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톡톡] 자살률 1위 한국…우울증 치료에는 소극적

입력 2016.02.23 (08:47) 수정 2016.02.2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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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건강톡톡 시간입니다.

우울증은 실패에 대한 자괴감, 헤어진 뒤 아픔이나 관계 속에서 받는 상처와는 분명히 다른데요.

잠깐 지나가는 증상일까요?

아니면 질병으로 봐야할까요?

박광식 기자와 우울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친구들과 일상 대화를 나눌 때도 “나 오늘 우울해” 이런 얘기는 흔하게 하잖아요.

<질문>
이럴 때 일시적인 슬럼프인건지,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서의 우울증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있나요?

<답변>
네, 우울증에 걸리면 고통스러운 감정이 과도하게 예민해지고 기쁜일에는 무감각해지는데요.

이 상태가 심해지면, 절망감이 커지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차라리 고통을 줄이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울증 진단기준이 있는데요.

이런 우울감이나 무력감이 있어야 하고, 체중이나 식욕이 변한다든지, 잠을 잘 못자거나 전반적으로 축 처지는지 살펴봐야합니다 .

또, 피로감이나 에너지가 떨어져 있고 스스로 무가치하게 느끼거나 부적절한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그러다보니 집중력은 물론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고, 심지어 죽음에 대한 생각이나 자살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방금 말한 9개 증상 중 5개 이상 해당되면 우울증이라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질문>
기분장애엔 우울증 외에도 조울증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우울증은 설명을 해주셨는데, 조울증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답변>
네, 먼저 방금 이야기했던 우울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주요 우울증이라고 진단하고요.

여기에 조증...그러니까, 기분이 좋아지고 잠을 적게 자도 피곤하지 않고 생각이 많아지고 자신감이 넘치는 등 조증 현상을 경험하면 조울증이라고 진단하게 됩니다.

조울증의 경우 70%가 첫 증상이 우울증으로 나타나고, 더 자주 반복되기 때문에 우울증이 발전한 것 아니냐 오해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울증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
그러면 주변에서 나 우울하다고 말한다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을까요?

<답변>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울증의 가장 많은 증상이, 98%가 우울감이 아닌 피곤하거나 에너지의 감퇴로 나타나는데요.

그래서 우울증인지 모르고 보통 내과를 가서 통상적인 피검사를 해보고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게 되죠.

또, 두번째로 많은 증상이 불안감인데요.

불안감이 심한 우울증은 너무 고통스럽기 때무에 자살시도와 같은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서 상세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울감의 경우에는 아침에 심하다가 오후가 되면 좀 나아지는게 일반적입니다.

<질문>
우울증 치료하려면 약물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는데, 약물 치료에 대한 오해도 많더라고요?

<답변>
네, 기본적으로 우울증의 치료는 약물치료가 원칙인데요.

최근 20년간 항우울제가 발전하여 우울증의 치료도 크게 발전했습니다.

약물치료에 대한 걱정도 많지만 결론적으로 항우울제는 습관성이 생기지 않아 중독성이 없고, 장기간 복용을 해도 신체적 이상을 초래하지 않습니다.

임신 중에도 사용이 가능할 만큼 안전하기 때문에 복용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건 항우울제 복용방법인데요.

해열제처럼 약을 먹자마자 우울 증상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꽤 긴 시간,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항우울제 시작하고 보통 증상이 좋아지는데 6~8주가 소요됩니다. 그리고 우울증상이 없어졌다고 약을 바로 끊으면 증상이 바로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6개월 이상 약을 계속 복용하는게 중요합니다."

조울증 치료는 조금 다른데요.

우울증에는 주로 항우울제가 사용되지만, 조울증에 감정의 진폭을 줄이는 기분안정제가 추가됩니다.

조증이 왔을때 기분안정제를 사용하면, 기분변화가 줄어들면서 조증이 가라앉는 원리인데요.

기분안정제도 중독성은 없지만, 항우울제와 다르게 임신 중엔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최근 OECD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항우울제 소비량이 28개 조사국 가운데 두 번째로 낮습니다.

OECD 평균의 1/3 수준인데, 이 수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울증 치료를 제대로 받고 있지 않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을 고려하면, 큰 문제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질문>
우울감에 빠지면 술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건 어떻게 보시나요?

<답변>
고통을 잊기 위해서 마시는 술은 감정 조절에 바람직하지도 않을뿐더러 상당히 위험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자살한 경우, 음주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인데요.

또 잠이 안 온다고 술을 마시는 것도 알코올 중독으로 연결될 수 있어 피하는게 좋습니다.

우울감을 줄이는 데 특효는 바로 운동입니다.

하루 30분 걷기만해도 우울감을 크게 상쇄시킬 수 있고요.

또, 동료들과의 친밀한 소속감은 자신이 외로운 존재가 아니라는 위안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일단, 주변 사람이 우울증에 걸렸다면 치료를 받도록 적극 권유하고 약을 잘 복용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우울증에 대해 비난하지 말고, 어려움을 충분히 들어 주지만 섣부른 위로는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 하도록 권유하는 것도 좋지만, 조급하게 강요해선 안되고요.

특히 자살의 위험에 대해선 주변에서 예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울증과 조울증은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라 질병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하고 비교적 치료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치료를 받는게 중요합니다.

