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데이트 폭력…‘사랑’ 아닌 ‘범죄’

입력 2016.02.18 (08:32) 수정 2016.02.1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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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랑한다 말하며 연인에게 집착하고 때리는 이른바 데이트폭력이 심각합니다.

데이트폭력으로 구속됐던 한 남성은 출소 직후 여성을 또 협박하다 체포됐구요, 두 사람이 다투다가 상대의 손가락을 부러뜨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막이야 두 사람만이 알겠지만, 이렇게 경찰에 신고되는 데이트폭력건수가 한해 7천 건 정도로, 최근 급증셉니다.

결국 경찰도 전담팀을 꾸리고 다음달 2일까지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사회 문제로 커진 데이트 폭력, 뉴스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42살 남성 문모 씨는 한 직장에서 사귀던 여성 A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김운기(팀장/서울 서대문경찰서 강력 4팀) : "4개월 동안 사귀면서부터 피의자의 성향이 나타난 거죠. 폭력성이라든가 성적으로 집착성이라든가 이런 부분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니까……."

그 때부터 문 씨는 A씨의 행실이 문란하다는 헛소문을 회사 내에 퍼트리고, 성폭행까지 시도했습니다.

<인터뷰> 김운기(팀장/서울 서대문경찰서 강력4팀) : "2회에 걸쳐서 성폭행 미수가 있었는데 첫 번째가 회사, 두 번째는 주거지에서 기다렸다가 칼 들고 위협했을 때……."

참다못한 A씨의 신고로 문 씨는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그리고 문 씨는 다시는 A씨의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 뒤 구속 두달 만에 출소했습니다.

하지만 출소 사흘 만에 문 씨의 괴롭힘은 다시 시작됐습니다.

휴대전화 석대를 개통해 번갈아가며 수십 통의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자신의 SNS에 살기 가득한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밤에는 전화를 걸어 이상한 소리까지 내며 7개월이나 A씨를 괴롭혔습니다.

결국 A씨는 지난 3일 경찰에 다급히 신고를 했습니다.

<인터뷰> 김운기(팀장/서울 서대문경찰서 강력4팀) : "이번에는 같은 정보통신망 법하고 명예훼손, 특가법상 보복범죄로 해서 구속 송치된 상태입니다."

지난달 말, 40대 여성 B씨는 검지 손가락에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6살 아래 남자친구 정모 씨와 다투다 벌어진 일입니다.

<인터뷰> 홍학수(팀장/인천계양경찰서 형사1팀) : "1월 28일이죠. 그때 폭행을 당하면서 방어행위를 하다가 손으로 막다가 손가락이 골절된 상태인데……."

정 씨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여성의 얼굴과 명치를 때리는 등 6차례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들어선 흉기로 3차례 여성을 협박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정 씨는 다툴 때마다 가볍게 꼬집은 적은 있지만 심하게 때리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홍학수(팀장/인천계양경찰서 형사1팀) : "이번에도 화해 차원에서 만났던 것 같은데요. 또 폭행이 이루어지니까 신고를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폭행이 더 이상 사랑싸움이 아니라 범죄행위라는 걸 명백히 피해자한테 고지하고 상담 조치를 했습니다."

경찰은 정 씨를 특수협박과 폭행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이별을 통보한 여성에게 다시 만나 달라고 괴롭히다 아예 집으로 숨어들기도 했습니다.

지난 3일, 39살 유모 씨는 2주 전 헤어진 여성이 집을 비운 사이 열쇠를 잃어버렸다며 이삿짐센터 사다리차를 불렀습니다.

그렇게 6층 창문을 통해 여성의 집에 몰래 들어가 옷장과 벽 사이에 숨어 있다가 수상한 낌새를 챈 여성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인터뷰> 김규주(대장/동래경찰서 사직지구대장) : "(사다리차를) 타고 들어갔다는 운전기사의 말을 듣고 심각하다, 다른 주거침입의 범죄와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긴박하게 대처했습니다)."

