겨우살이②] 먹이 보관은 어떻게?…‘물속 냉장고’
    • 입력 2016-02-17 09:03:25
    취재K


물속의 제왕 수달, 위에서 보듯이 커다란 물고기도 척척 잡습니다. 민물 어류의 최강자, 물속의 폭군이라고 불리는 가물치도 수달의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 앞에서는 꼼짝 못 합니다. 이러니 수달이야말로 수중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자기 덩치만한 큰 물고기도 잡는 수달, 그런데 워낙 큰 물고기는 한 번에 다 먹지도 못합니다. 그렇다면 먹다 남은 물고기를 어떻게 할까요? 그냥 버릴까요?





수달은 '물속 냉장고'를 이용합니다. 먼저 물고기의 공기주머니인 부레를 떼어내 물고기가 떠오르지 않도록 한 뒤 물속에 숨겨둡니다. 그런 뒤 다음날 다시 와 숨겨둔 물고기를 찾아 먹습니다. 어두운 물속에서도 숨겨둔 물고기를 귀신같이 찾아낸다는 것이 최종인 시화호 지킴이의 목격담입니다. 요즘 같은 겨울에 다른 곳에 물고기를 두면 꽁꽁 얼어버립니다. 얼어붙은 물고기는 먹기 어렵기 때문에 수달은 얼지 않은 물속을 냉장고로 활용하는 겁니다.







수달이 먹다 남긴 물고기 잔해는 다른 야생동물들에게 큰 선물입니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에는 모두에게 먹거리가 부족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달이 남긴 물고기는 최상의 영양 공급원 가운데 하나입니다. 안산 갈대습지의 수달 먹이터에서는 왜가리와 알락오리, 청둥오리, 물닭 그리고 갈매기 등 갖가지 새들이 수달이 남긴 물고기로 배를 불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끔은 수달이 남긴 먹이를 놓고 다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물닭알락오리의 한판 대결, 누가 이길까요? 부리가 뾰쪽한 물닭이 더 유리해 보이기도 하지만 입을 크게 벌리고 짖어대는 알락오리 앞에서 물닭이 슬며시 물러나고 맙니다.





수달은 드물게 새를 잡아먹기도 합니다. 물속에 잠수해서 조용히 접근한 뒤 순식간에 새를 덮치는 겁니다. 하지만 물고기가 풍부한 안산 갈대습지에서는 아직 그런 광경이 포착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물새들이 수달로부터 겨울을 버티는 데 큰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공존의 세상, 다양하고 많은 생명이 깃들수록 생태계의 모습은 더욱 풍성해집니다.

화면제공: 최종인 시화호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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