<앵커 멘트>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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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톡톡] 자살률 1위 한국…우울증 치료에는 소극적
    • 입력 2016-02-23 08:48:49
    • 수정2016-02-23 13:20:02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건강톡톡 시간입니다.

우울증은 실패에 대한 자괴감, 헤어진 뒤 아픔이나 관계 속에서 받는 상처와는 분명히 다른데요.

잠깐 지나가는 증상일까요?

아니면 질병으로 봐야할까요?

박광식 기자와 우울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친구들과 일상 대화를 나눌 때도 “나 오늘 우울해” 이런 얘기는 흔하게 하잖아요.

<질문>
이럴 때 일시적인 슬럼프인건지,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서의 우울증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있나요?

<답변>
네, 우울증에 걸리면 고통스러운 감정이 과도하게 예민해지고 기쁜일에는 무감각해지는데요.

이 상태가 심해지면, 절망감이 커지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차라리 고통을 줄이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울증 진단기준이 있는데요.

이런 우울감이나 무력감이 있어야 하고, 체중이나 식욕이 변한다든지, 잠을 잘 못자거나 전반적으로 축 처지는지 살펴봐야합니다 .

또, 피로감이나 에너지가 떨어져 있고 스스로 무가치하게 느끼거나 부적절한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그러다보니 집중력은 물론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고, 심지어 죽음에 대한 생각이나 자살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방금 말한 9개 증상 중 5개 이상 해당되면 우울증이라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질문>
기분장애엔 우울증 외에도 조울증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우울증은 설명을 해주셨는데, 조울증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답변>
네, 먼저 방금 이야기했던 우울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주요 우울증이라고 진단하고요.

여기에 조증...그러니까, 기분이 좋아지고 잠을 적게 자도 피곤하지 않고 생각이 많아지고 자신감이 넘치는 등 조증 현상을 경험하면 조울증이라고 진단하게 됩니다.

조울증의 경우 70%가 첫 증상이 우울증으로 나타나고, 더 자주 반복되기 때문에 우울증이 발전한 것 아니냐 오해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울증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
그러면 주변에서 나 우울하다고 말한다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을까요?

<답변>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울증의 가장 많은 증상이, 98%가 우울감이 아닌 피곤하거나 에너지의 감퇴로 나타나는데요.

그래서 우울증인지 모르고 보통 내과를 가서 통상적인 피검사를 해보고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게 되죠.

또, 두번째로 많은 증상이 불안감인데요.

불안감이 심한 우울증은 너무 고통스럽기 때무에 자살시도와 같은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서 상세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울감의 경우에는 아침에 심하다가 오후가 되면 좀 나아지는게 일반적입니다.

<질문>
우울증 치료하려면 약물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는데, 약물 치료에 대한 오해도 많더라고요?

<답변>
네, 기본적으로 우울증의 치료는 약물치료가 원칙인데요.

최근 20년간 항우울제가 발전하여 우울증의 치료도 크게 발전했습니다.

약물치료에 대한 걱정도 많지만 결론적으로 항우울제는 습관성이 생기지 않아 중독성이 없고, 장기간 복용을 해도 신체적 이상을 초래하지 않습니다.

임신 중에도 사용이 가능할 만큼 안전하기 때문에 복용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건 항우울제 복용방법인데요.

해열제처럼 약을 먹자마자 우울 증상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꽤 긴 시간,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항우울제 시작하고 보통 증상이 좋아지는데 6~8주가 소요됩니다. 그리고 우울증상이 없어졌다고 약을 바로 끊으면 증상이 바로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6개월 이상 약을 계속 복용하는게 중요합니다."

조울증 치료는 조금 다른데요.

우울증에는 주로 항우울제가 사용되지만, 조울증에 감정의 진폭을 줄이는 기분안정제가 추가됩니다.

조증이 왔을때 기분안정제를 사용하면, 기분변화가 줄어들면서 조증이 가라앉는 원리인데요.

기분안정제도 중독성은 없지만, 항우울제와 다르게 임신 중엔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최근 OECD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항우울제 소비량이 28개 조사국 가운데 두 번째로 낮습니다.

OECD 평균의 1/3 수준인데, 이 수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울증 치료를 제대로 받고 있지 않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을 고려하면, 큰 문제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질문>
우울감에 빠지면 술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건 어떻게 보시나요?

<답변>
고통을 잊기 위해서 마시는 술은 감정 조절에 바람직하지도 않을뿐더러 상당히 위험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자살한 경우, 음주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인데요.

또 잠이 안 온다고 술을 마시는 것도 알코올 중독으로 연결될 수 있어 피하는게 좋습니다.

우울감을 줄이는 데 특효는 바로 운동입니다.

하루 30분 걷기만해도 우울감을 크게 상쇄시킬 수 있고요.

또, 동료들과의 친밀한 소속감은 자신이 외로운 존재가 아니라는 위안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일단, 주변 사람이 우울증에 걸렸다면 치료를 받도록 적극 권유하고 약을 잘 복용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우울증에 대해 비난하지 말고, 어려움을 충분히 들어 주지만 섣부른 위로는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 하도록 권유하는 것도 좋지만, 조급하게 강요해선 안되고요.

특히 자살의 위험에 대해선 주변에서 예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울증과 조울증은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라 질병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하고 비교적 치료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치료를 받는게 중요합니다.

<앵커 멘트>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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