이처럼 연인 사이에 벌어지는 폭력 이른바 데이트 폭력은 최근 5년 동안에는 한해 평균 7천 여건 씩 발생하고 있습니다.

잠시 주춤하는 듯 싶더니 지난해엔 7,700건 정도로 그 숫자가 급증했습니다.

데이트 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게 된 겁니다.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의 경우 피해자가 이것을 폭력으로 인지하기 어려운 게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이미경(소장/한국성폭력상담소) : "왜냐하면, 피해자 대부분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고……. 데이트 폭력 같은 경우에는 바로 그 폭력이 일어났을 때 아주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 순간을 놓치게 되면 그보다 더한 폭력이 계속 연달아서 나오게 돼서……."

경찰도 데이트 폭력이 갈수록 심각성을 더하자 전국의 경찰서 251곳에 데이트 폭력 전담팀을 꾸려 한달 동안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일주일 동안 신고건수가 무려 370여 건에 달했습니다.

<인터뷰> 김헌기(수사기획관/경찰청) : "첫째 주 일주일간 작년 동기간 대비를 해보니 48%가 증가했습니다. 그동안에 여러 가지 특히, 보복이라든지 본인의 어떤 사생활 보호 노출을 우려해서 신고를 안 하셨던 피해자들이 많은 신고를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지금까지는 남녀 사이의 문제로만 여겨 피해가 생겨야만 처벌이 가능했는데, 앞으로는 사건 접수단계부터 입체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박준경(부산경찰청 폭력계장) :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될 때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피해자에 대한 법률상담, 심리상담 등 피해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또 데이트 폭력으로 피해를 봤다면 익명으로 112나 인터넷,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신고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접근 금지나 신변보호 조치 요청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데이트 폭력은 재범률이 높은 데다 피해자 개인 정보가 노출돼 보복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경찰은 아무리 연인 사이라고 해도 폭력 징후가 보이면 즉시 신고해야 범죄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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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데이트 폭력…‘사랑’ 아닌 ‘범죄’
    • 입력 2016-02-18 08:34:14
    • 수정2016-02-18 10: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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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랑한다 말하며 연인에게 집착하고 때리는 이른바 데이트폭력이 심각합니다.

데이트폭력으로 구속됐던 한 남성은 출소 직후 여성을 또 협박하다 체포됐구요, 두 사람이 다투다가 상대의 손가락을 부러뜨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막이야 두 사람만이 알겠지만, 이렇게 경찰에 신고되는 데이트폭력건수가 한해 7천 건 정도로, 최근 급증셉니다.

결국 경찰도 전담팀을 꾸리고 다음달 2일까지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사회 문제로 커진 데이트 폭력, 뉴스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42살 남성 문모 씨는 한 직장에서 사귀던 여성 A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김운기(팀장/서울 서대문경찰서 강력 4팀) : "4개월 동안 사귀면서부터 피의자의 성향이 나타난 거죠. 폭력성이라든가 성적으로 집착성이라든가 이런 부분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니까……."

그 때부터 문 씨는 A씨의 행실이 문란하다는 헛소문을 회사 내에 퍼트리고, 성폭행까지 시도했습니다.

<인터뷰> 김운기(팀장/서울 서대문경찰서 강력4팀) : "2회에 걸쳐서 성폭행 미수가 있었는데 첫 번째가 회사, 두 번째는 주거지에서 기다렸다가 칼 들고 위협했을 때……."

참다못한 A씨의 신고로 문 씨는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그리고 문 씨는 다시는 A씨의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 뒤 구속 두달 만에 출소했습니다.

하지만 출소 사흘 만에 문 씨의 괴롭힘은 다시 시작됐습니다.

휴대전화 석대를 개통해 번갈아가며 수십 통의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자신의 SNS에 살기 가득한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밤에는 전화를 걸어 이상한 소리까지 내며 7개월이나 A씨를 괴롭혔습니다.

결국 A씨는 지난 3일 경찰에 다급히 신고를 했습니다.

<인터뷰> 김운기(팀장/서울 서대문경찰서 강력4팀) : "이번에는 같은 정보통신망 법하고 명예훼손, 특가법상 보복범죄로 해서 구속 송치된 상태입니다."

지난달 말, 40대 여성 B씨는 검지 손가락에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6살 아래 남자친구 정모 씨와 다투다 벌어진 일입니다.

<인터뷰> 홍학수(팀장/인천계양경찰서 형사1팀) : "1월 28일이죠. 그때 폭행을 당하면서 방어행위를 하다가 손으로 막다가 손가락이 골절된 상태인데……."

정 씨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여성의 얼굴과 명치를 때리는 등 6차례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들어선 흉기로 3차례 여성을 협박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정 씨는 다툴 때마다 가볍게 꼬집은 적은 있지만 심하게 때리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홍학수(팀장/인천계양경찰서 형사1팀) : "이번에도 화해 차원에서 만났던 것 같은데요. 또 폭행이 이루어지니까 신고를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폭행이 더 이상 사랑싸움이 아니라 범죄행위라는 걸 명백히 피해자한테 고지하고 상담 조치를 했습니다."

경찰은 정 씨를 특수협박과 폭행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이별을 통보한 여성에게 다시 만나 달라고 괴롭히다 아예 집으로 숨어들기도 했습니다.

지난 3일, 39살 유모 씨는 2주 전 헤어진 여성이 집을 비운 사이 열쇠를 잃어버렸다며 이삿짐센터 사다리차를 불렀습니다.

그렇게 6층 창문을 통해 여성의 집에 몰래 들어가 옷장과 벽 사이에 숨어 있다가 수상한 낌새를 챈 여성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인터뷰> 김규주(대장/동래경찰서 사직지구대장) : "(사다리차를) 타고 들어갔다는 운전기사의 말을 듣고 심각하다, 다른 주거침입의 범죄와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긴박하게 대처했습니다)."

이처럼 연인 사이에 벌어지는 폭력 이른바 데이트 폭력은 최근 5년 동안에는 한해 평균 7천 여건 씩 발생하고 있습니다.

잠시 주춤하는 듯 싶더니 지난해엔 7,700건 정도로 그 숫자가 급증했습니다.

데이트 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게 된 겁니다.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의 경우 피해자가 이것을 폭력으로 인지하기 어려운 게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이미경(소장/한국성폭력상담소) : "왜냐하면, 피해자 대부분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고……. 데이트 폭력 같은 경우에는 바로 그 폭력이 일어났을 때 아주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 순간을 놓치게 되면 그보다 더한 폭력이 계속 연달아서 나오게 돼서……."

경찰도 데이트 폭력이 갈수록 심각성을 더하자 전국의 경찰서 251곳에 데이트 폭력 전담팀을 꾸려 한달 동안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일주일 동안 신고건수가 무려 370여 건에 달했습니다.

<인터뷰> 김헌기(수사기획관/경찰청) : "첫째 주 일주일간 작년 동기간 대비를 해보니 48%가 증가했습니다. 그동안에 여러 가지 특히, 보복이라든지 본인의 어떤 사생활 보호 노출을 우려해서 신고를 안 하셨던 피해자들이 많은 신고를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지금까지는 남녀 사이의 문제로만 여겨 피해가 생겨야만 처벌이 가능했는데, 앞으로는 사건 접수단계부터 입체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박준경(부산경찰청 폭력계장) :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될 때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피해자에 대한 법률상담, 심리상담 등 피해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또 데이트 폭력으로 피해를 봤다면 익명으로 112나 인터넷,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신고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접근 금지나 신변보호 조치 요청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데이트 폭력은 재범률이 높은 데다 피해자 개인 정보가 노출돼 보복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경찰은 아무리 연인 사이라고 해도 폭력 징후가 보이면 즉시 신고해야 범죄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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